영남내륙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주왕산을 찾았습니다.
산행전문 ‘좋은사람들’ 안내산악회를 따라 버스에 가득 채운 36명의 산꾼을 싣고 가서 주왕산 밑에 뿌려놓았습니다.
주막가 주모들이 맛보기 1홉들이 막걸리병을 건네주며 내려와서 만나자고 합니다.
주왕산을 가로막고 있는 대전사 사찰 통과료를 민머리 스님이 목탁 두드리며 받고 있을 때 후리패스는 우리 4명과 이름 모를 노짱 1명이었습니다. 모두 쌩쌩 나르는 100대 명산 도전 젊은 산꾼들 뿐이었습니다. 나이 먹은 게 자랑도 아니고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쫓아갈 수 있을지 걱정도 앞섭니다.
11시부터 산행을 시작해서 4시 반까지 주어진 시간은 5시간 30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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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트라우마가 살아납니다.
8월달 좋은사람들 산악회를 쫓아서 가야산에 갔었습니다. 100대 명산만 타는 사람들을 우습게 보고 순한 계곡길을 우습게 보고 험한 바위능선길을 공룡능선 타듯이 오르내리며 비지땀을 쏟고 정상을 쳐다보며 주안상도 차리고 닐니리 맘보를 부르다 맨 꼬래비로 하산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이번에는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고 폭포계곡길을 비껴서 정상 주봉을 쳐다보며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절대 꼴찌를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다리에 힘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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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주봉 정상만 쳐다보며 1,2,3전망대를 오르며 정상과 거리를 좁힙니다.
앞장 선 젊은 사람들이 답답하게 오르는 것을 속속 제치고 선두를 잡습니다.
전망대에 서서 주왕산 자락을 바라보니 가을빛이 서서히 내려않는 듯 했습니다.
사흘 전 타파 회오리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솔나무 가지들이 떨어져 등산로에 잔해로 즐비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타파가 수증기를 빨아들이며 사라져서 공기는 선선하고 산소는 온 산에 넘쳐흐르고 가을하늘은 깊어서 빨려 들어갈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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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서 채 1시간도 되지 않아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박선생과 같이 선두를 잡고 정상에 올라서니 내노라 하는 사람 서너명이 플래카드를 펼치고 100대 명산 등정 인증샷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변산반도국립공원 가을총회 플래카드를 펼치고 인증샷을 확보했습니다.
버스에 같이 타고 온 사람들은 전부 다 100대 명산을 등정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보고 어디서 온 외계인이냐는 듯 쳐다보고 있습니다.
티베트에 사는 털이 긴 소를 상징으로 하는 등산회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으로 회사 홍보에 이용하는 줄은 모르고 모자와 포인트 꾐에 빠져 온나라 산을 헤집고 다니며 쌩고생들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두리회에도 꾐에 빠져들어 한달 30일이 모자란다며 산을 헤집고 다니는 구씨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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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조금 내려선 곳, 산소바람이 땀에 젖은 얼굴을 간지럽히는 떡갈나무아래 자리를 잡고 주안상을 펼쳤습니다.
갖가지 안주거리가 쏟아집니다. 족발, 꼬마크랩, 계란 한판, 제육볶음 등등등에가가 주막 주모가 건네 준 맛배기 동동주에다가 이회장님이 특별히 빚은 팥배주, 전삼용 선생이 빚어 온 쑥술에 가을하늘 고추잠자리 돌듯 알딸딸해지며 구름과 산이 빙빙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뒤 쳐졌던 사람들이 지나쳐가며 닐니리를 부르는 우리에게 4시반까지 내려오지 않으시면 산행대장 가을국화 할머니에게 전화를 하면 20분간은 봐 줄것이라고 하며 정보를 줍니다. 저사람들은 밥이나 먹고 다니는지 모르겠습니다.
근 1시간이나 까먹고 술병을 탈탈 털어 꾸겨서 봉투에 집어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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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생이 숲속에 조용히 있는 민달팽이를 끄집어 냈습니다.
햇빛에 오그라드는 것 같아 다시 숲속에 넣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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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생이 희안하게 생긴 버섯 하나를 땃습니다. 식용버섯일 것이라고 합니다.
임산물 전문평가사 전선생이 독버섯이라고 하며 땅에 팽개쳐서 흩어지면 독버섯이고 뭉쳐있으면 식용버섯이라고 합니다.
내동댕이 쳤는 데 술먹은 눈으로 보니 흩어졌는지 뭉쳐있는지 판단이 안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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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서며 주봉 정상을 다시 한번 쳐다보며 다시 올라올 날이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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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던 능선길은 계곡을 찾기 위해 급전직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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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생이 고로쇠나무를 발견했습니다.
깊은 산속 청정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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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 내려섰습니다.
수정보다 맑은 물이 옥구슬보다 더 낭낭한 소리를 내며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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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의 진수는 계곡에서 시작됩니다.
주왕산이 왜 국립공원인지는 지금부터 확인이 됩니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합류지점에서 오른쪽에서 흘러내리는 진짜 계곡을 발견합니다.
오른쪽 용연폭포 표시방향으로 300m 가보라는 지시에 따라 오른쪽으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니 이단폭포가 웅장하게 쏟아져 내립니다.
엊그제 타파가 뿌리고 간 비는 계곡과 폭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용연폭포는 아마도 제3폭포로 일컬어지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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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밑으로 내려오니 절구폭포 표시판이 왼쪽으로 300m 가보라고 해서 발길을 탐방로에서 왼쪽으로 꺽게 만듭니다.
절구폭포 역시 이단으로 형성되어 밑에 커다란 소를 만들었습니다. 1단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2단 폭포 머리에 깊게 홈을 파서 절구폭포로 명명한 것 같습니다.
절구폭포는 제2폭포로 부르면 되겠습니다.
이회장님이 폭포물에 알탕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중국관광객이 떼놈처럼 몰려와서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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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탐방로는 무장애탐방로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백살 먹은 노인도 지팡이 짚고 얼마든지 유람을 할 수 있게 산책로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럴수가! 주왕산에는 용추협곡이 있었습니다. 그랜드캐년 뺨을 칠 만한 비경입니다.
콜로라도강이 대지를 침식시켜 그랜드캐년을 만들었듯이 주왕산에는 계곡이 바위를 침식시켜 용추협곡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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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추협곡에는 용추폭포가 있습니다. 협곡의 운치를 더하게 만듭니다.
제1폭포로 부르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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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을 빠져나올 때 마지막 서비스로 주왕굴을 보려면 왼쪽으로 90m 가보라는 표시가 있었지만 동동주를 준 주모와 약속을 했기 때문에 시간관계상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산행대장이 꼭 들러보라고 했는데 아쉽습니다.
다음에 또 올 기회가 있다면 주왕산 올라가지 않고 주왕굴을 보고 조금 떨어져 있는 주산지를 보고 난 다음에 주막가에서 젓가락 두들기며 정상을 밟고 내려 올 좋은사람들 산꾼을 기다리다가 좋은사람들 버스를 타고 올라 올 계획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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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대 주상절리’라는 곳도 올려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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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머리입니다. 올라갔던 곳으로 빙 돌아서 다시 내려왔습니다.
들머리에서 날머리까지 4시간 반 걸렸습니다. 술 먹은 시간 1시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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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에서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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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한뿌리에 3만 원씩이나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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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계상 주막거리는 통과했습니다.
대신 타고 올라 갈 버스 앞 도로 땅바닥에 앉아서 배낭에 숨어있던 소주 댓뱅을 따고 남은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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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하고자 양재역에서 내려서 석계역으로 목적지를 잡았습니다.
편한하게 뒤풀이할 장소를 찾아서였습니다.
석계역 5번 출구 앞에서 전선생이 동태탕을 먹자고 합니다. 아니 동태탕은 밥 먹을 때 먹는 것 아닙니까?
술 먹을 때에는 당연히 삼겹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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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중랑천 징검다리를 건너 집으로 갈 때 중랑천 물귀신이 될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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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가까이 되어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중랑천 징검다리를 건너 집으로 돌아갈 때 중랑천 물귀신이 될 뻔했습니다.
첫댓글 이병학회장님의 산행후기는
항상 생동감이 넘칩니다.
산행도좋고 경치도좋고
귀경뒷풀이도 최고였습니다.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이회장님 돼지사랑은 국내에서 최고입니다
걱정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이 서민담백질 가격이 올라
갈까바 걱정이큼니다.
고생하시였습니다 주왕산
후기글 잘 읽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