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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상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인 ‘캣츠’가 역사적인 내한공연을 갖는다.
예술의전당과 제미로의 공동주최로 2003년 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그 장대한 막을 올린다.
이번 공연은 94년 첫 내한공연에 이어 약 10년 만이며, 브로드웨이와 웨스트 엔드에서 막을 내려
더 이상 보기 힘든 무대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깊다.
뮤지컬의 새 장을 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카메론 매킨토시 제작의 뮤지컬 ‘캣츠’는 뮤지컬의 본고장인 웨스트 엔드의 뉴런던
씨어터에서 1981년 초연됐다. 환상적인 무대, 정교한 의상과 분장, 아름다운 음악으로
전 세계 5,000만 명을 감동시키면서 그 어떤 뮤지컬도 이루지 못한 진귀한 기록을 세우며, 뮤지컬의 역사를 바꾼 작품이다.
전 세계 30여 개국, 30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10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상연된 ‘캣츠’는 1983년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연출상, 작사/작곡상, 조명상, 의상상 등 7개
부문을 휩쓸었으며, 로렌스 올리비에, 드라마 데스크상,
모리에 어워드 등 런던, 뉴욕, 파리의 주요 뮤지컬상을 석권했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
엔드에서 올려진 수많은
뮤지컬 가운데 가장 롱런한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는 ‘캣츠’는 웨스트 엔드에서는
2002년 5월까지21년간 8,950회를 기록했으며, 브로드웨이에서는 1982년부터 2000년 9월까지 18년간 7,485회로 ‘코러스 라인’의 장기공연 기록(6,137회)을 깨며 브로드웨이 공연사상 가장 긴 공연 역사를 남겼다. 이 기록은 당분간 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캣츠’에서 탄생한 뮤지컬의 드림팀
뮤지컬 ‘캣츠’ 외에 ‘오페라의 유령’,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주옥
같은 뮤지컬의 작곡가로 이름 날린
뮤지컬의 대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캣츠’를 비롯하여 뮤지컬 빅 포(Big 4)로 꼽히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의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 두 거장의 첫 만남도 ‘캣츠’를 통해서다.
연출가 트레버 넌은 당시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의 젊은 예술감독이었다. 웨버에 의해
발탁된 그는 대작 ‘캣츠’
연출을 출발로 ‘레 미제라블’,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애스펙츠 오브 러브’ 등을 연이어 연출하면서 뮤지컬의 대가 반열에 올랐다. 무대미술의 거장 존 내피어와 안무가 질리안 린, 조명의 데이비드 허쉬 등 ‘캣츠’에 참여했던 이들 크리에이티브팀은 웨버, 매킨토시와 더불어 후일 ‘뮤지컬 드림팀’으로 불리게 되었다.
무대로 형상화 된 엘리어트의 시, 고양이를 의인화 하여 삶의 깊은 통찰을
T.S. 엘리어트의 우화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를 토대로 만들어진 ‘캣츠’는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를 인생에 비유해 화려한 춤과 음악, 환상적인 무대 메커니즘으로 즐거움을 주는 뮤지컬이다.
1년에 한 번 있는 고양이들의 축제인 ‘젤리클 볼’에 모인 각양각색의 고양이들은 모두 독특한 인생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무도회에서 새로 태어날 고양이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들이 풀어놓는 개성 있는 삶에는 인생의 단면이
녹아 있다. 뮤지컬의 즐거움과 함께 교훈적인 메시지도 주는 것은 ‘캣츠’의 또 다른
매력이다.
20여 곡에 이르는 뮤지컬 넘버는 고양이들의 독특한 삶 만큼이나 다양한 곡조로 감상의 풍부함을 더해주며,
극 중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비롯한 세계 유명
가수들에 의해 180여 차례나
녹음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마법과도 같은 놀라운 판타지의 세계
뮤지컬 ‘캣츠’는 고양이의 눈높이에서 제작한 집채만한 크기의 깡통과 쓰레기로 뒤덮힌 폐허 같은 무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제 고양이와 흡사할 정도의 정교한 분장과 의상, 고양이의 움직임을 연상케 하는 스펙터클한 안무 등은 극에 대한 자세한 이해
없이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녀 국적을 초월해 인기를 누려왔다. 특히, 공연의
마지막에 그리자벨라가 승천하는 장면인 폐 타이어가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은 이 무대의 압권으로 꼽힌다. 객석 사이를 누비며 관객들과 호흡을 하는 고양이, 극장 천장과
벽면에 설치된 수많은 조명효과는 무대와 객석이 따로 구분되지 않는 환상적인 분위기 그 자체다. ‘캣츠’의 이러한 무대 메커니즘은 ‘레 미제라블’(1985년), ‘오페라의
유령’(1986년), ‘미스 사이공’(1989년) 등 뮤지컬 ‘빅4’의 제작토대가 되기도 했다.
다시 보기 힘든 뮤지컬 ‘캣츠’, 전세계 유일의 투어팀 내한
국내 최고의 공연장 예술의전당과 ‘오페라의 유령’의 제미로가 공동 주최하는 ‘캣츠’ 내한공연에는 전세계 유일의 투어팀인 ‘인터내셔널 투어팀’이 내한한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 엔드의 공연 종료 이후 독일과 일본에서의 자체공연을 제외하고,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무대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 프로덕션인 RUG는 ‘캣츠’
종연 이후 세계 각국에서 공연 요청이 밀려들고 있어 전세계를 투어할 수 있는 정예멤버 ‘인터내셔널 투어팀’을 구성했다.
2001년 국내에서 공연된 ‘오페라의 유령’ 관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보고 싶은 뮤지컬 1위’로 선정된 작품이 ‘캣츠’이기도 하다. 약 10년 만에 다시 만나는 ‘캣츠’, 이번 내한공연에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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