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세계'(2000년 2월호)의 주제는 '점(占), 삶과 운명의 해석학'이다. 정신세계 원의 1999년 하반기 강좌를 잠깐 살펴보아도 김영준 선생의 서양수리역술, 정인 수 선생의 타로 카드점, 유기천 선생의 서양 점성술 전문과정이 있다. 서양 수리 역술을 강의하는 김영준 선생은 점성술과 타로 카드에도 정통한 것 같다. 여하 튼 그의 서양 수리특강에는 "수에는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뜻과 상징이 있다. 당신의 생년월일, 주민등록 번호로 당신의 운명을 읽을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지도 다음과 같이 설명돼 있다.
"수에는 비밀이 담겨져 있다. 1, 2, 3, 4를 더하면 10이 된다. 그 안에는 지수화 풍의 우주적인 진리가 있으며 이름과 생년월일 등의 수 속에는 운명을 예측할 수 있는 감추어진 뜻과 상징이 있다.....수에는 우주의 에너지가 담겨 있다. 수리 의 고유상징은 수리의 조합관계에서 오는 에너지와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본다."
강좌 안내문에도 언급된 피타고라스(Pythagoras)는 "이 세계가 수의 힘에 기 초하여 만들어졌다"라고 믿은 수비학(numerology)의 창시자이다. 그는 1, 2, 3, 4 를 더하면 10이 되며 10에서 다시 수의 순환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을 강좌안내문에는 동양의 역학적 원리인 지수화풍으로 해석한 것 같다. 수비학에 서는 우주가 수적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든 것을 진동(vibrations)에 해당 하는 수로 나타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진동을 에너지로 표현한 것 같다. 그리스 미스터리에서는 888이라는 수를 '높은 사람(Higher Mind)'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며 이것을 예수 그리스도(Jesus)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에 반 하여 666은 '용서받지 못할 사람(Mortal Mind)'을 나타내며 신약 성서에서 666 을 적 그리스도(antichrist)로 부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수비학적 해석이 무엇 인지 알 수 있는 예이다. 그리스와 헤브루 전통 모두 피타고라스와 같이 10을 가장 완전한 수라고 믿었 다. 유태 경전인 토라(Torah)에 기초한 비밀스런, 신비로운 신의 가르침을 카 발라(Kabala)라고 한다. 카발라에 의하면 무(Nothing)로부터 10개 수가 방사되어 (emanation) 모든 지식과 신의로의 귀의의 길을 나타내는 생명의 나무(Tree of Life)의 10개 세피로스 (sephiroth)를 이룬다. 보통 카발라에서는 신은 이 세계를 32가지의 비밀스런 지혜의 길, 다시 말해 10개 세피로스와 22개 헤브루 알파벳으로 만들었다고 믿는다. 카발라에서 단어 에 신비한 힘이 들어 있다는 믿음이 이로부터 나왔으며 독일 카발라 추종자는 게마트리아(Gematria)라고 부르는 시스템을 만들어 단어 문자의 수적 의미를 강 조하였다. 여하튼, 현재 수비학에서는 이름, 단어, 생년월일, 그리고 태어난 곳을 수로 바꾸어 한 인간의 개성, 운명, 그리고 행운 등을 결정한다. 이것을 재미로 즐긴 다면 별 문제가 없겠으나 맞는 것으로 본다면 허위이다. 수에 우주의 에너지가 담겨 있다는 주장의 합리성은 말할 필요도 없이 각종 수비학적 틀에는 표준성, 일치성조차 없다. 분석이 불필요하다. 정신세계원에서는 또한 타로 카드(Tarot Card)점을 가르친다. '정신세계' (2000 년 2월호)의 '스스로 점쳐 보는 나의 미래'의 방법은 펜듈럼, 따로(타로) 카드, 수 정구로 점치는 법 소개라고 목차소개에 나와 있다. 다른 점술도 마찬가지겠으나 이렇게 점쳐 미래를 알고 사람 관계를 잘해야 한다, 교통사고 조심해야 한다는 등 일반 삶의 지혜를 다짐한다면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하나, 미신적 믿음으로 빠져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필자는 타로 카드의 실제에 대해 잘 모른다. 역사와 함께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면 카드를 펼쳐 놓는 패턴은 여러 가지라고 한다. 이 패턴은 숙련자가 해석해 낸다. 15분 후에 다른 패턴으로 펼치는 이유를 흔히 15분 후에 운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하튼 펼쳐 놓은 것의 위치와 카드의 의미를 해석해 서 미래의 방향을 알려준다고 한다. 이때도 분명한 길을 가르쳐 주기보다는 단 지 방향을 알려주고 스스로 결정토록 한다고 한다. 타로 카드는 1432년경의 것이 아직 남아 있으나 그 기원은 기원전 64년에서 기원 312년 사이로 추정된다. 현재 카드는 신비한 그림, 심벌 등으로 구성된 한 세트 78장으로 되어 있다. 현재 카드 형태의 원형은 1910년 영국의 오컬티스트 웨이트(Arthur Edward Waite)에서 나온 라이더-웨이트 카드(Rider-Waite deck) 인데 그는 일부를 카발라와 헤르메티시즘(Hermeticism, 비법주의)에서 취했다. 헤르메티카(Hermetica)는 카발라와 함께 서양 오컬트 (occult) 신비주의 전통 의 기초가 된 신비적인 지혜이기 때문에 좀 더 설명해 본다. 전설에 의하면 이 지혜는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Hermes Trismegistus, thrice great Hermes) 가 지은 42권의 책에 있다고 하는데, 저자는 이집트 신 토스(Thoth)와 그리스 신 헤르메스(Hermes)가 조합된 이름을 갖고 있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책의 단편을 합쳐서 헤르메티카라고 부른다. 앞서 말한 타로 카드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한 웨이트는 이러한 지혜를 따르는 집단(Hermetic Order of the Golden Dawn)에 속한 인물이었다. 1888년 영국에서 이 집단을 창시한 마터스(S.L. MacGregor Mathers)는 트란 스 중에 비밀 수령(Secret Chief)과 마스터(Master)로부터 비교(秘敎, esterism) 지혜를 얻었다고 말했다. 비교전통이야 말로 오컬트즘, 심령학, 신비주의를 포함 한 것으로 이런 전통 지혜를 추종하는 것이 정신세계원과 정신세계의 특징이라 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이들이 타로 카드를 가르치고 광고하는 것은 당연하며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