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돼 내년초부터 건축현장 마비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젊은이들의 건설현장 취업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5만6000여명에 달하는 건설현장 외국인 불법취업자들이 내년 3월 일시에 강제 출국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외국 노동인력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가뜩이나 심각한 인력난이 더욱 악화돼 공사 차질 등이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인력대란이 인건비 급등을 불러와 결국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현장 인력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인력부족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외국인 체류자들의 대거 출국에 따른 인력 대란을 우려하는 업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숙련공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인력으로 대체되던 비숙련 인력공급마저 위협받고 있다.
외국인 불법 취업자들이 출국기한 이전에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임금을 많이 주는 현장으로 계속 옮겨다니고 있어 이미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D건설사 관계자는 “외국인 체류자들은 하루 임금 몇천원 차이에 다른 공사장으로 옮겨 다니기 일쑤”라면서 “이들의 집단이동이란 ‘돌발변수’로 인해 공정을 맞추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비숙련 기능인력은 약 8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외국인 산업연수생의 증원과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강제출국을 골자로 하는 ‘외국인력제도 개선방안’을 발표, 자진 신고한 불법체류자 25만6000여명을 내년 3월말까지 강제 출국시키기로 했다.
인력확보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임금도 치솟고 있다. 미장공의 경우 지난 5월 일당이 16만원에서 최근에는 20만원대로 뛰었다. 타일공도 일당이 현재 2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웃돈을 주고도 숙련공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현장이 한두곳이 아니어서 임금은 앞으로 더욱 치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경제연구소 김성식 연구위원은 “인력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은 고스란히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져 또다시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건설현장에 외국인 산업연수생 투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