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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남 창녕군 스포츠파크 양파구장에서 열린 ‘제24회 무학기 전국 고교축구대회’ 8강 고양FC U-18 전에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한 오상고 선수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소문난 잔치에 먹거리도 풍성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8강전 이었다. 전국을 뒤흔든 U-20 청소년 대표팀의 4강 진출과 맞물러 무학기 고교축구대회도 치열한 레이스를 펼쳤다. 상위 입상의 길목이라는 상징성에 승부의 매치업도 제대로 연출됐다. 그런 와중에 오상고(경북)와 경희고(서울), 용인TAESUNG U-18(경기), 창원기계공고(경남) 등이 나란히 상위 입상을 달성하며 강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고도의 집중력과 안정된 경기운영 등으로 상대 저항을 뿌리치며 질긴 생명줄을 다시금 뽐냈다.
오상고는 9일 경남 창녕군 스포츠파크 양파구장에서 열린 ‘제24회 무학기 전국 고교축구대회’ 8강에서 이대민과 임준하의 1골로 고양FC U-18을 2-1로 제압했다. 16강 마산공고(경남) 전 1-0 승리를 이끌었던 오상고는 챔피언 정벌에도 더욱 청신호를 켤 수 있게 됐다. 이미 서로의 성향과 특색 등을 잘 아는 두 팀은 상대 틈새 겨냥을 위한 카드는 확실했다. 오상고는 전반 초반부터 3선 간격을 촘촘하게 형성하면서 강한 압박과 협력수비 등으로 해결사 이상진과 나유영 등의 콤비네이션 창출을 노리며 경기 템포 향상에 열을 냈다. 전반 초반부터 중원에서 적극적인 몸싸움과 신경전 등으로 육탄전을 불사하는 등 필승의 의지를 그대로 내비쳤다.
'0'의 행진이 후반 중반까지 이어지며 그라운드 안팎의 적막은 깊게 흘러가는 듯 했지만, 오상고가 정교한 공격으로 고양FC U-18의 수비 타이밍을 절묘하게 뺏으면서 균형이 깨졌다. 후반 26분 오상고 이대민이 선제골을 지탱해줬다. 이대민은 고양FC U-18 수비라인이 측면 전환 때 간격이 벌어진 틈을 타 상대 터치라인을 부지런히 누비면서 얼리 크로스 타이밍을 알맞게 가져오는 등 이재범과 나유영, 이상진 등 공격 선수들과 예리한 움직임을 통해 상대 수비수들을 제대로 혼을 뺐다. 그런 결과 팀에 선제골을 안겼다.
불의의 일격을 맞은 고양FC U-18은 선제골 실점 이후 전체적인 공-수 밸런스를 재정비하면서 교체 투입된 박인철과 제해성 등을 축으로한 빠른 역습으로 실타래 마련을 노렸고, 오상고는 라인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리면서 활발한 포지션체인지와 패스 게임 등으로 고양FC U-18 수비라인을 거세게 두드리며 공격의 수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추가골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후반 29분 고양FC U-18 제해성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남은 시간 오상고는 추가골 사냥에 모든 에너지를 다 짜냈다. 여기서부터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오상고는 전-후방 빌드업의 안정을 바탕으로 공격 상황 때 공격 숫자 싸움에서 줄곧 우위를 잃지 않으며 고양FC U-18 수비라인을 완전히 현혹시켰다. 자연스럽게 이재범과 나유영 등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경기의 질을 높였고, 후반 40분 세트피스 찬스에서 최지수의 크로스에 이어 임준하의 헤더 슛이 '부곡 극장' 결승골로 연결되면서 승기를 굳혔다.
경희고는 상대 자책골을 묶어 거제고에 3-2 펠레 스코어 역전승을 거뒀다. 선제골은 거제고의 몫이었다. 이른 시간 전반 12분 천명기가 경기의 균형을 갈라놓는 선제골로 전반을 1-0으로 앞섰다 후반 들어 킥&러시를 통해 반격을 주도한 경희고는 후반 10분 전경진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공격의 고삐는 늦추지 않은 가운데 후반 20분 상대 자책골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후반 37분 거제고 이종안에 의해 또 다시 승부의 균형이 맞춰졌다. 남은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 경희고는 막판 힘을 짜냈다. 쫄깃쫄깃한 레이스에 승부의 추 역시 갈피를 잡기 어려웠지만, 끝내 미소를 지은 쪽은 경희고였다. 후반 39분 원종환의 발끝에서 결승골이 터져 나왔다. 거제고는 자책골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다.
용인TAESUNG FC U-18은 청주대성고를 상대로 전 후반 득점 없이 비긴 뒤 지옥의 룰렛인 승부차기에서 기막힌 승리를 낚았다. 키커들이 세 번씩이나 나선 가운데 29-28로 승리하는 유례없는 결과를 써내렸다. 창원기계공고도 전 후반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접전 끝에 영문고를 5-4로 꺾고 막차로 4강에 올랐다.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는 이번 왕중왕전은 10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1일 창원기계공고-경희고, 오상고-용인TAESUNG FC U-18가 파이널 초대장을 놓고 겨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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