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신밟기 끝나고 집에 와서 뻗었습니다
몹씁 감기몸살이 도졌네요 ㅎㅎ
전야제+약간 추웠던 아미동+엠티 2박3일 일정으로 HP 다 깎인 것 같습니다...
2024년 청룡의 해, 갑진년~
올해 지신밟기도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실은 올해는 지신밟기 할까말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가 이직 때문에 부산에 거주하지도 않고, 준비과정이나 사람 모으는 거 등등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역시나 전투력 좋은 분들이 잘 참여해주셔서 15명 정도로 치배와 뒷치배 모두 우수 인력들로 꾸릴 수가 있었습니다
작년에도 분명히 아미동에만 2번 지신밟기를 했는데,
올해 특히나 저희가 오기를 '기다렸다' 라는 반응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저는 10년 넘게 아미동에서 지신밟기 해오고, 17년 이후로는 쭉 상쇠로 역할 맡으면서 안면이 있다보니 아미동에서 여러 대주님들과 인연도 쌓이긴 했습니다만 직접적으로 이런 말도 듣게 되니 뭔가.. 우리가 쌓은 시간들이 아미동 주민분들에겐 힘이 되어 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감동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집이 기억에 남습니다. 첫번째 들어갔던 집은 알고보니 아미시장 아래쪽 부산식당 하셨던 어머님댁이었고, 두번째 집은 송이경로당(아미동 경로당)에서 항상 저희를 밝게 맞아주시던 어머님이셨는데, 지금 암투병으로 몸이 많이 안좋시다고 하시더라구요. 아미초등학교에서 내리막에 있는 미용실, 아미시장 안에서는 인숙이네, 길거리 토스트, 국밥집, 서호탕, 그리고 좌판깔린 과일집, 시장가운데 과일집, 서부산교회 아래쪽에 있는 90세 넘은 어머님댁, 초장동 삼거리 세탁소 등.
특히 구순 넘으신 어머님께서 항상 '내 안죽거든 밍년에 보입시더' 말씀하실 때 마다 울컥하기도 합니다. (17년도부터 뵜던거로 기억하는데 벌써 8년째 똑같은 말 하시네요 ㅎㅎ...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했었는데 인연이 안닿은 집들도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초장중학교 뒤편 어머님, 아미시장 입구위쪽 도가네 등등. 항상 찾아주셨는데 올해는 잘 계실려나. 다들 연령대가 높다보니 건강은 괜찮으실까 마음속으로 안부를 전할수밖에 없어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지신밟기는 다른 행사와는 달리 남(대주)을 위해서, 그분들 한해 잘되시라고 빌어드리는 의미가 크다. 라고 후배님들에게도 말씀드리고, 그만큼 대의적(?)인 행위인 만큼 마음가짐을 달리하라고 당부를 드립니다만, 결국 남에게 해드리는 것보다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돌아온다는 게 고사상 위에 놓여진 굿전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내가 오히려 복 많이 받은 것 같은... 지운이도 담화 때 말했던 그 몽글몽글한 감정.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임에도 끝나고 나면 어느 행사보다 뿌듯함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올해도 오히려 제가 더 좋은 기운 받고 가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물론 감기몸살은 덤으로 와버렸지만...
함께 한 모든 후배님들 지신밟기 때 충전한(?) 좋은 기운들 가지고 갑진년 한 해 잘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짱이심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