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입니다....오늘 루치아 자매님의 부탁에 설마 하는 생각에 제 후기를 컴퓨터 안에서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컴에는 1편밖에 없었지만 제 누나의 메일의 보낸편지함에서 발견을 했습니다....헉...뭐야 누구한테 보낸거야...하여간 뭐 발견은 했으니까....
사실 발견을 했지만은 그 후기가 삭제되고 더 낳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하지만...그 글로 근사한 선물도 받았으니...확실한 A/S 한다는 생각으로 오타 수정까지 해서 올립니다....ㅋㅋ 아 저는 2007년 1월에 있었던 수도생활 체엄학교에 참가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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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거룩한 조폭들과의 2박3일 [1]
첫째 날
저런 저게 아마 우리들이 찾고 있던 파랑새로구나.
우린 꽤 멀리까지 찾으로 갔었지만 사실은 여기 늘 있었구나.
<파랑새> 메텔린크
아침 일찍 집밖을 나서서 시원한 공기를 가르며 천안역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5분후에 떠나는 왜관행 기차표를 겨우 샀다...당근 입석이쥐....ㅡ.ㅡ;; 쩝...전날 몇가지 준비물이 들어있는 가방과 돈 3만원을 손에 꼭~ 쥐여 주시며 말똥말똥하신 눈으로 나에게 "왜관으로 가거라~" 하시던 부모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헐....한창 나이의 아들을 수도원에 유폐시키기 작전이 이미 시작되었단 말인가....ㅉㅉㅉ...하여튼 약 3시간을 서서 가다가 결국 약 1시 30분경 왜관역에 도착했다. 난 처음에
왜관이 지명이 아니고 무슨 기관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흠....역시 세상은 넓어....
왜관역에 도착하니 이미 큰 가방을 든 몇몇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흠. 이 사람들도 아마 수도생활 체험학교에 가는가 보군!' 이런 생각이 들자 괜스레 반가워 졌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나의 배는 이미 탈진 상태였고 소화시킬수 있는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하긴 아침밥 일찍 먹고 기차에서 바나나 우유한잔 마신게 전부니까....그럴만도 하겠다....그래도 수도원에 가면 뭐라도 먹을수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수도원으로 전화를 걸었다.
받으시는 분이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없지만 왜관역 왼편에 있는 주차장에서 녹색 스타렉스에 타란다...녹색 스타렉스 안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글래스 비숫한 것을 쓰고 계신 분이 운전석에 앉아게셨다....헉~ 포스가 느껴진다....(지금 나의 386컴을 뒤젹여 보니 아마 우리 1조의 세라 수사님이 아니셨나하는 생각이 드는데....아니였나??) 이렇게 나는 약 1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거대조직 '베네딕도회'와 만났다.
나는 스타렉스 문을 열면서 '안녕하세요~ 수도생활 체험학교 맞죠?' 를 외치며 차에 올랐다. 그러자 국방위원장님의 말씀, "인신매매1번이시네요!" 꺅~~~!! 역시 다르긴 달랐다...이 얼마나 사람을 압도하는 포스인가! 음. 역시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탈리아산 마피아가 최고네...그후 몇명 더 이 납치 차량에 올라타고 봉고는 떠났다. 하지만 역 주위에서 한번더 주위를 둘러보며 잔여 포획물을 찾아주는 센스! 차안에서 위원장님께서 '뭣좀 드시고 왔어요? 수도원가면 간식시간까지 꽤 있어야 될텐데...' 하신다. 헉~! 이미 그때 내 뱃속은 음식물을 달라고 요동치며 시위를 하고 있었건만~! 내 귀에는 단지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이 왱왱 거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수도원에서 휴대폰을 다 보관하니까 봉고차 안에서 마지막으로 전화 통화를 하라고 알려주신다~헐~
5분도 안되서 왜관 수도원에 도착했다. 100~90년은 되보이는 네오로마네스크 양식의 (맞나? 헷갈리네...) 예쁜 성당을 뒤로 하고 언덕으로 죽~올라갔다. 그 위에서는 카페에서 첫 페이지에서 '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베네딕도 왜관수도원 성소담당자 박 안셀모수사입니다'의 주인공께서 환하게 웃으시면서 우리를 반겨주셨다. 핸드폰을 맡기고, 돈을 내고, 워크북을 받고 방 배정을 받았다. 방은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음~ 좋은데' 나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워크북을 펼졌다. '어랏~ 3일쓸 워크북인데 종이질이 장난아니게 좋네.' (이건 제버릇이기도 한데요, 언제나 책이나 종이를 받으면 먼저 그 종이 질감을 느낍니다...그러면서 어떤 종이를 사용했나, 어느정도 고급인가, 언제쯤 만들었나를 감음해 보는.... 좀 비정상같죠...ㅡ.ㅡ;;)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이곳에 그 유명한, 국내 몇안되는 가톨릭계 출판사 '분도출판사' 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그렇다 바로 이 조직의 유명한 사업채중의 하나였던 것이다~ㅋ) 역시 그랬군! 몇장을 넘기자 이번 학교의 일정이 있었는데 참 빡빡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역시 새로온 신참들은 빡쎄게 돌려야 딴생각을 안하지....) 이럴게 주변 정리를 하고 밖으로 나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우선 성당으로 다 모였다. 음~~ 양쪽엔 제대 양 옆으로 코러스가 있었고 그리고 일반신자석이 있었다. 제대화가 참 인상적이었다. 원색적인 색깔을 잘 이용해 어떻게 보면 아프리카적인 냄새가 나기도하면서 독일적 단순미가 있으나 한국적인 선을가진 그런 제대화였다. 그리고 그 위에는 천정 가까이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에서 흘러나오는 흐린날의 햇살이 색색의 빛으로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성당에서 빠질수 없는 엄숙함과 화려함의 교묘한 일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다운 이유를 알겠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빛이 인간이 만든 색색의 창을 통해 또 다른 그림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과 하느님의 합작예술. 이것이 스테인드글라스구나. 하느님께서는 세례를 통해 우리에게 빛을 주셨고, 그 빛을 잃지 않고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은 우리의 몫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난 아직도 배가 고팠다....헐....아니다! 절간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새우젓을 얻어 먹을 수 있다! 나는 수사님께 혹시 물 있냐고 물어보았다. ㅋㅋㅋ여태까지의 경험상 물이 있는 곳은 주방이고 그럼 또 주방 담당하시는 분과 샤바샤바해서 뭣 좀 얻어 먹어야지 하는 상상을 하며 수사님을 따라갔다. 헉! 물은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설겆이실 이었던 것이다...두..둥...에잇! 그냥 물만 두 잔을 연거푸 마시고 성당으로 돌아갔다.
성당에선 입회식을 했다. 초를 하나씩 들고 봉헌을 하고 서원장을 작성했다. 그리고 잛았지만 처음으로 그레고리안 성가를 불렀다. '수시페'....그레고리안 성가는 어떻게 보면 아주 느린 랩 같다. 7세기에 만들어진 그레고리안 성가와 100년도 채 안된 랩을 비교한다는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어떤 한 음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주는것을 보면 또 비슷하다. 4선지에 네모난 점으로 악표를 그린 악보를 보며 스테인드글래스의 빛이 영롱이는 성당에서 촛불을 켜고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니 꼭 내가 10세기의 중세유럽에 와있는듯 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정식으로 하면 2년이 걸린다는 서원을 수도원에 온지 단 2시간만에 한 우리들은 다음 일정이 있을 구성당으로 갔다. 헉! 성당안은 이미 강의실이 되어있었다. 건물은 예쁜 성당인데....그곳에서 한국어를 정말 잘하시는 독일수사님 진 토마스 수사님의 강의가 있었다. 재미 있는 강의였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간식시간이다....어느새인가 부터 내귀에는 핸델의 '메시아'가 울려퍼지고 있었다....오~~이 구원받지 못할 육체여....
그리고 각각의 조 방에서 조별 모임을 가졌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나와 프란치스코 형제 둘 뿐이었다. 원래 5명인데 3명이 안왔단다. 이런. 하지만 뭐 나중에 좋게 됬으니까.^^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양 세라피노'수사님과 대면을 하게 되었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얼굴이다...흠...나중에 말을 들어보니 역시....이홍렬....헉. 왠지 왜관에서 여기 오산까지 돌 하나가 날라올듯한 포스가 느껴진다...ㅋㅋㅋ피해야지...이렇게 2박 3일을 동거동락할 조원들과 대면을 하고 자기소개를 했다. 역시 나의 단점이자 장점인 '원래 나이 22살. 정신연령 16살, 육체나이40살'이 이곳에서도 빛을 바란다. ㅋ 22살이라는 말에 다들 놀란다.....ㅋㅋㅋ 머리를 자르때가 왔어. (그리고 진짜 잘랐습니다 ㅡ.ㅡ;;)
그리고 저녁명상과 기도, 렉시오 디비나를 했다. 이번에 렉시오 디비나를 하며 참많은 것을 느꼈다. '왜 이렇게 좋은 것을 아직 한번도 해보지 않았을까'하는 후회도 있었다. 정말 말씀이 나의 양식이 되는듯한 느낌이었다. 황폐한 마음의 한모금 소다수 같은....
그리고 우리는 저녁식사를 했다. 고등어였다. 맛있는데~ 하긴 내가 맛이 없을리가 없지...근데 이건 사실이다. 내가 세계를 다니며(별로 다니지도 않았으면서 참 거창해 보이네 ㅡ.ㅡ;;) 여러 수도원에서 밥을 먹어봤지만 열이면 열 다 맛있었다. 수사님, 또는 수녀님께서 하시는 음식들은 다들 맛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 수녀원 주방에서 몰래 지켜봤더니 역시나, 무슨 요리를 하던간에 항상 재료에 축복의 십자를 긋고 요리를 시작했다.
저녁식사후 설겆이 당번은 우리 조였다. 1조니까...몇몇 자매님들이 그릇을 닦고 나와 프코(길어서 프란치스코를 프코로 줄입니다.)형제는 상을 닦았다. 근데 주방에서 설겆이 하는 자매들을 지켜보시던 우리의 세라피노 수사님. '비키라.' 한말씀 하시고 그릇에 비누칠을 하기 시작하셨다. 오홋~! 이것은 말로만 듣던 인간 식기세척기가 아니었던가~! 우리는 수사님의 포스로 다시한번 위기를 넘겼던 것이다....캬~
식사후 이어진건 끝기도와 참회예절이었다...헉.. 먹은거 다 체할라.... 성무일도중에 아빠 스님 (아빠와 스님을 띄어 주는 센스~!) 을 앞세우고 서열에 따라 2열로 우르르 나오는 모습에 다시한번 왜관조폭의 포스가 느껴졌다.... 성무일도 때는 아름다운 그레고리안 성가를 다시 한번 흠뻑 느낄수 있었다. 다성음악의 화려함에도 꿋꿋이 전통을 지켜온 베네딕도회도 대단해 보였다. 그 단순함의 아름다움은 모차르트의 즐거운 화음과 쇼팽의 낭만적인 화음보다 아름답게 들렸다. 너무나도 복잡해져 있고 세분화 되어 있는 현대사회에서 그레고리안 성가는 극도의 정확성과 예민함을 원하는 현대인에게 좋은 치료제가 될것이다.
다시 우리는 초를 하나씩 들고 참회 예절을 하였다. 수사님께서 나누어 주신 종이에 여러가지를 쓰고 있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면담식,고해성사. 어디선가 해봤던거 같은데 기억이 않난다. 나는 그곳에서 내가 그동안 힘들어 했던것, 고민들을 다 털어 놓았다. 마지막으로 신부님의 사죄경을 받고 나오려는데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래도 남자라고 눈물은 싫었는가 보다. 얼은 옷소매로 닦고 성당으로 들어와 초를 돌려주고 내 방으로 갔다.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죽 돌이켜 보았다. 왠지 나만의 파랑새를 찾은듯한 느낌이었다. 언제나 있었지만 내가 애서 부인하고 멀리했던 파랑새....그 아름다움은 너무나도 고왔지만 포기해야할 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외면했던 그 파랑새를 찾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세상에서 제일 거룩한 조폭들과의 2박3일' 중 첫번째 밤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