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仙人)의 검약이 조선의 정통과학
- 농사 (11) 촘촘하고 오래된 고통 -
자연재배에 대해서 (아홉)
검약은 기회다
1.
검약(儉約), 검소(儉素), 청빈(淸貧)...등은 그런 말이 있는 줄 알지만 옛날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대부분의 생활유물들처럼 생활용이 아닌, 보관용 또는 구경꺼리로 되었습니다.
근대의 내습, 정신의 오염은 그렇게 우리의 지금을 회복이 불가능할만큼 왜곡시켜놓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느리고, 소박한 일상보다는 빠르고, 산만한 일상이 오히려 편한 지경입니다.
2.
<선인(仙人)의 삶과 선가(仙家)적인 풍습이 조선반도 인종(민족)을 다른 인종과 구분짓는 잣대다>고 그럽니다.
그러나 그런 삶과 풍습은 골동품으로 된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지금 <그것을 회복하는 것이 민족성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고 그러면 <미쳤다>는 소리를 처 듣게 됩니다.
이게 답답한 노릇이더군요.
선인(仙人)은 자연인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일부로 사는 게 자연인이죠.
말은 그렇게 간소하지만, 그것을 생활화 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요즈음과 같은 풍토에서 그 짓을 시작하면 골때리는 일을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겪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아마 가만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3.
선인(仙人)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나입니다. 그게 검약이죠. 그러나 그것의 실행은 무척 어렵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지금은 거의 가망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이 <선인적 삶과 선가적 풍습 따라하기 또는 복원하기>를 하면서...
<그것의 정신적 높이>에 편중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선인과 선가)을 정신으로 본 바로 그 점입니다.
그것은 정신이 아닙니다. <생활>입니다. 생활을 정신으로 잘못 편집하면서 그것을 흉내내다 보니까
골때리는 일이 다반사로 연출됩니다. 조선반도에는 <정신>이란 물건이 아예 없었죠. 조선반도에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은 <사유하는 것>이 아니고, <사는 것>이고...이해하는 기능이 아니고 만지는 기능입니다.
전혀 다른 것이죠. 게다가 서로는 오손도손하게 공존하는게 여간 어렵습니다.
4.
과학을 <합리, 논리, 산술화 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과학이 현대문명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치욕적이고, 반자연적인 오류를 양산해낸 주범이죠.
하지만 과학은 그렇게 규정되는 게 아닙니다. 합법칙(이치와 도리)으로 규정되어야 제격입니다.
과학을 합법칙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조선반도의 정통 과학입니다.
이때 사용되는 합법칙은 논리의 등뼈다구가 아니고, 행동의 규칙인 점도 주목해야 하는 요건입니다.
<과학은 논리의 등뼈가 아닌, 행동(삶)의 질서다>는 조선반도 과학의 규정은 매우 정숙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런 과학에 대한 규정은 낯설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이게 환장할 일로 되어 있습니다.
과학을 그렇게 논리의 규칙으로 만들어 놓고 염병을 떤 것은 서양놈들입니다.
그들은 <거기까지만 알고, 움직일 수 밖에 없는 한계>를 태생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거기까지만 알 수 있고,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것을 개념없이 따라간 게 우리고,
그래서 지금 이 모양 이 꼴인 우리가 생겨난 것이죠.
5.
<ㄱ. 미래는 우리가 이미 밟고온 어제다.
ㄴ. 희망은 도달해야 하는 지대가 아닌, 지나온 지대다. 그러므로 희망은 추억이다.
ㄷ. 길은 끊어질 수 없는 현재다. 그러므로 사람은 항상 길 앞에 서 있다.
ㄹ. 시간은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직선 위에 순서에 따라 나열되는 게 아니다. 시간은 분간하면 소멸되는 단아한 유기체다.
ㅁ. 안과 밖은 구분되지 않는다. 안과 밖은 구분이 불가능한 동체다.
ㅂ. 물질과 물질 사이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물질과 물질이 도무지 나누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조선반도 과학이 갖고 있는 엄격한 상황규정입니다.
이것이 뭔지? 알아 먹을려면, 조선반도 과학의 그러한 성품을 기반으로 해야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6.
뭔 소린지 싶고 깝깝하나요? 거기가 인식의 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인식이 끝나는 자리부터 조선반도 과학의 권역입니다
7.
그러므로 이런 얘기가 깝깝하면 드디어(마침내) 인식의 끝에 도착한 것이 됩니다.
그러면 거기는 또 다른 출발지로 될 수 있습니다.
거기가 마음(조선반도 과학)이 시작되는 경계선이죠.
8.
<자연재배에 대해서>를 얘기하면서 조선반도 과학 얘기를 하니까 생뚱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재배를 한다는 것이 곧 조선반도 과학을 실행하는 행위죠.
그게 왜 그런가? 그게 궁금하겠지만 그것은 말로 설명하지 않는 것이 도리여서 생략하겠습니다.
.....(후략)
글쓴이: 개굴이네 집 2014.01.22 04:36
출처: 시사평론 - 정론직필을 찾아서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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