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여론조사 믿을 만한가 [펌]
- 총선 관련 여론조사들 감상법 -
시민언론 민들레 / 유 시 민 (작가) 2024.3. 4
.......(앞부분 생략)
-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만으로 “우리 미래 결정되지 않는다”
경험적 논리적 추론의 결론은 여당(국힘)의 총선 패배다. 반면 2월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율 데이터는, 여당의 승리를 예고한다. 언론시장을 거의 완벽하게 장악한 친윤언론은 그 데이터를 대서특필하고, 민주당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만든다. 친명횡재니 비명횡사니 하는 극언까지 동원해서, 민주당과 이 대표를 비난하고 공격한다. 진보를 자처하는 신문의 비평가와 기자들도 민주당 위기론을 퍼뜨리면서, 이 대표 사퇴론을 들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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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정권의 무능과 횡포를 심판'하고 싶은 시민들은 여당 지지율과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오르고 민주당이 위기에 빠졌다는 보도를 보면서, 인간에 대한 불신과 정치적 고립감을 느낀다. "저런 대통령과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이리도 많다니", 차라리 정치에 관심을 끊는 게 낫지 않을지 고민한다. 이 나라를 떠날 생각도 한다. 투표를 하면 뭐하나 싶다.
나는 그런 분들한테 이렇게 말하고 싶다.
“2월 여론조사는 실제 민심이 아닌 착시일지 모릅니다. 그 때문에 대통령과 여당이 선거를 더 크게 그르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투표하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4년 전 총선을 기억하시는가? 그때 보수언론은 ‘샤이 보수’가 보수정당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에 임박해서도 보수의 승리를 점친 평론가와 언론인이 부지기수였다. ....
결과는 어땠는가. .... 국힘당은 지역구에서 84:163으로 참패했다. 정당 지지율만으로는 총선 승패를 가늠할 수 없다.
- 보수편향 여론조사가 어지럽히는 선거판 실제상황
‘여론M’에는 2년 전 대선 여론조사 데이터도 있다. 2022년 1월 12일 이후 이재명은 하루도 윤석열을 앞서지 못했다. 선거를 5주 앞둔 2월 1주에는 윤석열이 5퍼센트 넘게 앞섰고, 3월 2일 마지막 여론조사일에는 ... 윤석열이 이재명을 43.6 : 41.2로 앞섰다. 격차는 겨우 2.4퍼센트였지만, 여론조사가 워낙 많아서 샘플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오차범위가 극히 적었기 때문에, 여론조사만 보면 승패는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바로 다음날 안철수가 윤석열을 지지하면서 전격 사퇴했다. ... 그런데도 윤석열은 겨우 0.7퍼센트 이겼다. 마지막 여론조사를 했던 3월 2일 현재, 이재명은 여론조사와 달리 앞서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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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여론조사에서 보수편향의 원인은 무엇일까? 조사시간이 평일 낮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 40시간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후, 여론조사 회사들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주로 평일 낮에만 조사한다.
평일 저녁과 주말 조사와 평일 낮시간 조사 결과가 얼마나 다른지,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인들은 잘 안다. 평일 낮 조사는 무조건 국힘당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 보정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로 인한 편향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한국갤럽의 주관적 정치성향 데이터의 현재 시점 5퍼센트 보수 우위도 그로 인해 생긴 것일 수 있다.
- 여론조사 아닌, 여론조사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이 중요
지금은 .. 국힘당이 여당이다. 윤 정권은 항의하는 사람의 입을 틀어막는다. KBS를 ‘땡윤방송’으로 개조했고 방심위를 동원해 언론을 탄압한다.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는 평일 낮 조사로 인한 편향에다, 여당 프리미엄까지 작용한다. 여기에 경선 여론조사 경험이 많은 국힘당 당원과 열성 지지자들의 전화 대기를 더해 보라. 이런 요소를 제외하고는, 1000 샘플 여론조사에서 보수 응답자 비율이 40퍼센트를 넘기는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경험적 논리적 추론을 견지하려고 한다. 2월 여론조사의 여당 지지율 상승 말고는, 어떤 데이터도 이 추론을 배척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이런 생각을 견지하는 데는 두 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에 따라 적극 투표한다. 둘째, 민주당이 혼란에 빠지지 않고 대오를 잘 유지하면서 선거를 치른다. 둘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국힘당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
친윤 언론은 2월 여론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이 전제들을 깨뜨리려 한다. 이 대표 체제가 무너지면 민주당은 오합지졸로 전락할 것이다. 그래서 윤 정권은 집요한 태도로 검찰을 동원해 이대표를 제거하려고 했다. 친윤언론은 펜으로 그 일을 한다.
민주당이 이런 공격을 견디고 튼튼하게 대오를 유지해도,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하면 총선 결과는 2월 여론조사대로 나올 수 있다. 국힘 우위라는 여론조사에 기운이 빠진 진보 유권자가 투표장을 외면하는 가운데, 보수 유권자는 필사적으로 투표한다고 하자. 2월 여론조사는 ‘자기충족적 예언’이 된다. 여론조사로 선거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면 친윤언론 기자들은 이렇게 외칠 것이다. “봐라. 여론조사가 맞았지 않은가. 진영논리에 빠져 과학적 여론조사까지 불신한 민주당이 민심의 철퇴를 맞았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을 민주당 패배의 원인 제공자로 몰아 조리돌림할 것이다. 그런 위험을 각오하고 친윤언론의 선거 개입에 맞서 싸울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 친윤언론과 다를 것 없는 진보계열 언론의 게으름
극소수에 불과한 진보계열 신문들까지 여론조사에 휘둘리는 현실을 보면, 앞날이 암담하다. 그 신문의 기자와 비평가들한테 말하고 싶다.
“자신의 주장에 분명한 실증적 논리적 근거가 있는지를 점검하시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훈계하는 문장을 쓰는 시간에 데이터를 연구하시오. 여론조사 데이터의 꽁무니를 따라다니지 말고 진보의 프레임과 자신의 언어로 데이터를 분석하시오. 그대들을 보면 대한민국이 정조 임금 이후 조선처럼, 혁신이 불가능한 사회가 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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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 유 시 민 (작가), '논리적 추론-데이터 충돌 땐 둘 다 의심해야' 중에서
출처 : 시민언론 민들레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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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국내 소위여론 조사의 맹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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