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차 합평과제 분석: 정세랑 작가 ＜권혜정＞ / 허종구

[john]

1. 한 줄 요약

정형외과 교수의 권유로 폴댄스를 배우기 시작한 혜정은 각종 동작을 익힌 후, 친구들과 망년회 장소 루프톱클럽의 폴댄스 기구에서 즉흥적 동작에 성공하여 관중의 박수를 받음. 그러나 그 동영상이 퍼져 신생아 중환자실로 직무이동되어 폴댄스도 중지하나, 그 동영상을 본 신입인턴이 이를 배우고 싶다고한 애기를 듣고 그녀도 스튜디오 재등록을 결심한다.

2. 등장인물 분석

정형외과 교수(50대): 운동요법에 관심 많아 필라테스, 폴댄스 등을 배우면서, 허리 안 좋은 혜정에게 코어 근육 단련에 도움된다고 하며 폴댄스 배움을 권유
->신지식에 대한 관심.호기심과 주변 사람들에 배려심이 많고 오지랖 넓은 사람

권혜정(29세): 교수의 권유로 어린시절 철봉을 좋아한 것을 상기해 폴댄스를 배워 친구들 망년회장에서 다소 야한 시범을 보임으로써 동영상이 유포돼 입소문이 나고 동료로부터 책망, 직무이동 등으로 우울해져 폴댄스 중단함. 동영상을 보
았다는 인턴이 그 운동을 배우고 싶다는 애기를 듣고 자신도 다시 하기로 결심
-> 주변의 권유에 쉽게 따르고, 사회적 편견과 비난에도 순종하는 감성적 유형이나, 때론 사소한 계기에도 판단을 변경하고 편견을 거스릴줄도 아는 강단있는 여성

신생아중환자실 인턴: 혜정의 폴댄스 동영상을 보고서 폴댄스롤 배우고 싶다고 말해 혜정이 다시 사회적 편견을 무릅쓰고 폴댄스롤 다시 배우기로 결심하게 함.
->신생아 죽음에 우는 순수하고 감성적이면서도, 익스트림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배우고 싶은 열정이 있는 청년

3. 줄거리

정형외과 교수의 권유로 폴댄스를 배우기 시작한 혜정은 힘들게 각종 동작을 익히는데 성공한 후, 29세 연말 친구들과 망년회 장소 루토프클럽의 각종 폴댄스 기구에서 즉흥적으로 제반 동작에 성공하여 관중의 박수를 받으나, 그 동영상(속옷 일부도 노출)이 퍼져 신생아 중환자실로 직무이동되어 우울한 가운데 폴댄스도 중지하나, 그 동영상을 본 신입인턴이 이를 배우고 싶다고한 애기를 듣고 그녀도 스튜디오 재등록을 결심한다.

4. 좋은 문장

50대 남성인 정형외과 교수가 폴댄스를 배우고 있었다니 혜정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긴 작년에는 필라테스를 배운다고 했었다. 새로운 운동을 이것저것 해보는 게 취미인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살이 엉망으로 쏠리고 근력이 부족해서 수업이 반만 지나도 힘들었다. 폴에 눌린 곳이 멍들고 바닥에 떨어져서도 멍이 들었다. 혜정은 할인율 때문에 한꺼번에 긴 기간 등록한 것을 후회했지만 그래도 그만두지는 않았다. 끈기가 있는 편이었다. 중력과 좀 싸워보고 싶었다.

음악은 폴을 타기 딱 좋았다. 심지어 DJ가 일부러 맞춰주었다. 중간쯤 이르렀을 때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마지막에는 조명을 한껏 받았지만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친구들이 박수를 쳤다. 사람들도 환호했다. 서른을 그렇게 맞고 싶었다. 즐거운 장난이었다. 그날은 웃다가 목이 쉬었을 정도였다.

평소에 입는 운동복이 아니어서 단추가 풀려 속옷이 보이는 걸 신경 쓰지 못했다... 소문이 퍼져나갔다. 환자들로부터 병원 사람들에게 병원 사람들로부터 환자들에게. 안 그래도 우리 직업은 왜곡된 시선 앞에 자주 놓이는데 왜 그랬어, 하고 동료들로부터 책망을 들었다. 이상하게 바라보는 쪽이 나쁜 거 아냐? 왜 당하는 쪽이 조심해야 해? 속으로만 생각하고 대꾸하지 못했다.

"저도 그거 배우고 싶어요" ...
어려 보이는 인턴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이 꾸며낸 것인지는 몰라도 정말로 순수한 감탄같아 보여서 혜정은 맥이 풀렸다.
"응급실 선생님 한분도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던데, 병원에는 센 운동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이 인턴은 익스트림 스포츠라고 생각했구나. 사실 그게 더 본질에 가까운게 아닌가 싶었다... 다시 스튜디오에 등록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5. 느낀 점

폴댄스라는 간단한 소재를 가지고, 다중앞에서 시범을 보인 동영상 유포를 계기로 운동을 포기하는 중에, 새내기 의사의 한마디에 자극 받아 세상의 편견에 맞서 자신이 좋아하고 신체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계속하게 되는, 발단. 전개. 위기의 단계를 거쳐 반전을 이루는 글솜씨가 눈부심.
게다가 51편의 짧은 연작소설에서는 병원과 그 주변을 소재로 하여 각 병과의 의사. 인턴. 레지던트, 보안요원 등 다양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사회의 다양한 단면을 그림.

한편, 이 소설집을 보면서, 유명 정치인 인척의 대학병원 입원 중 연초 사망일을 전년의 연말로 위장하여 상속세 탈루(전년도 적용세율 50%,신년도 적용세율 30%)한 사건에 연루된 대학병원 의사(허위사망진단서 발급). 담당 변호사. 세무사. 세무공무원. 국회의원 사건이 생각나고, 그밖에 보험금과 관련한 허위진단서 발급, 불법 중절수술, 구내 장례식장의 비리, 제약회사와 의사 그리고 교통경찰과 의사의 컨넥션, 외국인의 국내 성형수술 관광과 연계된 먹이사슬 등 병원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의 각종 단면이 모두 소설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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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소재로 어떻게 쓰는지 도움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