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게시글
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죽음을 뿌리는 사내 "지미, 아침 TV뉴스를 보니까 대단하던데? 내 얼굴이 미국 전역에 알려져 버렸어." 고영무가 지미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말인데, 난 당분간 콜름비아로 돌어갈까 하는데, " "콜롬비아로?" 지미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콜롬비아는 왜?" "페르난도와 함께 카를로스의 기반을 인수하려고." 모래사장은 텅 비어 있었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서너 마리의 갈 매기들만이 그들 앞에서 날개 깃을 부리로 쓸고 있었다. 태양은 이제 중천으로 오르려 하고 있었으나 바람이 세었다. 짙은 선글라스를 낀 고영무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찌른 채 모래 사장 위를 걷고 있고, 그의 옆에는 지미가 따르고 있다. "워렌이 만사 제쳐놓고 당신을 찾고 있을테니까 그것도 좋은 방법이 군. 하지만 페르난도의 일을 하다니." 지미가 걸음을 멈추더니 입맛을 다셨다. "당신은 죽음을 부르는 사람이야. 당신이 가는 곳에는 언제나 살인 이 일어나지." 몸을 돌린 고영무가 그를 향해 횐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런가? 하지만 자네는 그런 말을 할 입장이 못 되네. 자넨 내 덕분 에 목숨을 건졌거든." "고, 자넨 너무 잔인해. 너무 냉혹하고." 고영무는 모래사장 위에 주저앉아 두 팔을 뒤쪽으로 돌려 상체를 받 쳤다. "그것이 내가 이제까지 살아 남은 비결이야, 지미. 인정을 베풀다가1 오히려 이쪽 목숨이 위험하게 될 때가 많아." "프롬스키를 처치 안 해도 되었어. 그를 살려 두고 이용할 수도 있었 단 말이야." 고영무가 머리를 저었다. "그건 두 배의 수고가 따라서 안돼, 지미. 우리는 그를 감시할 만한 인원도 없고 그를 신뢰할 수도 없었어." 갈매기가 날아와 고영무의 발치에 앉더니 긴 부리를 내밀고는 검은 눈을 뒤룩거렸다. "고, 그렇다면 자네가 포로로 잡고 있던 한국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엊그제까지 보이던데." 지미가 그의 옆에 서더니 발끝으로 갈매기에게 모래를 날렸다. 모래 를 뒤집어쓴 갈매기가 껑충 뛰어 저쪽으로 가더니 머리를 갸웃거렸다. "한국으로 보냈어, 지미." "그럴 리가." 지미가 입술 끝을 비틀며 고영무를 내려다보았다. 바람이 불어와 머 리칼을 날렸으므로 그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쓸어 올렸다. "믿을 수가 없어. 한국으로 돌려 보내다니, 그건 거짓말이야." "내가 그들을 죽였단 말인가?" 고영무가 웃음 띈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네는 나를 살인광으로 보는 모양이군. 난 이유 없이 사람을 해치 지 않아. 될 수 있으면 살려서 이용하려고 노력하네." 지미가 잠자코 있는 것은 아직도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난 그놈들을 한국으로 보내면서 약속을 받았네. 내가 귀국하면 나 에게 충성하겠다고. 놈들이 모두 서약서를 쓰고 혈장을 찍었는데 보기 좋더군." 고영무가 손바닥을 펴고는 누르는 시능을 해 보였다. "그래, 그걸 믿는단 말이지? 혈장을 찍고 충성을 맹세했다고?" 지미는 고영무의 말에 끌려들어간 듯 이제는 혈장이 믿어지지 않는 다고 물었다. "상관없어, 지미. 놈들이 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건 안 하건, 충성 을 하건 말건." 고영무가 던지듯 말했다. "어졌든 놈들은 나를 의식하기 시작했고, 내가 나타나게 되면 템 앞 의 개구리처럼 될테니까. 난 미리 그놈들을 선전요원으로 한국에 돌려 보낸거야." "나는 한국의 마약조직을 장악할 작정이야. 그러려면 폭력조직의 기 반이 필요할지도 모르지, 그때는 폭력조직도 내 손에 틀어쥐겠네. 놈들 은 이번에 나에 대해서 단단한 선입견을 갖게 되었지." "본보기로 한 놈을 놈들의 눈앞에서 죽여 주었네. 이건 꼭 필요한 일 이었어, 지미. 그리고 놈은 세상에서 불필요한 존재였고." 고영무는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에 묻은 모래를 털었다. "내가 콜롬비아에 나가 있을 동안 이곳 일을 자네에게 부탁하겠네. 난 내 동생 한 명만 데려갈 예정이니까." "이봐, 고. 날 자네 부하로 생각하고 " 지미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머리를 저은 고영무가 걸음을 떼었다. "아니야, 나는 자네를 친구이자 동업자로 생각하고 있네. 그리고 자 네는 갈 곳도 없지 않은가? 워랜이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는 사람 중 의 하나야, 자네는. 자네가 이곳을 관리해 주게." 지미는 입맛을 다셨으나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들은 저택이 바라다 보이는 길목으로 나왔다. 고영무가 머리를 돌렸다. "지미, 자네는 워렌의 일을 맡아 주게. 워렌은 마약을 정치적인 목적 에 이용하려고 하고 있어. 딘 곧 그놈을 없애 버리겠네. 그러면 자네가 그 대역이 되는거야." 눈을 끔벅이며 지미가 잠자코 그를 바라보았다. "자네의 적성과 경험을 총분히 발휘할 수 있는 일이야, 지미. 연구해 보게." 지미는 가슴에 서늘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워랜이 마약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려는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그 것은 국제적인 일이다. 마약은 의약품 중의 하나로 없어서는 안될 품 목이기도 하다. 그리고 콜룹비아 같은 나라에서는 주요 수출품이며 국 가 재정에 막대한 도움을 주고 있고, 미국 같은 곳에서는 방탕과 쾌락 의 근원제로 쓰이고 있다. 이것을 조절할 수·었다면 지구상에서 마약 분쟁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의 눈에 앞장 서 가는 고영무의 됫모습이 갑자기 커 보였다. 그는 마약을 통제하는 사람이 되려 하고 있었는데, 지미의 눈으로도 그 가 능성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었다. 이자영은 전화기를 귀에 대고 있는 고영무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 라보았다. 그는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듯 상체를 조금 숙이고 있었는데, 그녀 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힐끗 이쪽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수화기를 내려 툴은 고영무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에 앉은 그녀 쪽으로 다가갔다. "난 내일 콜롬비아로 들어갈 예정이야. 수사요원들이 날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어서." 그의 말투에는 긴장감이 조금도 섞여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당신은 이곳에 남아 있는 것보다 서울로 돌아가는 것이 낫겠어. 서 울에서 할 일이 있어." 이자성이 자세를 고쳐 암았다. "서울에서 할 일이 뭔가요?" "장규식을 보좌하는 역할이야. 조금 더 쉽게 말하면, 내 명령을 장규 식에게 전달하고 장규식이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 이지 ." 이자영은 한동안 눈을 깜박이며 고영무를 바라보았다.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 듯한 표정이다. 그것을 바라본 고영무가 그녀의 앞자리에 앉았다. "장규식은 곧 조직을 정비하게 돼, 내가 그에게 자금을 지원해 주었 어. 그가 능력 있는 사람 같아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알수가 없어 넌 내가 파견한 보좌관의 역툴로 그를 체크하는 거야. 어때? 할 수 있겠 어?" 이것은 폭력조직에 관한 이야기였다. 저도 모르게 침을 끌어모아 삼 킨 이자영은 머리를 끄덕였다. "해보겠어요,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 "너는 자금을 맡게 돼. 어느 조직이나 자금을 맡게 되면 운용의 열쇠 를 쥐고 있는 것이나 같아. 내 명령에 따라 자금을 집행하면서 조직을 알아 가도록 해." "알았어요." "그 전에 했던 일과는 엉중하게 다른 일이지만 아마 이쪽이 더 적성 에 맞을지도 몰라. 성과가 눈에 금방 띄거든." "하지만 폭력은." 그러자 고영무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얼굴에 웃음을 머금었다. "너는 곧 부하들에게 둘러싸여 지내게 돼. 장규식이 알아서 해 주겠 지만 넌 주먹을 쓸 일이 없어. 명령만 하면 되는거야." "장규식써는 무슨 일을 해요" "우선 조직을 만든다. 한국에 있는 기존 조직들 중에서 깨부술 놈이 있지. 그 조직을 조금씩 흔들다가 결정적인 때 흡수해 버리는거야.그 때는 내가 한국에 들어가 도와야겠지." 이자영이 무의식중에 힐끗 TV를 바라보았다. TV에서는 한 시간에 한 번꼴로 확대된 고영무의 사진을 내보내고 있었다. 폐허가 된 크링 거의 저택도 함께 방영되고 32구의 시체도 보여 주고 있다. 고영무가 잔혹한 살인마로 매스컴에서 불리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LA에서 북쪽으로 백 킬로나 떨어진 바닷가 별장이어서 우편 배달부도 좀처럼 들르지 않는 곳이다. 남쪽으로 5킬로즘 떨어진 곳에 10여 가구의 멕시코계 이민들이 살고 있는 어촌이 있었는데, 고기잡이 보다도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을 상대로 음식물을 파는 것이 생업 이 되어 있었다. 고영무는 흐린 하늘과 자갈이 흔하게 깔린 모래사장을 내려다보았 다. 경치도 볼품이 없고 바다에 자갈과 바위가 많아 해수욕객도 오지 않는 곳이다. "박정환이 나하고 함께 일하고 싶다는 것을 겨우 말렸어. 그놈은 회 사에서 일해야 할 놈이야." 바다에 시선을 준 채로 고영무가 말했다. "놈은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 그래도 좋다는거야. 망할 거야." "난 놈이 자신의 일을 자랑스러워하기를 바랐는데 말이야." 그는 몸을 돌려 이자영을 정면에서 내려다보았다. "박주경이 그 친구를 곧 만나게 될거야, 우리는. 놈이 나를 공금횡령 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더구만. 넌 너대로 가슴에 맺힌 일이 있는 것 같고." "너와 난 길이 영 다른 것 같았는데 결국은 합치게 되었어. 이것은 너나 나나 평범하게 살지 않으려고 한 결과인 것 같아." "난 지금이 좋아요." 시선을 탁자 위로 떨어뜨린 이자영이 말하자 고영무가 턱을 들었다. "적응력이 강한 것도 나와 비슷하군." "적응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어요." "나하고 잠자리를 같이하고 있는 것도 그런가?" 퍼뜩 머러를 든 이자영이 그의 시선을 잡고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요." "대단해, 노력하면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이는 법이지." 이자영이 입을 달싹여 무슨 말인가를 할 듯하다가 머리를 돌렸다. "너도 모레 출발하도록 해. 내가 장규식에게 연락해 놓을테니까." 이제는 혼자가 아니고 조직원이므로 서울도 두려울 것이 없다. 이자 영은 잠자코 머리를 끄덕였다. "넌 남아 있는 것이 낫다, 밀리카. 솔직히 말해서 이번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 페르난도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는 커피를 젓던 스푼을 내려놓고는 벽에 걸린 시계를 을려다보았 다. 저벽 7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방해가 되지 않을거예요, 페르난도. 오빠가 데려가는 네 사람만으 로는 힘이 벅찰지도 몰라요." 밀리카가 대합을 기다리는 뜻 페르난도를 바라보았다. "고영무가 한 사람을 데리고 오니까 그쪽도 두 사람이야. 비행기 좌 석이 모자랄 것이다. " "모자라지 않을거예요. 난 몸무게가 별로 안 나가니까." 페르난도가 입맛을 셨다. "글쎄, 안된다면 안되는 줄 알아. 이번은 마약수송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일로 가는 것을 알고 있지 않느냐?" "알아요, 페르난도." 밀리카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커 피를 삼켰다. "난 보고타로 돌아가고 싶어요, 페르난도. 가서 어머니를 만나겠어 요." "라파엘 정권은 카스틸로 때하고 다르다. 네가 어머니 옆으로 가는 것은 위험해." "카를로스도 죽었어요. 오히려 감시가 약해겼을거예요." 진저리가 난다는 듯이 폐르난도는 얼굴을 젖히고 이맛살을 찌푸린 채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저녁식사를 시작할 때부터 식사가 끝나 차 를 마설 때까지 두 남매는 간다 못 간다로 다투고 있는 중이다. "페르난도, 어머니 옆에만 있을게요. 집에 숨어만 있을게요." 밀리카가 조심스럽게 다시 말하자 페르난도는 소리나게 찻잔을 내 려놓았다. "계집애가 버롯없이 자라 놔서 언제나 고집으로 오빠를 누르고 있 어. 안돼, 넌 여기 이 집에 남아 있어야 돼." 이런 일에 익숙한 듯 밀리카는 시선을 내리판 채 대답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페르난도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내가 일을 마치고 나면 다녀와도 좋다. 그때는 지금보다 상황이 나 아져 있을테니까." 페르난도는 더 이상 고집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듯이 자르듯 말했 다. 머리를 든 밀리카가 아렛입술을 깨물며 페르난도를 바라보았다. "알겠어요, 페르난도."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찻잔을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차를 보내고 양복 차림에 손가방 하나를 든 고영무와 커다란 트렁크 를 움켜쥔 최대광이 바닷가로 내려왔을 때는 밤 9시가 지나 있었다. 바람은 심하지 않았으나 철썩이는 물결 소리가 들렸고, 바람결에 비 린 듯한 바다 냄새가 풍겨 왔다. 주위가 어둠에 덮여 있어서 그들은 조 심스럽게 걸음을 메었다. 이곳은 저택에서 10킬로쯤 북쪽에 있는 만으 로 둘러싸인 바다였다. 1킬로쯤 옆쪽으로 바닷가에서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는데, 만으로 들 어오는 어선을 수리하는 창고였다. "형님, 저기 있는데요." 최대광이 앞쪽을 향해 말했다. 고영무가 얼굴을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 바닷가 한쪽에 검은 덩어 리처럼 보이는 것은 사람일 것이다. 그들 앞쪽에는 흰색의 모터보트가 한 척 떠있었다. 고영무는 그쪽을 향해 다가갔다. 파도 소리가 크게 들려 왔고 드러 난 피부에 눅눅한 습기가 닿았다. "누구요?" 다가가자 그쪽에서 먼저 물어 왔다. "클롬비아로 떠날 사람이오." 고영무가 선뜻 대답하며 그들에게 다가가 선다. 폐르난도가 굳어진 얼굴로 그를 마주 보았다. "고, 바람이 패 셉니다. 파도가 거칠어서 비행기가 뜨기 힘들겠다는 군요." 고영무는 시선을 옆에 서 있는 작업복 차림을 한 삼십대 후반의 사 내에게로 돌렸다. "당신, 내 얼굴 알아보겠소?" 그는 사내에게 바짝 다가서서 얼굴을 들이댔다. 사내가 주춤 반 걸 음쯤 물러선다. 크게 뜨여진 눈의 횐자위가 어둠 속에 보였다. "나는 정상요금의 세 배를 선불로 지급했어, 그렇다면 그 값을 해야 지. 그렇지 않소?" "그렇습니다. " 사내가 커다랗게 대답했다. "나는 출발 못한다고는 하지 않았숨니다. 다만 어렵다고만 말했지, " "좋아, 떠납시다. " 고영무는 페르난도의 뒤쪽에 서 있는 사내들을 훑어보았다. 모두 다 섯 명이다. 그러자 그의 시선이 왼쪽끝에 서 있는사내에게 머물렀다. 호리호리한 몸매의 사내였다. 아니, 사내처렁 점퍼에 바지 차림을 한 밀리카였다. "저애에게 정보통신 업무를 맡기려고 합니다. 전에도 했던 일이라 서." 그의 시선을 따르던 페르난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머리를 끄덕인 고영무는 모터보트로 다가갔다. "형님, 지난번에 LA에 도착할 때도 날씨가 꽤 사나웠는데." 보트에 오르자 최대광이 그의 옆에 서서 혼잣말처럼 말했다. 지난번 의 수상비행기는 착륙하다가 파도에 튀어 곤두박질을 하는 바람에 승 객들이 모두 바닥으로 굴러떨어겼었다. 최대광은 근 이후로 수상비행 기라면 진저리를 내고 있었다. 그들이 배에 오르자 보트는 시동을 걸었고 곧장 만의 중심부로 달려 나갔다. 파도를 타고 달렸으므로 온몸이 하늘로 솟는 것 같다가 곧장 아래쪽으로 떨어져 내려온다. 최대광이 배의 난간을 두 손으로 단단히 움켜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고영무는 머리를 옆쪽으로 돌렸다. 배의 기둥에 등을 기대고 서 있 는 밀리카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가 페르난도를 따라가는 것은 뜻밖 이었다. 이번은 카를로스의 조직을 장악하러 가는 것으로서 카를로스 의 심복들과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다. 보고타에는 카를로스의 심복인 문도가 이미 조직 인수작업에 들어갔다는 소문도 있었다. 모터보트는 커다란 엔진 소리를 내며 바다를 달리더니 곧 바다 가운 데 떠서 흔들리고 있는 10인승 수상비행기 앞에서 멈췄다. 최대광은 엔진이 두 개 달린 미끈한 동체를 바라보고늘 어깨를 늘어 뜨렸다. 지난번의 쓰레기차 같은 비행기보다는 겉보기에도 훨씬 나았 다. 좁은 문으로 해서 비행기 안으로 들어선 최대광의 얼굴이 더욱 누 그러졌다. 의자도 가죽으로 만든 고급제품이었고, 앞쪽에는 술병들이 진열된 선반도 었었다. 지난번의 콜롬비아 비행기보다는 백 배 나은 것이다. 그들이 모두 비행기에 오르자 조종사는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앞쪽 자리에 않아 있던 고영무가 머리를 돌려 옆쪽의 페르난도를 바 라보았다. "이번 일은 꽤 위험할델데 밀리카는 패 데려가는 겁니까?"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으므로 좌석이 흔들렸다. "어절 수 없었어요, 고. 그애의 고집은 꺾지 못합니다. 아무도." 페르난도가 머리를 젓더니 갑자기 입술 끝을 비틀어 올리며 웃었다. "나는 안된다고 했지요, 물론. 그했더니 나중에 그애는 당신을 따라 가겠다는 거였소." 저도 모르게 머리를 돌린 고영무는 두 칸 건너 뒷자리에 앉아 있는 밀리카를 바라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창 밖으로 머리를 돌렸다. |
|
첫댓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즐감요~~~ ! 감사합니다.
즐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요~^^
즐독
감사합니다
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