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세상에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무엇일까요?
정철의 달 밝은 밤 노랫소리
심희수의 가을 단풍든 산에서 우는 원숭이 울음소리
유성룡의 새벽녘 술독의 술 거르는 소리
이정귀의 고요한 초당에서 시 읊는 소리
이항복의 동방화촉 좋은 밤에 아름다운 여자의 치마끈 푸는 소리
술 마시고 “술값 계산은 내가 할께.” 라는 소리
똥 피 들고 있는데 똥 쌍피 먹다 설사하는 철푸덕 소리
등등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야위어가고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밤늦게 나 홀로 뜰에 내리면
먼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이하 생략, 김광균의 설야)
그래봤자
설야의 여인의 옷 벗는 소리에 비하면 세발의 피겠지요.
술을 사랑하는 술붕어
술 방울 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좋았던 시절이 있었지만
낚시를 배우고 큰 고기와 힘겨루기를 할 때
낚시줄에서 나는 욱욱 거리는 피아노줄 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소쩍! 소쩍!
초저녁에 짝을 찾던 발정 난 암 고양이들도 잠이 들고
피를 토할 것 같은 소쩍새 울음소리도 잦아 든 밤.
맹렬히 불어 대던 봄바람도 자고
휘영청 밝은 달 아래 명경 같은 수면 위를 점점이 수놓은
푸른빛의 캐미(야광 찌)가 슬프도록 아름다운 밤,
낚시를 미친 술붕어
깊은 밤 허허벌판에서 숨을 죽이고 찌를 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추워진 봄 날씨 때문인지
찌는 말뚝을 박아 놓은 듯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정성으로 공부를 했더라면
지금쯤 장관 하겠다고 청문회장에 나가
마나님 관리 잘했니 마니, 돈 먹었니 마니, 부동산 투기 했니 마니
위장전입 했니 마니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부질없는 상념에 젖어 보기도 합니다.
밤은 하염없이 깊어가고 언뜻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어렵사리 버티고 있는데
비몽사몽간에 찌를 보니 착가인 듯 찌의 미세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순간 손은 어느 듯 낚시대에 가 있었고
극히 짧은 찰나의 긴장된 시간이 흐른 뒤
캐미 불빛이 흐려지면서 심연으로 서서히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 잉어입질이다.”
우리는 입질 형태만 보아도 잉어인지 붕어인지 알 수 있는데
붕어는 찌를 올리고 잉어는 깔짝거리다가 찌를 끌고 들어갑니다.
순간 전광석화와 같이 낚시대를 치켜들었고
덜컥 바위에 걸린 듯한 느낌과 함께 묵직한 손맛이 전해 오고
지긋이 당기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 야! 뜰채! 뜰채!”
옆 친구가 꺼내놓지 않은 뜰채를 꺼내느라 부산했습니다.
“ 하이고! 엄청 큰 놈인가 보다.”
“ 이거 2호 원줄에 6호 붕어 바늘인데 버텨낼까?”
그런데 어둠속에 뜰채 조립하기가 쉬운가?
“ 야! 빨리 좀 조립 해!”
활처럼 휜 낚시대를 부여잡고 어렵사리 버티고 있는데
그 짧은 시간이 몇 시간이 흐르는 것과 같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욱! 욱!
“ 그래 이 맛이야."
욱욱거리며 나는 낚시줄 소리는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친구가 뜰채를 조립 뛰어오는 순간
낚시대가 일직선으로 뻗는 가 싶더니
팅! 하는 소리와 함께 허공을 갈랐습니다.
“ 터졌다“
어느 해 봄 아산호(평택호) 덕목리.
단 한 번의 입질이 있었으나 줄이 터져 버린 것입니다.
아! 아! 이 무늬만 꾼인 술붕어
이 꽝 조사의 오명을 언제나 벗어보나?
첫댓글 얼런 옷벋고 헤엄쳐서
줄잡아로 가야죠
ㅎㅎ 그러면
붕어한데 끌려가서
못나올 수도 있겠다
ㅎ
그러게요
옷 벗고 둘어가야 했는데
즐거운 하루 되세요
@술붕어 나는 친구 한번도 본적 없어도 생활 이야기
농사 이야기라서 제일로 많이 자주 꼬리글로
질문도 하고 그럽니다
먹은 마음 하나도 없어요
이해 하시고 읽어시고 내 다른 글에 꼬리글들 보고 지레 겁이 나서 적어 봅니다 ㅡㅎㅎㆍ
@테셀 뭘 먹어요?
나 배 안 고픈 나이입니다
이제 먹는 게 무서워요
ㅋㅋ
일행들,말은
아쉽다해도,속으론 고소미 ㅋㅋ
ㅋㅋ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안녕 !!
아침에 나가보니 멀지 않은곳
에서 봄이 오는 느낌이 드네~
끊어진 기타줄 연결 해야지...
즐거운날되기를.....
그럼 이제 봄은 멀지 않았다
추억이 없으면 뭔
재미로살까 ..ㅎ
그럼 이제 추억을 반추하며 살아야지
팅!~하는 순간
마음속 그자리를 순식간에 파고드는 그림자
허~~~탈~~ㅎㅎ
그럼
그 허탈감 겪어 본 사람만이 알지
즐거운 하루 되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