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8 Days Later Soundtrack - Church)
좀비. 1932년도에 화이트 좀비(White Zombie)라는 영화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나타난 이후, 좀비는 광풍처럼 온세계의 문화매체를 휩쓸었습니다. 마치 좀비라는 개념 자체에도 전염성이 있어서 다른 매체로 전염되는 것 같은 모습이였습니다. 영화, 소설, 음악, 게임, 그림, 이 5개의 기초적인 문화매체중 좀비는 모든 곳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수많은 예술가들이 좀비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변형을 통해 장르에 생명력을 이 순간까지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비 게임이 텔테일 게임즈의 사례처럼 수많은 게임회사들의 흥망성쇠를 결정하고 있는 지금, 제 생각에 그중 대다수의 게임은 좀비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한개의 게임이 은밀한 곳에 숨어 지내며 진정한 좀비 게임이 어떤 모습을 가져야만 하는지를 예술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게임의 이름은 바로 카타클리즘 DDA, 세상에 둘도 없을 진정한 좀비게임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첫 인상
공식사이트 : http://en.cataclysmdda.com/
포룸 : http://smf.cataclysmdda.com/
국내 관련 사이트(한글패치존재) : http://cafe.naver.com/urw
다운로드 : https://github.com/CleverRaven/Cataclysm-DDA/archive/0.6.zip
카타클리즘 DDA는 한 무리의 인디 개발자들과 아마츄어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로그라이크 좀비 생존게임입니다. 대다수의 로그라이크처럼 카타클리즘 DDA 또한 완벽한 무료이며 공식사이트만 들어가도 바로 다운로드하는 곳이 보이지만 편의를 위해 따로 다운로드 링크를 걸어뒀습니다. 국내 관련 사이트는 네이버카페이지만 가입이 어렵지 않으며 가입한 후에는 최신버젼 한글패치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28 Days Later Soundtrack - The Search for Jim)
그럼 대충 기본적인 설명은 끝냈고, 대체 이 카타클리즘 DDA의 어떤 점이 그리 대단하기에 제가 진정한 좀비게임이라고까지 말했을까요? 좀비 생존물은 그리 독특한 장르가 아닙니다. 나름 잘 만들어진 게임들이 이미 시중에 여럿 있지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프로젝트 좀보이드이지만 그 외에 스팀 그린라이트에 7 days to die라는 마인크래프트 + 좀비 생존물 같은 게임도 제법 인기를 끌고 있지요. 그러니 좀비 생존물은 시장에 친숙하지 않은 장르는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카타클리즘 DDA는 단순한 좀비 생존물이 아닙니다. 카타클리즘 DDA는 바로 '로그라이크' 좀비 생존물입니다. 로그라이크가 뭐냐고요? http://mirror.enha.kr/wiki/%EB%A1%9C%EA%B7%B8%EB%9D%BC%EC%9D%B4%ED%81%AC 엔하위키 링크입니다. 굳이 엔하위키까지 읽고 싶지 않은 분들을 위해 한 줄로 요약해 설명하자면, 로그라이크는 대중이 요구하는 것을 모조리 포기해버려서 극도의 게임성만을 추구하는 장르라 할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컴퓨터 게임은 로그라이크에서 시작해서 대중이 요구하는 것들을 하나둘씩 덧붙혀나가다보니 다른 수십개의 장르들이 탄생했다고도 할 수 있지요. 컴퓨터 게임의 아버지가 아타리 핑퐁이라면 어머니는 최초의 로그라이크 게임인 로그입니다.
카타클리즘 DDA는 로그라이크의 장점을 극도로 부각시켰고 단점을 최대한 해결했습니다. 로그라이크의 장점인 극도의 현실성, 강도 높은 생존성은 깊이 있는 컨텐츠들과 연계되어 마치 플레이어가 진짜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를 누비는 한 마리의 외로운 들개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을 주고 로그라이크의 단점인 낮은 접근성은 킥스타터 펀딩을 진행해 타일셋을 추가함으로서 해결했습니다. 제법 잘 짜인 튜토리얼도 추가해서 플레이어가 최대한 쉽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플레이어가 진짜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를 누비는 한 마리의 외로운 들개가 된 것 같다는 느낌, 이것이 바로 좀비라는 장르가 가진 가장 큰, 가장 근원적인, 가장 본원적인 힘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본질적으로 게임이라는 매체는 직접 경험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설은 그저 읽을 뿐이고 영화와 그림은 그저 감상할 뿐이지만 게임은 감상하면서 동시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게임은 플레이어가 세계를 관찰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세계를 경험하고 세계 속에서 진짜 살아있다는 느낌을 줘야만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카타클리즘 DDA는 이미 여러 번 말했지만 분명 그런 게임이고, 좀비라는 장르의 가장 큰 힘과 게임이라는 장르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합쳐서 하나의 예술품으로서 만들어냈다 할 수 있겠습니다.
■ 게임성
자 그럼 이제 충분히 멋있어 보였을 테니 붕 뜬 얘기는 그만하고 실질적인 게임성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카타클리즘 DDA의 컨텐츠는 다양하고 깊이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생존과 탐험입니다. 생존을 먼저 얘기해봅시다.
생존창입니다. 화면의 오른쪽에 있는 것을 잘라서 확대해봤습니다. 반동, 날짜, 시간, 스탯, 속도, 굶주림, 목마름, 수면(당장은 안 보입니다.), 체온, 고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도 생존창의 일부입니다. 현재 체력여부를 부위별로 보여줍니다.
이 생존창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카타클리즘 DDA는 아주 깊이 있고 현실적인 생존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정상적으로 먹고 마시고 자야하며(싸는 건 없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일부 독특한 취향을 가진 신사숙녀 분들은 아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굶주림과 목마름과 피로감을 무시할 경우 캐릭터는 고통과 스탯패널티를 느끼게 되고 심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제법 괜찮지만 이것과 비슷한 정도의 생존 컨텐츠를 가진 게임 많습니다. 그러니 더 살펴봅시다.
(28 Days Later Soundtrack - Then There Were Two)
날짜 시스템과 체온 시스템은 카타클리즘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카타클리즘 DDA의 날짜는 계절단위로 흘러가는데 4계절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각 계절마다 전체적인 기온이 모두 다릅니다. 그 기온은 직접적으로 플레이어의 체온을 올리거나 낮추며, 만약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낮으면 패널티를 받습니다. 플레이어는 불을 피워서 간접적으로 기온을 올릴 수 있고 실내건물에 들어가서 체온을 보존할 수도 있지만 기온을 직접적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대신 플레이어는 옷을 껴입거나 벗음으로서 기온이 체온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데, 너무 더울 때는 옷을 벗으면 되고 너무 추울 때는 옷 상점 유리문을 깨고 들어가 따뜻한 옷을 잔뜩 훔쳐다 껴입으면 됩니다. 여담이지만, 플레이어가 전자시계를 장착하고 있지 않다면 저 날짜 시스템에 나오는 현재시각이 매우 애매하게 표현됩니다. 전자시계를 장착해야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카타클리즘 DDA에는 이런 깨알 같은 현실성이 제법 군대 군대 보입니다.
건강 관련 시스템도 매우 독특합니다. 카타클리즘 DDA는 모든 공격이 부위별로 이루어지는데 만약 좀비가 왼팔을 할퀴었다면 당연히 왼팔의 체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만약 좀비가 왼팔을 계속 할퀸다면 왼팔의 체력이 계속 떨어집니다. 하지만, 만약 왼팔에 두꺼운 옷을 입었거나 따로 방어구를 장착해뒀다면 왼팔의 체력이 덜 떨어지고 심지어 공격을 튕겨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좀비가 나타나서 오른팔을 할퀸다면 안전한 왼팔대신 오른팔이 아파오겠지요. 전신갑옷처럼 모든 부위에 영향을 끼치는 방어구를 장착하지 않았다면요. 네, 이 게임에는 전신갑옷도 존재합니다.
그런대 생각해보세요. 현실에서 갑자기 웬 미친놈이 나타나서 커터칼로 제 오른팔을 쓱 긋는다면 당연히 엄청 아프겠지요? 카타클리즘 DDA는 그것 또한 고통 시스템을 통해 구현했습니다. 공격을 받으면 아픕니다. 아파서 스탯이 떨어질 수도 있고 아파서 걷는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습니다. 아파서 진통제를 먹은 다음에 고통을 이겨낼 수도 있습니다. 진통제의 약효가 떨어지고 나서도 상처가 회복되지 않았다면 여전히 아프겠지만요. 당연히 썩은 음식을 잘못 먹어서 병에 걸렸을 때도 정말 아픕니다.
이제 생존 컨텐츠는 충분히 설명한 것 같으니 탐험 컨텐츠를 설명해보겠습니다. 탐험 컨텐츠 설명은 제 게임플레이에 대해 얘기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어제 저녁 무렵, 길을 걷던 전 동네 농구장을 발견했었습니다. 미국엔 그런 곳 많죠. 남자들의 뜨거운 우정과 경쟁이 꽃피고 좀 위험한 사랑도 함께 꽃피는 곳. 혹시나 하는 생각에 슬쩍 훑어봤지만 당연히 시대가 시대 인만큼 더 이상 농구장에서 활기 넘치게 운동하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대신, 죽은듯 축 늘어져 있다가 눈을 번쩍 뜨고는 저와 눈이 마주친 한 무리의 청소년 좀비들은 있었습니다. 엿된거죠.
지들이 원숭이인줄 아는지 그 좀비들은 강철펜스를 뛰어넘거나 심지어 뜯어내기까지 하며 미친놈마냥 달려들었습니다. 총으로 쏴죽일 순 있었지만 이제 저녁이라 잘 곳을 찾아야하는 상황에서 요란한 총소리로 좀비들에게 저 여기 있다고 광고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다행히 좀 달리다보니 의사 사무실이 보여서 문 열고 들어가 적당한 곳에 숨었습니다. 총을 쥔 채 좀 기다렸는대 청소년 좀비들은 다행히 저를 찾지 못하더군요. 마침 제가 숨어들어간 방에 창문은 없었고 문은 하나뿐이며 벽은 단단했기에 그대로 그냥 자버려도 안전할 것 같아서 침낭 깔고 잤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안전히 밤을 보낼 수 있는 장소는 아주 드물기 마련이지요.
그래도 평소의 습관 때문인지 새벽 6시가 되자마자 칼같이 깨어났습니다. 전 오랜만의 평화로운 아침을 기념하기 위해(한밤중에 창문을 부수고 좀비가 난입한 적도 매우 많았습니다. 어찌어찌 잘 도망쳐도 이미 숙면은 그냥 글러먹은거죠.) 평소에 먹는 좀 평범한 것들 대신 군사용품 상점에서 훔쳐온 MRE를 뜯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배가 부르니 갈증이 느껴졌는대 국방색 수통에 담긴 정수한 변기 물을 마시면 오랜만의 평화가 깨어질 것 같아 대신 한 번도 따지 않은 생수병을 따서 수상한 건더기에 대한 걱정 없이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마침 좀비에게 쫓길 걱정 없이 일을 늘여놓아도 되는 곳을 찾았기에, 전 가방과 옷 주머니를 이리저리 뒤적이면서 부족한 물건이 없는지 한번 확인해봤습니다. 커스텀 악세서리를 주렁주렁 달아놓은 제 FN FAL 소총(https://www.google.co.kr/search?q=fn+fal&newwindow=1&source=lnms&tbm=isch&sa=X&ei=DpVoUve6O6i6iAeEhIH4Ag&ved=0CAcQ_AUoAQ&biw=1440&bih=757#facrc=_&imgdii=_&imgrc=moWzmYhMDNqsiM%3A%3B4ZdkzZf_Z2t0zM%3Bhttp%253A%252F%252Fcfs5.tistory.com%252Fupload_control%252Fdownload.blog%253Ffhandle%253DYmxvZzE3MjQwOEBmczUudGlzdG9yeS5jb206L2F0dGFjaC8wLzE4MDAwMDAwMDAwMC5qcGc%25253D%3Bhttp%253A%252F%252Fcbm113.tistory.com%252F3%3B800%3B375) 은 큰 문제없이 말짱했고 총알도 필요한 만큼은 충분히 있었습니다. 허리춤의 총집에 가지런히 놓인 SIG Pro 권총(https://www.google.co.kr/search?q=sig+pro&newwindow=1&source=lnms&tbm=isch&sa=X&ei=d5VoUpy9GsaTiQf51YGwBg&ved=0CAkQ_AUoAQ&biw=1440&bih=757#facrc=_&imgdii=_&imgrc=_mWryYYBM1vh9M%3A%3B4RIo1arDr4fNgM%3Bhttp%253A%252F%252Fupload.wikimedia.org%252Fwikipedia%252Fcommons%252F3%252F33%252FSIG_Pro_img_1628.jpg%3Bhttp%253A%252F%252Fcommons.wikimedia.org%252Fwiki%252FFile%253ASIG_Pro_img_1628.jpg%3B2527%3B1694)과 비상시에 써먹을 군용대검도 별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이제 MRE는 제가 싫어하는 야채 MRE만 남아있었기에 비상식량에는 그럭저럭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식료품 상점에 들렀다가기로 했습니다.
식료품 상점에 도착한 저는 문이 잠겨있는지 확인하기위해 시범적으로 문고리를 돌려봤습니다. 보통 이런 상점은 좀비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운영했기에 문이 안 잠겨있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예외는 있으니까요. 다행히 문은 잠겨있지 않았지만, 문이 잠겨있다 해도 빠루로 창문을 부수거나 문을 따버리면 그만이니 딱히 문제는 없습니다. 도둑질을 해도 잡아갈 경찰이 없다면 정말 도둑질만큼 쉬운 것도 없습니다. 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습니다. 오다 만난 좀비가 저를 쫓아오고 있었고, 총소리를 내서 다른 좀비들까지 끌어 모으고 싶지 않기에 굳이 총을 쏘진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신경 쓰였기에 최대한 빨리 물건들을 챙기고 떠나야 했습니다.
(28 Days Later Soundtrack - Rage)
빙고. 상점의 안을 재빨리 훑어보니 진열대중 하나에 콩 통조림이 보였습니다. 양념도 적절하기에 맛도 괜찮고 영양분도 딱히 문제없는 놈입니다. 더 살펴보니 스팸이랑 마카로니도 보였습니다. 저런 대박물건들이 아직 남아있는 것을 보니 이 상점은 누가 털어가지 않은 듯 싶었습니다. 그럼 빨리 챙기고 후딱 튀어야죠.
그런대 제가 대박에 눈이 멀어서 시간을 너무 소모했나봅니다. 어느새 친구 한명을 새로 사귄 아까의 좀비가 유리창을 깨고 미친개마냥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어지간하면 총알을 낭비하지 않고 그냥 떠나겠지만 저 좀비가 저와 문 사이를 막고 있었기에 그냥 쏴버리고 떠나는 것이 이득일 상황 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쐈습니다. FN FAL에 달아놓은 스코프 악세서리로 정조준을 한 저는 단발로 총을 설정해놓은 후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총기의 반동 때문에 군용장갑 착용한 두 손이 살짝 떨리는 것을 느끼며 저는 스코프에서 눈을 땠습니다. 중간에 1발이 빗나가기도 했고 창문을 깨며 좀비 1마리가 추가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다행히 큰 문제없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총소리에 좀비들이 몰려들테니 식료품점을 최대한 빨리 떠나야겠지요.
■ 단점
카타클리즘 DDA는 매우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게임이지만 다른 모든 게임들처럼 이 게임도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단점은 각 개인마다 다르게 느낄 테니 대신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낄만한 하나의 단점을 적고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카타클리즘 DDA는 목적성이 결여되어있습니다. 플레이어의 목적은 일단 살아남는 것 인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다 구하고 나면 더 이상 굳이 해야 할 것이 없습니다. 컨텐츠는 다양하고 깊이 있지만 제한되어 있으며 언젠가는 모조리 다 소모해버리기 마련입니다. 개발자가 주기적으로 새로운 컨텐츠를 업데이트하는 것을 보면 제작자 스스로도 그런 문제점을 깨닫고 있는 듯합니다. 자유도 좋습니다, 샌드박스 좋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자유도를 가지고 자유롭게 한 행위에 의미가 없다면, 그 자유도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모래성을 쌓아봤자 그 모래성을 공격해올 파도가 없다면 굳이 창의성을 발휘해서 그 모래성을 튼튼하고 강하게 만들 이유와 목적이 딱히 없습니다.
이 말은 제가 카타클리즘 DDA의 개발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마츄어 샌드박스 개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자유도는 의미를 가져야 진정한 의미의 자유도가 됩니다. 물을 마실 수 있다 해도 목마름의 개념이 없다면 굳이 물을 마실 이유는 없으며, 달릴 수 있다 해도 달리는 것과 걷는 것의 속도에 차이가 없다면 굳이 달릴 필요는 없으며, 도둑질 할 수 있다 해도 도둑질로 버는 돈이 사냥으로 버는 돈보다 훨씬 더 적다면 굳이 도둑질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목적 없는 자유도는 결국 지루해지기 마련입니다. 자유도는 그 자유도로 자유롭게 이룰 수 있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만하며 하나의 목적이 끝나면 다음 목적을 자유롭게 찾아 나설 수 있어야만 합니다.
■ 마치며
카타클리즘 DDA는 생존 로그라이크 장르를 이끄는 2개의 선두주자중 하나인 명작입니다. 카타클리즘 DDA는 충성적인 팬덤과 함께 로그라이크와 좀비라는 2개의 장르가 가진 특성을 잘 살려냈고 다른 어떠한 게임도 줄 수 없는 경험을 공짜로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것으로도 부족했는지 타일셋과 튜토리얼을 통해 진입장벽의 허들을 낮추기도 했습니다. 다만, 타일셋과 튜토리얼이라는 어지간한 로그라이크 게임이 누리지 못하는 사치에도 불구하고 카타클리즘 DDA는 여전히 대중이 접근하기 힘든 게임입니다. 많으신 분들은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시겠고 다급함에 화를 내실 수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저는 그런 분들에게는 이 게임을 추천하지도, 추천하지 않지도 않겠습니다. 다만, '모든 달콤한 열매가 높은 가지에 매달려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달콤한 열매는 높은 가지에 매달려있기도 하다.' 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자 합니다. 다음에는 생존 로그라이크 장르의 투톱중 하나인 언리얼 월드에 대해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단점 하나더... 도트그래픽 주제에 력설사정도는 가볍게 쌈싸먹는 팅김...
자유도에 목적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감할 수 없습니다.
그럼 토론을 한번 해보죠. 제가 자유도에 목적성이 있어야한다는 것은 레일웨이슈터에서 반드시 1개의 목적을 따라 1개의 길을 가는 것 같은, 그런 맹목적인 목적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 적어두었듯, 제가 말한 목적은 '하나의 목적을 다양한 방법으로 자유롭게 해결하고 다음 문제를 자율적으로 찾아나갈 수 있는' 목적으로서, 비유하자면 폴아웃 1에서 볼트드웰러가 워터칩을 찾아야하지만 그 워터칩을 찾는 과정은 다양하고 자율적인 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제가 말하는 자유도의 목적은 폴아웃1의 비선형적 구조에서 목적성의 역활이 더 줄어들은 정도이지요. 다만, 제가 분명
단정적으로 말한 것은 사실이고 그것에 대해서는 ㅈㅅ합니다.
토론할게 뭐가 있나요 -_=; 그야말로 취향의 문제인데.
그러저러한 이유로 어떤 방식으로든 목적론적/시나리오적 진행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반면 그 "모래상자"에서 조물조물 이거저거 만들었다 부쉇다 놀면서 몰입감 자체로 재미를 찾는 사람들도 있는거구요.
마인크래프트가 전혀 목적성이 없는 자유도를 가진 게임도 충분히 재미있다는걸 보여줘서.;;
크웨사님 말씀처럼 그냥 취향의 문제인듯 합니다.
마인크래프트가 목적성이 없는 자유도를 가지고 있던가요? 우선 플레이어는 먹어야하니 식량을 얻어야하고 밤에는 집 없으면 죽을 수도 있으니 집을 짓어야하고, 그런 기초적인 목적들이 게임을 시작하며 부여되고 그 기초적인 목적들을 수행해낸 후에는 스스로 자율적으로 목적을 선택해 진행해나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대요. 마인크래프트 하는 사람들은 제가 기억하기론 다 자신만의 목적이 있어서 그 목적을 이루기위해 플레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목적이 거대한 동상을 짓는 것이던 거대한 건축물을 짓는 것이던 거대한 지하도시를 짓는 것이던 아니면 멀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마을을 성공적으로 정착해내는 것이던.
그런범주까지 목적성에 포함한다면 목적성이 없는 자유도를 가진 게임이란건 없지 않나요?
전 시스템적으로 부여하는 목적성만 말씀하시는줄 알았네요.;;
님이 말씀하신 범주의 목적성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많이 달라지니깐요.
예를들자면 전 영토를 통일한 크킹에서 보면
이후 플레이가 누구에게는 목적성이 없지만
누구는 전 영토 자기 가문화 시킨다는 목적으로 계속 플레이한다고 하면 목적성이 있게 되는거자나요.
즉 님이 말한 그런범주의 목적성까지 포함한다면 어떤 게임이든지 어떤 상황이든간에 자기가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목적성이 생기게 되는건데...
==; 위에 노노노넴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그렇게 나오시면 그건 궤변이죠.
세상에 "플레이어가 걍 자유롭게 자기가 좋은 대로 방향성을 설정해서 게임 한다"는 것을 "게임의 목적성"에 넣는 사람이 어딨어요... --;;;;; 마잉크야말로 "어떤 주어진 목표가 없다"는 점에서 자유도가 넘치는 샌드박스형 게임의 상징같은 게임인데...
그렇게 따지면 발제문에 나온 게임에서도 플레이어가 "음, 난 xx일수 살아남기를 목적으로 해야지~" 라든가 , "음~ 나는 xx 아이템 없는 게임을 해야지~"라고 목적 설정해서 겜을 하면, 저 게임도 충분히 목적성 있는거네요??
투톱 중 하나라 해서 떠올렸는데 역시 언리얼월드ㅋ
안한지 오래됬는데 한패는 생겼을까나...
언리얼월드는 안타깝지만 아직은 없네요. 앞으로도 없을 것 같지만 카타클리즘 DDA가 한글화된 것을 보면 또 모를 것 같지만 언리얼월드는 네이버카페에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앞으로도 없을 것 같고 ㅜㅜ.
게임도중 키관련 알려주는 기능이 없나요?;; 키설정을 게임중엔 못보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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