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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고양시청 빙상팀 곽윤기, 김아랑이 북구 빙상센터에서 전지훈련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한국 쇼트트랙 레전드이자 빙상계 단짝인 곽윤기와 김아랑이 전지훈련차 부산을 찾았다. 다가올 각종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일정이었지만 지역 꿈나무들에게는 대선배들과 훈련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면서 1석 2조의 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부산 북구빙상장. 곽윤기와 김아랑이 모습을 드러내자 훈련에 힘들어하던 학생들 표정이 한순간에 바뀌었다. 자신들의 우상을 직접 마주하자 들뜬 표정이 역력했다. 한 학생은 곽윤기가 온다는 소식에 머리카락을 그와 같은 핑크색으로 염색했을 정도였다. 곽윤기와 김아랑은 쉬는 시간 학생들에게 일일이 사인과 사진 촬영을 해주며 꿈나무들을 응원했다.
이들이 부산을 찾은 것은 소속팀 고양시청의 전지훈련 때문이다. 지난 2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부산 북구빙상장에서 부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 전 고양시청 쇼트트랙팀 코치이자 현재 북구빙상장에서 쇼트트랙을 지도하는 이호응 코치와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이 코치는 “북구빙상장 환경이 잘 마련돼 있어 선수들이 훈련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겨울에는 우리 학생들이 고양에 올라가 함께 훈련하는 등 서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곽윤기는 “부산에서 훈련하면 대표팀에 합류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저도 베이징올림픽 대표로 선발되기 전에 부산을 거쳐갔었다”며 “좋은 기운이 있어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고양시청 빙상팀 곽윤기, 김아랑이 북구 빙상센터에서 훈련 도중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이들의 방문은 지역 꿈나무들에게 더 많은 긍정적 효과를 준다. 레전드들과 함께 훈련하며 기술을 익히는 것 외에 자신도 이들처럼 잘하고 싶다는 큰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김아랑은 “저도 고향인 전주에서 운동을 시작해 국가대표가 됐다 보니 지금도 전주에는 ‘우리도 열심히 해서 아랑언니처럼 되자’는 마음으로 운동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런 친구들에게 한 마디라도 더 해주고 응원하는 게 기량 외적으로도 많이 도움 된다고 생각한다”며 “잠깐의 만남이 어린 친구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을 보면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 부산 친구들도 그런 점에서 이번 훈련이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는 아직 실업팀이 없다. 꿈나무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지역에서 배운 뒤 대학 이후부터는 타 지역으로 떠난다. 2016년 콜핑이 창단한 실업팀이 있었지만 2년 만에 해체됐다. 곽윤기는 “실업팀 창단을 위해선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팀을 창단할 만한 가치가 있구나 하도록 우선 만들고 실력 있는 선수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며 “더 많은 선수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활동하며 실력을 높이기 위해선 실업팀 창단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허벅지와 무릎 부상 등으로 2022-2023 국가대표 선발전을 포기한 곽윤기와 김아랑은 재활과 훈련을 통해 회복 중이다. 이제 가깝게는 전국남녀 쇼트트랙 대회와 동계체전을, 멀게는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을 바라본다. 곽윤기는 “아직 최정상의 자리에 서지 못했단 아쉬움이 지금까지 버티게 해준 것 같다”며 “다음 올림픽은 선수든 코치든 어떤 자격으로든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김아랑은 “아직은 어리다고 생각해 다시 올림픽에 도전해보려고 한다”며 “부상 없이 열심히 뛰어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고 말했다.
빙상계 단짝이기도 한 이들은 인터뷰 도중에도 찐친 케미를 선보였다. 곽윤기가 엉뚱한 대답을 하면 김아랑이 차분히 바로잡아주기 바빴다. 흡사 “엄마와 아들 같다”는 취재진의 말에 곽윤기는 “인터뷰가 재미 없을까봐 일부러 그런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아랑도 “평소에는 제가 더 많이 까분다”며 웃어보였다.
27일 고양시청 빙상팀과 부산 지역 쇼트트랙 선수들이 훈련이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 북구빙상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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