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각 군, 현에는 원칙적으로 모두 향교가 있었다. 현재의 기초 지자체인 市․郡은 대개 조선시대의 2~3개 郡․縣이 합쳐져 이뤄진 것이므로 하나의 기초 지자체에 2개 이상의 향교가 있는 곳도 많다. 많은 향교들이 보존되고 있고, 복원하기도 해서 대개 각 지역에는 향교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많은 향교들은 문을 닫아 걸어두고 있고, 그 향교만의 독특한 자취를 알기 어려운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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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으로 넘어와서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호 수원향교(水原鄕校)를 비롯한 몇몇 문화유적을 살펴봤다. 조금씩 비가 오다 말다 하는 날씨였는데 수원향교부터 지석묘, 근대 건축, 화성행궁까지 도보로 답사했다. 수원도 복잡한 도시여서 도심에 있는 문화재들은 걸어서 답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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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구 향교로 107-9(교동 43번지)에 있는 수원향교는 원래 화성군 봉담면 와우리에 있었는데 조선 정조 19년(1795)경 현 위치로 옮겨 세우고 여러 차례 수리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래 문을 열어두는지, 닫아두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외삼문 공사 때문에 틈이 있어서 강학공간까지는 들어가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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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향교는 앞에 교육 공간인 명륜당을 두고 뒤에 제사 공간인 대성전을 둔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를 하였다. 명륜당은 앞면 5칸·옆면 2칸 규모이고,팔작지붕이다. 앞면 가운데 3칸에 문을 달았고 양쪽 2칸은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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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전은 앞면 5칸·옆면 3칸 규모이고 동무와 서무는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로, 공자와 그의 제자 등 중국과 우리나라 성현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제사 의례에 적합하도록 앞면에 개방된 마루를 두었다. 대성전은 익공계(翼工系) 건물로서 지붕에 부연을 단 겹처마 박공지붕집이고 1고주7량(一高柱七樑)의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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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퇴를 앞으로 개방했으며 5칸 정면 전체에 분합문(分閤門)을 달고 그 위에 붙박이 교창(交窓)을 내어 내부에 채광이 되게 했다. 동·서무(東·西廡)는 크고 육중한 느낌의 대성전에 비해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이 드는 홑처마의 굴도리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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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답게 대성전으로 오르는 내삼문 좌우 비탈에는 두 그루의 노거수 은행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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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학공간 향 좌측에는 공자의 像이 세워져 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설명판을 보니 수원시와 중국 제남시가 자매도시 협약을 체결했는데 그 10주년을 기념하여 수원시에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2003년에 이뤄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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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를 우측에 두고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정면에는 수원시민회관이 있고, 우측에는 시립중앙도서관이 있다. 이 도서관 우측 언덕에 경기도 기념물 제125호 팔달산지석묘군(八達山支石墓群)이 있다. 권선구 교동 산3-1번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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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고인돌은 7미터 거리를 두고 비교적 낮은 구릉의 평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팔달산 정상의 화성이 있는 쪽을 향하여 50미터 정도를 더 올라가면 오솔길의 왼편으로 3·4호 고인돌이 위치한다. 이들은 모두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정상부 쪽으로 약 70미터 올라가면 화성 성곽이 있다. 하지만 나는 1·2호 고인돌까지만 보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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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산 고인돌의 덮개돌은 규모가 작고 두께는 두툼한 느낌을 준다. 가장 큰 것은 길이가 1.8m이며 두께는 0.45m이다. 이 같은 지석묘군은 경기도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한강 유역의 선사문화를 밝히는데 귀중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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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묘에서 내려와 도로변으로 나오면 수원시 향토유적 제18호인 옛 수원문화원 건물을 볼 수 있다. 이 건물은 현재 수원시가족여성회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1956년 당시 역전동(현 매산로) 가로변의 수원읍사무소 자리에 신축했던 옛 수원시청사로, 지상 2층 규모의 벽돌조 건물이다. 평면은 거의 정방형에 가까운 형태이며, 지붕은 모임지붕 형태로 되었고 시멘트 기와를 이었다.
[이 건물은 옛 수원문화원건물인 것으로 잘못 알고 찍은 수원시여성문화회관 뒷면의 모습이다.]
그런데 나는 이 공간에 들어온 뒤 정작 어느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인지 알지 못하고 엉뚱하게 본관으로 사용되는 건물만 촬영했다. 이 건물도 제법 오래된 것으로 보인데다 이층 건물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스스로에게 변명하지만 부끄럽다. 현장에서도 문화재 설명판도 보지 못했기에 조금 미심쩍긴 했지만 다음에 간 옛 부국원 건물 역시 향토유적인데도 설명판이 없었기에 그러려니 한 것이다. 다음지도 거리뷰에서 캡처하여 한 컷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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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다음 거리뷰]
수원시 향토유적 제19호 옛 부국원 건물은 교동 93-7번지, 교동사거리에서 수원향교 방향 골목길에 있다. 부국원은 1916년 설립된 회사로 주로 농작물 종자와 농기구 등을 판매하였다. 지상 2층에 벽돌 조적조로 구조부를 만들었으며, 2층 바닥은 철근 콘크리트조로 만들었고, 건물 정면과 후면에 3층 높이의 박공벽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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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에는 현재 [한솔문화사]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건물이 많이 노후되었으나 그 외에는 특별한 개보수 등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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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설명문 출처: 문화재청, 수원시청]
첫댓글 그러고 보니 저도 향교를 오랫동안 들리지 못했군요. 내일은 대구 향교를 비롯 시내 몇군데 들릴 예정입니다. 멀리는 사정상 어렵고 ㅎㅎ
향교는 제 답사길의 일종의 계륵입니다. 누가 강제하지도 않지만 가지 않을 수도 없고, 막상 가보면 뭘 알지도 못하니 말이지요.
그나마 선과님 덕분에 향교에 가면 혹시 절집에서 쓰인 석재를 가져다 쓰고 있는지 살펴보기는 합니다.
대구도 함 더 가야 하는데 좀체 기회를 만들지 못하네요... 내일 동네 나들이 잘 하십시요^^
음...담에 통진읍에 가면 거기 향교 모셔와야징 ^^
혹 교동향교도 가보셨어요?
네, 통진, 교동 다 가보았습니다. 약 200곳 가까이 가 본 것 같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을런지 알 수 없지만요...
써놓고 보니 과장, 혹은 기억의 왜곡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0곳에는 한참 못미치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