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시민 1만명 분노의 거리행진
("국회의원이 일반인과 다른 게 뭔가. '그들만의 특권'을 폐지하라."/
디지털타임스 권준영기자kjykjy@dt.co.kr
2023-05-31 16:59)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일대가 '주황 물결'로 뒤덮였다. 최근 정치권을 강타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게이트'를 발화점으로, 전국각지에서 모인 시민 최대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특권폐지'가 적힌 주황색 수건을 들고 집회을 벌인 것이다.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이하 '특본')는 3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5·31 특권폐지 인간띠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애당초 주최 측은 3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더 많은 시민들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의사당역 인근은 분노한 시민들로 가득 차 발디딜 틈 없이 없었다. 주최 측은 국희의사당 담장 약 2.5km를 인간띠로 에워싸는 대규모 퍼포먼스를 기획했지만, 법원의 불허로 가두행진을 진행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집회를 주도한 장기표 특본 상임대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이 헌법 1조를 특별히 지킴으로써 국회의원 특권을 폐지하자"고 역설했다. 장 상임대표는 "세계 최고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일은 가장 적게 하는 한국 국회의원"이라며 "죄를 짓고 교도소에 갇혀 있어도 월급은 꼬박꼬박 받는다. 선거는 후원금으로 치르고 선거비용은 국고에서 환급받아 선거 끝나면 1억원 이상의 돈을 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범죄 백화점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직을 유지하는 것도, 김남국 의원이 아무런 제재를 받음이 없어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버티는 것도 모두 불체포특권 때문"이라며 "범죄자를 보호할 뿐인 불체포특권은 국회의 결의로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현직 국회의원들도 시민들의 목소리에 동참했다.
집회에 참석한 조경태, 최재형,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직접 연단에 올라 시민들의 분노에 공감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직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먼저 단상에 오른 조경태 의원은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 당시 주창했던 비례대표, 불체포특권,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등 '3폐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국회의원의 가장 큰 특권 중 하나는 국회의원 숫자라고 생각한다"며 "그 중 비례대표는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현재 인원수에서) 100명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 면책특권, 불체포특권도 폐지해야 한다"며 "일반인은 죄를 지으면 바로 조사받고 감옥에 간다. 근데 왜 정치인들은 불체포특권을 만들어서 일반인과 다르게 만드나"라고 비판했다.
최재형 의원은 "국민들을 두려워하는 정치, 국민들의 마음을 살피고, 함께 하는 정치를 하겠다"면서 "저희들이 가진 특권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거 내려놓는 거 저희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여러분들과 낮은 자리에서 함께 하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재 의원은 "국민의 명령은 하늘의 명령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공복이라고 한다. 여러분들이 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나"라며 "국회의원이 국민의 명령과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국회의원을 뽑아준 이유가 뭔가. 국민을 대신해 열심히 일 하라고 뽑아준 것"이라며 "민심을 위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국회에서 가지고 있는 특권을 내려놔야 한다. 국민이 특권이라고 이야기하면 그건 특권인 것이다. 국회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건 국민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