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초록을 먹어요!
우리 마을 쉐프 앙꼬와 함께
🥗텃밭에서 자라는, 혹은 풀밭에서 자라는 제철 채소들을 깊고 진한 채수에 데쳐 먹는 채소 샤브샤브
🥗 빛깔 고운 반죽으로 빚은 수제비
🥗어쩌면 칼큼한 샐러드
나를 위해, 그대를 위해
함께 만드는 행성 월경밥상 여름밥상에 초대합니다~
안내자 앙꼬, 날개와 함께 우리가 궁금한 몸에 대한 이야기 나누며 비건 밥상 차려 먹어요.
어린이는 보호자와 함께 참여 가능해요.
일시: 6월 1일 목요일 오전 9시 30분~12시
장소: 여농센터
인원: 10명
6월 1일 여농센터에서 상큼한 초록 밥상을 차렸어요~
준비는 전날부터 시작됩니다. 버섯, 수제비가루, 두부면 같은 재료들을 사오고, 가장 중요한 제철 잎사귀들은 각자의 텃밭에서 뜯어옵니다. 저도 밭에 가서 상추와 양파를 뽑아왔어요.
그리고 밥상 당일 아침 8시부터 채수를 내기 위해 무, 배추, 다시마를 들통에 넣어 끓여놓고, 여농 텃밭정원으로 나갑니다. 앙꼬 밭에 가서 완두콩, 비트, 브로콜리, 각종 쌈채소, 명아주, 까마중까지 이거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온갖 채소들을 따옵니다.
처음 앙꼬 쉐프와 메뉴 이야기를 하면서 ‘채소 샤브샤브’를 들었을 때 제 의도는 ‘이 풀 먹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혼자 먹을 용기는 잘 안 났는데 이 기회에 같이 먹어보자!’ 하는 거였어요.
코로나 전에는 행성 모임이 끝나고 각자 준비해온 재료들로 김밥을 자주 싸먹었는데 그럴 때면 친구들이 환삼덩굴 나물, 개망초 나물, 머위 장아찌 등을 가져와 나눠 먹으면서 처음 먹는 풀을 먹을 기회가 많았거든요. 풀 좀 먹어본 홍동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이었지요.
9시 반 각자 집에 넘치게 있는 풀들을 가지고 여농센터로 모여듭니다.
이 자리에 온 의도를 나눠요.
-나를 돌보고 서로를 돌보려는 자리.
-내가 ‘나누는 순간 순간, 신선한 나물과 이파리 채취하면서 그 순간이 소중하고 재밌구나.’ 알아차리며 벅찬 마음이 들었어요. 부족하더라도 편안하고 맛있는 시간 가지면 좋겠어요.
-행성 월경 밥상에 모이는 게 즐거워요. 계단에서부터 향이 나서 배고팠어요. 클리토리스 인형이 새로운 옷을 입는 걸 발견했어요.
-월경 밥상 있다고 들은지는 오래됐는데 오늘에서야 오게 됐어요. 채수 이야길 하다가 그간 육수가 베이스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는 걸 알아차려요. 채소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고요. 육수라는 엑기스를 뭘 하려고 먹는 거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클리토리스를 생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새로운 신세계예요. 앙꼬 쉐프님이라 듣고 오늘 자리가 궁금했고, 기대하며 왔어요.
-지난번에 너무 좋았고, 인원이 초과되면 못 올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보다 많은 사람이 누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의원 진료도 미루고 왔어요.
-봄 밥상에 오고 싶었어요. 이사 오고 나서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었는데 지난번 월경밥상을 오지 못해 아쉬웠어요. 이번에 무사히 오게 돼 기뻐요. 즐겁게 만들어 먹으면 좋겠어요.
-지난 봄엔 월경밥상 진행을 했고, 오능 앙꼬 쉐프가 함께 한다고 했을 때 안정된 마음이 들었어요. 오늘 기록이라는 역할이 새롭기도 하고 즐겁고, 준비해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행성월경밥상’은 몸을 돌보는 음식을 함께 만들어 나눠 먹는 시간이면서, 월경과 몸에 대한 질문을 서로 나누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여름 월경의 가장 힘든 점은?’ ‘림프 순환이 잘 되게 하는 방법 알고 계신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월경통이 힘들 때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 받는 경우는? 본인 해결 방법 있을까요?’ ‘내가 나한테 해준 가장 귀한 것은?’ ‘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릴 때 어떤 생각을 하면 좋을까요? 무엇을 먹으면 편해질까요?’
먼저 질문을 적은 사람이 자신만의 대답을 합니다.
-월경통 돌보는 방법으로 내 아픔을 표시하는 문구를 적은 문고리를 문에 달아 자신이 쉬고 싶은 걸 표현하고 도움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더라.
-행성에서 책 <질의 응답>에서 ‘대부분 여성들은 20대 초반 이후 30대 이후로 PMS(생리전 증후군)가 심해진다’고 했다. 나도 30대 이후부터 심해졌다. 다른 이들의 월경통은 어떤지 궁금하다.
-나도 월경통이 30대 이후로 심해졌는데 아이를 낳고 통증이 없어졌다. 출산 이후로 여성들과 월경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없었고, 아들이 크면서 아들 교육을 위해 월경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피임할 때와 통증이 있을 때만 월경을 생각했다. 오늘 내 몸의 월경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돼서 좋다. 자식으로부터 독립된 엄마로 살고 싶다.
-림프를 자극해주면 순환이 잘 되더라. 림프 순환하는 다양한 방법이 궁금하다.
-나만의 자기 돌봄 방법은? 내가 내 몸을 위한 귀한 것을 먹는다. 아파본적이 있어서 나를 돌보는 것이라면 다 해보는데 부작용이 없는 건 대부분 건강을 돌보는데 도움이 된다. 나를 위주로 생각하는 걸 먼저 중요하게 여긴다.
-어떨 때 난 살아있다고 느껴지나요? 잠에서 깼을 때 ‘오늘도 살아있구나!’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커피마시면 두근거려요, 왜 두근거리는지 생각해봄, 폐경이후 가슴이 막 뛰는데 검진했을 때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이유 모르게 가슴이 뛸 때 굉장히 힘들다. 가슴이 5분정도 뛰는데 좋은 생각을 해도 뛴다. 갱년기 증상으로 가슴이 뛰었다. 부교감 신경과 교감신경이 잘 조절되지 않아서 뛴다. 불면증이 생긴다.
-요즘 당신은 어떤 돌봄을 하고 있나요? 어떤 돌봄이 필요한가요? 만성피로였는데 비타민을 엄청 챙겨먹어요. 채식인이 먹는 비타민이 있어요. 효과가 있어요. 몸이 차가워지면 암세포가 커져요. 배를 따뜻하게 해요. 물을 많이 마셔요. 음양탕으로 물을 마셔요. 나를 돌보면 짜증 안 나고 너그럽고 부드러워져요. 나를 돌보면 다른 사람도 돌보고 싶어요.
-여름 월경(?)의 가장 힘든 점. 나에게 어떤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그 냄새에 가장 취약해요.
이제 본격적인 요리 준비에 들어갑니다.
샤브샤브를 준비하는 팀은 채소를 나눠 놓고, 자리 셋팅을 해요. 쏨땀 팀은 칼질을 많이 해야 하고요. 수제비 반죽 팀은 비트를 갈아서 수제비 반죽을 준비합니다.
쏨땀은 태국의 샐러드인데 진짜 쏨땀을 한번도 안 먹어본 앙꼬가 천재 요리사의 감으로 그린파파야 대신 참외를 이용해 만들어본 요리입니다. 매운 고추가 들어가 칼큼한 샐러드가 됐어요.
월경밥상은 항상 둥그렇게 모여 앉아 먹었는데 이번에는 냄비를 가운데 두고 3,4명씩 한 모둠을 이뤄 이것저것 넣어 먹습니다. 비트잎은 이런 맛이구나. 완두콩을 통째로 넣어볼까? 명아주 부드럽고 맛있네. 두부면이란 게 있네. 취향에 따라 자신의 양에 따라 부지런히 넣어 먹습니다.
채식 쏨땀을 한가득 만들었는데, 그새 다 먹습니다. 수제비 반죽도 떼어 수제비도 맛봅니다.
모둠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따뜻하게 부른 배를 토닥이며 마지막 이야기를 나눠요.
<체크아웃>
-아무리 먹어도 걱정 없어요. 채소라 배불리 먹어도 편안해요. 채소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먹어서 편안해요. 집에서는 가족들한테 채소 좀 먹어보라고 강요하는데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네요!
-뭘 먹고 있는지 인식 못하고 먹었어요. 행복해요! 평소에 혼자서 먹거나 둘이 먹는데 오랜만에 같이 먹었어요. 너무 웃으면서 먹었어요. 행복해요.
-잘 먹었습니다. 케이푸드네요! 탁월한 요리 선택이었어요. 센터에서 식당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먹으면서 요리도 배우고.
-따뜻함이 채워졌어요. 남편생각이 났어요. 요즘 남편을 골탕먹이는 중이거든요. 남편도 같이 오고 싶어요.
-남편과 함께 오고 싶다는 말 들으니 확장 되는 것 같아요!
-월경밥상 다른 사람들도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이 양보가 진심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과식할 줄 알았어요. 열흘 전 감기로 고생했는데 땀 줄줄 감기도 똑 떨어질 것 같아요. 안 먹어본 것을 먹어봤어요. 보답하고 싶어요. 다음 기회가 되면 월경밥상 쉐프로-우산
-트림이 나왔어요. 어떻게 하냐고 앙꼬에게 물어보니 공간이 확보되었으니 더 먹어도 된대요. 다음번에 욕심내서 한 번 더 오고 싶어요.
-에너지가 흘러 넘쳐 용솟아요. 땀 쫙. 배부르고 등 따시고. 친구가 와줘서 좋고 날개가 함께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