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이기흥 유승민에 김재열 ISU 회장 가세 유력 실현되면 세계 6번째 ‘IOC 위원 3명 보유국’
한국 체육계가 3명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이끄는 ‘트로이카 시대’를 다시 열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현재 이기흥(67)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40) 대한탁구협회 회장 등 2명이 IO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지난 6월 국제빙상연맹(ISU) 회장에 당선된 김재열(54‧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전략실 사장) 전 대한빙상연맹 회장의 IOC 입성 가능성이 커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김 회장이 2023년 인도 뭄바이 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피선되면 한국은 2002년 이후 20여 년 만에 3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게 된다. 한국이 IOC 위원 ‘3인 시대’를 처음 연 것은 2000년대 초반. 김운용(2017년 작고) 전 대한체육회장과 이건희(2020년 작고) 전 삼성그룹 회장, 박용성(82) 전 대한체육회장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IOC 위원으로 함께 활동했었다. 지구촌 206개 IOC 회원국 가운데 IOC 위원이 3명 이상인 나라는 프랑스(4명) 중국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이상 3명) 등 5개국뿐이다.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와 함께 2명의 IOC 위원을 보유한 한국이 신임 IOC 위원을 배출하면 세계 6번째 ‘IOC 위원 3명 보유국’의 영예를 안게 된다. IOC 위원 정원은 개인 자격 70명,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15명, 국제경기연맹(IF) 대표 15명, 선수위원 15명 등 115명으로 구성되나 현재는 102명으로 13명이 결원인 상태.
김재열, 압도적 지지로 ISU 회장 당선
김재열 신임 국제빙상연맹 회장(왼쪽)이 지난 7월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 본부를 예방,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IOC ISU 집행위원이었던 김 회장은 지난 6월 10일 태국 푸껫에서 열린 ISU 총회에서 전체 유효표 119표 중 77표를 얻어 24표를 받은 여성 후보 패트리샤 세인트 피터 전 미국 피겨스케이팅협회 회장 등 3명의 후보를 제치고 ISU 회장에 당선됐다. 1892년 창설된 ISU 130년 역사상 비(非)유럽인으로는 처음으로 회장에 선출된 김 회장은 앞으로 4년간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종목을 관장하는 ISU를 이끌게 되는데 ISU 내의 탄탄한 조직력을 고려하면 연임 가능성도 크다. ISU 최장수 회장은 제2대 회장 빅토르 발크(스웨덴)로, 1895년부터 1925년까지 무려 30년간 재임했다. 최근에도 오타비오 친콴타(이탈리아)가 1994년부터 2016년까지 22년간 회장을 맡았었다. 김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앞장섰던 이건희 IOC 위원의 둘째 딸 이서현(49)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남편으로, 장인에 이어 IOC 위원에 오를 확률이 매우 높다. 윤강로(66)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은 “규정상 동계종목 국제연맹 회장 3명이 IOC 위원을 맡게 돼 있는데 현재 2명이 결원이어서 대표 동계종목인 빙상(김재열)과 스키(요한 엘리아쉬‧60‧스웨덴)연맹 회장이 빠르면 내년, 늦어도 2024년에는 IOC에 동반 입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윤 원장은 “김재열 회장이 IOC 부위원장을 지낸 고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에 이어 국제스포츠계를 이끌어 갈 재목감”이라고 평가한 뒤 “오는 10월 방한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등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웨슬리언대와 존스홉킨스대, 스탠퍼드대에서 차례로 학사, 석사, MBA 과정을 이수한 김회장은 2011년부터 제29~31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아 연맹의 정상화에 이바지했으며, 대한체육회 부회장,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IOC 조정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는 ISU 집행위원으로 일해왔다.
여자배구 김연경, IOC 선수위원에 도전
한편 지난 19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정책자문 간담회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은 “오는 2024년 8월로 유승민(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IOC 선수위원이 8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며 누가 한국의 후임 IOC 선수위원이 될지에 관심을 보였다. IOC 선수위원은 전 세계에 15명뿐으로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문대성(46·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이 처음 뽑혀 8년 임기를 채웠고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유승민이 당선돼 2024년 임기가 만료된다. 따라서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참가선수들의 투표로 IOC 선수위원을 뽑게 되는데 한국에서 3회 연속 IOC 선수위원을 배출할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 IOC 선수위원 선거 출마의 의사를 밝힌 선수는 ‘배구 여제’로 불리는 김연경(34·흥국생명) 1명뿐이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팀이 4위에 그쳤지만 207득점의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여자배구 MVP에 선정될 만큼 세계적인 스타여서 유승민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도 있다. 김연경 외에도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등 3개 하계올림픽 사격 남자 50m 자유권총에서 연속 우승했던 진종오(43 ·서울시청),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자펜싱 사브르 단체 2연패를 이룩한 구본길(33·국민체육진흥공단), 2016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개인전 우승 등 남녀 통틀어 역대 세계 최초의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커리어그랜드슬램+올림픽 금메달)을 달성한 박인비(34·KB금융그룹) 등도 IOC 선수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 IOC 선수위원은 직전 올림픽까지 참가한 선수들이 대상이어서 30~40대가 주류이지만 동,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IOC의 모든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종세(용인대 객원교수‧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http://mksports.co.kr/view/2022/764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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