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중에 닉네임이 놀부가 있다.
누가 그에게 놀부라고 별명을 붙였는지 또 왜 놀부라고 지었는지 물어 볼 수도 없고해서 우리도 그냥 놀부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가 알기로는 '흥보전'에 나오는 놀부는 동생인 흥부가 부러진 제비 다리를 고쳐주어 그 보답으로 대박을 터뜨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용심이 나서 견딜 수가 없어, 자기도 멀쩡한 제비 다리를 일부러 부려뜨렸다가 고쳐준 댓가로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를 심어 박이 크게 열렸는데 금은 보화가 쏟아질 것으로 잔뜩 기대를 하고 박을 켰으나 쏟아진 것은 도깨비 방망이를 든 악마들이었다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
요즘 LH가 나라를 요동치고 있다.
성난 민심은 진주 본사로 달려가 LH깃발을 내리고 대신 '토지 투기공사'라는 깃발을 올려 나붓기게 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저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식으로 얼버무릴 모양새다.
그리고 일부 놀부심뽀 LH직원은 적반하장식으로 '장차관이나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 데 우리는 하지 못하라는 법이 있나?',
'아니꼬우면 LH로 이직하라'는 블라인드에 댓글을 올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다.
여기서 놀부심뽀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초상난 데 노래하기
남의 노적에 불지르기
불붙은 데 부채질
혼인뻘에 바람 넣기
시앗싸움에 부동하기
길 가운데 허방 파기
외상술값 억지쓰기
소경 의복에 똥칠하기
잠든 놈에 뜸질 하기
곱사등이 젖혀놓기
우는 아이 입에 흙넣기
패는 곡식 모가지 뽑기
맺은 호박 덩굴 끊기
걸인 보면 자루찢기
여승 보면 겁탈하기
애 밴 계집 배차기
지관 보면 패철깨기
의원 보면 침 도둑질
물 인 계집 입맞추기
장독간에 돌팔매질
채소밭에 물동싸기
제주병에 개똥 넣기
사주병에 비상 넣기
곡식밭에 우마 몰기
이하 하략
LH에 취직하려면 이 정도는 기본으로 갖춰야 되는 모양이다.
앞으로 LH 처방이 어떻게 전개될 지 아무도 모른다. 압수수색은 마지못해 일주일이나 뒤늦게 하는 척 하고 당시 책임자인 장관은 사의하겠다고 해도 마무리하라고 붙잡고 직원들은 '아니꼬우면 이직하라'는 등 간이 배 밖에 나온 소리를 내뱉고 있다.
놀부심뽀 보다 더한 LH심뽀가 활개를 치는 세상이다. 오호 애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