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님 팬이라고 하기엔 여태 콘서트 간 적이 없으니 일반인에 가깝고 그렇다고 일반인이라 하기엔 멜론 상위 1% 리스너에 있는 팬인 저.
어느날 멜론알림으로 20주년기념 앨범이 나온걸 보고 그래도 한번은 콘서트 가봐야겠지? 생각을 했었습니다. 멜론 상위 리스너인데 여태 콘서트 안 간게 왠지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현생에 찌들어 그 다짐을 잊고 살다가 어느덧 2월이 다가오고.. 윤하님 노래 듣다 분명 올해 콘서트 할텐데... 언제 하려나 하고 검색하는 순간... 뭐??? 이번주라고????? 잠깐만 표 없는거 아니야???? 이 시기엔 못 구할 것 같은데.... 그래도 알아는 봐야겠지....?
부랴부랴 예매 사이트 접속해서 빈자리 남은데 어디인지 여기 저기 클릭 역시나 좋은 자리는 당연히 없고... 엇? 빈자리라고 나온 곳을 보자마자 바로 예매 다른 좋은 자리 찾을 여유따위는 없었습니다.
순간 왜 아직 비어있는거지? 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하늘이 도와 여태 콘서트를 안 간 저에게 사죄할 기회를 줬구나 싶었습니다.
2월 3일! 토요일 콘서트 당일 아침 일찍부터 콘서트 갈 준비를 했어요. 혹시나 떼창하게 되면 부를 수 있는 준비를 해야한단 마음으로 콘서트에서 부를 것 같은 곡들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고 들 뜬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고 일찍 집을 떠났습니다.
너무 일찍 온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더 부지런한 분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을 보니 응원봉을 팔고 있더라고요.
저보다 더 팬인 분들이 사는게 맞다면서 응원봉은 포기하고 그래도 온 기념이라면서 MD 하나정도... 구매. 아직 기다려야하는 시간이 많아서 기다리면서 고민... 응원봉을 이대로 포기하는게 맞아? 아직 파는데?
큰 공연장이고 구석구석 응원봉의 불빛이 비추고 있다면 윤하님에게 더 좋을 거 같은데.... 내 자린 좋은 자리가 아니기에 그런 느낌을 주지 않을까? 그러니 사자. 그리고 산 김에 더 열심히 응원하자.
텅빈 공연장이 하나둘 채워지는 걸 바라보며 이 많은 좌석을 채우고 있는 그 광경이 참 대단하더라고요. 기다리던 시간이 지나고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첫 곡은 P.R.R.W.
삶의 나침반이 부숴지고 뭘 해야하나 싶던 시기에 수많은 질문을 하면서 살던 때 위로가 되어준 노래였죠. 내가 바란 결과는 없고 왜 이런 결과에 왜 이렇게 됬는지 갑갑했지만 결국 내 삶의 끝이 비극이라도 살아보자고...
바로 이어진 두번째곡은 Black hole 내 나름 빛나는 것들이 블랙홀 같은 것에 빠진 기분이지만 그래도 날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 알아준다면 위로가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게 한 곡이였고...
세번째 곡은 물의 여행 저한테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흘러가는 흐름에 맡기고 힘차게 살아가자고 한 그런 느낌을 주었던 곡이였어요.
어떻게 20주년이란 시간을 해오신 지 알려준거 같았어요. 삶이 힘겨워질수 있어도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위로하며 어찌될지 몰라도 열심히 활동하다보니 그렇게 20주년을 맞이한거겠구나 싶더라고요.
4번째 곡 My Song And.... 20주년이란 해온 가장 큰 원동력은 팬들 덕분이라고 이따 할 시간 없으니 지금 미리 말할께요. 여러분 너무 감사하다고 이야기 하는거 같았어요.
5번째 곡 앨리스 이 곡은 초심? 그런걸 상기시키는 곡이죠. 어린시절 멋 모르고 한 당찬 포부 같은걸 상기시키는 곡 윤하님의 데뷔 전 시절의 마음을 표현하는거 같았죠.
6번째 곡 어린욕심 욕심과는 달리 잘 안 풀리는 상황이 연상되는 곡 그 상황에 포기하지 않게 해달라고 비는... 그런 느낌이랄까? 가수 데뷔 전 힘들었지만 열심히 했던 모습이 떠올랐어요.
7번째 곡 오디션 이 곡만큼 가수 데뷔를 앞둔 시기를 잘 표현한 곡이 없죠. 꿈을 향한 첫 고비를 넘으려는 시기의 포부도 잘 드러나고 윤하님 데뷔할 때 모습이 생각나게 하는 곡이였어요.
8번째 곡 Break Out 힘들게 하는 무언가가 결국 터졌다는 거죠. 윤하님도 가수 활동 중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고... 그 시기를 표현하는건 아닌가 싶더라고요.
9번째 곡 Supersonic 이 곡은 뭔가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다시 기운내서 나아가겠다는 느낌을 주는 곡이죠. 윤하님도 힘든 시기가 있었고 그걸 극복하셨고요.
그렇게 1부를 마쳤어요. 1부는 뭐랄까..... 윤하님의 지난 시간을 훑어본 느낌이랄까?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알고 있으니깐 왠지 윤하님 지금 심경은 어떠신지 궁금하더라요.
2부의 시작! 10번째 곡은... 왜 이거 처음 듣지? 제목은 모르지만 이 노래를 들으니깐 지금이 제일 좋다고 하시니 역시 지금 많이 행복하시구나... 그런걸 느낄 수 있었어요.
이쯤되면 히트곡을 들어야 할 타이밍인데.... 11번째 곡은 혜성 일본에서 이걸로 뜨셨다고 들었어요. 가요계에 혜성처럼 떠오른 초대형 신인. 그때가 생각나는 곡.
12번째 곡 비밀번호 486. 이건 한국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곡이죠. 이걸 뺴놓을 수는 없죠. 활동 당시 많은 인기를 누린 곡이니깐요.
13번째 곡 살별. 살별은 혜성의 순 우리말이죠. 지지 않고 궤도를 돌아 최근엔 스타가 된 윤하님. 이 큰 무대를 서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셨네요.
신나게 즐기고 있자니 윤하님은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쯤되니 다 같이 일어나서 즐기자고 하시네요. 그러고보니 락은 역시 스텐딩으로 즐겨주는 시간이 필요하죠.
14번째 곡 Rock Like Stars 아! 락스타! 예로부터 락스타의 무대는 스텐팅으로 즐기는 시간이 필요하죠. 기분탓인지 중간에 작은 소리로 다같이란 소리를 들은거 같은데...? 이거... 아는 분들보다 모르는 분들이 많은지 호응이 적네요...
15번쨰 곡 텔레파시 슬슬 떼창이 시작됩니다. 헤이! 헤이! 이 곡은 혹여나 잘 모르는 사람도 따라할만한 부분이 있으니 호응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16번째 곡 오르트구름 이 곡은 콘서트에서 떼창을 위해 만든 곡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던 곡이고 최신곡인 덕에 모두가 다 같이 하는거 같더라고요.
슬슬 마지막 곡 차례라 하시네요. 하지만 앵콜을 외쳐달라고 하시는 윤하님. 윤하님 제 예상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스무살 어느날 안 부르시고 가시면 너무 섭섭할 수 있어서 꼭 앵콜을 부를터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속으로 외쳤습니다.
17번째 곡 사건의 지평선 비록 모두 다 앉기는 했지만 이 곡은 역시 절로 따라 부르게 될 수 밖에 없었어요. 저도 이거 떼창하려고 왔는걸요.
열심히 떼창을 한다고 했는데 문득... 이 떼창이 무대까지 잘 전달되고 있는지 걱정되더라고요. 사운드가 너무 빵빵해서 그런지... 무대가 너무 커서 그런지.... 분명 다들 열심히 부르시는거 같은데 왜 그 울림이 안 느껴질까?
앵콜을 외치는 시간 약속대로 다들 나름 소리치시는거 같은데 생각보다 앵콜 외침이 잘 안 들리더라고요. 뭔가 순간 든 우려가 맞았구나... 그 순간은 아쉽더라고요.
앵콜의 시작이자 18번째 곡 스무살 어느날 '스물' 콘서트에 역시 이 곡만큼 이 시간을 잘 표현한 곡이 없죠. 스무살 어느날 맞이해 기억하고 싶은 그 날.. 많은 사랑을 받아 체조경기장에서 하는 이 콘서트..
눈가가 촉촉해지시고 그때 그때 그때 하시는데... 마치 이 콘서트의 한 순간 순간을 기억하며 부르고 있는거 같더라고요.
19번쨰 곡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 선곡이 어째.... 이 추억 이 기억 오래 간직하고 싶은... 이 마음을 너무 잘 표현한 곡이자나요. 지금 생각해도 눈가가 촉촉해지네요.
아직까지도 그 여운이 가시질 않아서 저 이렇게 팬카페 가입하고요. 이렇게 글 쓰고 있자나요. 콘서트떄 추억이랑 기억 이렇게나마 남기고 싶어서죠.
20번째 곡 기다리다(20주년 기념) 20주년 기념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한 곡. 그때 생각하면... 갑자기 응원봉이 작동하질 않아서 막 아쉬웠어요. 저 응원하고 있다고 불빛으로 알리고 싶은데 안되서 답답했죠.
아... 어쩌지 하고 반대편을 쳐다보니깐 반대편 분이 키신 휴대폰 라이트가 등대처럼 보이더라고요. 아! 저거다! 나도 키자! 그때 점점 하나둘 함께하는 라이트가 장관이였어요.
기다리다를 끝으로 윤하님은 들어가시고... 무대 불빛은 켜지고... 전 자꾸 아쉬워서 잠시 멍 때렸습니다. 주변에서 슬슬 다들 일어나시길래 저도 결국 일어나서 나갈 수 밖에 없었죠.
여운이 가시지 않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결국 콘서트에서 들었던 곡들을 다시 떠올리며 멜론에서 한곡한곡 플레이리스트에 넣었습니다. 그리곤 콘서트 당시 모르는 곡에 대한 서칭 계속 했죠.
인상깊게 들은 그 부분이 제목이였고... 지금이 제일 좋아. 멜론에 있나 검색하기 없더군요. 나중에 멜론에 등록되길... 기다리기고 있습니다.
[지금이 제일 좋아]가 없으니 [바람]으로 대체해서 콘서트 리스트라며 듣고 있습니다. 매번 [바람] 나올 때 마다 여긴 [지금이 제일 좋아]여야 하는데... 하면서 아쉬워하는 중이죠.
ps. 만약 [지금이 제일 좋아]를 오랜시간 계속 안 내주신다면.... 저는 참고로 [탓치]마저 락이라 치고 듣을 정도로 충실한 락파이자 발라드파인 사람이지만... [지금이 제일 좋아] 대신 넣은 [바람]이 아니라 [탓치] 넣고... 카페 글 읽다가 본 탓폭도라 하는 자리에 저도 함께할 것임을....
콘서트에 대한 총평을 하면 너무 너무 좋았다는겁니다. 그래서 이 카페에 가입도 하고 다음 홀릭스 자리를 엿보고 있는 중이며... 계속 콘서트 플레이리스트 들으면서 곱씹고 있다가 이렇게 글로 남기는 중입니다.
셋리스트를 짜실 때 락을 기반으로 이런 리스트를 짜신게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저런 질문 속에서 답을 찾고 열심히 하다보니 온 20주년. 팬들에게 감사를 전한 다음 지난 20주년을 함 상기시켜보고... 히트곡을 통해 가수활동을 요약하고 락스타의 무대를 함께 즐길 시간도 주시고 막판에 발라드로 감동에 흠뻑 젖게 만드는 이번 셋리스트 너무 좋았어요.
고해성사 하자면 어느날 누군가 윤하님을 왜 좋아하냐고 물었을때 설명하기 어려웠어요. 제가 윤하님을 좋아하는 이유가 쌓이고 쌓이다 보니 이젠 '그냥' 이라는 말이 편할 정도인 사람이 되어버렸거든요. '그냥'이란 이유는 잘 아는 사람에겐 그걸로도 충분한 이유지만 아닌 사람에겐 부족한 설명이라 생각하거든요.
이번 콘서트 후에 명확하게 설명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가 락과 발라드인 사람이고... 그걸 다 잘 하는 가수가 윤하님이라고! 그래서 제가 좋아한다고요.
쓰다보니 글을 너무 길게 썼네요. 조금이라도 더 그때 그 감정과 생각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었던 마음 한가득... 그간 콘서트도 팬카페 활동도 안 한 사죄의 마음도 한가득... 아직까지도 콘서트의 감동도 한가득 담은 오랜 팬의 첫 글이다보니 길어졌네요.
한때 현생에 찌들어 오랜 시간 잘 찾지 못했지만.... 제가 힘든 시기에 찾아 갔을 떄 그 자리에 있으셨어요.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어주는 음악을 하고 있고 제 마음 한켠에 있는 락의 갈증을 항상 채워주는 가수 윤하님!
20주년 그동안 잘 해오셨고 지금 잘 하고 계시고 있으니 앞으로 잘 될거에요. 항상 고맙습니다! 떙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