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아버지의 월급날엔 늘 까만봉다리 속에 신문지로 둘둘 말아진 냉동삼겹살이 들려 있었다.
엄마는 잽싸게 월급봉투를 받아들고 아이는 냉큼 삼겹살을 받아들고...
상추와 깻잎을 씻어오고 상주변에 신문지를 냅다 깔고 후라이팬에 호일을 깔고 기름장과 고추장을 포진시키면 세팅 끝!
지글지글 타들어가는 삼겹살을 바라보며 군침을 꼴깍꼴깍 삼키던 그 풍경이 먹을 것 많지 않던 시절 우리네 낭만의 한페이지 아니었을까?
가끔 그 시절이 떠올라 냉동삼겹살집을 찾아보는데..보통은 저렴한 가격이지만 돼지내가 나거나 퀄리티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마련...
그러던 차에 열린 귀로 솔깃한 정보가 들어온다..
종로3가에 가면 오래도록 한 자리에서 냉동삼겹을 고집해 온 노포가 하나 있다고..
그래그래 가보자!
친구 하나를 꼬셨다. 물론 미끼는 간단하다..내가 쏜다!!!
20대까진 극장가자면 무조건 종로로 모였었다. 단성사, 피카디리, 서울극장..
그중에서도 가장 컸던 서울극장 부근의 골목안에 한도식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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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디 흔한 오래된 점포의 모습...하지만 왠지 이런 곳이 더 정감이 간다..낡은이가 된겐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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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짤없는 옛날 세팅과 기본에 충실하다 못해 약간 서운한 찬꺼리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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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이래야 꼴랑 이게 전부다..ㅎㅎ 고추랑 마늘도 주긴 하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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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삼겹의 생명은 약간은 바삭할 정도로 과하게 익힌 고기와 돼지기름 머금은 볶음김치~^^
불판의 기울어진 부분에 김치를 포진시키면 자연스럽게 김치볶음으로 변해간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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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삼엔 역시 기름소금장..ㅎ 최고의 조합이다. 생고기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특별한 풍미~~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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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의 장식은 역시..볶음밥~ 개인적으로 이게 제일 맛있었다..간도 적절하고 돼지기름 풍미가 밴 밥알갱이들에서 고소함이 뿜뿜~
1인분에 12,000원/차돌박이 13,000원.
냉삼치고 가격이 싼 것도 그렇다고 양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상당히 괜찮았다. 기본에 충실한 음식 맛 보는 것도 힘든 외식의 홍수..우린 가끔 돈주고 음식쓰레기를 먹기도 하니까..
옛맛을 느끼고 간다는 것 만으로도 대만족~~^^
(언제 요기서 벙개 한번 치까용?)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
일요일은 휴무래요. 헛탕 조심하쎄용~~^^
첫댓글 생삼겹과 달리 냉동삼겹만에 특유의 고소함이 있네요.
맛깔스런 정보 잘 읽었습니다. (언제 요기서 벙개 한번 치세용!)
좋지용~~^^
선선해 지기만 해봐라~~ 막 요래..ㅎㅎ
은박지 깔린게 진짜 오랫만이네요~~ 날 시원해지믄 곧 삼겨비 먹어보아요^^
돼지기름 머금은 김치..좋드라구요~~^^
요기가 별다른 찬은 없지만, 김치도 맛있고 파절이도 딱 옛날 그 스타일~^^
집앞 벙개로 자격 갖추고서 벙 치겠습니다~^^
@포터 화이팅 입니다요~~^^
@오브제 이제 6일만 참으면 일단 우등..ㅎ
더워서 당분간 벙개참여는 자제하겠지만..ㅎ 가을과 함께 벙개시즌도 커밍쑨~^^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이미 회칙에 밑줄 치믄서 읽었습죠~~^^
제가 치는 첫 벙개 나오실 수 있는 영광을 드릴께요..푸힛~
전 냉동삼겹보다 생삼겹이...ㅎㅎ
베이컨 좋아하는 제겐 냉동겹살이가 더~~^^
꼬기가 아니라도 볶음김치와 볶음밥 드시러 가보세요 ㅎ
은박지에 냉동삼겹살~~ 오랫만에 보는 비쥬얼이네요~
오랫동안 사랑받는집은 이유가 있겠죠 ^^
이유가 있습니다~~^^
정겹고 익히 잘 아는 그 맛이 잘 보존되고 있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