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쉬운 성경 시편 127편 1 - 5절
1 여호와께서 집을 짓지 않으시면 집 짓는 자들의 수고가 헛됩니다.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않으시면, 경비병들의 보초가 헛됩니다.
2 헛되이 일찍 일어나고, 늦게까지 일할 뿐입니다. 먹을 음식을 위해 수고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그의 사랑하는 자들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하십니다.
3 아들들은 여호와께로부터 온 상속이며, 자녀들은 여호와께서 주신 상급입니다.
4 젊어서 낳은 아들은 무사의 손에 있는 화살과 같습니다.
5 화살통에 화살이 가득 차 있는 사람은 복 있는 사람입니다. 그들이 성문에서 원수들과 다툴 때에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묵 상>
본문은 <예배 드리러 올라가는 자의 노래>로 ‘성전 순례시’ 15편 중에서 8번째 시편인데, 솔로몬의 시입니다. 솔로몬 왕이 통치하던 시기는 이스라엘 전 역사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때였습니다. 아버지 다윗 왕이 그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위에서 영토도 더 확장하고, 여러 나라로부터 조공도 받았습니다. 게다가 하나님으로부터 그 누구도 받지 못했던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까지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사는 일에는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솔로몬이 기록한 성경이 3권 있습니다.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사랑을 통해서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젊은 시절에 기록하였던 ‘아가서’입니다.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이 절정에 이르렀던 중년에 기록한 것은 ‘잠언서’입니다. 인생을 많이 산 후에 기록한 것이 ‘전도서’입니다. 본문은 불과 5절로 구성이 되어 있지만, 솔로몬의 믿음과 지혜가 압축되어 있습니다.
1. 인생의 주관자 하나님(1-2절)
"여호와께서 집을 짓지 않으시면 집 짓는 자들의 수고가 헛됩니다.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않으시면, 경비병들의 보초가 헛됩니다."(1절) 우리말 ‘집’이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건물(하우스, 빌딩)’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히브리어 '바이트'는 다양하게 쓰입니다. ‘가정(홈)’으로도 쓰였고, ‘국가’로도 쓰였고, ‘성전_하나님의 집’으로도 쓰였습니다. 솔로몬은 왕위에 오르고 난 뒤에 성전을 7년 동안 지었습니다. 솔로몬성전은 유다가 망할 때까지 거의 40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영적인 고향이었고, 하나님을 만나는 ‘만남의 광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솔로몬이 거할 왕궁도 13년 동안이나 지었습니다. 이스라엘 전 역사를 통틀어서 이런 왕이 없었습니다. 솔로몬은 국가가 경제력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나라의 살림이 군사력으로도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경비병’으로 번역된 단어는 ‘과수원지기’로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밤새 양 떼를 지키는 ‘목자’로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과수원지기가 원두막에 앉아서 아무리 불꽃같은 눈으로 쳐다본다 할지라도 전체 과수원을 다 볼 수 없습니다. 목자가 들에 있는 양 떼를 지킨다 할지라도 밤에 맹수가 양을 물고 가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솔로몬이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집(가정, 국가, 성전)을 짓지 않으면, 집을 짓는 사람이 아무리 웅장하고, 화려하게 집을 세운다 할지라도 그 수고가 헛되다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그 성을 지켜주시지 않으시면, 경비병이 깨어 지켜도 지킬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헛되이 일찍 일어나고, 늦게까지 일할 뿐입니다. 먹을 음식을 위해 수고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그의 사랑하는 자들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하십니다."(2절) 아마 사람들은 세상에서 성공의 3요소를 말할 것입니다. 첫째 일찍 일어남, 둘째 늦게까지 일함, 셋째 먹을 양식을 위해 수고함. 이것을 한자로 표현하면, 불철주야, 동분서주입니다.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일하기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그것이 ‘헛되다’고 말씀하십니다. 근면, 성실, 부지런한 삶이 불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그렇게 살아도, 하나님께 우선권을 두고 살지 않으면 어리석은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전 15:58) 고린도전서 15장은 ‘부활장’이라고 불립니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못했으면 복음을 전하는 것도 헛됩니다. 믿음도 헛됩니다. 복음 전하는 사람들은 거짓을 증언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의 삶이 전부라면 그리스도와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에, 결코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수고를 부활하신 주님께서 영원한 가치로 승화시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그의 사랑하는 자들에게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하십니다." 이 부분은 '진실로 주님께서 사랑하는 자에게 그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을 주신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이 없는 사람은 욕망과 두려움으로 인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애를 쓸지라도 하나님의 공간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공간이 없는 사람은 여유가 없습니다. 여백이 없습니다. 여가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잠을 잘 수도 없습니다. 쉴 수도, 놀 수도 없습니다. 자기 혼자서 세우고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활의 풍요로움은 경제적 여유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의 여유에서 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의 삶에는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공간, 하나님께서 지키시는 여백이 있습니다. 그래서 잠을 잘 수 있습니다. 그때에도 하나님께서는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2. 자녀양육의 주관자 하나님(3-5절)
고대에 하나님께서 복주심의 대표적인 예가 ‘자녀’였습니다. 시인은 이것을 예로 들어서 하나님의 세우심과 지키심을 강조합니다. " 아들들은 여호와께로부터 온 상속이며, 자녀들은 여호와께서 주신 상급입니다." 이 말씀은 가정을 꾸려가는 것도 하나님의 세우심, 하나님의 지키심의 결과라는 것을 설명합니다. ‘상속’은 ‘상속받은 재산’, ‘물려받은 소유’를 뜻하는 말입니다. 유산, 상속이라는 말은 그 재산을 형성하는데 나는 아무런 공로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재산이 나에게로 왔다는 의미입니다. 자녀가 유산과 같은 존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물려주신 것이라고 하십니다. ‘상급’의 문자적인 의미는 ‘임금’, ‘삯’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창 15장).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얻기 위해서 무슨 노력을 한 것이 아닙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가를 지불한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선행적 은혜로 찾아와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자녀를 그렇게 주셨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젊어서 낳은 아들은 무사의 손에 있는 화살과 같습니다. 화살통에 화살이 가득 차 있는 사람은 복 있는 사람입니다. 그들이 성문에서 원수들과 다툴 때에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4-5절) 이 말씀은 젊었을 때에 결혼하여 낳은 자식들은 그 부모가 늙었을 때에 다른 집의 자녀들보다 더 장성하였을 것이기 때문에, 그 부모에게 힘이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성경에서 ‘손’이나 ‘팔’은 ‘힘’을 의미합니다. ‘무사’의 손은 얼마나 그 힘이 억세겠습니까? 게다가 그 손에 화살까지 있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화살통에 화살도 가득합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쉽게 건들지 못할 것입니다. 고대에 중동에서 재판은 성문이 있는 곳에서 열리곤 했습니다. 그 재판에서 자신이 분명히 옳고,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없으면, 상대의 원수가 거짓증인들을 세워 무기력하게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에 건장한 아들이 많은 사람은 억울한 공격을 당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호위무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본문은 당시 순례자들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을 것입니다. “하나님, 솔로몬과 같은 왕이 국가는 경제력으로 세워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라의 안보는 국방력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많은 재산으로 가정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힘이 있다고 나라와 가정이 지켜진다고 착각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국가와 가정을 세우시고, 지켜 주셔야만 안전할 수 있음을 잊지 않게 해 주십시오" 노래하며 성전을 향해 올라갔을 것입니다. “하나님,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고, 열심히 하기만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우리가 수고를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만,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우리를 세우시고 보호하시며, 복 주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노래했을 것입니다. “하나님, 우리에게 상속과 상급으로 자녀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자녀들이 손안에 있을 때에, 이 아이들이 배우자를 만나 떠나기 전에 믿음으로 잘 양육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를 드렸을 것입니다.
우리도 순례자로서 살아갈 때에, 우리의 삶을, 우리의 가정을, 우리의 일터를, 이 나라 이 민족을 세우고 지키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잊지 마십시다. 오직 하나님의 필승불패의 은혜, 불가항력적인 은혜로 살아가십시다. 그러한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서 성화의 의무를 다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십시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 세상과 나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해 가십시다. 영적인 사람은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남을 살리는 이타적인 삶으로 구원의 신비를 이뤄가십시다. 그러한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기도>
역사의 생명을 이어가시는 아버지 하나님!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지고,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지녔던 왕이라고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안보를 책임져 주시지 아니하시면 아무것도 아님을 깨우쳐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나의 가정과 자녀와 집안도 하나님께서 세워주시고, 지켜 주옵소서.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자리에 들면서, 수고함으로 먹고 마심이 능사가 아니라 하나님을 목적으로 삶을 살게 하옵소서. 무엇을 좀 더 모을까 동분서주하지 않게 하옵소서.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게 하옵소서.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정상적으로 해 나가는 나의 삶이 영원한 가치로 승화 되어지게 하옵소서. 또한 나에게 기업과 상급으로 허락하여 주신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을 알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