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후드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문화방송입니다!
푸른 용의 해, 갑진년 한 해가 (이미) 밝았습니다.ㅎㅎ 많이 늦었지만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오늘 소개할 저의 소장품은 美 백악관이 대통령 서명용으로 낙점한 Cross社의 센츄리 메달리스트 샤프&볼펜 세트입니다.
I. 들어가기에 앞서
본격적인 소개를 하기에 앞서, 제 이야기를 잠깐 하고자 합니다. "난 너의 이야기따위엔 관심이 없느니라!" 하시는 분들께선 II.으로 바로 넘어가심 됩니다.ㅎㅎ
제겐 작년부터 절 괴롭혔던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크로스의 볼펜을 갖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었습니다.
원래 크로스 사의 볼펜을 알고 있었지만, 큰 관심을 두진 않았습니다. 미국 백악관이 선택한! 등의 수식어를 남발하며 큰 관심을 끌려는 다양한 소개글과 영상이 돌아다니지만, 지금은 중국 OEM 생산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저 그런 브랜드1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영화 <양들의 침묵>을 보다가 우연찮게 스치듯 지나간 크로스 볼펜을 보고, 무슨 병이라도 걸린 양 갑자기 크로스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에 제 이목을 빼앗다니, 분명 매력있는 펜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 이루부터 크로스 볼펜에 대한 욕심은 집착(...)으로 이어졌고, 계속 매물을 찾아보았지만 항상 간발의 차로 놓치게 된 펜이었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아닌가보다... 하고 마음을 비우며 살고 있던 저였습니다.
II. 펜에도 인연은 있는 것일까
펜에도 인연이 있다면 그것은 필연(筆緣)일 것입니다. 우연찮게 좋은 가격에 나온 크로스 볼펜을 보고, 냉큼 업어오게 되었습니다!ㅎㅎ
제가 크로스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는, 지금 판매 중인 크로스 사의 필기구들은 모두 중국 OEM 생산이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중국 OEM 생산이라고 해서 반드시 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지만... "CHINA"라는 글씨 하나가 사람 마음을 동하게 하는지라...ㅎㅎ
그래서 제가 찾던 크로스 볼펜은 중국 OEM 생산 이전의 미제, 즉 구형 빈티지 모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미사용 신품으로...!!! 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구하게 된 크로스 볼펜과 샤프 세트는 비닐도 뜯지 않은 상태의 신품이었습니다. 그렇게 고대하던 녀석이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희한하게 연이 닿았네요.
물론 세월의 흔적으로 여러 얼룩이 남아있습니다만, 육안으로 확인해보니 펜 자체에는 이상이 없고 겉의 비닐에 생긴 얼룩이더라고요.
오랜 시간이 지나면 펜 표면에 기스나 얼룩 등은 당여히 발생하지만, 아예 뜯지도 않았다보니 그러한 훼손이 아예 없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크로스는 현재 중국 OEM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혹 미제와 OEM 중국제 크로스 볼펜 구별법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구별 방법은 쉽습니다.
외부 이미지를 가져오는 것에 예민한 편입니다만,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불가피하게 구글 미이지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위의 사진과 같이 사자 모양과 더불어 둥글둥글한 "CROSS" 로고를 사용합니다. 반면 제가 올린 사진과 같이 약간 각이 진 CROSS를 사용한다면 미제 크로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케이스나 전체샷등이 없고 펜만 있을 경우 가장 쉬운 판별법은 클립의 "CROSS"로고 타입을 보는 것입니다.
지금은 "크로스"라고 하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과거엔 쉐퍼, 파카 등과 같이 유명한 미국 필기구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었으나, 젊은 층 사이에선(특히 볼펜이나 샤프류 중에선) 라미나 파이롯트 등에 밀려 그 존재감이 희미합니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크로스는 1846년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 온 유수의 브랜드입니다.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미 정부에 공식적으로 납품하는 지정 브랜드이기도 하고요.
중국 OEM 생산 방식으로 전환된 이후 초기엔 내구성이나 퀄리티 이슈가 잠깐 있었으나, 약 3세대 정도 거친 지금은 예전의 실력을 많이 되찾았다고 평가받기도 합니다.
III. 볼펜은 크로스!
참으로 희한한 것은, 볼펜이냐 샤프는 파카나 몽블랑보다도 크로스가 끌리던 것이었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볼펜'하면 크로스가 떠오르고, 제가 갖고 있는 파카나 몽블랑보다도 크로스의 볼펜이 더욱 끌립니다.
얇은 바디와 적절한 금빛의 조화가 실로 아름답습니다. 물론 배럴이 얇다보니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볼펜도 대학 생활 중 잘 쓰고 있습니다만, 도난의 우려와 더불어 자칫 잘난 척 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고... 파카 조터는 특유의 딸깍거림과 유격이 내는 소음이 신경 쓰입니다.
은은한 은빛의 바디와 조용한 트위스트식 심 배출은 적절한 고급스러움과 절제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사실 만년필은 몽블랑! 펠리칸!과 같이 특정 브랜드가 최고라는 지론에 단호히 반대하는 1인입니다만, 이상하리만치 볼펜은 크로스가 단연 최고라고 생각됩니다.
유려한 디자인, 오래된 역사, 준수한 성능. 일종의 기호품이자 사치재로 인식되는 필기구 시장 속에서 균형잡힌 진정한 펜이 크로스 펜이지 않나 싶습니다.
실사용으로 데려온 친구이지만, 보면 볼 수록 감탄이 나와 아까워서 어떻게 쓸지 고민입니다...ㅎㅎ
첫댓글 비닐 속 자태가 아름 답네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레종님 안녕하세요? 저도 볼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자태입니다.ㅎㅎ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네요:D 부족한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펜에 입문하게된 이유는 펜에는 역사와 스토리가 있어서인데, 크로스 스토리도 재미지더라요. 좋은펜 좋은글 잘봤습니다. 그리고 문화방송 로고 멋져용^^
불량곰님 안녕하세요? 많이 부족한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펜뿐만 아니라 그 배경에 얽힌 스토리는 참 재밌습니다.ㅎㅎ 그래서 더욱 빠져드는 것일까...하고 스스로 정당화해 봅니다.ㅎㅎ
크로스제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니 많이 아쉽네요ㅜㅠ ..크로스 제품이 조지부시 전 마국대통령도 애용했고 전통적인 미국펜 이고 저도 여러 모델을 소장하고 있습니다..전에 들은 바로는 크로스 볼펜의 볼펜 볼에는 천연 다이아몬드가 들어간다고 들었습니다..실제로 제가20여년전 구입한 크로스 리필이 1박스 있는데 지금 써도 바로 나와서 놀란적이 있습니다..저도 크로스 애호가 입니다..^^저도 크로스150주년 한정판 세트, 라피스 라줄리등 다수 소장하고 있습니다.크로스 애호가를 만나서 반갑습니다..
민트향기님 안녕하세요! 크로스 애호가시라니 굉장히 놀랍고 반갑습니다.ㅎㅎ 의외로 크로스라는 브랜드를 잘 모르더라고요. 특히 젊은 세대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나름 역사도 있고 디자인이나 성능도 준수한 편인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최근에 쉐퍼를 인수했다는 소식을 듣고 재기를 노리는 듯 한데, 부디 잘 마무리되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재도약의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나저나 달아주신 댓글 덕분에 몰랐던 사실을 또 하나 알고 갑니다!! 천연 다이아몬드라니... 엄청난데요?? 어쩐지... 저도 제가 산 요 크로스 볼펜을 의심 반 기대 반으로 바로 써 봤는데, 잉크가 너무 잘 나오더라고요.ㅎㅎ 또 한 명의 크로스 애호가로서 나중에 민트향기님께서 보유 중이신 어마어마한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날이 있었음 좋겠습니다...!!ㅎㅎ
@문화방송 문화방송님..반갑습니다..댓글 감사합니다^^
찾으시던 걸 찾으시다니 얼마나 기쁘셨나요ㅎ 근사하네요 정말ㅎㅎ
수원시민님 안녕하세요! 이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네요.ㅎㅎ 기쁨을 넘어 감동까지 밀려옵니다...ㅎㅎ
40여년 전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가슴 울렁이며 100달러 지폐로 산 첫 면세품이 Cross Classic Century 14Kt 금장 (1/20 Gold Filled Ball-point Pen) 볼펜이었습니다. 다행히 잃어버리지 않고 40년 넘게 지금까지 잘 쓰고 있습니다. Yellow gold 색깔을 띄는 Cross Classic 10Kt 금장 볼펜 제품도 있으나 Cross 14Kt 금장 볼펜은 rose gold에 가까운 고급 색감을 지니고 있어 지금도 사용 시 가슴이 뜁니다. Cross Classic Century 14Kt 금장 볼펜은 아마존에서 구할 수 있으나 지금은 미화 250불 전후의 가격으로 알고 있습니다. 볼펜 몸체가 가늘어 서양 사람들 손에는 작은듯 하지만 작지만 탄탄한 느낌은 Cross Pen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개성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러 색상의 Cross Century Ball Point Pen을 대한항공 내 면세품으로 판매하고 있어 한번에 10개 씩 사서 친지-친구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었던 좋은 추억이 있습니다.
holyholee님 안녕하세요! 와~ 그 시절의 대한항공이라니! 엄청난 아우라가 느껴지십니다...!! 저도 14k 내지는 18k gold gilled 모델을 구해보려고 하였으나, 연이 닿지 않아 마음을 비우고 기본 모델을 업어왔습니다.ㅎㅎ gold filled모델은 왠지 모르게 기품이 느껴지는 볼펜같습니다. 멀리서 보아도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덕분에 댓글 재밌고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좋은 사진까지... 정말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