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향(竹鄕)으로 이름난 담양의 죽녹원 ◆
전남의 담양하면 대나무 고장이 떠오른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다면 누각(樓閣)과 정자(亭子)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조선시대 많은 선비들이 이곳으로 찾아들어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지내면서 시(詩)와 가사문학(歌辭文學)의 산실이 되어 진 곳이다.
필자는 그 옛날 시인 (白夜) 한 분과 문학기행으로 선비들이 즐겨 찾았던 대표적인 정자를 둘러보았다.(면양정. 송강정. 식영정. 명옥헌. 소쇄원. 환벽당. 서하당 등)전국에서 유일하게 이곳에 가사문학관이 있을 정도 이다.
문학기행 당시 여행 일정 관계로 죽녹원을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간직한 채 4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 이제야 결심하고 담양의 죽녹원을 향해 집을 나섰다.(2018.8.10.)
죽녹원
죽녹원(전남 담양군 향교리)은 죽향(竹 鄕)으로 이름난 담양에서도 대표적인 명소로 꼽힌다. 지난해(2017년) 이곳을 찾은 관광객이 무려 160만 명이라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숨어있는 사연이 있다. 이곳 향교리에는 주민 70여 가구가 모여 옹기종기 살면서 죽세품 제작이 주된 생계수단이었다.
대바구니. 참빗. 부채. 수저. 수저통이며 죽부인 등 다체로운 생필품의 죽세공 산업이 플라스틱제품으로 대체되면서 대나무제품은 사라지기 시작 하였다. 당시 최형식 담양군수는 “죽제품 만으로는 미래가없다”고 주민을 설득하여 당시 2003년 5월에 개인 소유 대나무밭 17만2.600㎡를 44억 원에 사들여 죽녹원 조성에 나섰다.
이에 주민들은 또 대밭이냐며 반대 했지만 관광지 개발만이 답(答)이라고 적극 추진한 결과가 오늘의 빛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죽녹원이 힐링 여행지로 소문나면서 “2015년 꼭 가봐야 할 관광지”로 선정되어 관광도 하고 우리 조상들이 만들었던 죽세품을 보려고 이곳에 설치된 “한국 대나무 박물관”엔 언제나 만원사례이다. 담양 사람에게는 대밭은 그들의 통장(通帳)이 되었다.
군포에서 07시에 출발하여 죽녹원 도착은 11시40분이었다. 오면서 차에서 간식으로 시장기를 면하였기에 곧바로 죽녹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왕릉의 홍살문처럼 생긴 문에는 죽녹원의 간판이 붙어있다. 계단을 타고 오르면 널따란 광장이 나오고 매표소 출입문에 들어서면 마사토 흙 길 따라 대숲길이 이어지면서 2층짜리 커다란 기와집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이 봉황루(鳳凰樓) 전망대 이다.
전망대에 올라 남쪽을 바라보면 인조 28년(1648)에 담양부사가 영상강 상류인 담양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둑을 쌓고 나무를 심었다. 지금은 200살이 넘은 고목들이 되어 1.6㎞의 제방 따라 팽나무. 느티나무. 푸조나무. 벚나무들로 176그루가 휘귀한 자연 풍광을 이루어냈다. 이곳을 이름 하여 관방제림(官方堤林)이라 한다. 봉황루에서 내려와 가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당일치기 여행은 시간의 제약을 받아 포기했다.
여름은 대나무 숲에도 머물러 있었다. 땡볕을 피하기 위해 대나무 숲속에 놓인 벤-취마다 피서객들이 앉아 죽림 욕으로 여름을 즐기고 있다. 여름에 대나무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는 잣나무. 소나무. 신갈나무보다 많다고 한다. 숲은 천연신경의 안정제이며 자연건강의 센터이다. 모든 꽃과 나무의 향기는 달콤하고 감미로운 새색시 방(房)처럼 느껴진다.
울산시 대나무 십리 길에는 왕대만 있었으나 이곳 죽녹원에는 왕대. 본죽. 맹죽 등 10여 가지의 다양한 대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다. 10여m 높이의 대숲 끝엔 파란 하늘이 빼꼼이 열리고 8가지 주제(主題)로 2.3㎞의 산책로가 조성되었다.
제1길 : 운수 대통 길. 제2길 : 사색의 길. 제3길 :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제4길 : 죽마고우 길. 제5길 : 추억의 셋 길. 제6길 : 성인산 오름 길. 제7길 : 철학자의 길. 제8길 : 선비의 길
산책로 따라 걷다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하여 대나무 숲길을 걷는 모습을 사진에 담은 사진판이 길가에 세워져있다. 각 산책 코스 따라 4개의 정자가 세워져 길손들에게 쉬어가라고 유혹한다. 대나무 숲에는 계곡의 물줄기를 폭포 화하여 시원함을 느끼게 하였다.
대숲에 바람이 불면 쭉쭉(竹竹)뻗어난 대나무 잎끼리 부딪히며 내는 사각사각 소리가 인간이 제작한 어떠한 악기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소리 인 것이다. 죽녹원에 둥지를 튼“아트센터 대담”이란 이름의 미술관이 있다.(관장 정희남) “대담”은 대나무 담양의 약자라고 한다.
1.000여 평의 부지에 미술관을 건립하여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서 바람 따라 나풀거리는 댓잎의 모습이며 햇살이 대숲에 내려 쬐는 모습이며 달밤에 대나무 가지에 내려앉은 달빛. 그리고 대숲에 내리는 함박눈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 볼만하다. 그 뿐 아니라 천혜의 자연을 품은 이곳은 미술. 음악공연이 어우러지는 명소이다.
해마다 담양에서는 죽취일(竹醉日) 이라 하여 죽엽주를 마시고 화전놀이 로 즐기면서 마을의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는 전통적 풍습이 전해오고 있다.
※ 담양은 주로 왕대와 솜대가 주류를 이루면서 1.800㏊의 죽림(竹林)을 이루고 있다.
※ 죽녹원 관리사무소 061-380-2680
담 양 의 메 타 세 쿼 이 아 길
이왕에 담양에 왔다하면 또 다른 상징인 “메타세쿼이아 길”을 빼 놓을 수 없다. 차도(車道)의 가로수 길로 무려 2.1㎞구간이 터널처럼 조성되어있다. 높이 30여m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난 나무 끝을 보려면 고개를 뒤로 한껏 제처야 한다. 길 양편으로 도열(堵列)하듯 서 있는 2.1㎞의 가로수 길 끝이 아물 하게 보인다. 메타세쿼이아는 초봄엔 연두색 여름엔 진초록 가을에서 초겨울 까지는 갈색 한 겨울에는 눈에 덮여 하얀색으로 철 따라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장관이란다.
학계의 보고는 300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 멸종된 것으로 되었으나 1941년 중국에서 4.000그루가 극적으로 발견되어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나무를 수입하여 이곳에 가로수로 심어 지금은 명소가 되었다.
가로수 길을 걸어가다 보면 유럽풍의 이색적인 작은 마을을 만난다. 메타세쿼이어의 메타와 불란서 동남부 휴양지로 유명한 “프로방스”를 따서 합성어로 “메타 프로방스”이다. 부지 13만5.000여㎡에 민간 사업자가 670억 원을 들여서 이국적인 건축술로 펜션. 식당. 카페 등 56개동이 들어서 있다.
농촌의 정서와 유럽의 낭만을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이 늘어만 가면서 지난해(2017년) 200여 만 명이 찾아왔다고 한다. (담양 인구 4만8.000명의 41배)
옛날엔 소쇄원등 누각과 정자에 흐르는 선비들의 시와 가사문학의 산실도 구경하였고 오늘에 이르러 죽녹원. 메타프로방스. 마을도 구경하였다.
죽향(竹鄕)으로 이름난 담양은 한번쯤 가 볼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