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마음 속에 담아 둘 걸 그랬나?.....
* 산행일자 : 2024년 6월 11일(화요일)
* 날씨 : 맑음
* 동행자 : 산수
* 산행코스 : 병곡횟집 앞 주차장 - 양어장 - 빙기실계곡 - 백암봉 아래 대간길 - 횡경재 - 송계사 아래 주차장
* 산행시간 : 10시간 27분
* 산행거리 : 약 13 km
* 주요구간 산행시간
08:40 : 병곡횟집 앞 주차장
08:47 : 양어장 지나 계곡으로...
09:13 - 27 : 커피타임
10:07 : 목교와 이정목(동엽령 2.5k, 병곡 1.5k)
10:20 - 46 : 산정나누기
10:59 : 대구마루금 시그널
12:08 : 와폭(?)
12:13 - 14:08 : 점심
14:12 : 쌍폭
14:36 : 합수점(우측 계곡으로...)
15:13 : 합수점(좌측 계곡으로...)
15:40 : 계곡 벗어나 우측 지능선 방향으로...
16:11 : 대구마루금 시그널
17:03 : 대간길 만남
18:00 : 횡경재
19:07 : 송계사 다리
오늘은 북상면 병곡횟집 앞으로 흐르는
빙기실계곡을 탐구하려고 한다
여러 지계곡이 모여서 빙기실계곡을 이루는데
그 중에서도 백암봉으로 올라가는
가장 긴 녀석으로 오룩스 맵에서는
"큰대앞골" 이라는 이름으로 표기가 되어 있다
넉넉한 덕유산이 품은 골짜기라
큰 기대를 가지고 갔는데.....
병곡횟집 앞
병곡횟집 안으로 들어가니
"오늘은 쉽니다" 라는 안내판이 걸려있다
15-6년 전에 서너 번 지나다녔으니...
참 오랜만에 발걸음을 한다
좋은 길을 따라 걷다가
양어장 건물을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계곡으로 내려선다
아무리 넉넉한 품을 지녔다고 하는
덕유산이라 하더라도 최근에 비가 오지 않았으니.....
계곡에는 물이끼가 낄 정도로 수량은 형편없으나
산의 크기만큼이나 계곡은 넓고 밝아서 좋다
그런데 큰 물웅덩이(沼)가 자주 나타나서
에돌아 오르려니 여타 계곡산행 보다 더 힘이든다
협곡과도 같은 녀석을 만나면 방법이 없다
산수님은 바지만 벗고 그대로 직진을 하고
나는 좌측으로 에돌아 올라가려는데
경사도 경사지만 돌멩이와 낙엽, 그리고
흙까지 푸석하니 조심스럽다
작년에 대구마루금 산악회에서
다녀갔다고 해서 산행기를 보았는데...
참고할 만한 시간과
합수점에서 지능선으로 올라갔으며
동엽령에서 내려왔다는 대략적인 기록을 봤다
우측에 등로가 보여서
등로로 나갔더니 이정목이 있다
최근에 한 듯 깨끗하건만
왜 비탐으로 막고 있는지 모르겠다
마루금에서는 이곳 목교까지는
좋은 길로 올라와서 계곡산행을 하였는데...
그게 현명한 선택(?)이었는 듯 하다
목교까지는 경사가 완만해서 그렇다치더라도
이제부터라도 "우와" 하는 탄성이 터져야 하건만...
도무지 크게 변화가 없이
그저그런 골짜기가 계속 된다
산정을 나누던 곳....
작지만 아담한 반석(磐石)은
산정나누기 장소로 산수님이 좋아하는 곳이다
힘도 들고 진도는 더 더욱 안나가니
이곳에서 산정이라도 나누면서 숨고르기를 한다
이곳까지 겨우 2.5k 정도 온 지점이다
이후도 고저가 없는 계곡은 계속되는데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것은
바위의 크기도 있지만 심심찮게 나타나는
물웅덩이(沼) 때문이기도 하다
..
인공적인 축대도 보인다..
길로 사용했을 법한 곳인데....
이런 녀석이 앞에 나타나면....
이렇게 올라가야 하니
에너지 소모가 커서 힘이 들 수밖에....
오를수록 계곡미가 점점 떨어진다
게다가 바위는 크니 자주 에돌아 올라야 한다
조금씩 기대를 갖게 하는 것 같더니...
에궁.... 폭포라 해야되나?
그래도
수량이 많으면 봐 줄 만 할까?...
가야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았는데
시간에 비례해서 거리는 줄지는 않고...
점심이라도 먹고 가자면서 저 멋진 곳에 터를 잡는다
점심 먹고 출발하자마자 쌍폭을 만난다
어랍쇼! 이제는 조금 기대해도 되나? 했는데...
수량이 많으면 꽤 그럴 듯한데...
요 쌍폭이 제일 눈길을 사로잡은 녀석이다
바위가 미끄럽지 않아서 직등을 한다
기대를 했던 내가 무안하게도
계곡은 평범함을 고수한다
오르는 것을 힘들게 하는 상황은 계속되지만...
너무 많은 기대를 했나? 싶어서
반성(?)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합수점에서 우측으로.....
합수점을 지나면서는
수량이 많으면 괜찮은 녀석들도 나타난다
수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합수점... - 좌측으로 가야한다 -
대구마루금 산악회에서는
이곳 합수점에서 가운데 지능선으로 붙어서
올라갔다고 하는데....
우리는 백암봉 아래까지 이어진 계곡을
끝까지 이어가려고 계획을 세웠기에
좌측 계곡으로 간다
계곡을 오를수록
나무가지들이 계곡을 가로지르고 있어서
진행이 많이 더디다
저 위로 보이는 계곡에는
작은 나무들이 계속 덮고 있어서
이곳에서 우측 산길로 탈출을 한다
계곡을 벗어난 지점에는 바로 이런 상태라서
더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있었다
계곡을 벗어난지 20 여 분 후에
대구마루금 시그널을 볼 수가 있었다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일까?....
이 고약한 능선에는 요 녀석 하나만 걸려있었다
동물의 쉼터...
군데군데에 동물이 쉬던 곳과
비트 같은 곳들이 나타난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거의 끊겼던 곳이라서
녀석들도 마음 놓고 쉬고 있었을 텐데....
산수님의 소리가 들리는 순간
고라니 한 마리가 전력을 다해 아래로 내달린다
"미안하구만...."
이미 계곡치기를 하느라
체력은 거의 다 고갈되었는데
오를수록 길은 더 고약해진다
경사도 심하니 열걸음도 못떼고
숨고르기를 해야만 오를 수가 있었다
사초가 보이면 곧 대간 길인데
키가 작고 억센 녀석들이 촘촘하게 있어서
빠져나오느라 이래저래 힘든 능선이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나뭇가지 등이 방해를 하더라도
계곡으로 진행을 했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수령(빼재)으로 가는 능선...
수령(秀嶺)으로 가는 대간 길은
참 폼나게 걸을 수가 있었는데
체력이 고갈되니 걸음이 가끔은 흔들리더라
횡경재에서 잠시 목을 추기고
송계사 입구까지 내려오는데
와! 이 길이 이렇게 힘이 들었나 싶을 정도로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었다
송계사 아래 다리....
차라리 마음 속에 아껴두고 상상만 할 것을.....
기대에 미치지 못한 빙기실 계곡 탐구 산행에
오늘도 함께한 산친구에게
고마운 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