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기도
2023년 새해 첫날
다시 채워진 삼백예순다섯 날의 처음을
떨림으로 정결함으로 새롬으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1.
“하느님의 뜻을 마음에 담은 사람들을
사랑 존중 성실 진실하게 대하며
담긴 뜻을 끌어내 주고 북돋아
그들은 나로 인해 행복하고
난 그들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오래도록 곁에 남는 사람으로 살겠습니다.”
한 장 남은 달력을 보고
열한 장 보내는 동안 못한 거, 저거에 채울 수 있나
2.
“하나님 보시기에 예쁘게 살고
어렵고 외롭고 아프고 배고픈 사람을 어루만져
그들의 버팀목 울타리가 되겠습니다.”라고 기도했는데,
달랑 한 장 남은 달력 앞에
열한 장 빈칸, 한 장에라도 채울까
3.
“읽어 내면을 채우고, 쓰며 펼치고, 사색하며 다지고
삼백예순다섯 날 성장하며
끌어안는 넓은 마음, 때로는 자기를 채찍질하여 깨어있는
다른 사람 눈의 티끌보다
내 눈의 들보를 더 크게 보는 사람으로
살겠습니다”라고 기도했는데,
아직 한 장 남아 있는 달력에
성장하는 모습 더 담아 볼까
4.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 사과’(잠 25:11) 같은 합당한 말
자신과 이웃을 위한 꿈을 발견하고 실천하는 능력
열린 마음과 사고로 거듭나는 슬기로움
주변을 이끌어 가는 빛
불퇴전의 기개를
고루 갖춘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는데
이 모습 이대로
아직 한 장, 살고 싶다.
5.
2023년 첫날,
“기도하는 이 모든 것들은
누군가 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 이미 내 안에 있는 것들로
내가 찾아내 만들어 가는 것임을 깨닫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던 것처럼
아, 2024년 새해에도 이렇게 기도하고, 이렇게 살아야지
다지고 새기게 하옵소서.
이 한 달이
“잘했다. 참 잘했다. 넉넉하게 잘했어”라고
거울에 비친 나를 향해 쓰담쓰담
만족한 미소를 짓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