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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남짓,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크고 작은 갈등과 마찰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주목할 점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문제의 발단인 경우가 많다는 것. 엄마들의 궁금증을 바탕으로 ADHD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와 마인드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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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에 한 명은 ADHD 의심, 혹시 우리 아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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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학년 준형이(가명)네 교실은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다.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고 쉴 새 없이 조잘대는 준형이 때문에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어려운 것. 게다가 책상을 쿵쿵 두드리고 지나가는 친구에게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등 돌출 행동도 서슴지 않아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까지 곤혹을 치른다. 엄마 박미란(가명·37)씨는 “올해 초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소아정신과에 갔다가 ADHD 진단을 받았다. 주의가 산만해 수업을 방해하는 것도 미안하지만, 충동적인 행동 때문에 누가 다칠까 봐 걱정”이라며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장난이 심한 줄로만 생각해 ‘병원에 가보라’는 이웃 엄마들의 충고를 무시한 게 후회되고, 치료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ADHD는 당사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만드는 질환. 같은 반 학생들이 피해를 당하는 일도 많다. 초등 2학년 자녀를 둔 손진아(39)씨는 “아들이 1학기 내내 ADHD 증상을 보이는 친구와 짝을 했다. 선생님이 ‘시간표대로 교과서를 준비하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부탁하셨다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걔 때문에 학교 가기 싫다’ ‘공부를 전혀 할 수 없다’며 힘들어했다. 결국 선생님께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짝꿍을 바꿔달라고 했다”고 전한다. 주의력이 결핍되거나 과잉 행동을 보이는 친구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건 마땅한 일이지만, 감싸고 참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주변에서 ADHD를 앓는 아이를 보는 건 흔한 일이 되었다. 경기도가 경기도교육청과 협력해 올해 2월부터 6개월간 도내 초등학교 1학년 12만 명을 대상으로 ‘ADHD 전수 검사’를 실시한 결과, 11.4퍼센트가 ADHD가 의심되는 관심군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ADHD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진단과 치료 시기가 늦어진다는 것. 경기도광역정신보건센터 보건정책과 지역 보건 담당자는 “ADHD를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학업 성취나 정서 함양 등 발달 과업을 제대로 성취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까지 사회 부적응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진단이 늦을수록 치료가 어렵고 의료비가 증가하는 질환인 만큼, 조기 발견과 대처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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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제대로 알고 대처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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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HD는 한번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던데 사실인가? 치료 기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하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은 통상적으로 치료에 1~2년이 걸린다고 말하지만, 이 기간만 치료하면 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치료 기간을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신경정신과 김봉석 교수는 “환자 보호자들이 치료 기간을 물으면 ‘현재 우리 치료의 목표는 병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아동이 제대로 발달하도록 병을 조절해 생활 전반의 적응과 향상을 돕는 것’이라고 답한다. 병으로 인해 아동에게 많은 손해가 생기는 한 치료는 계속된다. 실제 1~2년간 치료한 뒤 충분한 호전을 보이고 상태가 유지된다면 약을 끊고 관찰하면서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ADHD 치료에 쓰이는 약물의 종류와 작용 기전을 알고 싶다. 혹시 부작용은 없나? 여러 가지 약이 있는데, 약물은 메틸페니데이트 제제 같은 각성제와 아토목세틴, 항우울제, 알파길항제 등의 비각성제로 나뉜다.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막고 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부주의나 과잉 행동, 충동성 증상이 줄어들고 생활 적응도가 높아진다. 각성제와 비각성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비슷하다. 부작용의 정도는 각성제가 더 크지만 치료 효과도 더 좋기 때문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대개 각성제를 먼저 선택한다. 각성제의 부작용은 두통이나 복통, 수면 방해, 메스꺼움, 식욕 저하 등이다. 엄마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체중 감소나 성장 저하가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비각성제 부작용은 약제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요즘 각광 받는 아토목세틴은 식욕 저하가 별로 없고 졸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게 각성제 부작용과 다른 점이다.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가 병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나? 병을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흔한 오해가 ‘크면 저절로 좋아진다’ ‘잘못된 양육의 결과다’ ‘엄하게 키워야 한다’ 등이다. ADHD 발병과 부모의 양육 태도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판명되었지만 여전히 그런 편견이 있다. 감기처럼 매우 흔하게 걸리는 병은 아니지만, 학령기 아동의 7퍼센트 정도가 ADHD로 고통 받는다. 부모가 먼저 ‘힘든 병이지만 치료가 잘되는 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약물 치료와 병행해 부모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조용하고 자극이 적은 환경을 만드는 데 신경 써야 한다. 김봉석 교수는 “ADHD 아동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조용하고 자극이 적으면 자신이 하는 일이나 하려는 행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며 “무슨 내용이든 쉽게 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길게 말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하나씩 짧고 명확하게 이야기한 뒤 잘 알아들었는지 확인하라”고 강조한다. 학습이나 놀이 활동을 할 때도 일대일이나 소집단처럼 참여 인원이 적은 집단이 알맞다는 조언이다.
ADHD 진단을 받았다. 가정에서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나? 양육의 핵심은 양육자 간 일관성이다. 부모나 조부모 등 양육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아동의 상태나 병에 대해 정확히 알고 ‘아이를 어떻게 다룰지’ 원칙을 정해야 한다. 원칙에 따라 아이를 일관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라는 행동을 조장하고 바라지 않는 행동을 줄이는 행동 수정의 원리를 적용하되, 긍정적인 의미인 강화의 방법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좋은 습성과 행동을 더욱 키우도록 강화하고, 잘못된 점은 올바르게 가르친 뒤 그걸 적용하도록 이끄는 게 부모 역할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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