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청옥산
19, 05, 25
산을 사랑하는 이들과 같이 평창 청옥산을 다녀왔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청옥산이 3 개 있다. 동해의 청옥산, 봉화의 청옥산 그리고 평창 청옥산이다. 모두 해발 1천m 이상의 고산이다.
여기 청옥산은 해발 1,256m이다. 능선이 비교적 평탄한데, 정상에는 평탄하고 넓은 면적이 볍씨 6백 두락이나 된다는 뜻에서 지어진 '육백마지기'가 위치해있다. 고랭지 채소를 주로 재배하는데 중턱까지는 포장도로, 그 이후부터 일부 비포장도로를 이용해 정상 근처까지 갈 수 있다.
구름보다 높은 곳에 꽃밭보다 더 아름다운 배추밭이 있는 곳이다. 산 아래 계곡마다 구름이 흐를 때는 신비롭다는데 우리에게는 그런 복이 허락되지 않았다.
대관령보다 400m 정도 더 높다는
고냉지 채소의 원조 육백 마지기. 본격적으로 고냉지 채소를 재배한 것은 1960년대 초라고 한다. 축구장 면적의 100 배가 넘는 면적.
야생화 천국 고산지대라 아직도 민들래가 만발하고...
청옥산 정상 가는 길
하산 길에 바라본 육백마지기 야생화단지로 개발 중이다. 자그마한 모형의 예배당이 서 있다. 요즘은 별을 관측하려는 이들의 차박하는 장소로 인기라고 한다.
산이 높아 구름도 쉬어간다는 육백마지기. 하연 구름이 배추밭을 덮고 있다가는 순식간에 사라지기를 하루에도 수 차례. 늦장마에 여름 햇살이 귀한 것을 아는 고냉지 채소는 잠깐씩 얼굴을 내미는 도깨비 같은 햇살에 알찬 속살을 키워가며 조금씩 자란다고 한다.
계곡에서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와 숲속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으며 오래오래 머물고 싶었다.
유일한 식당인 산너미목장 해발 750m 고지에서 흑염소를 연중 자연 속에 방목하고 있단다. 여기를 찾는 이들은 주변에 지천으로 자라는 산나물 채취, 숲 트래킹 그리고 돌탑 쌓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한다.
황귀 당귀 취나물.... 산나물 채취하고
청옥산 육배마지기에 가는 길은
대게 차체가 높은 SUV를 타고 오지만, 승용차로 오더라도 크게 무리는 없다.
그러나 선너미목장에서 산나물을 채취하고 버스로 하산할 때는 S커브가 너무 심해 버스를 몇 번이나 전진 후진하느라 운전기사가 전전긍긍해서 일부 구간은 하차하고 걸어야 했다.
아주 깊은 산길을 걷다보면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을 듯한데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집이 보인다. 거기서 무얼 먹고 무얼 마시는지 걱정부터 앞서는 건 나이 탓이겠지. 아랫 동네와 제법 거리가 있는데 서로의 고요함을 지켜주는 듯하다. 그저 세상 걱정 근심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아니 자기를 깊이 살피면서 며칠쯤은 머물고 싶은 평창 청옥산이다.
귀경하는 차창으로 그린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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