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 경기에, 중요한 대회에, 테스트에...
빨리 무언가 보여줘야 하는데,
아이는 여전히 경기만 들어가면
바짝 쫄아 도망치기 급급하고
시간은 속절없이 갑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모든 꿈들이 그러하지만
축구는 유난히 더 잔인합니다.
1. 축구 협회 등록된 선수는 3만여 명
2. 초등 축구에서 중등 축구로 진출할 확률 84%
3. 중등축구에서 고등 축구로 진출할 확률 77%
= 초등 때 축구를 시작해서 고등까지 진출할 확률은 64%
즉, 재능이나 성과가 없어도
내가 그만두지만 않으면 고등까지는 간다는 소리입니다.
그럼 초등부터 프로에 입단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0.53%입니다.
앞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치죠.
이렇게 계속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간 빛을 보겠지가 아니란 소리입니다.
지금부터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합니다.
쉽습니다.
경기 중 눈에 가장 많이 띄는 선수가
살아남습니다.
1. 골 잘 넣어주는 공격수
2. 전방으로 볼 공급 잘 해주는 미드필더
3. 공 잘 지키고, 전체를 볼 줄 아는 수비수
위 같은 선수들은 눈에 띄게 되어있습니다.
말로는 그리도 쉬운 게 왜 안 될까요
재능이 부족해서?
연습량이 부족해서?
아니요. 재능은 종잇장 차이일 뿐이고
평일 팀 훈련, 주말 레슨 할 것 없이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있는걸요.
중요한 것은 이겁니다.
실컷 배워 연습해놓고 경기에서는 시도를 해 볼
엄두조차 못 낸다는 것
아이러니입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연습하는 걸까요
1. 실수가 두려워 패스를 주면, 성공할 확률 -> 0%
2. 용기 내서 시도하면 성공할 확률 -> 50%
우리는 승부를 어디에 걸어야 할까요?
.
.
.
대부분의 선수들은 공만 잡으면 갑자기 몸이 얼어버립니다.
수비가 뺏으러 오는 게 너무나 무섭거든요
싸워 이기라고 배운 스피드를, 도망칠 때 쓰고 있습니다
도망치다 길이 없으면 결국 마지막은 회피형 패스로 끝.
그리고 안도를 하죠
'휴.. 안 뺏겼다'
안심되나요?
안전하다고 착각했던 그 플레이는
진학, 중요한 대회, 테스트같이
가장 중요할 때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지금 상황이 속상한가요?
현재의 상황은 과거의 내가 만든 결과입니다.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압도적으로 눈에 띄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시도해야 합니다. 치열하게 눈에 띄어야 합니다.
혹여 실수한다고 해도 점차 갈수록 더 나은 실수를 하게 될 거예요.
축구 처음 시작했을 땐
거침없이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더니
지금은 기술도, 피지컬도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졌지만
오히려 답답한 플레이만 보여주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 아이는 겁쟁이가 되었을까요
바로 [안전하게, 쉽게]입니다.
선수들은 축구 자아가 형성되는 어린 나이 때부터
작은 실수 하나에 너무나 큰 비난을 들어왔습니다.
"왜 네가 하다 뺏기냐"
"너 한 번만 드리블 더 하면 빼버린다"
"쉽게 쉽게 하라고. 주라고"
물론, 시도 다음으로 중요한 성공 포인트는 템포입니다.
템포를 놓치고 질질 끄는 드리블보다는 빠른 패스가 백 번 천 번 나아요.
하지만, 내가 해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패스만 무리하게 요구당하다 보면
시도하다 뺏길 바에
패스가 욕 안 먹고 안전하다며
회피형 플레이가 습관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선수가 그 정도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회피형 플레이를 학습한 선수에게
"네가 좀 제껴봐."
"슈팅 좀 해"
"너 스스로를 믿어. 자신감을 가져"
"적극적으로 좀 해봐"
라는 부모의 응원도
"나는 최고다. 할 수 있다"
"여유를 갖자. 조급하지 말자"
라는 마인드 컨트롤도
극적인 변화는 쉽지 않습니다.
단 하나의 후기라도 거짓일 시
영업을 접겠습니다.
갤로핑은 앉은뱅이를 일어나게 해준다느니
어마어마한 축구 비밀을 알려주는 곳이 아닙니다.
회피형 플레이에 학습된 아이 안에 숨어있던
질주본능을 매우 빠른 시간 안에 꺼내주고
스스로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는 데
특화되어있는 교육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게 축구에 정답입니다.
어렵게 빙빙 돌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