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간단히 거란족과 말갈족에 대한 설명부터!
천 년 전부터 나오던 종족이기에 지금의 국경 상 딱 어느 나라라고 말 하기가 어려워. 오늘 이야기의 조연인 거란족은 몽골계통의 유목민이고, 발해 구성원의 민족이기도 했던 말갈족은 청나라의 만주족으로 이어져 나갔다고 간단하게 이해를 해두자고.
거란족은 916년 나라를 세우고, 938년 요 나라로 이름을 바꾸었어. 그야말로 동북아의 떠오르는
신흥강자였어.
신오대사 거란전에 거란족을 묘사한 부분이 있는데 잠시 살펴 보자고. 참고로 신오대사는 책 이
름 이지 스님 이름이 아니야^^
< 월식이 있으면 모두들 두려워하며 흉사로 여겼다. 이것은 거란군이 쳐들어 온다는 불길한 징조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말도 울지 않고 칼과 창이 밤중에 빛을 발했다. 거란의 미답은 더욱 잔혹하고 포악했으니 중국 한족들의 얼굴껍질을 벗기고, 눈을 파내고 머리를 뽑고, 뼈 마디마디를 부러뜨려 죽였다.>
이런 거란족의 야망은 중원 전체를 차지 하는 것이기에 자기들 아래쪽에 위치한 고려와 좋은 외
교적 관계를 유지 하는 것도 중요했어.
942년 거란 조정에서는 고려에 보낼 선물로 회의가 한 창 이었어.
“거 참 선물이란 게 말이야. 받을 때는 참으로 좋은 것이지만 주는 사람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란 말이지. 먼가 품위 있으면서도 희귀하고, 진귀하면서도 천박하지 않은 그런 선물 없느냐?”
“고려란 나라가 대대손손 문화도 융성하기에 금은보화로 도배질을 해 버리면 천박 하단 소리를
들을 것은 뻔한 일이옵니다. 그래서 저희 신하들도 참으로 고민이 옵니다.”
“그런 선물은 기본적으로 깔아두고 먼가 상징이 될 만한! 딱 이번 사절단을 나타낼 수 있는 마스코트 같은 이면 좋을 텐데 말이지.”
“혹시 낙타는 어떨런지요?”
이렇게 해서 942년 메르스균 없는 낙타 50마리가 압록강을 넘어 고려로 넘어 오게 되었는데, 고
려 태조왕건은 거란족 사산을 처형 시켜 버리고, 낙타 50마리를 개경에 있던 만부교라는 다리에 묶어 굶겨 죽여 버려.
Why? 발해와 친하게 지내다 결국엔 뒤통수를 친 거란족이다. 우리는 고구려의 뒤를 이은 고려인
데 어찌 고구려 유민들이 세운 발해를 친 거란족과 함께 할 수 있겠느냐?
거란의 선물인 낙타가 굶어 죽은 이 해에 고려에 한 아이가 태어나는데 이 아이가 50년 뒤 거란의 1차 침공을 막아내. 무협드라마 같지 않아? 역사야 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너무나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은 최고의 이야기라고 생각해.
그 아이는 훗날 국립외교원 앞에 동상까지 세워지게 되는 서희라는 아이였어.
서희의 아버지는 대쪽재상으로 이름을 떨친 서필 이었어. 금수저 집안에 머리까지 좋아서 17세에 과거에 급제를 해. 서희가 과거에 급제한 이 해에 송 나라가 건국되니, 서희는 출생부터 인생에 중요 순간마다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니 서희와 외교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니었을까? 이후 고속승진을 거듭하던 서희는 12년 뒤 내의성 시랑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송나라에 사신으로 파견을 가.
하지만 이때 송나라는 고려의 적극적이지 않은 자세 때문에 삐져 있는 상태였어.
“그 동안 가뭄에 콩 나듯이 사신을 보내다가 그 마 저도 아예 끓고 지내더니 이번엔 무슨 바람이 불어 이리 먼 길을 행차 하셨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밀당의 고수 서희가 나서. 이번에는 당겨 줄 타이밍임을 직감했어.
“에이^^사정 뻔히 아시면서 이러신다. 아! 고려와 송나라 사이에 거란과 여진이 떡 버티고 있는데 왕래가 어려운 거 아시면서! 더군다나 우리 두 나라가 친하게 지내는 걸 그 들이 극도로 싫어하고 자기들이랑 친하게 지내자고 낙타랑 선물 막 이런 거 보내도 우리는 거절 한 거 다 아시잖아요. 말이 좋아 사절단이지 여기까지 오는 길 저희는 목숨 내 놓고 왔습니다. 송 나라가 서운한 거 우리 고려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송 나라도 대국의 아량으로 우리 고려 사정도 정상 참작! 부탁합니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송 태조는 서희의 천재적인 외교능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명예직이지만 벼슬까지 내려주고 고려와 정상 국교를 맺게 되었다고 해. 전설의 시작 인 거지!
서희는 송나라 체류기간 동안 ( 누구처럼 인턴사원을 성추행 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고) 송나라와 거란이 대치하고 있던 동북아 국제정세를 유심히 살펴 보았어. 국제정세 파악 완료!
세월이 흘러 993년 즉 고려건국 75년이 지나 거란의 동경유수 소손녕이 군사를 이끌고 밀고 내려와. 순식간에 봉산군을 점령해 버리고는 고려조정에 항복을 권유하는 공분을 발송해.
공문의 내용이란 것을 요즘 말로 쉽게 풀이해 보면 아래와 같아.
<요즘 우리나라가 제일 잘 나가는 거 잘 알지? 지금 천하가 다 우리에게 머리를 숙이고 있어. 송나라도 얼마 전에 우리한테 싸움 걸었다가 대패 한 것도 잘 알 테고. 그야말로 지금 동북아 최고의 대세는 우리야. 그러니까 말로 할 때 빨리 항복해. 아니면 고려 전체를 다 쓸어 버리겠어>
이 공문을 받아 본 고려 대신들은 2가지 대안을 내 놓았는데, 대신을 보내 무조건 항복 하자는 항복론과 서경 이북을 떼어 주자는 할지론 이었다고 해.
이게 무슨 말이야 방구야. 이런 대안이라면 나 같은 비 군사 전문가도 테블릿 PC들고 머리 손질 하면서 낼 수 있는 아이디어야.
무서우니까 싸워보지도 않고 무조건 항복하거나, 내 나라 내 영토를 그냥 떼어줘서 돌려 보내자는 이야기인데 담에 오면 아예 간 이고 쓸개고 다 빼줄 작정인가 보지? 국토가 꼬치에 꽂혀 있는 고기도 아니잖아.
이때 서희가 분연히 일어나 NO라고 이야기를 해.
<지금 거란의 병세만을 보고 경솔하게 서경이북 땅을 떼어주는 것은 만세의 치욕입니다. 모두 고구려의 옛 영토인데 저 들이 끝없는 욕심으로 매번 강요한다면 모두 다 내어주어야 하겠습니까? 바라건대 저로 하여금 적과 일전을 겨루게 한 뒤에 가서 화친을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서희의 말에 동조 하는 세력도 있었기에, 고려 조정은 다시 회의를 하느라 혼란에 빠졌어. 이 사이에 거란장수 소손녕은 좀 더 남하하여 ‘안융진’ 공격을 감행 해.
“거 참. 내가 빨리 항복 하자고 할 때 항복 했으면, 인명 피해도 줄였을 텐데 말이야. 안융진의 우리 병사들은 서희 당신 때문에 다 개죽음 당한 것이나 마찬 가지요. 어찌 책임 지실 것이오?”
이때 안용진에서 긴급 파발이 당도 해.
“보고해 보거라? 전멸했느냐? 소손녕의 다음 경로는 어디라느냐?”
“저,,, 그게 아니고, 우리가 이겼습니다.”
“멋이라? 네 놈이 말한 우리가 고려군을 말함이냐?”
“네. 우리 고려군이 거란군의 공격을 물리쳤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소식이 더 있습니다. 소손녕이 빨리 항복하라고 공문을 또 보내 왔습니다.”
이때 서희가 입가에 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들어. 소손녕을 만나고 오겠다고 강력한 주장을 펼쳐. 열 받은 소손녕이 사신을 죽여 버릴 수 도 있는 상황이라 모두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었어. 하지만 서희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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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 봐라. 전면전을 벌일 생각이면 그대로 밀고 내려오면 될 것을 자꾸 항복 하라고 공문질 이내. 더군다나 작은 전투지만 한 번 패한 적장이 항복을 강요한다? 흐흐흐. 그래 내가 나가서 네 놈들 속셈을 한 번 확인 해 봐야겠구나. 잘 하면 손 안대고 시원하게 코 풀 수 있겠구나”
이제 준비를 마친 서희는 발걸음도 당당하게 소손녕을 만나러 뚜벅뚜벅 들어갔어.
둘이 마주하자 마자 소손녕은 서희에게 무릎을 끓어 예를 표 하라고 해. 굴욕적인 순간일 수 있지만 나머지 고려 사신들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서희가 소손녕을 노려 보며 한 마디 해.
“X까! 내가 니 시다바리 가?”
그 유명한 서희의 담판외교 자세한 썰 은 다음 시간에 이어집니다!
더 많은 이야기는 여기로
http://blog.naver.com/jy3180
P.S : 이 글을 정독 해주신 당신의 러블리한 댓글은, 다음 글을 위한 산삼보다 귀한 자양 강장제
첫댓글 오우 다음 내용이 궁금해요~~~~~~
넵! 다음 글 잘 준비 하겠습니다!
힘들 때 절망적일 때...인재가 있어 다행입니다♡
그러게요. 우리에게도 반드시 나타날 겁니다!
넘넘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ㅎ
역사 한페이지를 알고 갑니다
넵! 그냥 서희외교 담판 강동6주 획득 이것만 배워서. 제가 이것저것 좀 디져봤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서희 한 분 가지고 안 되실거 같아요. 역사 속 어벤져스 군단이 오셔야 할 듯요 ㅡㅡ
너무 재미있어요 !!
아이코!!감사합니다^^
항상 재미있고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망치님의 격려가 글의 원동력입니다^^
우와 너무너무 재밌어요!
와우^^그랬나요? 감사합니다^^
뒤늦게 읽었네요 잘 읽었어요~ ^^*~
아이코~~이렇게 까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