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는 왜 오른쪽으로 돌까?>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한다. 달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한다. 이렇게 지구도 달도 좌선방향으로 자전하다 보니 지구에 있는 인간의 눈에는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 결과 지구상에 있는 모든 인간은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으로 확신하게 되었고 그런 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시계는 지금도 오른쪽으로 돌고 있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대로 믿었던 결과 탄생한 천문이론이 바로 천동설이다. 아무리 보아도 태양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그 엄연한 사실을 믿지 않을 수 없었고 마침내 중세를 지배하고 있었던 교황청도 그 천동설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믿게 되었다. 그 결과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이를 종교재판에 회부해 금고형 3년을 부과했다. 그러나 계속된 수많은 과학적 연구에 의해 교황청이 믿어왔던 천동설은 잘못이고 지동설이 옳은 것으로 밝혀지자 결국 교황청도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지동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게 옳다고 받아들여진 지동설적 관점에서 보면 해는 뜨지도 지지도 않는다. 오직 지구와 달이 태양을 향해 좌선(左旋)방향으로 공전하고 자전할 뿐이다. 우리는 [→]라는 방향표지를 보면 앞으로 가라는 표지로 이해하고, [←]라는 방향표지를 보면 뒤로 가라는 표지로 이해한다. 왜 그렇게 이해하는 것일까? 누군가가 그렇게 가르쳐 주었기 때문일까? 아니다. 우리 몸에는 자연스럽게 그런 방향감각이 배어 있다. 지동설에서 보듯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도는 좌선회전을 하고 있다. 이렇게 지구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기 때문에 우리 몸에는 자연스럽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앞으로 가는 것이고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면 뒤로 가는 것이라는 방향감각이 배어들게 되었다.
한편, 천동설이 지동설로 바뀐 역사는 우리에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깨닫게 한다. 즉, 보이지 않는 상상적 세계는 언젠가 보이는 현실적 세계 앞에 무릎을 꿇고 만다는 사실이다. 교황청이 엉터리 천동설을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데는 자그마치 400여 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상식이 통하는 곳이라면 어떻게 분명한 잘못을 인정하는데 400여 년이라는 세월이 걸리겠는가? 무오류라는 똥배짱을 가진 교황청은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었다.
지금도 교황청은 세상 사람들이 가지는 보편적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긴 마찬가지이다. 예수를 믿으면 천국 가고 안 믿으면 지옥 간다는 포교행위를 계속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방치 때문에 오늘도 대로변 거리에서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예수 믿으면 천국 가고 안 믿으면 지옥 간다”고 외친다. 도대체 어떤 법, 몇 조 몇 항이 그들에게 수많은 행인이 오가는 복잡한 대로에서 길을 막고 핸드마이크로 그렇게 떠들며 교통을 방해해도 좋다는 특권을 부여했단 말인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보듯 전쟁에는 객관적 정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정의가 있을 뿐이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그런 주관적 정의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400여년간 천동설이 옳다고 주장해 온 바로 교황청이다. 즉, 천동설이라는 불의(不義)를 400여 년간이나 정의(正義)라고 우겨온 골통들이 모여있는 교황청이다. “사랑하라, 용서하라”고 가르치면서도 십자군 전쟁에서 보듯 정작 자기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일에는 온갖 저주와 무자비한 총칼을 들이대는 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너무 찬란한 금강석은 눈부시어 못 보듯 너무 옳은 말은 눈부시어 못 보는 모양이다.
시계의 회전방향이 지동설적 회전방향과 반대되는 것은 아무런 불편함도 없는 아주 작은 잘못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작든 크든 틀린 것은 틀린 것이고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틀린 것이 옳은 것일 수는 없고 옳은 것이 되어서도 안 된다. 미국의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Norton Lorenz)가 1961년 발표한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이론은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되어 미국에 토네이도를 일으킨다는 이론이다. 즉, 나비의 날갯짓처럼 미미한 바람이 토네이도와 같은 거대한 바람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런 나비효과가 증언하듯 아무리 작은 일지라도 그 잘못을 방치하면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불행이 닥칠지도 모른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되는 세상을 만들진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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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렇군요. 알게되었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