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인 가구 ‘식생활 개선 다이닝 엄마밥상’ 현장을 찾다
이론 듣고 요리실습, 지속가능한 식이습관 형성 토대 마련
지난 6일 오전 10시, 매산동 어울림센터(팔달구 매산로 13-4) 2층 공유주방을 찾았다. 대학생 1인 가구를 위한 ‘식생활 개선 다이닝 엄마밥상’ 4회차 조리실습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수강 중인 대학생 4명(남녀 각각 2명)을 만났다. 아울러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 담당자, 식생활 강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 소속 담당자는 이혜민 사회복지사. 그는 경기도 1인 가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원시에서는 '식생활 개선 다이닝(Dining)'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수원특례시 관내와 인근에 대학교가 다수 소재, 학생들이 자취를 하고 있는데 인생 첫 독립을 맞이한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한다. 1인 가구 대학생의 건강한 식생활 습관 형성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것.
참가자 자취 대학생들은 배달 음식에 의지하는 식생활을 개선하고자 이곳에서 이론 교육을 듣고 요리 실습도 하고 있다. 교육 후에도 집에 돌아가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식생활 습관 개선이 목적이라는 것. 이 복지사는 하루 세끼 끼니마다 매식이 아니라 엄마가 해주는 집밥을 먹을 수 있도록 조리방법을 알려 주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월 1회 이론과 실습과정을 거쳤다. 그동안 있었던 회차별 교육주제와 실습요리를 살펴본다. 1회차(4월 13일) 주제는 절약 장보기, 실습요리는 목살 김치밥과 봄나물 무침이다. 2회차(5월 4일)는 제철 장보기이고 두부밥과 뽀글이장을 만들었다. 3회차(6월 8일)는 재료보관법을 배우고 삼계밥과 청양멸치 송송장을 실습했다.
오늘(7월 6일)은 마지막 수업으로 1인 가구 레시피를 소개하고 콩나물밥과 진미채 볶음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다. 다른 조리실습과 다른 점은 전반부에 이론 강의를 듣는다는 것. 필자도 수강생 옆에서 강좌를 듣고 시범조리에서 나온 콩나물과 진미채 볶음을 시식하니 구미가 당기고 빨리 실습하고픈 생각마저 들었다.
실습 콩나물밥 만들기에서는 냄비밥 실패하지 않는 법과 콩나물 삶은 물을 밥물로 활용하기를 배웠다. 삶은 콩나물을 찬물에 휑구니 식감이 탱탱하다. 냄비밥 밥솥 뚜껑 열기 요령도 배웠다. 뚜껑을 재빨리 열어 뒤집어 놓으니 뚜껑에 맺힌 물이 식탁 바닥에 떨어지지 않는다.
강○○(대학 3학년) 참가자는 “요리 실습에 관심이 있어 인터넷 검색으로 주민 1인가구 요리 프로그램을 알고 참가하게 되었다.”며 “자취를 하다보니 그동안 식사를 챙겨 먹기 어려웠다. 이번 프로그램으로 챙겨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생겼고 요리 자체가 재밌다.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삼계밥이다.”라고 말했다.
8일본인 유학생 아○○는 “그동안 요리는 기숙사에서 기껏해야 닭가슴살 익혀 대충 때우는 정도였다.”며 “이제는 식품을 고를 때 좀더 신선한 것을 고를 줄 알게 되었으며 영양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해 주신 센터 측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월 1회 3시간 총 12시간이지만 교육의 효과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혜민 복지사는 “조리실습에 이론 교육을 넣은 것은 타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며 추후 활용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라고 했다. 프로그램의 개선점도 이야기한다. “무료로 하다 보니 신청은 해 놓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총 16명이 신청했는데 평균 10명 정도 참석했다. 1인 가구가 이런 사업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아야 정책에 반영돼 예산 확보도 된다.”고 했다.
취재를 마치며 필자는 10여 년 전 서울에서 자취생활을 한 딸을 떠올렸다. 자취방에 이사를 하며 전기밥솥을 구입, 식사 잘 챙겨 먹을 것을 딸에게 당부했다. 아내가 시범으로 밥을 지어 먹기도 했다. 1년 뒤 딸의 집을 방문하니 이사 당시 했던 밥이 말라서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한 번도 집밥을 하지 아니한 것. 우리 부부는 부모 역할과 가정교육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