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평온무사했던 1998년의 영화계에 전반적인 현상 한 가지를 지적한다면, 그것은 성적 금기를 완화하는 물결이 전세계적으로 일어났다는 점이다. 스위스와 아프리카, 페루처럼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의 영화 제작자들은 관객들이 자신과는 다른 성관계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인정했고, 1998년에 제작된 영화들 중에는 인습에서 벗어난 동성애를 정상적인 것으로 묘사한 영화가 놀랄 만큼 많았다.
영어권 국가들
1998년에 미국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제작한 '대형 영화' 〈딥 임팩트 Deep Impact〉, 〈아마겟돈 Armageddon〉, 〈고질라 Godzilla〉 등은 1997년에 〈타이태닉 Titanic〉이 거둔 대성공에 비하면 미미한 성공에 불과하다. 관객들은 이제 '진지한' 주제에 반응을 보일 태세가 되어 있는 듯이 보였다.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2편의 영화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야심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 Saving Private Ryan〉는 1944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삼았다. 이 영화는 연합군이 노르망디 해안에 상륙한 날 벌어진 참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다음, 형제들이 모두 전사했기 때문에 고향으로 돌려보낼 장병 명단에 오른 한 병사를 적진에서 구출하기 위해 파견되는 특공대의 임무를 다뤘다. 전투의 물리적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는 소규모적이지만 좀더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테런스 맬릭의 〈씬 레드 라인 The Thin Red Line〉은 과달카날 전투를 다룬 제임스 존스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정치에 대한 환멸이 풍자로 표출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1997년말에 개봉된 배리 레빈슨의 〈왜그 더 도그 Wag the Dog〉는 국민적 관심을 대통령의 외도에서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백악관이 전쟁을 날조한다는 우울한 공포 코미디다. 마이크 니콜스가 일레인 메이와 함께 조 클라인의 소설을 공동 각색한 〈원색 Primary Colors〉은 클린턴의 첫번째 대통령 선거운동을 폭로하고 있다는 것을 감추지 않았다. 감독 겸 배우인 워런 비티의 〈불워스 Bulworth〉는 느닷없이 진실을 말하기 시작하여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진보적 정치인을 다룬 기발한 정치 교훈극이다. 텔레비전은 또다른 편리한 공격 목표를 제공했다. 피터 위어의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는 언론의 폭력을 다룬 패러디로서, 태어났을 때부터 온종일 방영되는 연속극의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을 갑자기 알게 되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다. 게리 로스의 〈플레전트빌 Pleasantville〉은 1950년대 인기 연속극에 등장하는 유토피아 같은 소도시로 유괴된 1990년대의 청소년 2명을 다룬 풍자적 공상영화다.
시대극에 대한 취향이 되살아나자, 영화 제작자들은 19세기 문학으로 되돌아갔다. 〈브레이브하트 Braveheart〉의 작가인 랜들 월리스는 그동안 자주 영화화된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이언 마스크 The Man in the Iron Mask〉를 재치있게 각색하고 연출까지 맡아 감독에 데뷔했으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고 제레미 아이언스, 제라르 드파르디외, 게이브리얼 번, 존 맬코비치가 4총사로 출연했다. 윌리엄 리처트도 저예산으로 같은 주제의 영화를 만들면서 연출과 각색을 맡고 배우로 출연(아라미스 역)까지 했지만, 예상대로 월리스의 〈아이언 마스크〉와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덴마크의 감독 빌레 아우구스트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Les Misérables〉을 좋은 배역으로 호화롭게 제작했고, 연극 연출가 데스 매커너프는 퇴폐적인 1840년대의 파리를 으스스하게 묘사한 발자크의 〈사촌 누이 베트 Cousin Bette〉를 충실하게 각색했다.
우디 앨런의 〈셀레브리티 Celebrity〉, 로버트 올트먼의 〈진저브레드 맨 The Gingerbread Man〉, 코언 형제의 코미디 스릴러물 〈위대한 레보스키 The Big Lebowski〉는 각자의 대표작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밖의 정평있는 감독들은 여전히 좋은 활동을 보였다. 조너선 뎀은 노예제도가 남긴 상처와 여파를 다룬 토니 모리슨의 퓰리처상 수상작 〈소중한 사람 Beloved〉을 서사적으로 각색한 작품을 감독했다. 로버트 레드퍼드는 니콜라스 에번스의 베스트셀러 소설 〈호스 위스퍼러 The Horse Whisperer〉를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각색한 작품을 감독했고, 말들과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한 죄수와 스포츠에 소질이 있는 그의 아들과의 관계를 다룬 스파이크 리의 〈그는 경기에서 이겼다 He Got Game〉는 그가 지금까지 만든 영화 가운데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교훈적인 태도가 가장 드러나지 않은 영화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아웃 오브 사이트 Out of Sight〉는 최근에 각색된 엘모어 레너드의 범죄 스릴러 가운데 가장 재치있고 세련된 작품이다.
독립 프로덕션들은 많은 작품을 내놓았지만, 주제 선택이 대부분 진부했다. 예외적인 작품으로는 데이비드 라이커의 설득력있고 잔인한 〈시티 The City〉가 있다. 이 작품은 뉴욕시티의 라틴아메리카계 노동자들을 다룬 신사실주의 영화다. 토드 솔론즈는 데뷔작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Welcome to the Dollhouse〉(1995)가 성공한 데 이어, 후속작인 〈행복 Happiness〉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 작품은 우아하고 고상한 상류사회의 겉모습 뒤에 숨어 있는 성도착과 불안을 다룬 블랙 코미디다. 크리스 에어의 로드 무비 〈봉화 Smoke Signals〉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감독과 각본, 연기와 공동제작을 맡은 최초의 장편영화로서, 인디언 거류지에 사는 젊은이들의 좌절을 예리한 통찰력으로 관찰하면서도 경쾌한 터치를 유지했다. 시인이기도 한 마야 안젤루는 시카고 도심의 빈민가에 사는 흑인 가족의 문제를 다룬 감동적인 영화 〈삼각주 Down in the Delta〉를 감독했다. 1998년에 리메이크된 영화들 가운데 구스 반 산트의 〈사이코 Psycho〉는 앨프레드 히치콕이 1960년에 만든 고전적 스릴러 〈사이코〉를 거의 그대로 복사하려는 무모한 시도였고, 브래드 실버링은 빔 벤더스의 철학적 우화인 〈베를린 천사의 시 Wings of Desire〉(1986)의 무대를 베를린에서 로스앤젤레스로 바꾸어 〈시티 오브 에인절 City of Angels〉을 만들었다.
장편 애니메이션 프로덕션도 이례적으로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디즈니 스튜디오의 〈뮬란 Mulan〉은 고대 중국을 무대로, 군대에 들어가기 위해 남자로 변장하는 페미니스트를 여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워너 브라더스 영화사가 제작한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캐멀롯을 찾아서 Quest for Camelot〉는 아서 왕 전설에 의존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인 드림 웍스의 〈개미 Antz〉는 고도로 정치화한 곤충 세계를 다루었고, 디즈니는 역시 컴퓨터 애니메이션인 존 래스터 감독의 〈벅스 라이프 A Bug's Life〉로 응수했다. 드림 웍스는 모세의 무용담을 만화화한 〈이집트 왕자 The Prince of Egypt〉를 제작하고 대대적인 선전공세를 펴기도 했다.
영국의 영화 제작에 되풀이해서 나타나는 패턴은, 한동안 연속해서 국제적 성공을 거둔 뒤에는 성공을 낙관하여 영화를 너무 많이 제작하거나 흥행에 성공한 작품을 모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에 나온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Four Weddings and a Funeral〉(1994),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1996), 〈풀 몬티 The Full Monty〉(1997) 등이 있다. 그 결과 제작 편수가 급증한 1998년에는 〈트레인스포팅〉의 작가 어빈 월시가 각본을 쓰고 폴 맥기건이 감독한 〈애시드 하우스 The Acid House〉, 제너비브 졸리프의 〈도시 유령 이야기 Urban Ghost Story〉 등 〈트레인스포팅〉과 같은 형식의 글래스고 불량배를 다룬 영화를 비롯해 한지역에 살면서 친구로 지내는 〈풀 몬티〉 유형의 노동자 집단을 등장시킨 아류 영화가 쏟아져 나온 것이 특징이었다. 아마추어 럭비 선수를 다룬 존 고드버의 〈위아래 Up'n'Under〉, 고압선 철탑 위에서 일하는 셰필드 남자들을 다룬 샘 밀러의 〈거인들 사이에서 Among Giants〉(각본은 〈풀 몬티〉의 작가인 사이먼 보포이), 1970년대의 록 밴드를 부활시켜 연주 활동을 재개하는 중년 남자들을 다룬 브라이언 기브슨의 〈스틸 크레이지 Still Crazy〉가 이런 부류에 속한다.
한때 알코올 중독자였던 젊은이의 다면적 초상화인 켄 로치의 〈내 이름은 조 My Name Is Joe〉는 글래스고 노동자들의 삶을 좀더 의미있게 다루었다. 이 영화에서 주역을 맡은 피터 멀런은 〈고아들 Orphans〉로 감독에 데뷔했다. 이 영화는 글래스고의 한 노동자 가족이 어머니의 죽음과 장례식을 기괴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부조리극이다. 1998년에 가장 독창적인 영화의 자리를 차지한 존 메이버리의 〈사랑은 악마 Love Is the Devil〉는 화가인 프랜시스 베이컨의 인간성과 노동계층인 애인과의 가학적 관계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재창조한 작품이었다. 1998년에 성공한 영화들 중에는 영국인들이 선호하는 장르인 시대극도 몇 편 포함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작품은 엘리자베스 1세의 밀통과 당시의 궁정을 현대적 관점에서 예리하게 포착한 셰카르 카푸르의 〈엘리자베스 Elizabeth〉였다. 톰 스토퍼드와 마크 노먼의 재치있는 각본과 존 매든의 연출로 만들어진 〈셰익스피어 인 러브 Shakespeare in Love〉는 높은 제작 수준과 좋은 배역에 큰 도움을 받았다.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을 쓸 당시의 연극적·사회적·정치적 상황과 셰익스피어의 연애를 상상한 작품이다. 데이비드 릴랜드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랜드 걸스 The Land Girls〉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여성들의 삶의 한 측면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탐구한 작품이다.
그밖에 상찬할 만한 영국 영화로는 유진 브래디의 첫 작품 〈조카 The Nephew〉와 사이먼 쇼어의 〈겟 리얼 Get Real〉, 마크 허먼의 〈작은 목소리 Little Voice〉 등이 있다. 〈조카〉는 아일랜드 농부를 찾아온 미국인 조카가 흑인인 것을 알았을 때 동네를 휩쓴 충격과 그후의 적응 과정을 다루었고, 패트릭 와일드의 희곡 〈성내는 게 뭐 잘못됐나? What's Wrong with Angry?〉를 각색한 〈겟 리얼〉은 동성애 성향에 적응해가는 중산층 남학생의 고민을 경쾌하게 다루었다. 짐 카트라이트의 희곡을 각색한 〈작은 목소리〉는 저명한 대중가수들을 흉내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지만 성격이 내성적인 노동자 계층의 소녀가 남들에게 이용당하는 내용이다. 아일랜드의 작가 겸 영화감독인 커크 존스는 〈웨이킹 네드 Waking Ned Devine〉를 내놓았다. 이 기발한 영화의 주인공 네드 디바인은 복권이 당첨된 것을 알고 충격으로 죽는다. 그러자 동네 사람들은 당첨금을 타서 나누어 가질 계획을 세운다.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캐나다 영화 중에서 브루스 스위니의 〈더티 Dirty〉는 '인간성의 야만적인 측면을 걷는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로드니 기번스는 〈작은 도련님들 Little Men〉을 각색한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도련님들 Louisa May Alcott's Little Men〉을 영화화했다. 이 영화는 최근에 질리언 암스트롱이 영화화한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보다 감상적이었고, 흥행에서도 〈작은 아씨들〉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1998년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제작된 가장 돋보이는 영화는 롤프 드 헤어의 〈내 노래에 맞춰 나와 함께 춤을 추어요 Dance Me to My Song〉라는 감동적인 영화였다. 중증 뇌성마비를 앓고 있지만 대단히 지적인 헤더 로즈가 각본을 쓰고 주연까지 맡은 이 영화는, 독립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하지만 심한 장애를 지닌 여자가 냉담한 간병인의 성적 질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애너 코키노스의 〈정면으로 Head On〉도 주목할 만한 영화다. 이 영화는 그리스 출신의 한 젊은이가 오스트레일리아의 소수민족 문제와 자신의 동성애 성향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조지 밀러는 뜻밖에 대성공을 거둔 〈베이브 Babe〉의 속편으로 〈베이브 : 도시의 돼지 Babe : Pig in the City〉를 연출하여 호평을 받았다.
유럽 대륙
1998년에 프랑스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곱사등이 Le Bossu〉(1997)는 원로 감독 필리프 드 브로카가 연출을 맡았다. 난폭한 자의 무모한 모험을 다룬 이 영화는 폴 페발의 악한소설(1857)을 7번째로 각색한 작품이다. 역시 원로 세대에 속하는 에리크 로메르는 4계절을 다룬 4부작의 마지막 작품을 완성했다. 〈가을 이야기 Conte d'Automne〉는 중년에 종종 일어나는 낭만적인 불륜에 대한 부드럽고 감동적인 이야기다. 프랑스의 영화감독 가운데 중간 세대에 속하는 알랭 코르노의 〈사촌 Le Cousin〉은 형사와 끄나풀의 관계를 지적으로 탐구한 세련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는 텔레비전의 인기 코미디언 알랭 샤바와 파트리크 탱시가 익숙하지 않은 진지한 역을 맡았다. 저명한 연극 연출가인 파트리스 셰로는 다양한 고민을 안고 친구 장례식에 참석하러 가는 일행을 중심으로 한 야심작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열차를 탈 수 있다 Ceux qui m'aiment predront le train〉(1997)를 내놓았다. 이 영화는 모든 배우의 연기를 통일하여 종합적 효과를 노린 작품이다. 젊은 감독들은 사회성을 담은 주제를 선호했다. 1998년에 가장 호평받은 에리크 종카의 〈천사들의 꿈 같은 생활 La Vie rêvée des anges〉은 지방도시를 무대로 사회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두 젊은 여자의 삶을 냉정하고 사실주의적으로 관찰했다. 장 비고 상을 받은 클로드 무리에라의 〈내가 꿈꾸는 것을 말해다오 Dis-moi que je rêve〉는 알프스 지방을 무대로 근친 결혼한 농부의 문제와 정신장애를 가진 자식들에게 좀처럼 익숙해지지 못하는 그들 부부의 고충을 다루었다.
이탈리아의 주요 감독들은 모두 두드러지게 활기찬 한 해를 보냈다. 코미디언 겸 감독인 로베르토 베니니는 나치의 강제수용소를 무대로 한 희비극 〈인생은 아름다워 La vita è bella〉(1997)로 국제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지안니 아멜리오는 시칠리아 두 형제의 관계를 추적한 〈우리는 이렇게 웃었다 Così ridevano〉로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바다의 피아니스트 전설 La leggenda del pianista sull'oceano〉은 웅장하고 화려하지만 기발한 우화였다. 난니 모레티의 〈4월 Aprile〉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정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몰락하는 동안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을 자기반성적으로 반추한 영화였다. 이탈리아의 원로 감독들 가운데 에토레 스콜라는 관현악단처럼 멋진 조화를 이룬 〈저녁식사 La cena〉에서 레스토랑이라는 밀폐된 배경을 현대 사회의 축도로 사용했다. 타비아니 형제 비토리오와 파올로는 루이지 피란델로가 쓴 2편의 대조적인 이야기에 바탕을 둔 〈네가 웃는다 Tu ridi〉를 감독했다. 푸피 아바티는 20세기초의 사기 결혼 사건을 소재로 한 낭만적 코미디이면서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시대극 〈최고의 남편 Il testimone dello sposo〉으로 여전한 역량을 과시했다. 78세의 원로 배우 알베르토 소르디는 늙어서도 사랑과 행복을 찾는 노신사에 대한 점잖은 코미디 〈금지된 만남 Incontri proibiti〉을 직접 감독했다. 그밖에 1998년에 나온 흥미로운 영화 가운데 프란체스카 아르키부지의 〈배나무 L'albero delle pere〉는 헤어진 부모의 무능 때문에 너무 일찍 책임을 떠맡게 되는 14세 소년을 날카롭게 관찰한 작품이다. 안토니오 카푸아노의 기괴하고 음침한 코미디 〈나폴리의 먼지 Polvere di Napoli〉는 비토리오 데 시카의 걸작 〈나폴리의 황금 L'oro di Napoli〉(1954)의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그때보다 비관적인 현재 시점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독일의 감독들은 할리우드식 연출 방식을 모방하는 솜씨가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요제프 필스마이어의 〈코미디언 작곡가들 Comedian Harmonists〉은 한물 간 할리우드 뮤지컬 형식을 이용하여 단원의 절반이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나치즘이 도래하면서 해체된 1930년대의 유명한 뮤지컬 극단의 실화를 다루었다(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위해 이 극단의 오리지널 음반이 디지털 방식으로 복원되었다). 1998년에 독일 안팎에서 큰 성공을 거둔 톰 티크버의 〈롤라 런 Lola rennt〉은 애인을 갱단 두목에게서 구하려고 시간과 경주를 벌이는 여주인공에 대해 서로 다른 3가지 시나리오를 탐구하면서, 섬세한 성격 관찰과 활기찬 기법을 결합시켰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공동제작한 다니 레비의 〈미치광이 Meschugge〉는 과거 나치 시대의 사건과 거기에 연루된 사람들을 폭로한 정치 스릴러물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제작된 플로리안 플리커의 〈수지 워싱턴 Suzie Washington〉은 동유럽에서 넘어온 불법 이민자가,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냉담한 오스트리아를 가로질러 도망치는 이야기를 다룬 주목할 만한 로드 무비다.
스페인에서 주로 제작되는 섹스 코미디와 과장된 광대극 및 스릴러물 중에 몇 편이 돋보였다. 원로 작가이자 감독인 마누엘 구티에레스 아라곤은 스페인으로 이주한 쿠바 이민을 다룬 〈아바나에 남기고 온 것들 Las cosas que deje en la Habana〉을 감독했다. 페르난도 트루에바의 멋진 코미디 〈당신이 꿈꾸는 소녀 La niña de tus ojos〉는 아돌프 히틀러와 프란치스코 프랑코의 문화협정에 따라 1938년에 베를린에서 안달루시아 뮤지컬을 만드는 스페인 영화 제작팀을 다룬 영화다. 신인 감독인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스의 〈바리오 Barrio〉는 부랑아들을 다루었고, 호세 루이스 가르시의 〈할아버지 El abuelo〉는 19세기판 리어 왕 이야기로 스페인의 오스카상을 받았다. 그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감독 테오 앙겔로풀로스는 〈영원과 하루 Mia eoniotita ke mia mera〉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중년에 이른 한 시인이 신비로운 여행을 떠났다가 불법 이민자인 아이를 우연히 만나 인생관을 바꾸는 애조띤 이야기다. 크리스토스 부푸라스와 기오르고스 코라스가 공동으로 각본과 연출을 맡은 〈안녕 Mirupafshim〉(1997)은 그리스로 넘어온 아르메니아 불법 이민자들을 사실적으로 다루었다.
네덜란드의 오를로우 ?噴? 감독은 미모의 인도계 유럽 여성의 삶과 사랑을 통해 1940년대에 인도네시아가 겪은 식민지배와 일본의 점령, 독립투쟁을 고찰하는 야심적인 인도네시아 연대기를 만들었다. 페테르 델푀트는 〈펠리세... 펠리세... Felice... Felice...〉에서 옛날 사진과 극적인 복원을 교묘하게 혼합하여, 19세기 사진작가 펠리세 베아토와 일본 여인의 불운한 연애를 서술했다. 스웨덴의 헬 순드발은 1986년에 올로프 팔메 총리가 피살된 사건을 그럴듯한 추리로 흥미롭게 재현한 〈마지막 계약 Sista kontraktet〉을 내놓았다. 리사 오흘린은 중년의 두 친구가 소년 시절에 정신적 충격을 받은 순간을 재현하는 영화를 공동제작하는 이야기인 〈베란다 푀르 엔 테노르 Veranda för en tenor〉로 감독에 데뷔하여 주목을 받았다.
덴마크에서는 4명의 영화감독이 첨단기술에 의존하지 말고 단순함과 진실을 지향하는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성명서 '도그마 95'를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다. 역설적인 일이지만, 이 도그마의 견본을 보여주는 작품(가족 모임이 불쾌한 진실의 무게에 짓눌려 무너진다는 진부한 일화를 다룬 토마스 빈테르베르의 〈축제 Festen〉과 이 그룹의 리더인 라르스 폰 트리에르의 〈백치들 Idioterne〉)에서는 첨단기술인 휴대용 카메라와 기능적 자동편집이 오히려 돋보였다. 4일 만에 각본이 완성되고 배우들의 즉흥연기가 많이 포함된 것이 분명한 폰 트리에르의 영화는 사회적 관습의 제약을 거부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저마다 '내면의 백치'를 육성하는 비공식적인 자치공동체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린란드에서 현지어(이누이트어)로 제작된 최초의 장편영화인 야코브 그뢴뤼케의 〈뤼세츠 이예르테 Lysets hjerte〉(1997)는 덴마크의 속령으로서 가난하고 후진적인 그린란드의 혹독한 사회 현실을 전통 설화 및 주술과 흥미롭게 병치시켰다.
핀란드의 영원한 앙팡 테리블(enfant terrible : 무책임한 언행을 하는 사람)인 아키 카우리스메키는 영화사의 과거로 되돌아가 스웨덴의 영화감독 마우리츠 스틸레르의 걸작 〈유하 Juha〉를 새롭게 해석한 순수 무성영화를 만들었다. 1980년대에 아이슬란드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던 아우구스트 구드문드손은 10년 동안의 공백을 거친 뒤 인상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작품 〈춤 Dansinn〉으로 영화계에 복귀했다.
러시아의 뛰어난 영화들은 현대 생활의 문제를 솔직하게 다루었다. 작가 표트르 루치크의 감독 데뷔작인 〈변두리 The Outskirts〉는 늙은 농부들이 그들의 토지를 가로챈 신흥 기업인들과 갱단에 어떻게 복수하는가를 이야기했다. 표트르 토도로프스키는 〈삼각관계 Ménage à trois〉에서 아브람 롬의 걸작 무성영화 〈침대와 소파 Bed and Sofa〉를 현대화하여, 모스크바의 복잡한 가족관계를 보여주었다. 토도로프스키의 아들 발레리는 〈귀머거리들의 땅 The Land of the Deaf〉에서 모스크바 마피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바딤 압드라시토프는 〈댄서의 시간 Vremya tantsyora〉에서 최근 내전에서 벗어난 남부 사람들의 감추어진 정신적 상처를 드러냈다. 지금은 독립한 옛 소련 공화국에서도 주목할 만한 영화들이 나왔다. 타지키스탄 최초의 장편영화인 〈벌이 날다 Parvaz-e zanbur〉는 서로 반목하는 이웃을 다룬 감동적이고 인도적인 코미디 우화다. 라트비아의 라일라 파칼니나 감독이 만든 〈구두 The Shoe〉는 소련 시절을 배경으로 한 코미디로서, 여자용 구두 한 짝이 출입금지구역 해변에서 발견된 뒤 군인들 사이에 일어나는 익살스러운 열광을 다루었다.
동유럽에서는 새로 도입된 시장경제체제로 인해 영화제작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는데도 흥미로운 영화가 계속 발표되었다. 세르비아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일류 영화인들이 공동제작한 영화 2편의 촬영지가 되었다. 하나는 도나우 강변의 집시를 다룬 에미르 쿠스투리카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Chat noir, chat blanc〉이고, 또 하나는 고란 파스칼리예비츠의 〈금속제 화약통 Bure baruta〉이다. 1998년에 나온 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나고 시의적절한 작품으로 꼽히는 〈금속제 화약통〉은 하룻밤 동안의 베오그라드 유람여행을 다룬 공포물로서, 회전목마처럼 잇달아 일어나는 폭력과 착취와 절망을 드러냈다. 유고슬라비아가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 출품한 마랴나 부코마노비츠의 〈여름날 사흘 Three Summer days〉(1997)은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동포에 대한 세르비아인들의 냉담함을 다루었다.
1998년에 개봉된 헝가리 영화 중에서 가장 독창적인 작품은 그동안 3차례나 영화화된 제임스 M. 케인의 소설 〈포스트먼은 항상 벨을 2번 울린다 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를 흑백으로 개작하여 시각효과를 높인 디외르디 페헤르의 〈열정 Passion〉이다. 체크의 영화들은 국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페트르 젤렌카의 〈단추 다는 사람들 Knoflikari〉(1997)은 기발한 영화였고, 오스카르 레이프스의 가능성을 보여준 데뷔작 〈침대 Postel〉는 평생을 여자들에게 억눌려 산 남자가 죽은 뒤에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는 내용이다. 베라 히틸로바의 〈덫, 덫, 작은 덫 Pasti, pasti, pasticky〉은 자기를 강간하는 2명의 관리를 거세하는 여자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다루었다. 루마니아가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와 공동제작한 라두 미하일레아누의 〈생명 열차 Train de vie〉는 1942년에 중부 유럽의 어느 마을 주민들이 나치의 강제추방을 피하는 유일한 길은 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이스라엘로 스스로를 '추방'하는 것뿐이라고 판단하는 이야기를 다룬 독창적이고 신랄한 코미디다.
중동 지역
1998년 가장 우수하고 서정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는 터키에서 제작된 누리 빌 제일란의 〈카사바 Kasaba〉다. 감독 자신이 각본과 촬영까지 맡은 저예산 영화로 소도시에 사는 어느 소외된 가족의 관계와 관심사를 체호프식으로 다루었다. 이란 영화계는 1998년에도 계속해서 독창적이고 세련된 작품을 내놓았다. 다리우시 메류이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젊은 아내의 정신적 아픔을 다룬 감동적인 드라마 〈레일라 Leila〉(1996)와 청소년의 사랑을 기록한 따뜻한 영화 〈배나무 The Pear Tree〉를 감독했다. 모센 마흐말바프의 〈침묵 Sokhout〉은 타지키스탄과 이란의 접경지역을 무대로 악기를 조율하여 버는 약간의 돈으로 어머니와 함께 근근이 살아가는 눈먼 소년에 대한 수수께끼 같은 일화다. 마흐말바프의 딸인 17세의 세미라는 태어났을 때부터 쌍둥이 딸을 집안에 가두어두었다가 당국에 발각된 어느 가난한 가족의 실화를 다룬 〈사과 Sib〉로 감독에 데뷔했다. 이 영화에는 실제 인물이 등장하여 사건의 자초지종을 직접 이야기한다.
라틴아메리카
브라질의 발테르 살레스 감독은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어린 고아 소년과의 만남을 통해 본의 아니게 제 마음속에 숨어 있는 따뜻한 인간미를 발견하는 비열한 노처녀의 이야기인 〈중앙역 Central do Brasil〉으로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18세기 포르투갈의 방탕한 시인을 다룬 잘마 리몬지 바티스타의 〈보카제, 사랑의 승리 Bocage, o triunfo do amor〉의 환상적인 표현양식은 〈중앙역〉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아르헨티나의 엑토르 바벵코가 만든 〈어리석은 마음 Corazón iluminado〉은 비극적인 첫사랑의 이야기로 감독 자신이 오랫동안 영화화할 계획을 품고 있었던 자전적 영화다. 원로 감독인 페르난도 솔라나스의 〈구름 La nube〉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뒤덮은 비구름에 대한 밀레니엄 말기적 우화로서, 이 영화에서는 자동차와 보행자들이 뒤쪽으로 움직인다. 페루의 프란시스코 롬바르디는 〈No se lo digas a nadie〉에서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젊은 남자를 다루었다. 이는 1998년에 전세계에서 보편적으로 다루어진 주제인 것 같다.
아시아
인도의 원로 촬영기사인 산토시 시반은 〈테러리스트 The Terroist〉라는 인상적인 영화로 감독에 데뷔했다. 이 영화는 19세 여자가 어느 정치인(화면에는 끝내 등장하지 않음)에 대한 암살 계획을 세운 뒤 자살 폭탄을 준비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캐나다와 인도가 공동제작한 데파 메타의 〈대지 Earth〉는 1947년 인도 분할이 남긴 충격을 8세 소녀의 눈을 통해 바라보았다. 파키스탄과 영국이 공동제작한 자밀 델라비의 〈진나 Jinnah〉는 파키스탄 독립의 아버지인 모하메드 알리 진나의 전기 영화로서, 영국 배우 크리스토퍼 리는 이 영화에서 맡은 역으로 상을 받았다.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는 14세기 전설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 공주 もののけ姬〉로 흥행에서 사상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 영화는 국내 시장에서만 1억 5천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1946∼48년의 도쿄[東京] 전범재판을 수정주의적 관점에서 각색한 이토 ??야의 〈운명의 시간 運命の時間〉도 전국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표현양식이 독창적인 오바야시 노부히코[大林宣彦]의 〈사다〉는 1930년대에 열정이 지나쳐 애인을 목졸라 죽이고 팔다리를 절단하여 악명을 얻은 아베 사다의 사건을 치밀하게 추적했다.
중국의 감독들은 주제의 범위를 극적으로 넓혔다. 장 융의 감독 데뷔작인 로맨틱 코미디 〈매운 애정탕〉,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의 베이징을 무대로 노동자 계층의 문제들을 감동적으로 묘사한 여성감독 리 샤오홍의 〈행복의 거리〉, 여자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한 의사를 현대적으로 날카롭게 묘사한 뤼루어[呂樂]의 감독 데뷔작 〈자오 선생 趙先生〉, 그리 멀지 않은 과거를 무대로 시골 생활의 어려움을 날카롭게 검토한 저우 유차오의 〈아빠 업고 학교에 가기 Going to School with Dad My Back〉 등이 그런 영화에 속한다.
홍콩에서는 제이콥 처웅의 〈친구들 Intimates〉(1997)이 홍콩의 주요 상품인 범죄영화에서 탈피하여 환영을 받았다. 이 영화는 50년에 걸친 여자들의 동성애를 시적으로 감미롭고 아름답게 기록했다. 베트남의 레 호앙은 전우의 유해를 찾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돌아다니는 베트콩 병사의 관점에서 베트남 전쟁을 회고한 〈긴 여행 The Long Jurney〉을 내놓았고, 구엔 부 차오의 〈저주받은 소명 Fated Vocation〉은 순회 오페라단에서 일어나는 다채로운 사건을 통해 오늘날의 사회적·문화적 문제들을 여과했다. 대한민국의 극작가 겸 감독인 김지운의 놀라운 블랙 코미디 〈조용한 가족〉은 외딴 산장을 시체안치소로 만들어버리는 한 가족에 초점을 맞추었다. 캄보디아의 리티 판이 만든 〈전쟁이 끝난 뒤 어느날 저녁 Un Soir aprés la guerre〉은 20년간에 걸친 전쟁이 끝난 뒤 민간인 생활로 돌아온 세 군인의 눈을 통해 캄보디아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아프리카
알제리가 프랑스·벨기에·노르웨이와 공동제작한 라시드 부샤레브의 〈낙원에서 살기 Living in Paradise〉는 1950년대초에 고국을 버리고 프랑스로 건너간 알제리인들의 고난을 비정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묘사했다. 튀니지의 누리 부지드 감독은 〈튀니지 사람들 Tunisiennes〉에서 친구 사이인 세 젊은 여자의 상황과 관계를 이용하여 오늘날의 북아프리카 사회에서 여성들의 삶을 여전히 구속하고 있는 각종 제약을 드러냈다. 세네갈의 모하메드 수다니가 만든 〈땅이 어는 곳 Waalo Fendo : Where the Earth Freezes〉은 북부로 이주하고자 하는 시골 젊은이들의 충동과 밀라노나 파리처럼 추운 북부 도시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가혹한 운명을 동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카팅카 헤인스 감독은 배타적인 소도시에 발이 묶여 오도가도 못하게 된 순회 서커스단의 존재가 그 도시에 준 마술적인 영향을 다룬 〈팔랴스 Paljas〉(1997)로 주목을 받았다.
David Robinson 글 | 김석희 옮김
비극영화(非劇映畵)
오스트리아의 영화 감독 쿠르트 문들은 1998년에 나비와 나방에 대한 놀라운 영화 〈신들의 메신저-나비 The Messengers of the Gods - Butterflies〉를 만들었다. 특수 렌즈를 이용하여 1만 8,000분 동안 참을성 있게 촬영한 필름을 49분으로 편집한 이 주옥 같은 작품에서는 새롭게 발견된 나비와 나방의 생태가 생생하게 살아났다. 이 영화는 시카고의 '미국 국제 영화 및 비디오 페스티벌'(U.S. International Film and Video Festival)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많은 상을 받았다. 〈지구에서 달까지 From Earth to the Moon〉는 미국의 아폴로 계획을 재현했다. 제작자인 톰 행크스와 재능있는 동료들은 10시간 동안 이 중요한 사명을 다시 체험하고 거기에 특별 대단원을 덧붙였다. 조르주 멜리에스가 1902년에 만든 〈달세계 여행 Le Voyage dans la lune〉에 비견되는 이 영화는 에미상의 3개 부문과 콜럼버스 영화제의 대통령상을 받았다. 익살스러운 〈저술 차단 Writer's Block〉에서는 두 시나리오 작가가 쓰는 단편영화의 등장인물들이 살아나서 작가들을 쫓아다닌다. 뉴욕대학교의 아리 토브가 만든 이 학생영화는 시네 황금독수리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독일의 함부르크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및 체크의 프라하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Thomas W. Hope 글 | 김석희 옮김
한국
1998년 한국 영화를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관점은 산업적 측면의 관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견한 대로 경제적 위기는 영화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영화제작 편수는 줄어들었고, 작품 생산의 어려움으로 인해 영화산업의 위기론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경제적 위기가 반드시 패배주의적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시대적 요청에 따른 대안 시스템의 개발이 새로운 제작환경의 시대를 열었다. 그것은 '기획 영화'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기획 영화란 대중의 기호와 방향을 예측하여 그에 맞는 제작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영화를 일컫는 말이다. 기획 영화 시스템은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다. 그간 한국의 영화 산업에는 합리적인 제작 프로그램의 부재로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기획 영화'를 제작함으로써 예산의 낭비를 줄이고, 한국 영화 산업의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의 개발을 추구할 수 있었다. 〈여고괴담〉이나 〈퇴마록〉 등은 이러한 방식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여고괴담〉의 경우 적은 제작비를 들이고도 흥행에 성공해 알맞은 소재와 기호를 찾으면 저예산 영화들도 충분히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퇴마록〉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기치 아래 합리적인 제작 시스템을 찾고자 했으며, 드라마 구조가 미약함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러한 제작방식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작품의 방향과 주제의 선택에 있어서 상업화의 경향이 두드러지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는 비단 한국 영화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기획 영화'라는 이름 아래 대중들의 기호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작가주의 영화나 예술 영화의 출현은 어려워졌고, 결과적으로 진지한 관객들을 위한 작품은 부족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를 보충할 만한 많은 독립 영화와 단편 작가들이 등장했는데 1998 클레르몽페랑영화제 최우수작인 〈햇빛 자르는 아이〉, 1998 휴스턴영화제 단편 부문 동상 수상작 〈쓴맛나는 스시〉, 1998 뉴욕국제독립영화제 단편부문 최우수 판타지상 수상작 〈거울〉, 1998 칸국제영화제 초청작 〈스케이트〉 등 단편영화의 해외 진출이 두드러졌다. 이 새로운 붐으로 기존의 장편영화 감독들이 단편영화로 우회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외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보편적인 것이지만 한국에서 단편영화는 '습작용'이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었다. 그러나 단편영화의 잇따른 세계 영화제 진출은 그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한편 1998년 한국 영화계에서는 새로운 좌표 설정을 위한 논쟁이 계속되었다. 이러한 논쟁들은 영화를 비롯한 문화의 개방과 압력, 그리고 검열로 이어지는 문화의 정치적 위상과 관련된 것이었다. 오랫동안 한반도에서 지속되어온 영화법상의 검열제도 폐지 문제를 둘러싸고 각종 시위와 공청회가 벌어졌다. 영화법과 관련해서는 일본 영화를 비롯한 외국 영화 개방의 물결과 완전 등급제 실시 및 그에 따른 성인 영화 전용관의 수용 등 많은 부대 문제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제도적인 차원에서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한 개혁과 새로운 토대의 건립이 추구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크린 쿼터제를 둘러싼 논쟁은 한국 영화의 육성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으며, 또한 많은 갈등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 영화의 자생성을 위해서라도 문화를 단순한 교역의 대상으로 여기는 정책은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아직도 많은 의견 조정이 필요하지만 위기의 시대에 따른 새로운 물결들이 한국 영화의 성숙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1998년 한국 영화 중 가장 주목할 작품은 이광모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이다. 도쿄[東京]국제영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한국의 영화제작 현실에 비춰볼 때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작가주의 영화다. 6·25전쟁기와 아버지 세대의 경험을 추체험화하여 다룬 〈아름다운 시절〉은 모더니즘 양식을 통해 과거의 리얼리티를 구축해냈다.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엄밀한 미장센(mse-en-scène)은 전쟁사와 시대의 고통을 아우르며 단순한 형식주의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작품 내에 일관되게 흐르는 롱테이크의 미학과 롱쇼트의 거리감은 한국 의 풍경들과 역사의 고통을 함께 빚어냈다. 감독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UCLA) 재학중에 아버지를 여의고, 이 영화의 제작을 통해 자신의 역사를 돌아보고자 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된 각본은 하틀리메릴국제시나리오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그러나 한국 영화계의 경직된 제작 시스템을 뚫고 한 편의 작가주의 영화를 완성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미군정이 지배하는 6·25전쟁기를 그린 이 영화는 완벽주의자의 형상을 통해,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그리고 역사적 현실을 통해 객관적인 일지로 남겨졌다. 영화를 통한 역사의 정리라는 측면에서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운 시절〉과 함께 칸국제영화제에 초대받았던 〈8월의 크리스마스〉와 〈강원도의 힘〉도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만든 허진호 감독은 죽음이라는 화두를 따뜻한 일상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죽음을 드라마틱하게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일상적 삶 속에 투영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담담하게 진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작품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촬영 감독 유영길의 유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영화이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 이어 일상의 문제를 탐구한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 역시 위의 영화들과 함께 칸국제영화제에 소개되었다. 엇갈린 2개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이 균열하는 순간을 절묘한 시선으로 포착한 이 작품은 특히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한편 위 세 작품 가운데 두 작품은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며, 〈강원도의 힘〉은 홍상수 감독의 2번째 작품이다. 1998년 한국 영화계는 이들 신인 감독들에 의해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작가주의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계 전반에 걸쳐 나타난 현상이었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신인 감독들이 앞다투어 데뷔하는 이례적인 현상에는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 기성 작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인 감독들은 저예산영화를 만드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유에서 뿐만 아니라 신인 감독들은 저예산영화만의 미덕인 신선함과 파격을 보여줄 수 있으므로 제작자들이 새로운 영화를 새로운 감독의 손에 맡길 수 있었던 것이다. 기존의 작가주의 영화들이 정치적·사회적 소재를 주로 다루었던 것과는 달리 신인 감독들은 일상적 소재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국 문화 전반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 영화들이 시대적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젊은 감독의 감각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고도 볼 수 있다. 여하튼 어느 때보다 신인들의 데뷔가 쉬워졌는데, 기성 감독들과는 달리 신인 감독들은 체계적인 영화학교 출신이거나 유학생 출신이 많았다. 충무로의 도제식 수업에 익숙해져 있던 한국 영화의 시스템이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체계로 서서히 변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이들 신인 감독들은 1998년 그동안 한국에서 맥이 끊겨 있던 '공포 영화'의 붐을 일으키면서 새로운 문화기호를 창출했다. 흥행작이기도 한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 박기형 감독의 〈여고괴담〉, 박광춘 감독의 〈퇴마록〉은 공포 영화의 붐을 주도한 신인들의 작품이다. 이들은 단순한 오락 영화가 아니며 사회적 맥락과 공포 장르를 접목시킴으로써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점쳐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조용한 가족〉의 경우 산장을 운영하는 한 가족을 중심으로 경제위기 시대의 희극이 얼마나 큰 비극이 될 수 있는가를 가벼운 터치로 그려냈다. 그보다 훨씬 더 크게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여고괴담〉은 학원 영화와 공포 영화를 접목하여 이 땅의 교육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신인들은 한국 영화계 바깥에서도 자신의 사유를 펼쳐 보였다. 폴란드 유학 시절에 만든 〈마스터〉를 다시 장편으로 만든 문승욱 감독의 〈이방인〉, 러시아와 공동 제작한 민병훈 감독의 〈벌이 날다〉, 그리고 미국·홍콩의 배우들을 기용해 만든 진원석 감독의 코스모폴리탄적 영화 〈투 타이어드 투 다이〉가 바로 한국 영화 바깥에서 형성된 시선이다. 특히 〈벌이 날다〉는 그리스 테살로니키영화제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많은 면에서 한국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지만 바깥의 시선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적인 미학을 형성하고 있다. 이 영화는 타지키스탄의 한 작은 마을에서 우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흑백의 영상에 담은 작품이다. 이 영화제에서는 또한 〈아름다운 시절〉이 예술 공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인감독들은 수준 면에서도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성을 확보하여 이후의 전망을 밝게 했다. 1997년에 이어 멜로드라마의 붐을 이은 〈정사〉 역시 과거 실험 영화 〈호모 비디오쿠스〉를 연출했던 신인 이재용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정사〉를 필두로 성을 화두로 삼은 일련의 파격적인 영화들도 선보였는데, 그중 김기덕 감독의 3번째 작품인 〈파란 대문〉과 임상수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는 신선한 파문을 일으켰다. 이밖에도 연극 무대에서 솜씨를 다진 장진 감독의 희극 〈기막힌 사내들〉과 강우석 감독의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과 같은 몇 편의 코미디들도 장르 영화의 맥을 이어갔다.
1998년 한국 독립영화 작가들은 단편의 틀을 벗어나 과감히 16mm 장편 필름들을 선보였다. 이지상 감독의 〈둘, 하나, 섹스〉와 〈하우등〉은 16mm 장편으로 만들어진 젊은 세대의 이야기이다. 상반된 성향의 두 작품은 젊은이들의 방황과 소외감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 너무나 추상적이고, 낯선 파격이 많아 공감을 얻기 어려웠던 데 반해 〈하우등〉은 담담한 시선으로 폐교가 된 학교에 머무는 두 남녀 집단의 대화를 좆는 단아한 작품이다. 이러한 16mm 장편 독립영화의 제작은 상업화와 대중적 공개에 대한 고려의 결과이기도 하며 동시에 독립 영화의 여러 시스템의 수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제 외에는 아직도 이들을 수용할 만한 창구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단편영화는 해외 영화제 수상, 극장 개봉등 예상치 못했던 현상을 만들어냈다. 선례가 없었던 단편영화의 개봉은 언론과 관객들로부터 지지를 얻었고, 이에 따라 단편영화 상영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모색되고 있다. 한편 많은 젊은이들은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10만 원 영화제'(제작비 10만 원 미만의 영화제)등을 통해 영화의 대중화를 선도했다. 누구나 손쉽게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고다르의 오랜 이상이 한국에서도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의 단편영화제는 경제적 위기로 인해 개최가 연기되는 등의 사태를 겪기도 했지만 '독립 영화제'의 행사를 시작으로 보편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단편에서는 35mm의 필름이 유행한 반면, 장편 다큐멘터리의 경우에는 베타켐으로 만든 작품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매체의 가벼움 때문인지 다큐멘터리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찾기 어려웠다.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서울 영상집단의 〈본명선언〉과 푸른 영상의 작품들 정도가 주목할 만했다.
위기의 시대일수록 문화에 대한 욕구가 더 커진다는 것은 여러 역사적 사례가 증명하는 바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영화제가 새로이 대두되었고, 기존의 영화제들도 규모는 다소 축소되었으나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163편을 상영한 1997년에 비해 훨씬 많아진 210편을 선보인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국제영화제로 자리잡으면서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행사 위주의 영화제가 아닌 관람 위주의 영화제로 자리잡으면서 21만 석을 수용하는 방대함을 보여주었다. 또한 아시아 영화의 소개를 위한 자리로서도 제구실을 했으며, 본격화된 부산국제영화제 영화공동프러덕션 프로모션 프로그램(Pusan Promotion Plan/PPP)을 통해 아시아 영화 산업의 중흥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한편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부문 중의 하나인 회고전에서는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시네마토그래퍼인 유영길 회고전을 통하여 감독 이외에도 영화에 접근하는 다른 통로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하나의 국제영화제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개최시기를 늦추기는 했지만 판타지 영화라는 독특함으로 새로운 문화의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규모 영화제 행사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폐쇄적인 성문화 담론으로 인해 1997년에 무산되었던 제1회 서울퀴어영화제가 1998년에는 탈없이 개최될 수 있었다. 심의과정 때문에 비디오 상영이 주를 이루기는 했지만 관객들은 많은 관심 속에서 새로운 문화의 대두를 지켜보았다. 또한 학회 중심의 아카데미영화제가 처음으로 열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시아아트필름페스티벌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타이완[臺灣]·일본의 주요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최근 한국 영화계의 큰 쟁점 중의 하나인 일본 영화의 개방을 목전에 두고 일본의 걸작들을 볼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이외에도 세계 인권의 해 5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심의에 시달렸던 인권영화제가 새로이 개최되었고, 서울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소규모 영화제들이 시기를 엇갈려가며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경제적 위기를 맞이하기는 했지만 정부의 지원과 관심 속에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영화문화를 육성할 수 있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오늘날 전세계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한국 내에서도 영화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적 표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1,000년을 목전에 둔 한국 영화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1998년은 신인들의 해였지만 1999년에는 중견들의 활약이 예견된다. 박광수 감독의 〈이재수의 난〉, 장선우 감독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과 같이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감독들의 신작이 준비 단계에 있으며 다양한 장르의 실험이 계속될 전망이다. 물론 신인들의 약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영화는 젊은이들로부터 새로운 문화의 수혈을 받고, 기성 감독들의 정치적 세계와 화합하여 새로운 문화 축의 창조를 꾀해야 할 것이다. 최근 결성된 영상문화연구회를 비롯하여 다양한 스펙트럼의 학제 연구도 이를 뒷받침해줄 것이다. 이러한 지형도 내에서 한국 영화의 성숙과 함께 관객 중심 영상문화의 활성화, 영화제의 정착, 전용 상영관의 설립 등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상세한 정보를 보시려면 세계 주요 영화제(1998), 한국 주요 영화제(1998) 도표를 참조하십시오.
첫댓글 헉
또 붙여넣기 했지? 다알아/
맞지
너무 많이 썼다.
안녕 하경아!!^^
야!! 젖병 왜 쓸대없이 이런 짓을......................
뮈야??????????????????????????????????????????????????????????????????????????????????????????????????????????????????????????????????????????????????????????????????????????????????????????????????????????????????????????????????????????????????????????????????????????????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