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권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헤매는 가운데 미래형 자족도시로 기획된 부산 정관신도시가 무더기 미분양에 이어 계약자의 입주 기피로 유령도시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부산 기장군과 기장군 정관신도시의 6개 아파트단지 건설업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입주를 개시한 롯데 캐슬(764가구)의 입주 가구가 입주를 시작한지 한 달 이상이 지났음에도 현재 50여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입주를 시작한 계룡 리슈빌(455가구)도 50여가구, 신동아 파밀리에(655가구)는 10여가구, 지난 2일부터 입주를 개시한 한진 해모로는 단 2가구만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반시설 제대로 안 갖춰져
주공의 30년 임대아파트인 휴먼시아(1천533가구)도 지난달 27일부터 입주가 개시됐지만 현재 150여가구만 입주했다. 현진 에버빌(690가구)도 이달 내 준공 절차를 마치고 입주를 개시할 예정이지만 입주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관신도시의 저조한 입주율은 지난 2006년 6월 동시분양 때부터 예견됐다. 부산도시공사와 주택건설업체들이 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분양을 강행하면서 당시 무더기 미분양 사태를 빚었기 때문이다.
또 부산도시공사의 늑장 공사로 도로 등 기반시설과 교육시설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입주기피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은 입주를 유도하기 위해 대개 1개월인 입주기간을 정관신도시는 3개월로 늘렸고, 입주자가 금융권에서 잔금대출을 받으면 1년간 이자를 대납해주는 특단의 조치까지 동원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모 업체 관계자는 "정관신도시가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가운데 입주마저 저조하면 신도시 이미지 추락은 물론 업체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정관신도시가 제대로 된 도시 모양을 갖추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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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
2009년 01월 14일 08시 11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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