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사피온, 'X330' 내년 양산
전작대비 성능 4배.효율 2배 향상
'AI 기술 선점, 위기보다 기회'
통신사업의 성장 둔화로 수익 모델 대양화에 나선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설계 자회사 '사피온'은 글로벌 경쟁사의 최신 제품 보다 연산 성능이 2배, 전력 효율이 1.3배 뛰어난
AI 반도체 'X330'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AI 반도체는 AI가 학습.사고할 수 있게 돕는 '두뇌' 격으로, 최근 챗GPT와 같은 고도화된 AI 의 등장으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2억달러(155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AI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인 통신사들은 있지만,
SK텔레콤처럼 AI 반도체 시장까지 진출한 통신사는 찾기 힘들다.
지난해 1월 설립된 SK텔레콤의 자회사 사피온은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X330 시제품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하게 된다.
앞서 X330의 전작인 X220을 지난해 12월부터 SK브로드밴드의 가산 IDC(인터넷ㄷ이터센터)에 적용해왔는데,
이번에는 성능이 향상된 X330을 내세워 AI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것이다.
이번에 사피온이 내놓은 X330은 NPU(신경망처리장치)다.
NPU는 현재 AI 반도체로 사용되고 있는 GPU(그래픽처리장치)보다 통상 에너지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얼굴 인식이나 자율주행 차량의 주행 경로 예측에 필요한 '추론'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피온 관계자는 'X330은 전작(X220) 보다 연산 성능이 4배 이상, 전력 효율은 2배 이상 향상됐을 뿐 아니라,
올해 출시된 경쟁사의 GPU보다도 전력 효율은 1.3배, 연산 성능은 2배 이상 우수하다'고 했다.
이날 SK텔레콤은 SK그룹 17사가 IT 기술을 선보인 'SK테크 서밋 2023'에서 사피온의 AI 반도체 X330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업계에선 2026년까지 전체 기업의 80% 이상이 AI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인터넷, 모바일이 그랬던 것처럼 AI 기술 선점은 위기 보다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채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