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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은 호남의 승지로 산수의 아름다움과 논밭의 풍요로움, 금어의 넉넉함이 있어’(在淳昌郡 淳湖南之勝地 有山水之樂 土田之饒 禽魚之富) 서거정(1422~1488)은 순창을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칭했다. 또 풍수학자인 전 서울대 최창조 교수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장이 순창”이라고 말했다. 순창 땅에서 발원하는 물은 한 방울의 물도 다른 고을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한다. 순창 땅을 돌고 돌아 유등면 외이리 앞으로 모여 섬진강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물 따라 바람 따라 순창의 생기(生氣)는 굽이굽이 돌아 흘러 연평균 13도의 기온을 보인다. 안개일수 77일의 기후조건으로 발효식품인 순창고추장을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들었다. 할머니 솜씨 그대로 고추장, 간장, 된장 등 대한민국의 장맛을 이어가는 것은 순창만이 갖는 최적의 조건이다. 이런 지역적 특성이 복분자, 블루베리, 더덕, 매실, 밤 등 특화상품과 특화사업으로 주민소득을 증대시키고 전국 최고 장수고을로 거듭나고 있다.
장군목장군목은 순창군의 수호신 역할을 해주고 있다.
또한 순창군은 예로부터 옥천골이라 불릴 정도로 맑은 물,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1982년 군립공원으로 최초로 지정된 강천산이 있다. 6.25 한국전쟁의 뼈아픔을 간직한 회문산도 이 곳이다. 천혜의 수석공원이라 불리는 장군목에서 나룻배를 타고 건너가 농사를 짓고 있는 향가리까지 80리 섬진강 물길따라 볼거리가 풍부하다.
농촌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깨끗한 환경, 전통문화가 살아숨쉬고 시골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고장, 순창군은 도청인 전주와 60.5㎞, 광주와는 40㎞ 거리에 있으며 생활권은 광주와 정읍이고 행정권은 전주와 남원이다. 호남정맥 줄기의 산간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군 임야가 67%를 차지한다.
강천산 주차장을 지나 서출동류(西出東流)하는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를 한 대접 마시고 강천산행을 시작해보자. 동의보감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물은 약수라 했다.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강천산을 찾노라면 가슴속 깊은 시름을 덜어주며 구석구석 숨은 절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계곡 따라 호젓한 십리 길의 황토맨발체험로와 목책 산책로는 마음의 때를 훌훌 털어 버린다. 강천호, 약수터, 병풍바위, 금강문, 용소등과 함께 깨끗한 계곡과 높이 50m 길이 80m 현수교의 출렁거리는 짜릿함, 입구에서 정상 팔각정까지 1시간 30분의 등산코스는 가족단위 등산으로는 최적지다.
강천산은 해발 538m로 그다지 높지 않는 산이다. 하지만 전국최초로 지난 81년에 군립공원으로 지정받을 만큼 수려한 산세와 천태만상의 기암괴석, 계곡사이로 사시사철 수정같이 맑게 흐르는 강천계곡, 산책로로 이어지는 애기 단풍은 천혜의 자연풍광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2003년 6월에 병풍바위에 만들어진 병풍폭포는 높이 40m, 물폭 15m로 낙수량이 분당 5t으로 그옆에 작은 폭포와 함께 주변에 물방울을 흩날리며 물안개를 만든다. 햇빛이 비칠 때면 무지개로 답하며 강천을 찾는 이들에게 탄성을 자아낸다.
봄에는 진달래, 개나리, 벚꽃이 넘실거리고 풍부한 수량으로 한여름을 달래준다. 가을에는 애기단풍의 즐비함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며 잔설로 덮힌 현수교는 설경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병풍폭포를 비롯해 약수폭포, 용머리폭포, 구장군폭포, 구룡폭포 등 10여개의 폭포에서는 음이온이 발산돼 상쾌함을 더해주며 천혜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명당이 많기로 소문난 순창의 특성을 고스란히 닮은 회문산. 험준한 산세와 자연휴양림으로 유명하다. 호남정신의 반은 순창에 있고 순창정신의 반은 회문(湖南精神半在淳昌 淳昌精神半在回門)이라 했듯이 인물과 명당이 숨겨진 곳이다. 해발 830m로 호젓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차량으로 하봉 정상까지 갈 수 있다. 정상까지는 1시간 이내로 올라갈 수 있고 정상에서의 광활한 전망은 가족단위 등산코스로 최적이다.
회문산회문산 전경
자연휴양림으로 조성된 회문산은 맑은 날 정상에 올라가면 멀리 지리산 노고단과 광주 무등산이 보인다. 해뜨는 일출의 장관은 지리산 천왕봉에 비견된다. 정상에서 산 아래 겹쳐지는 작은 산들 사이로 보랏빛 햇살 속에 피어오르는 운무의 춤사위 속에 영산 회문산의 정기가 다가온다.
회문산은 조선시대에는 의적들이, 구한말에는 의병들이, 6.25 한국전쟁 때는 조선노동당 전북도당이 자리잡아 저항한 구국의 땅이자 동족상잔의 비극을 지닌 땅이다. 북쪽은 섬진강이, 남쪽은 구림 치천이 휘감고 돌고 돌아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태극모양의 요새를 이루고 있다. 북쪽 정읍과 임실, 서쪽과 동쪽은 산세가 험준하고 회문산으로 들어오는 입구는 협곡을 이루어 예부터 천혜의 요새였다.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의 근거지로 뼈아픈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회문산은 남부군의 소설과 함께 영화로 소개되면서부터 전국에 알려졌다.
관리사무소에서 눈앞에 보이는 노령문은 노령산맥의 관문임을 알리며 출렁다리밑으로 흐르는 구룡폭포가 한눈에 펼쳐진다. 노령문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조선개국과 회문산의 산세를 논했다는 무학바위가 있으며 산 아래에는 조선개국을 기원했던 만일사가 있다.
지난 1993년에 자연휴양림이 조성됐다. 자연사랑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각종체육시설을 구비했다. 6.25 양민 희생자 위령탑, 회문산 역사관과 자연 관찰원, 비목공원, 캠프파이어장, 산막, 강의실, 방갈로, 전망대, 출렁다리 등이 있다.
구미마을은 명성 부원군 김광을(강릉 김씨), 일명 김주서공(金注書公)이 순창 구미마을에 터를 잡는데서 비롯됐다. 고려 우왕 5년(1379년)에 양수생(楊首生)의 처 이씨 부인이 그의 유복자인 양사보(楊思輔)를 업고 용성(지금의 남원)으로 남하했다. 이씨 부인이 개성에서 남하할 때 부군인 양수생과 그의 사부이자 아버지인 집현전 대제학 양이시의 문과 합격증인 홍패를 안고 들어와서 지금까지 보존돼 보물 제725호로 지정됐다. 최근에는 마을입구에 있는 열부 이씨부인 정려각이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구미마을에는 630년의 역사를 말해주는 문화재가 많다. 주변의 어은정, 구암정, 장구목, 만수탄 등에 수많은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한때 구미마을은 300여호가 넘는 큰 마을이었으며, 60년대 구미초등학교가 설립되었을땐 학생 모두가 남원 양씨로 전국에서 유일한 씨족학교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원래 구미마을은 마을 입구에 있는 거북형상의 바위의 꼬리가 마을로 향해 ‘거북이 꼬리’란 뜻으로 마을 이름에 담은 것이다. 마을주변을 살펴보면 북쪽으로 2㎞쯤 가면 섬진강 상류의 맑은 물과 오랜 세월이 빚어낸 기암괴석의 경관이 아름다우며 요강바위와 종호와 용호암 등 전설이 풍부하다. 회문산 깊은 골짜기에서 발원한 적성강은 장구목을 거쳐 만수탄을 경유해 향가리 앞을 지나 곡성으로 흘러간다. 특히 장구목하면 요강바위라 할만큼 오랜 세월이 빚어낸 호수석으로 냇가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바위 가운데에 사람 3~4명이 들어설 수 있다.
조선후기 8대 명창 중 순창에서 4명의 명창을 배출한 명실상부한 판소리의 본고장이 순창이다. 서편제의 창시자 박유전, 동편제의 독보적인 존재인 김세종 명창, 김세종 명창의 맥을 이은 장자백 명창, 조부와 부친의 명맥을 이은 장판개 명인은 순창에서 소리를 배우고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박유전 명창은 소리가 좋아 복흥면 마재에서 득음했다. 양반가문에서 태어나 소리하는 것을 천대시한 집안의 반대와 멸시로 고향을 떠나 전남 보성에서 자리를 잡아 명성을 날렸다. 흥선대원군은 “네가 제일강산이다”라고 극찬하고 선달 벼슬과 ‘강산’이라는 아호를 하사했다.
김세종 명창은 송흥록 명창과 더불어 동편제의 또 다른 독보적인 존재로 창악에 대한 비평과 이론에 뛰어나다. 춘향가중 천자 뒷풀이의 대가로 동계면 가작에 생가가 있다. 장자백 명창은 김세종 명창의 맥을 이어 청미하고 풍부한 성음과 뛰어난 변강쇠타령, 춘향가 등을 적성 매미터에서 득음했다. 장판개 명창은 최하의 저음에서 최상의 고음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적벽가 중 장판교 대전과 군사설움사친가에서 뛰어나 고종으로부터 혜릉참봉교지를 받았다.
섬진강을 중심으로 동편엔 동편제가 서쪽엔 서편제가 섬진강 줄기 적성강을 끼고 번성했다. 적성강 주변을 비롯해 적성 매미터, 금과 삿갓데, 동계 숙대미, 복흥 마재 등에는 소리꾼들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듯 순창의 소리는 우리 나라 판소리의 기초가 됐다. 서편제 박유전 명창의 소리와 장자백 명창의 소리가 합해져 판소리의 대명사처럼 알고 있는 보성의 소리를 만들었다.
추령장승촌은 전국 최초로 조성된 장승마을이다. 팔도장승과 창작장승, 솟대, 각종 탈과 옹기 등 1000 여점이 세워져 있다. 민속예술에 있어 자연스러움의 극치를 이루는 장승을 대중예술로 승화시켜 매년 10월에 장승축제를 열고 있다. 정읍 내장산과 장성 백양사의 길목에 위치했다. 단풍철 기간동안 행락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또 호남 유일의 전북산림박물관이 바로 인근에 있어 가을철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산림박물관은 산림자료전시와 휴식공간을 제공하여 국민의 교양과 문화향상에 기여하고자 지난 2002년에 건립됐다. 제1전시 산림의 이해, 제2전시 산림의 오늘과 내일, 제3전시 우리의 종이한지, 제4전시 임산물의 종류와 이용, 제5전시 산림의 오늘과 내일, 제6전시 영상관과 전망대, 제7전시 호남정맥 등으로 전시되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소풍이나 현장체험 등 교육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순창하면 고추장이다. 고추장 하면 순창이다. 그만큼 순창은 전국 장류생산량의 43%를 차지하는 장류의 본고장으로 국내외 장류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장류축제 비빔밥 만들기순창 장류축제에서 순창고추장을 이용해 비빔밥을 만들고 있는 모습.
순창에서는 전국에서는 유일무이하게 장류라는 독특한 소재로 순창의 장맛을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장류축제가 열린다. 올해는(2012) 11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일원에서 개최된다. 장류축제는 사계절 풍광이 빼어나 내륙의 설악산으로 불리는 강천산의 단풍철과 연계해 관광객을 겨냥한 독특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순창고추장담그기, 메주만들기, 순창고추장 2012인분 비빔밥 만들기, 순창전통고추장 특별분양, 순창고추장 요리경연 전국대회, 화끈!얼얼! 세계인의 매운맛 체험, 다문화가족 장류 맛자랑 경연대회 등 7개분야 39개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이외에도 장류사진 전시회, 청국장쿠키만들기 체험, 고추장항아리 빚기, 웰빙장류체험, 외국문화체험 등으로 관광객에게 색다른 체험과 오감만족을 주고 있다.
특히 700여명의 행렬을 이끌고 순창읍 시가지 일원과 축제행사장 일대를 돌며 순창고추장을 임금님께 진상하는 행렬을 재현한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은 고추장의 고장 순창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행사로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순창장류축제는 올해 7회에 불과하나 3년연속 문화관광 유망축제로 선정돼 1억 3,2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으며 내년도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진입하는데 탄탄한 기틀을 구축하게 됐다.
가는길
서울에서는 (1)서해안 고속도로 → 고창·담양간 고속도로 → 88 고속도로(담양/대구방면) → 순창 IC (2)경부고속도로(천안분기점) → 논산/천안간 고속도로(논산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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