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못
집필자 김영희(金?希)
정의
전국에 분포한 공갈못과 관련된 전설.
줄거리
<공갈못전설>은 지역적으로 다양하게 전해 내려온다.
첫 번째 이야기는 옛날에 공갈못을 완성할 수 없었는데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면 된다는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공갈이라는 아이를 묻은 후 못을 완성했다.
그로부터 그 못을 ‘공갈못’이라고 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한 남자가 여인으로 변한 황룡과 만나 하룻밤을 보냈다.
경상북도 경주시 용담의 용녀였던 여인이 남자에게 공갈못의 용남(龍男)에게 시집가야 하는데
다른 용이 방해하니 처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음 날 남자는 여인의 말대로 싸우는 세 마리 용 가운데 백룡을 처단하려 했으나
실수로 청룡의 허리를 잘라 공갈못의 용을 죽이고 말았다.
그러자 황룡이 자신을 과부로 만들었으니 영원히 자신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남자에게 말했다.
남자는 결국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죽었다.
남자의 시체를 가져다 제사지내자 못 속에서 황룡이 나와 시체를 안고 들어갔다.
그 뒤로 이 지방 사람들이 공갈못의 얼음 갈라지는 모양을 보고 이듬해 풍흉을 점치기 시작했다.
이를 ‘용갈이’라고 했는데, 못의 얼음이 동에서 서로 갈라지면 풍년이고 그 반대면 흉년이라 여겼다.
세 번째 이야기는 옛날 고기를 잡던 사람이 못에 살던 이심이를 잡는 바람에 못이 다 메워지고 말았다.
그래서 이를 공갈못이라고 했다.
네 번째 이야기는 옛날 백낙천이 자식 없이 살다 죽으면서 아내에게 자신의 시체를 공갈못에 넣고
“상주 함창 공갈못에 백낙천이 날 데려가소.”라고 외치며 울라 하였다.
아내가 남편이 시킨 대로 하던 어느 날 나라의 태자가 났는데,
주먹을 쥐고 울음을 울면서 누가 달래도 그치지 않았다.
그 소문을 듣고 백낙천의 아내가 올라가 아이 앞에 서니 아이가 울음을 뚝 그쳤다.
아이의 주먹을 펴 보니 ‘백낙천’이라고 쓰여 있었다.
내용
이 전설은 크게 다섯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아이를 묻고 못을 완성한 인신공희설화가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용의 청을 받고 실수로 다른 용을 죽인 사람이 결국 죽어 못 속의 용과 함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세 번째는 이심이를 죽여 못이 메워진 설화이고,
네 번째는 과거 공갈못이 더 넓었던 시절의 지명에 얽힌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못의 신성함과 영험함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의의
못은 우물이나 산, 바위처럼 우주 재생의 구심이자 우주의 기운이 생성되는 근원이다.
대지의 배꼽이자 우주의 중심인 이와 같은 상징 공간은
성스러운 힘으로 넘쳐나 중요한 주술 행위나 의례의 핵심 대상이 된다.
농사의 풍흉을 점치거나 기우제를 지내는 공간 등이 이와 같은 예에 해당한다.
이런 공간에는 흔히 용이나 이심이 등이 깃들어 사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이에 따라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희 의례가 행해지기도 한다.
인신공희는 설화의 주요 모티프로 소설 <심청전>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7-8, 377; 379; 380; 382; 385; 1031; 1214.
참고문헌
인신공희설화 연구(최운식, 한국민속학보10, 한국민속학회, 1999),
희생제의설화의 원형성 연구(이정재, 구비문학연구28, 한국구비문학회, 2009).
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