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원들 몇분과 머리를 맞대고 "개막전을 어디가서 볼까" 고민했습니다.
이래저래 의견들이 갈리더군요.
"TV가 있는 룸식 호프에 모여서 보자"
"2시 경기라 술집 문 안 연다. 거기 말고 단골 이자카야 가서 야구 틀어달라고 하자"
"그러지 말고 누구네 집 TV가 크니까 마음 편하게 거기로 가자"
"이왕이면 토요일 아침에 MT를 가서 펜션에서 보는 건 어떠냐"
"미안하다. 나는 아는 언니랑 두산 개막전 보러 가기로 했다"
"지금 사직 개막전을 예매할까 말까 고민중이다. 금요일날 단합대회 끝나면 바로 부산으로 쏘자"
뭐 여러 얘기가 오갔습니다.
야구보다는 '술'에 관심 두는 회원이 더 많아보이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어디서 볼까' 한동안 고민을 하고 나니
드디어 왔구나 싶더군요.
6개월 동안 지워졌던, 나의 야구가 말입니다.
저는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전혀 없습니다만
야구 자체에 대한 기대치는 누구 못잖다고 자부합니다.
지는 경기를 봤다고 열내거나 분노하지 않을 뿐
야구를 보는 것 자체는 정말 재밌거든요.
야구장으로 올라가는 잠실의 널직한 복도를 저는 참 좋아합니다.
그 길을 올라갈 때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경기 시작이 많이 남았어도, 그 계단은 두칸씩, 세칸씩 바삐 오르게 됩니다.
2층으로 뛰다시피 올라가 좁은 게이트를 나서는 순간, 갑자기 시야가 확 넓어지면서 보이는 청량한 그라운드의 느낌
그 마약 같은 중독을 빨리 느끼고 싶어서입니다.
이브랜드의 예상 성적이 어떻고, 김태완이 어느 포지션에 안착하고.....
그런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야구는 그냥,
빌딩숲 사이에선 보기 힘든 탁 트인 그라운드에서
장난감 병정처럼 조그맣게 보이는 선수들이 던지고-치고-달리는 재밌는 공놀이니까요.
제가 3월 30일 오후에 부산에 있을지, 술집에 있을지, 아니면 누군가의 거실에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읽을 다른 회원님들이 어디 계실지도 모르고요.
다만, 어디서 누구랑 보시든 간에
당신의 야구를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6개월만 지나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그 짜릿한 중독을 말입니다.
첫댓글 벌써부터 기대되는 1인입니다.
드디어 시작하는군요 기다리기 넘 힘들었어요~ 첫날은 그냥 통닭과 맥주로 편하게 관전할 예정입니다 ㅎㅎ
저희 학원으로 초대하고 싶었으나(인터넷 중계 티비로 띄워서...ㅋㅋ) 콘서트 가네요..ㅠㅠ
출근할 확률도? 그럼 컴으로 네이버를 통해 ~~
저도 야구 시즌이 기다려 집니다.^^
전 100% 네이버시청 당첨! 근무시간이라 몰래몰래 봐야겠네요.
개막전 직관을 못하게 되어서 그 전 주에 하는 시범경기로 맘을 달래려고 합니다 ㅡㅜ 역시 야구는 직접 보는 게 제일 재미있는거 같아요 ^^
공감되네요..ㅋㅋ
전 회사에서 눈치보며 사직 예매 완료 했습니다.
세번째 개막전 사직인데 갈때마다 떨리네용 ㅎㅎ
저도 예매했는대 첫번째 개막 직관이라 더 기대되네요... 사직구장도 첨이구요..
저도 가슴이 콩닥 콩닥 ㅋㅋㅋㅋ 성적보다 역시 야구는 그 자체가 재밌습니다.
너무 기대되요ㅜㅜㅋㅋㅋㅋ
콩닥콩닥 저도 그래요 야간 경기에 출입문 너머로 보이는 강렬한 불빛과 환호는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