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자 한국일보에서 경기도 파주지역 시민단체들이 내란 수괴 전두환 유족들의 파주 안장을 강하게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었다. 12월 4일 밤 MBC 뉴스데스크에선 파주시장까지 ‘결사 반대’한다는 사실을 보기도 했다. 이렇게 내란 수괴 전두환은 죽어서도 맘대로 묻힐 곳조차 찾지 못하는 처지의 ‘역적’이다.
그 전두환이 주도해 성공한 12ㆍ12 쿠데타(1979년)를 그린 영화가 ‘서울의 봄’이다. 뜻밖에도 그야말로 파죽지세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전 대통령’이라 하지 않고, ‘내란 수괴 전두환’이라 말하는 것부터 밝히고 넘어가는 게 먼저일 듯하다. 전두환이 90세로 세상을 뜬 건 2021년 11월 23일이다.
당시 쓴 글 제목이 ‘내란 수괴 전두환’(장세진에세이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 수록)이다. 이 글 서두에서 ‘내란 수괴 전두환’은 5ㆍ18서울기념사업회 한상혁 고문이 대법원 최종 판결에 의거해 주장한 표현임을 밝히면서 백번 맞는 말이라 생각해 그렇게 하기로 했음을 덧붙이고 있다. 사실 ‘전 대통령’이니 ‘전두환씨’, 나아가 ‘국민 학살자’ 등 언론매체마다 호칭이 달라 혼란스러운 느낌을 주는데, 그걸 나름 정리한 의미도 있다.
11월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4일째 100만, 6일째 200만, 10일째 300만, 12일째 400만, 14일째 500만, 18일째 600만, 20일째 700만, 25일째 800만, 27일째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열기를 이어갔다. 12일째 465만 남짓 동원, 460만 명으로 알려진 손익분기점을 가뿐하게 넘어섰으니 대박이다.
그리고 마침내 개봉 33일째인 12월 24일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로써 ‘서울의 봄’은 ‘범죄도시3’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천만영화가 됐다. 팬데믹 이후 비시리즈물이 아닌 단일 작품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2019년 5월 개봉한 ‘기생충’ 이후 처음이다. 한국영화로는 22번째, 외화까지 통틀어선 31번째 천만영화다.
김성수 감독은 “무거운 역사적 소재인데다 승리한 쿠데타라는 알려진 사실을 다뤄 20~30대 관객이 극장에 올지 영화를 찍는 내내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영화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기적 같은 일이라 너무 행복하다”면서도 “무거운 이야기이고 ‘배드 엔딩’인데 사람들이 봐줄까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믿기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뜻밖의 대박인 셈인데, 11월 개봉작이 천만영화가 된 것은 지금까지 2014년 ‘인터스텔라’가 유일했다. 그러니까 ‘서울의 봄’은 11월 개봉 한국영화 최초의 천만영화다. ‘비트’ㆍ‘태양은 없다’ㆍ‘무사’ㆍ‘감기’ㆍ‘아수라’의 김성수 감독도 첫 천만영화 연출자가 됐다. 김 감독은 올해 62살의 노장으로 한국영화계에서 환갑을 넘긴 첫 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정우성 역시 1994년 ‘구미호’로 데뷔한 이래 29년 만에 처음으로 천만영화에 이름을 올린 배우가 됐다. 한겨레(2023.12.25.)에 따르면 정우성은 개봉 이후 서울ㆍ부산ㆍ대전ㆍ광주 등 전국 상영관에서 230차례가 넘는 무대 인사에 나서며 출연배우 무대 인사 최대 참석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12월 30일 기준 관객 수는 1,152만 7,955명이다. 올해 최고 흥행작인 ‘범죄도시3’(1,068만 명)를 가뿐히 넘어섰다. 이제 1,200만 아니 그 이상 영화들도 넘어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일에도 10만 명 아래로 떨어진 바 없어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올빼미’ 등 다른 글에서 이미 말했듯 11월이 비수기라고 하는 ‘전통’을 여지없이 깨버린 ‘서울의 봄’이라 할 수 있다.
‘서울의 봄’은, 스포티비뉴스(2023.12.4.)에 따르면 “개봉 2주차인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의 일일 관객 수가 개봉일 오프닝 스코어(20만 3,813명)를 모두 뛰어넘은 것은 물론, 개봉 2주차 주말 스코어 역시 개봉 1주차 주말 스코어(149만 4,232명)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한국영화들의 흥행 성공 추이를 따라가고 있”는 중이다
가령 2014년 ‘국제시장’(1,426만 명),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명), 2013년 ‘변호인’(1,137만 명) 등도 개봉 2주차 관객이 1주차에 비해 꾸준히 증가한 양상을 보이며 천만영화가 된 바 있다. OSEN(2023.12.1.)에 따르면 역대 11월 한국영화 개봉작 중 가장 많은 70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내부자들’(2015) 이후로 가장 빠른 흥행 추이를 보인 ‘서울의 봄’이기도 하다.
일간신문 등 매체들이 ‘서울의 봄’ 흥행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살펴볼 게 있다. 흥행세 동력이 예상을 뛰어넘은 20~30대 관객의 지지 덕분이라는 점이다. 가령 한겨레(2023.12.5.)가 전한 멀티플렉스 CGV 관객 분석을 보면 개봉 직후부터 20~30대가 56%였다. 주요 관객층으로 예상했던 40~50대(40%)보다 훨씬 많았다.
‘서울의 봄’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최은영 이사는 “개봉 전 모니터 시사를 했을 때 긴박감 있는 전개 때문인지 젊은 관객들이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어려워하기보다는 큰 흥미를 보였다”며 “개봉 전 예고편을 순차적으로 공개했을 때도 예상보다 빨리 퍼져나갔고 전두광(황정민) 얼굴이 공개된 마지막 예고편의 온라인상 반응이 커서 젊은 관객들의 관심을 어느 정도 기대는 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2023.12.4.)에 따르면 12월 4일 기준 CGV 예매앱 관객 연령 비는 30대가 30%로 가장 높고 20대(26%), 40대(23%), 50대(17%), 10대(4%) 순이다. 통상 극장가에선 여성 관객이 55%를 웃도는 데 반해 ‘서울의 봄’은 남성 관객이 49%로 절반 가까이 차지한 것도 눈에 띈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범죄도시’ 시리즈,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캐릭터와 장르가 명확한 영화가 흥행했는데 ‘서울의 봄’도 같은 흐름을 따른다”고 말했다. 유운성 영화평론가는 ‘변호인’ㆍ‘택시운전사’ㆍ‘남산의 부장들’ 등 현대사 소재 영화가 잇딴 흥행을 하는 것에 대해 “역사를 일종의 세계관으로 삼는 K무비의 한 경향이 생겼다”고 짚었다.
메가박스ㆍCGVㆍ롯데시네마 등 영화관 예매앱에도 “모르고 지나간 사실을 알게 됐다”는 기성세대, “우리 현대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젊은 세대 반응이 많다. 실제 역사와의 비교 자료 등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관람평 댓글란에 공유하며 관람객끼리 스터디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단다.
‘서울의 봄’처럼 11월 개봉해 천만 흥행한 ‘인터스텔라’(2014)가 블랙홀 등 어려운 개념을 관람 전후 예ㆍ복습하는 ‘에듀테인먼트’ 열풍을 몰고 온 사례와도 닮았다는 보도가 눈길을 끌기도 한다. 영국 매체 ‘스크린데일리’가 11월 27일(현지시간) “정치 드라마 ‘서울의 봄’이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던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에 낙관적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외신도 주목했을 정도다.
그뿐이 아니다. ‘서울의 봄’에 대한 멀티플렉스 예매앱 평점도 CGV 99%, 메가박스 9.6점(10점 만점), 롯데시네마 9.7점으로 높다. 40%대로 내려간 적도 있지만, 개봉 17일째 평일 예매율도 50%를 웃도는 등 ‘서울의 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모두 천만영화를 가능케 한 전망들이다.
그런데 ‘서울의 봄’의 천만영화에 대한 이색적인 의미 부여와 해석이 있어눈길을 끈다. 아시아경제(2023.12.12.)에 따르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의 봄’ 흥행을 통해 윤석열 정권에 대한 민심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대통령 지지율은 30%대가 무너지고 20%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12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영화를 보며 전두광의 하나회와 윤석열의 특수부 검찰을 동일시하는 국민들이 내년 4월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심판하고 벚꽃 피는 봄을 맞겠다는 의지가 이심전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아울러 안 의원은 “‘서울의 봄’ 한 편의 영화를 통해 드러난 민심은 신당도 특검도 모두 삼킬 기세”라며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겠다. 국민은 언제나 옳고 무섭다”고 말했다.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니란 점에서 그럴 듯해 보이긴 한다. 또 정치인의 주장이라 흥미롭기도 하다.
반면 일부 보수단체는 ‘서울의 봄’을 “좌편향 역사왜곡 영화”로 규정하며 단체관람을 한 학교까지 찾아가 규탄 집회를 여는 등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뻘짓’을 하고 있다. 이들의 준동으로 실제 어느 초등학교에선 단체관람을 취소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이후 보수단체의 좌표가 찍힌 학교들도 줄줄이 관람 취소를 알리는 가정통신문을 재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두환ㆍ노태우 등 신군부의 12ㆍ12 쿠데타가 대단히 옳고, 아주 잘했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짓거릴 벌인 보수단체는 자유대한호국단과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등이다. 이런 자들이 있었기에 막을 수도 있었던 12ㆍ12 쿠데타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역대급 망동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12ㆍ12 쿠데타는 여야를 떠나 단죄가 이루어진 역사일 뿐아니라 그 수괴 전두환은 앞에서 잠깐 말했듯 죽어서도 묻힐 곳을 찾지 못한 채 구천을 떠도는 대역(大逆) 죄인이다. 이데올로기 문제를 들이댈 여지가 전혀 없는 찬탈의 죄를 진, 죽으면서도 공식 사과 한 마디 없었던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죄인일 뿐이다.
다소 색다른 소식도 전해졌다. 전두광의 악행에 화가 난 일부 관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황정민이 인질로 잡혀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식의 글들을 올리면서 2년 전 영화 ‘인질’이 재개봉한 소식이 그것이다. 심지어 서울 강남구 한 극장은 전두광 사진을 내건 ‘두더지 잡기’ 게임을 설치했다. 영화 속 전두광을 보며 생긴 분노와 스트레스를 풀라는 의미에서다.
무대인사에서 사과를 해오던 전두광 역의 황정민이 눈물까지 흘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2월 17일 광주에서 무대인사를 하다가 황정민은 “서울의 봄이 광주에 오길 43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는 관객들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영화엔 나오지 않지만, 5ㆍ18 광주 학살의 책임자인 내란 수괴 전두환을 연기한 배우로서 감정이 북받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영화는 어떤가? ‘서울의 봄’은 영화 자막에 따르면 그해 겨울 철저히 감춰졌던 바로 그 얘기다. ‘제5공화국’(MBC)ㆍ‘코리아게이트’(SBS) 같은 드라마에서 이미 다룬 바 있지만, 12ㆍ12 쿠데타를 정면으로 온전히 그려낸 건 ‘서울의 봄’이 처음이다. ‘서울의 봄’이 이전 드라마들과 다른 건 이태신(정우성) 수경사령관(소장)을 전두광(소장)과 필적할 군인으로 그려낸 점이다.
알고 보니 이태신은 정상호(이성민) 참모총장(대장) 겸 계엄사령관이 전두광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은 보안사령관의 발호(跋扈)를 저지하거나 견제하기 위해 새로 임명, 11월 16일 취임한 수경사령관이다. 취임 한 달도 안돼 12ㆍ12 쿠데타와 맞닥뜨렸으니 하나회 여단장 부하들을 장악하기 어려웠을 법하다.
물론 국방부장관 오국상(김의성)이라든가 참모차장(중장) 민성배(유성주) 등 반란을 막는데 걸림돌을 넘어 동조한 상관들이 있었음도 다시 확인된 역사적 사실이다. 국가와 국민의 안녕보다 개인적 영달을 노리는 그런 기회주의자들을 국방부장관과 별 3개 참모차장에 있게한 박대통령의 원죄 역시 크다 할 것이다. 군대내 사조직 하나회를 수수방관한 것과 함께.
그럴망정 역사적 사실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반란군에게 나라가 넘어가게 생겼는데, 끝까지 항전하는 군인 하나 없다. 그게 군대냐?”는 이태신의 울분에 찬 질타는 묵직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전두광을 향해 “대화는 사람끼리 하는 거야”라 쏘아부치는 데선 뭔가 체증(滯症) 같은 게 싹 꺼져 통쾌하기까지 하다.
전두광과 이런 정태신의 팽팽한 맞섬은 러닝타임 141분 내내 멈추지 않는 긴박감을 갖게 한다. 행주대교에서 2공수여단 출동을 이태신 혼자 나가 막는 극적 장치라든가 야포부대 장전완료를 비롯 수경사 병력의 전두광과의 대치 등도 지루해 할 틈 없이 영화에 빠져들게 한다. 총격 소리라든가 탱크를 앞세운 병력 이동 등 비주얼도 극장 스크린이 주는 효과 덕분인지 이왕의 드라마들보다 박진감이 넘쳐나게 한다.
그 이전 헌병감(준장) 김준엽(김성균) 명령으로 대통령 결재를 받으러 갔다가 못받은 채 나오는 전두광을 총리공관에서 체포할 수 있었던 장면도 긴박감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대통령 최한규(정동환)가 국방부장관 결재부터 받아오라며 정 총장 연행 서류에 사인을 바로 하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최대한 활용한 영화적 재미가 아닐까 싶다.
전두환에 이어 대통령을 한 노태우라 그런지 9사단장(소장) 노태건(박해준) 비중이 꽤 커 눈길을 끈다. 노태건은 처음엔 전두광에게 “계엄사령관 찾아가 무릎 꿇고 살려달라 했으면” 하고 바라지만, 정총장 연행작전 브리핑을 한다. “내는 니 하나만 믿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며 사단병력 서울 출동을 명령한다. 단순히 전방에 있는 9사단 병력만 출동시킨 게 아니라 전두광 친구로서 쿠데타 제2인자였음을 고스란히 재현해낸 셈이라고 할까.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연출이지만, 새삼 안타까움을 더해주는 장면도 있다. 앞에서 잠깐 말한 김 헌병감과 특전사령관(소장) 공수혁(정만식), 그의 비서실장 오진호(정해인) 소령의 체포 과정 및 전사가 그것이다. 공수혁으로 나온 정병주 특전사령관의 경우 12ㆍ12 쿠데타후 강제예편됐고, 노태우가 대통령이던 1989년 변사체로 발견된 사실이 떠올라 더 그럴 것이다.
안타까움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진호는 김오랑 소령이 모델이다. 김 소령이 그렇게 전사하자 아내는 그 소식을 듣고 실명했다. 1991년 실족사로 생을 마감했는데, 의문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헌병감 명령으로 대통령 결재를 받으러 갔다가 못받은 채 나오는 전두광을 체포할 수 있었는데, ‘윗대가리’ 때문 수포로 돌아간 게 많이 아쉽기도 하다.
전두광을 자꾸 열받게 하는 전개는 좀 아쉽다. 설사 역사적 사실이라 하더라도 정 총장의 여러 언행이 그렇고, 친해지고 싶다는 전두광에게 이태신이 “대한민국 육군은 다 같은 편”이라 쏘아부치며 무안을 주는 식이다. 전두광의 얼굴 표정이 일그러지는 그런 열받게 하기가 혹시라도 12ㆍ12 쿠데타의 정당성으로 호도되는 게 아닐까 걱정되어서다.
회군한 2공수 여단장 도희철(최병모)에게 권총을 쥐어주며 날 쏴버리라고 협박해 다시 진격하게 만드는 등 전두광을 너무 ‘사나이’답게 그려낸 것도 마찬가지다. 이 사나이다움을 그대로 도희철이 2공수부대 부하 이대령(곽자형)에게 다시 써먹고, 부대를 출동하게 해 전세(戰勢)가 역전되기까지 하니 씁쓰름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