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건설기계 수급조절을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되는 연구용역 조사가 조만간 실시되며 수급조절 시행 여부를 판단하는 ‘수급조절위원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건설기계 수급조절이 향후 명운이 걸려있는 중요한 해인 셈이다. 이미 국토해양부 건설인력기재과 박영수 과장도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급조절 시행 여부와 관련해 이같이 밝힌 바 있다.
본지는 이처럼 중대한 시점에 놓인 수급조절 문제에 관련한 타당성과 필요성을 건설기계 사업자들에게 전달하고 수급조절을 통한 건설기계 산업의 발전 도모를 위한 계속된 논의를 위해 2011년 새해 첫 신문의 기획으로 게재한다. /편집자 주
1. 건설기계 수급조절 배경
건설기계란 건설공사에 사용되는 기계로서 기계화시공의 투입기초자산이다. 건설공사에서 건설기계의 투입금액인 기계경비는 통상 건설공사비의 15~20%, 첨단공사의 경우에는 30%까지 차지하고 있다.
건설공사는 대형화, 고층화, 대심도화, 자동화추세이므로 향후 건설기계가 건설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산업에서 건설기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건설기계는 건설기계관리법에 의해 건설기계의 생애주기(생산-운용-폐기)동안 관리되고 있고 동법에서 규정한 관리대상 건설기계는 총 27종이다.
그중 대표적인 건설기계로는 굴삭기,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카, 기중기, 지게차 등이 있다. 건설기계 수급조절 필요성이 공론화되어 2007년, 건설기계수급조절을 위해 영업용 건설기계등록을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정기간 제한 할 수 있는 규정이 건설기계관리법에 반영돼 개정·공포됐다.
2. 건설기계 수급실태 및 문제점
건설기계 임대사업은 화물 등과 달리 시장진입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장기간 수요대비 공급초과 현상이 지속됐다.
그 결과 건설기계가 여유가 있는, 즉 과잉공급인 임대시장 환경에서는 과당 출혈 경쟁이 유발될 수밖에 없으므로 건설기계사업자는 정상임대가격보다 낮은 원가 이하의 임대단가로 사업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왔다.
최근 건설기계임대사업을 진단한 결과에 의하면 유류비, 부속, 장비비 등 원가의 급속한 상승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최소한의 보호방안이 없을 경우 대부분 개인사업자로 구성된 15만 건설기계사업자들은 한계상황에 도달해 공멸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현재 건설기계 과잉공급이 우리 건설기계업계에 주는 충격은 다른 업계보다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의 건설기계사업 고유특성과 건설기계 과잉공급현상이 복합적으로 결합해 상승작용을 유발, 감내하기 곤란한 파괴력으로 건설기계사업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1) 건설기계사업자의 전직과 전업 곤란
건설기계사업자의 평균 연령은 40대로 고령이며 거의 대부분의 건설기계사업자는 전 재산을 투자해 건설기계를 구입 또는 할부금융사로부터 차입한 뒤 건설기계를 확보하므로 사업채산성이 악화되더라도 전직 또는 다른 사업으로 전업이 곤란하다.
2) 건설기계사업분야는 개인·영세업자로 구성
건설기계임대업은 건설기계제조업 등 다른 업계처럼 대형회사가 중심이 되는 업계구조가 아니라 개인사업자가 건설기계임대사업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3) 수익창출거래에서 건설기계사업자의 취약한 경제적 지위
건설기계사업자는 건설현장에서 임대수익을 창출하지만 건설업 체계상 최하위에 위치해 다단계구조에 의한 저가계약, 부당·불공정거래의 피해자가 되는 경제적 약자의 위치에 놓여있다. 즉 가격협상력이 없다.
4) 건설기계구입거래에서 강력한 공급자 대비 가격 결정권 전무
건설기계사업자는 건설기계의 구매자이지만 가격결정권은 상대 공급자인 건설기계 제조사가 갖고 있다.
즉 건설기계사업자는 원가의 대부분인 건설기계의 가격을 공급자가 제시하는 가격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건설기계 제조업은 독과점구조로 돼 있어 가격을 관리 가능한 유리한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건설기계임대업의 최악의 현실을 극복해 건설기계임대업과 관련 산업의 동반발전을 이루려면 최소한의 보호방안이 실행돼야 한다. 그 최소한의 보호방안중 하나가 과잉 공급된 건설기계수급조절이다.
5) 과잉공급이 임대시장 미치는 부정적 효과 분석
(1)주요 건설기계 임대가격 분석
건설기계 임대가격을 2006년말 기준으로 분석해 보면, 굴삭기 0.6㎥과 0.8㎥의 경우 손익분기점 임대가격과 실제임대가격을 비교해 보면 각각 60,000원과 80,000원이 낮은 가격으로 실제 임대가격이 형성됐다.
덤프트럭의 경우도 15톤과 24톤을 손익분기점 임대가격과 실제임대가격을 비교해 보면 각각 111,000원, 131,000원이 낮은 가격으로 실제임대가격이 형성됐음을 알 수 있다.
콘크리트펌프카의 경우는 손익분기점 임대가격과 실제임대가격을 비교하면 281,000원이 낮은 가격으로 실제임대가격이 형성됐다.
한편 실제임대가격은 현재 소비자물가상승률 및 유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형성되고 있다. 즉 2006년 말 기준 경유가격의 경우는 전년대비 13.7%,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2.2% 상승 했으나 실제임대가격은 전년대비 전혀 오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1-주요 건설기계 임대가격의 비교>
(단위 : 원)
기종 |
손익분기점 임대가격 (A) |
실제임대가격 (B) |
임대가격차이 (A-B) |
비고 |
굴삭기(0.6㎥) |
460,000 |
400,000 |
60,000 |
과잉공급으로인해 실제임대단가가 정상임대단가보다 매우 낮게 형성되는 심각한 피해가 공통적으로 발생 |
굴삭기(0.8㎥) |
560,000 |
480,000 |
80,000 | |
덤프(15톤) |
421,000 |
310,000 |
111,000 | |
덤프(24톤) |
621,000 |
490,000 |
131,000 | |
콘크리트펌프카(36m) |
981,000 |
700,000 |
281,000 |
(2)2006년말 초과공급대수를 실제평균임대가격으로 환산해 시장 잠식 규모액 분석( 과잉 공급에 따른 시장피해액 분석)
2006년 말 초과공급대수가 임대시장을 잠식한 규모를 추산할 경우 가동기준일 200일 기준과 실제평균임대가격으로 환산하면, 굴삭기의 경우 3,500억원, 덤프트럭의 경우 408억원, 기중기의 경우 146억원, 롤러의 경우 236억원, 콘크리트믹서트럭의 경우는 743억원, 콘크리트펌프의 경우 279억원, 콘크리트펌프카의 경우는 1,20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를 합산하면, 총 6,512억원에 이르고 있다.
<표2 : 2006년말 초과공급대수가 시장에 주는 피해액 분석>
기종 |
공급초과 대수(A) |
실질평균 임대가격(B) |
가동 기준일(C) |
금액 (A*B*C) |
비고 |
1) 굴삭기 |
4,277 |
410,000 |
200 |
3,500억원 |
시장피해액 1위 |
2) 덤프트럭 |
510 |
400,000 |
200 |
408억원 |
시장피해액 4위 |
3) 기중기 |
97 |
750,000 |
200 |
146억원 |
|
4) 롤러 |
337 |
350,000 |
200 |
236억원 |
|
5) 콘크리트믹서트럭 |
1,239 |
300,000 |
200 |
743억원 |
시장피해액 3위 |
6) 콘크리트펌프 |
201 |
695,000 |
200 |
279억원 |
|
- 콘크리트펌프카 |
776 |
787,000 |
200 |
1,200억원 |
시장피해액 2위 |
합 계 |
|
|
|
6,512억원 |
|
(3) 노후차 축적구조로 노후차로 인한 환경, 안전, 생산성 피해 발생
과잉공급에 의한 채산성악화로 노후차에서 신차로의 교체가 부진, 현재 건설기 계 사용 평균 연령은 정상 연령 5년 보다 높은 8년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결과 노후차 운용에 따른 에너지 손실, 환경오염, 안전도 저하, 생산성 저하 상태에 처해있다.
3. 국내 및 해외 건설기계시장(임대) 현황 분석
1) 국내 건설기계시장 분석
(1) 공급자 현황
국내 건설기계임대시장에서 공급자는 다음 2가지 형태로 구성된다.
건설업체가 필요한 건설기계를 임대차계약에 의해 공급하는 임대형공급자(영업용)와 건설업체가 필요건설기계를 구입해 자체공사에 공급하는 자기수요형 공급자(자가용 및 관용)형태가 있다.
공급자형태별 시장 점유비를 살펴보면 임대형 공급자는 58%(209,488대), 자기 수요형 공급자는 42%(148,882대)를 점유하고 있으나 지게차가 자가 수요형 공급자의 대부분을 차지해 건설공사에서 주로 사용되는 토공용 건설기계의 경우에는 임대형 공급자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임대형공급자는 외국과 달리 건설기계와 조종원을 함께 공급하는 특수한 임대형태(전세, Charter)로 소유와 조종을 같이 하는 개인영세사업자(또는 특수형태의 근로자)가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구조에 따라 건설기계의 수요변화에 따른 공급변화능력인 수요변화탄력성을 살펴보면 임대형공급자는 162,527명으로, 사업자 1인당 건설기계대수는 1.3대로 영세하고 고정인건비의 특성으로 수요변동에 비탄력적이다.
그러나 선진외국의 경우 건설기계만 공급하는 순수임대(렌탈, rental)로 대형 자산사업자이며 수요변동에 따라 자산매각(구입)만 하면 되므로 수요변동에 탄력적이다. 따라서 외국과의 구조적차이로 수요변동에 따른 공급탄력성이 매우 경직된 상태이므로 수요 감소에 따른 공급과잉 리스크가 매우 크다.
(2) 수요자(소비자) 현황
수요자는 건설업체로 종합건설업체, 전문건설업체, 설비건설업체이다. 수요자 형태도 순수 수요자 및 자기수요 충족형 수요자로 혼합 존재하고 있다.
(3) 국내 건설기계 임대시장 수요· 공급 특성
임대시장 참여자는 순수임대공급자 및 자기수요 충족형 공급자로, 두 가지 경로로 구성돼 있어 만일 순수임대공급자의 시장진입을 제한하더라도 다른 경로, 즉 건설업체가 건설기계를 확보해 수요자가 공급자로 전환, 진입하는 데(자가용) 규제가 없어 시장 수급능력 자율조절이 가능하다.
그리고 건설기계임대료(사용료)는 신차와 노후차 사이의 차이가 없어, 건설기계 차령이 자동차대비 노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에너지 절약, 환경(이산화탄소배출량)개선에 의한 녹색성장, 생산성 및 기계 가동률 향상 측면에서 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또 2010년 건설기계 등록대수 358,370대 중 5년 미만 건설기계 28%(100,972대), 5년 이상 건설기계 72%(257,398대)를 점유해 건설기계 노후도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2) 해외 건설기계 임대시장 현황 분석
(1) 외국 건설기계 공급자 발전 경과 및 구조
기계, 설비 등 동산에 대한 렌탈(Rental)은 1950년경 미국에서 소유와 조종이 분리된 기계만 임대하는 자산사업으로 개시돼 유럽, 일본으로 확산됐다.
외국 렌탈사업 시장은 대규모 자본력을 가진 대형 업체에게 유리하므로 렌탈업체 대부분은 대형업체로 시장지배력이 매우 강하다. 또한 불황기(호황기)에는 자산만 매각(또는 구입)하면 되므로 강한 내구력을 갖고 있어 그 결과 렌탈업체 자체가 건설기계수급조절능력을 갖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55년 ARA(미국렌탈협회, American Rental Association)가 결성돼 현재 회원 렌탈사는 7,500사이고 지역적으로는 미국 50개 주 전역 및 캐나다를 포함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ERA(유럽렌탈협회, European Rental Association)가 결성돼 현재 회원 렌탈사는 4,700개, 지역적으로는 유럽 14개국으로 구성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ARA(미국렌탈협회) 주도로 유럽 ERA(유럽렌탈협회)와 함께 전 세계 렌탈협의체(Global Rental Alliance)를 구성, 전세계 렌탈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3) 국내 및 해외 건설기계임대사업자의 구조 비교
국내 임대사업의 경우, 1998년경 IMF 당시 건설업체가 구조조정일환으로 보유건설기계를 고용조종사에게 불하해 독립 개인사업자로 퇴직시키면서 소유와 조종이 결합된 개인사업자 위주의 특수형태의 영세사업형태로 발전됐다.
그 결과 수요변화에 경직성이 매우 높아, 자체 건설기계수급능력을 가질 수 없었고 또한 경쟁에 적합한 규모로 성장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갖게 됐다.
장인섭 기술사
■ 대한건설기계협회 기술정책팀장
■ 건설기계·산업기계·기계안전기술사
■ EDCF Technical Consul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