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부모님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주일학교를 다니던 나는 중· 고등학교 때에는 예배, 특별집회 등에 꾸준히 참석하는 등 교회생활에 열심이었던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교 때나 청년기(군복무, 연수기간 포함) 때는 캠퍼스에 있었던 교회나 거주지에 가까운 교회를 나갔지만 열심이나 적극성은 중·고등학교 시절 보다 좀 못했었습니다.
그러던 나는 결혼 후 아내와 나성영락교회 성가대 봉사를 하며 좀더 교회 예배와 모임에 규칙적으로 참석하게 되었고, 서울영락교회를 다니다가 85년 초에 사랑의교회에 등록하고 86년부터 다락방에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이런 과정을 소개하는 것은 다음에 설명할 나에게 일어난 하나의 ‘사건’ 이전의 소위 신앙생활은 교회에 다니는 수준에 불과했던 것임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나는 1988년 1월에 옥목사님 댁에서 담임목사님과 교인 간의 교제를 위한 모임에 참가하라는 청을 받고 처음에는 거절하다 참가한 후 갑자기 새벽기도회에 나가고 싶어지고 기도회에 가서는 까닭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며칠이 지나자 내 가슴에 뭔가 뜨거운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이 뜨거운 무엇은 3-4개월 동안 지속되다 서서히 사라지는) 은혜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 평강이 자리잡으면서 성품에 변화가 나타났고(그 변화는 모두가 지속적이지는 않았지만), 전에 지식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면서 잘 깨닫지 못했던 성경 66권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체계적으로 이해되었으며, 왜 아가서가 성경에 들어와 있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퇴근 후 밤마다 성경을 읽으며 말씀이 꿀송이처럼 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또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 없네’ 등의 찬양이 아주 깊게 와 닿는 것을 체험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영적인 세계도 신비로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체험하게 된 것입니다. (‘비밀’이란 말로 표현하기도 하죠?) 그 후 나는 ‘거듭난 신자’라는 것을 확신하는 사람이 되었고, 주님이 나의 구원자요 인도자이심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사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나는 가끔 나에게 그 당시에 왜 그런 변화가 일어났는가를 생각해 보곤 하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하나님께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 관심을 갖고 계셨다는 점, 또 88년 초는 내가 일생 중에 가장 평안했던 시기였다는 점, 또한 그 당시 사람들과 거리감을 두고 어리석은 자존감을 가졌던 수준에 머물렀던 내가 그런 가면을 벗어버리고 자신을 드러냈다는 점 등과도 상관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런 성령세례의 축복, 회심의 경험은 그 후 88년에 받을 제자훈련을 위해 준비시키신 하나님의 계획이기도 하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런 축복을 주신 주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지, 그런 역전/변화 이후에 나의 삶은 불안정(turbulent)한 시기에 접어들었고 이를 나는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생활에 비유하기도 했었습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좀더 다이나믹하게 활동하겠다며 접한 사회적 현실은 내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많다는 점을 인식케 했고, 연구소, 개인 비즈니스 등으로 이어진 생활에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연구 등의 일은 마음껏 할 수 있었지만, 좀더 왕성하게 활동하며 꿈을 펼쳐가고자 했던 것에는 진전이 잘 안되는 등 시련의 시기를 맞게 된 것입니다.
‘주님 저를 광활한 곳에 세우셨군요’라는 생각을 많이 하던 그 시기에 나는 가끔 기도제목을 갖고 금식기도원에 다니곤 했지만 뭔가 크게 진전되지 못하는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2002년 후반부터 알게 된 일산의 3년 된 어느 개척교회의 부흥집회와 부흥회처럼 드려지는 수요예배에 참여하면서 뭔가 실마리가 풀려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마음껏 부르짖으며 기도하다 방언도 받고, 오가는 길에서의 설교테이프 청취, 성구암송 등은 새로운 영적 각성에 좋은 기반이 된 것 같습니다.
또한 매년 빈도와 강도를 더해 간 그래서 1년 전부터는 여러 채널로 일주일에 십 여 편 이상 듣는 설교 내지 간증, 열심히 찾아 읽고자 했던 신앙서적 등은 그동안 침체돼있던 나의 영성에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미지근함에서 뜨거워지며 다시 새롭게 성령의 역사하심과 감동이 느껴지게 된 것에는 부족했지만 10여 년 간 섬긴 다락방 사역의 연소(燃燒)도 있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성령은 불로도 임하고 물로도 임한다고 하지요?
꾸준히 불꽃을 가까이 하면 뜨꺼워지고 불태우게 되기도 하며, 또한 계속 가랑비를 맞으면 흠뻑 젖게 되는, 아니 에스겔서의 말씀과 같이 물에 잠기거나 그 속에서 수영할 수 있게 되는 점증(漸增), 점고(漸高)의 현상과 같이, 이런 과정 속에서 나는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하나님의 살아계심’에 대한 믿음, ‘하나님 주권’에 대한 인정, 내 마음에 임한 천국이 아닌 이 세상 삶 이후에 천국이 있다는 의식이 더욱 강해졌고, 나의 모습, 행실에 대한 회개도 자주 하게 됐습니다.
또한 기도도 매일 더 정기적으로 또한 집중해서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응답에 대한 기대 또한 더욱 강해졌습니다. 때로 하늘을 쳐다보며 기도하거나 찬송가 30장 ‘여호와 하나님 하늘에 계시니…’를 부르며 기도할 때는 하늘로부터 내 기도에 뭔가 역사하는 힘을 느끼는 체험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응답의 역사도 나타나는 것을 맛보았습니다. 이런 변화에서 나타난 중요한 대목은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입니다.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며 나의 생각을 통촉하시는 하나님을 의식하며 행동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전 보다 믿음이 더 견고해지고 응답에 대한 확신, 축복의 소망을 보다 더 확실하게 붙잡게 된 것 같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선한 뜻을 갖고 그동안 세밀하게 간섭하시고 단련시키시며 인도해 오신 것이 분명합니다.
‘여호와여 내가 알거니와 주의 판단은 의로우시고 주께서 나를 괴롭게 하심은 성실하심으로 말미암음이니이다’(시119:75), ‘무릇 내가 사랑하는 자를 책망하여 징계하노니 그러므로 네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계3:19), ‘주의 약속은 어떤 이의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치 않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벧후3:9),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5:3-4),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119:71)
어거스틴은 고백록에서 그가 하나님을 만나는 데 세상적인 철학 등의 학문도 영향을 미쳤다는 말을 했는데, 나는 모든 학문의 원천이 성경이고 성경에 모든 경영의 지혜가 다 있음을 믿습니다. 또한 요즈음 말씀보고 기도하며 설교나 간증 방송, 신앙서적 읽는 것에서 큰 즐거움을 얻고 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서는 새로운 경영모델을 개발하는 등으로 ‘사회의 정신적 기반을 새롭게 하는 데 기여하여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는 일에 쓰임받겠다’는 비전을 갖고, 즉 세상적인 일도 영적인 사역으로 이어지게 하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면서 또 그것을 이루게 하실 분은 주님이심을 믿으며 생업에도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응답받아야 할 기도제목이 많이 있어 더 기도해야 하고 순종해야 하며, 특히 전도를 해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는 일에 열심을 내고 힘쓸 일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지금까지 나를 다루신 하나님은 좋은 것으로 예비하고 계실 뿐만 아니라, 나의 근래의 탐구대상인 조지 뮬러에게 응답하셨던 하나님이 나에게도 꼭 응답하실 것을 굳게 믿습니다.
그리고 응답을 이루어 응답하신 주님의 역사를 증거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예가 되니 그런즉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멘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니라.’(고후1:20) 헨델의 메시아 마지막 곡 아멘 송(합창)이 생각납니다.
그 연속되는 아멘은 하나님의 통치하심에 아멘,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아멘, 우리를 위해 죽기까지 사랑하심에 아멘, 우리를 사유하시고 소성케 하심에 아멘, 우리에게 좋은 것 주시길 기뻐하심에 아멘, 주님을 떠나서는 우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에 아멘, 꼭 응답하실 것에 아멘, 생명의 면류관을 주실 분임에 아멘, 찬양과 경배받기에 합당하심에 아멘, …에 아멘, …에 아멘일 것입니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로 나의 높은 곳에 다니게 하시리로다’ (합3:19). 아멘 아멘을 깊고 강하게 외치며 기도합니다. 순종의 자녀로 살게 하시고 능력의 자녀로 살게 하시며 응답의 자녀로 살게 하시고 축복의 자녀로 살게 하옵소서. 그래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을 꼭 이루게 하옵소서! 이루게 하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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