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필수적이고, 산업 공급망에서 빠질 수 없다. '21년 UN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출하량은 연간 1조개, 출하액은 72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인당 소비량도 1년에 150개다. 핸드폰, 자동차, 세탁기, TV 등 안들어가는 곳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공급망의 역할도 중요하다. 어느 한 곳에서 막히면 많은 제품들의 생산이 막히게 된다. 코로나때 경험했던 바다.
반도체가 중요한 이유 3가지
1. 반도체는 다른 대용품이 없다.
2. 반도체는 거액의 돈이 움직이는 거대산업이다.
- 일본도 몇개의 철강기업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망했다.
3. 반도체 공급망은 상당히 위태롭게 균형잡혀있다.
(모두가 필요하지만 소수가 생산을 독점하고, 그 소수조차 수요/공급을 잘 맞추지 못해 파산하는 수준이라면 그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각국이 반도체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19년 미국이 화웨이를 상대로 공격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20년에는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를 엔티티 리스트에 추가했다. 엔티티 리스트는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을 상대로 국 기업이 생산한 반도체의 거래를 금하거나, 미국에서 발명된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제재를 가하는 정책이다. 반면에 TSMC와 삼성전자에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란 무엇인가?
반도체는 원래 전기가 통하는 도체와 통하지 않는 절연체의 중간적인 성질을 가지는 물질을 뜻한다.
(도체 - 금, 구리, 절연체 - 고무)
반도체의 제조공정은 설계공정 → 전공정 → 후공정 으로 나뉜다.
1. 설계공정
- 반도체가 두뇌라면 두뇌를 디자인하는 작업이다.
- 회로 설계 : 최적의 회로를 설계하기 위해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반복
- 패턴 설계 : 설계한 회로를 반도체 기판위에 배열하는 작업. 효율적으로 배열하지 않으면 반도체 면적이 커져 비용이 올라간다.
- 포토마스크 제작 : 반도체 안에 회로를 새겨넣기 위한 포토마스크 제작.
- 엔비디아, ARM이 대표적인 설계공정기업이고, 설계공정만 담당하는 기업을 팹리스(fabrication(제조설비) + less)라고 부른다.
2. 전공정
- 실리콘 웨이퍼 제조부터 시작한다. 웨이퍼란 실리콘으로 만든 잉곳을 얇게 자른 원판이다. 이 웨이퍼 위에 수백개의 반도체칩을 체크무늬처럼 가지런히 나열한다.
- 대표적인 파운드리 기업은 TSMC, 삼성전자
3. 후공정
- 조립과 테스트 공정이다. 웨이퍼 위에 만들어진 반도체 칩 째로 잘라내어 용도에 맞는 형태로 가공하는 공정이다.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기업으로 불리며, 주로 말레이시아에 분포해 있다.
과거 수직통합형 형태로 설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제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막대한 투자비용에 하나의 공정을 하나를 위해서만 쓰는것은 비효율적이므로 수평분업형으로 변화하는 추세이다. IDM방식이되 일부 파운드리만 위탁하는 회사를 팹라이트 기업이라고 부른다.
반도체 산업의 발전
1. 진공관
반도체가 발명되기 전 비슷한 역할을 맡았던 존재는 진공관이다. 진공관이란 유리로 만들어진 용기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들어, 전극의 전위차로 전류가 흐르게 만든 전기장치이다. 반도체에는 다양한 소자가 존재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트랜지스터다. 트랜지스터는 '증폭'과 '스위칭'이라는 두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이 외에도 다이오드라고 불리는 반도체 소자는 '정류'라는 역할을 한다. 정류는 한 방향으로만 전류를 보내는 작용으로, 전자제품 설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진공관에 위 기술들이 사용되며, 초기 진공관은 라디오, 군용 무선 통신장비에 사용되었다.
진공관은 반도체의 전신으로서 기술을 크게 진보시켰지만 단점도 있었다. 전력 소비량이 많고, 진공관 자체의 발열이 매우 심하다는 점이다. 또한 유리관 안에 들어있는 전극이 손상되기도 쉽다.
2. 트랜지스터
트랜지스터가 발명되었을 때 비로소 반도체 시대의 막이 열렸다고 말할 수 있다. 트랜지스터의 발명은 세상을 뒤흔들었는데, 첫번째가 보청기이다. 이전의 진공관의 보청기는 크기가 도시락 상자만했다. 하지만 이제 휴대가 가능해졌다.
3. IC(Integrated Circuit, 집적회로)
IC는 트랜지스터나 저항기, 콘덴서와 같이 많은 소자를 배열해 만들어진 구조가 매우 복잡한 회로다. 이전에는 인쇄 회로 기판 위에 몇백개가 되는 트랜지스터를 나열해 일일이 납땜으로 연결해야 했지만, IC의 발명으로 한개의 작은 반도체 기판 위에 트랜지스터와 콘덴서를 모두 올리고 배선까지 가능해졌다. IC를 이용해 반도체 제조사에서 막대한 수입을 벌었다.
IC의 발명으로 가장 커다란 변화를 맞은 것은 전자계산기이다. 이 전에는 진공관을 사용하여 무게가 14kg이나 달했기 때문이다. 각사별로 전자계산기 개발 전쟁에 뛰어들었고, 군수산업이 견인하고 있던 반도체 산업에 민간수요가 더해지며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