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소비되는 주류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은 단연 맥주이다. 맥주는 저도(底度)주류로써 다량을 한홉에 들이키는 음용방법과 알싸하고 상쾌한 느낌을 주는 탄산 덕에 불쾌지수가 높은 덥고 습한 날, 가볍고 즐겁게 마실 수 있도록 여름철에 최적화된 보리 음료이다.
이와 더불어 맥주는 우리 사회의 조직 문화를 판단함에 있어 바로미터의 역할을 갖기도 한다. 과거 고도주(高度酒) 일색이었던 한국 사회의 음주문화는 당시 경직되고 수직적이었던 조직관계를 대변했고 작금의 음주문화에 저도주(低度酒)인 맥주가 주를 이루고 있음은 낮아진 주도(酒度)만큼이나 조직관계 또한 부드럽고 유연해졌으며 수평적으로 진화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님말구.
반면 맥주 수요의 증가와 저변 확대로 인한 사회적 문제 또한 묵도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것은 맥주 기호관에 따라 자신과 다른 기호를 가진 타인에 대하여 배타적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현상으로, 단순히 개인과 개인간의 문제를 넘어 암묵적이지만 이미 사회 전체에 뿌리 깊고 깉게 깔려있는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노매드는 좌시할 수 없었다. 이에 불필요한 시시비비를 걷어 내고 대한민국 사회의 맥주 문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며 국산 맥주의 절대 강자를 가리고자 다음의 과제를 진행한 거시어따.
노매드 자체 제작 맥주 시음 평가서 총 19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노매드 자체 제작 맥주 시음 평가서는 가장 합리적이고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하여 편집자 혼자 3일을 고민하여 내놓은 결과이다.
타인의 출입이 적은 독방 8종의 맥주를 거실 바닥이나, 주방에서 마시게 될 경우. 가정사에 엄청난 제앙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세상에 맞설 수 있는 대인배적 기질
맥주는 가장 맛있는 온도인 섭씨4도를 정확히 손바닥으로 측정하였다. 맥주를 따를 때 잔과 병의 각도는 120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눈으로 확인하였다. 첨잔을 방지하기 위하여 모든 맥주는 완전히 건조된 잔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맥주 선정은 노매드 본사 맞은 편 바이더웨이 사장이 했다. 시음 순서는 도수가 약한 것부터 진행하였다. 시음 후 생수로 30초간 가글하였으며, 별도의 안주는 집어 먹고 싶어도 없었다. 시음 방법은 '플래버, 컵에 원샷, 컵에 홀짝홀짝, 병나발' 총 4가지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시음자는 인류 보편적 입맛을 가졌되, OB, CASS, HITE, MAX DRAFT의 맛을 구별할 줄 아는 섬세한 미각을 가진 각계 인사 10人으로 구성되었다. 우리는 아무런 배후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상의 테스트는 '노매드 맥주시음평가서' , '맥주'만 있다면 독자 제위께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과제이다. 특히 혼자 놀기 좋아하는, 혼자 놀 수밖에 없는 그러한 이들에게 명랑하고 양지바른 혼자 놀기法이 될 수 있으며, 주위사람들에게 독고 음주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뽀록나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줄 수 있는 그러한 기쁨 한가득 놀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