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9월 19일 화요일, 맑음.
아침 식사는 7시에 호텔 식당에서 한다. 현관 옆에 규모가 작지만 깔끔하다. 토스트기에 빵을 구워서 버터와 치즈, 잼과 함께 먹는다.
유유커피도 한잔 곁들이니 금상첨화다.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이다. 매일 같은 시간, 아침 8시다. 오늘의 목적지는 나이아가라폭포다.
도시 이름은 버펄로(Buffalo)다. 버펄로는 미국 북동부 뉴욕 주 서부 이리 군에 있는 도시이다. 이리 호 동쪽 끝에 위치하며, 이리 호수와 온타리오 호수를 연결하는 나이아가라 강에 면한다.
나이아가라 강 건너편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속한다. 차를 고속도로에 올린다. 조용하고 한적한 길이다. 북서쪽으로 올라간다. 완만한 산길을 넘어간다.
길도 직선이 아니고 곡선으로 휘어져 올라간다. 17번 도로 표시판이 보인다. 미국의 또 다른 환경이다. 주유소로 들어가 잠시 쉰다. 화장실 해결이다.
좀 더 달려가니 정식 휴게소가 나온다. 잠시 들렀다가 다시 달려간다. 또 산을 넘어간다. 높지는 않지만 길이 곡선이고 주변이 아름답다.
Fastrac이라는 주유소에 들렀다. 연료를 보충했다. 3.78달러로 아직은 저렴한 것 같다. 구석에 주차하고 점심을 차에서 먹는다. 소시지와 견과류다.
소시지가 물에 오래 삶아서인지 짜지 않고 부드럽다. 또 다시 고속도로에 차를 올려 달려간다. 점점 이동하는 차량이 적어진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하고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
오후 2시 경에 나이아가라에 들어섰다. 주차장을 찾다가 못 찾아서 다시 나와 메리 성당(St. Mary of the Cataract) 옆 공터에 차를 집어넣었다.
커다란 공터에 차가 두세대 있을 뿐이다. 길 건너편에는 햄턴 호텔(Hampton Inn Niagara Falls)이 보인다. 한가한 느낌이다. 여기에 차를 주차해 놓고 걸어서 나이아가라 폭포로 간다.
관광안내소(Niagara Falls USA Official Visitor Center)가 로터리 부근에 보인다. 들어가서 지도를 얻고 안내를 들었다. 화장실도 해결했다.
드디어 나이아가라 폭포에 도착했다. 멀리서도 솟아오르는 물방울로 하얀 수증기 기둥이 보인다.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는 두 번째 방문이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친 폭포로서, 이리 호수(Lake Erie)에서 온타리오 호수(Lake Ontario)로 흐르는 나이아가라 강에 있는 폭포이다.
폭포 남쪽에는 나이아가라 협곡이 존재한다. 북미에서 가장 큰 폭포이며 남미의 이과수 폭포,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꼽힌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두 개의 대형 폭포와 하나의 소형 폭포로 나뉜다. 원래는 하나였으나 오랜 시간에 걸쳐 지형이 깎여나가 폭포의 모양이 변했고 지금의 모양이 되었다.
두 개의 대형 폭포는 염소섬(Goat Island)을 경계로 캐나다 폭포(말굽 폭포, Horseshoe Falls)와 미국 폭포(American Falls)로 나뉜다.
소형 폭포는 브라이들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이며, 신부가 쓰는 면사포와 모양이 비슷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루나 섬(Luna Island)을 경계로 주요 폭포들과 떨어져있고 미국에 속한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량을 자랑하는 폭포이며 이 중에서도 말굽 폭포는 북미에서 가장 힘세고 강한 폭포이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미국-캐나다 국경에 존재하며 1819년에 말굽 폭포를 기준으로 국경선을 정했지만 지속적인 침식과 건설로 인해 해당 지형이 변형되면서 국경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두 개의 폭포를 가지지만 정작 관광은 말굽 폭포가 있는 캐나다 쪽으로 많이 오는지라 미국은 이래저래 고민 중이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위스콘신 빙하에 생성되었다.
빙하의 육중한 무게에 눌려 나이아가라 지형이 융기를 하여 그에 따른 절벽이 형성되었다. 그 후 빙하가 녹으면서 오대호가 형성되었고, 오대호의 물이 대서양으로 빠지는 경로 중간에 위치한 절벽에 나이아가라 폭포가 형성되었다.
똑같이 세계 3대 폭포에 속하는 이과수 폭포, 빅토리아 폭포보다 폭은 좁지만, 각각 남미와 아프리카의 열대 지방에 위치해 365일 모습이 같은 두 폭포와 달리 한반도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해 있어 4계절의 모습이 모두 다르다.
특이하게도, 뒤로 물러나고 있는 폭포다. 사실 거의 이렇게 생긴 대부분의 폭포는 침식 작용으로 뒤로 물러나게 마련이지만, 나이아가라 폭포의 경우는 매년 엄청난 수량에 따른 침식으로 인해 매년 약 1m의 속도로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즉 자연사적 개념이 아니라 인간 역사의 개념으로 봐도 뒤로 물러나는 게 인식이 될 정도로 빠르게 침식해 들어가고 있는 케이스다.
1647년 프랑스 선교사 헤네핑이 백인 중 최초로 발견한 이래, 이과수 폭포, 빅토리아 폭포가 발견되기 전까지 세계 최고의 폭포였으며 1800년대 이후 관광이나 상업, 산업 용도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1820년에 증기선이 운행을 했고 1840년에는 철도가 설치됐고 1961년부터는 수력 발전소가 설치됐다. 미영전쟁 후 1819년 이곳을 경계로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이 설정되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 첫 다리를 놓은 방법이 상당히 창의적이다. 1848년 공학자이자 현수교의 열렬한 애찬론자였던 찰스 엘릿 주니어(Charles Ellet Jr.)가 공사 계약을 따냈다.
폭포의 특성상 중간에 기둥을 놓지 않고 곧바로 밧줄을 폭포 건너편으로 보내야 했다. 이에 여러 아이디어들이 나왔는데, 그중에는 심지어 대포알에 밧줄을 묶어서 쏘아 보내자는 이야기도 있었다.
엘릿이 최종적으로 택한 방법은 연(kite)이었는데, 이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유명한 피뢰침 실험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제안한 틈새를 건너는 법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엘릿은 이를 다리를 홍보할 수단으로도 이용하고자 연날리기 대회를 열어 아무라도 폭포 건너편으로 연을 날려 보내는 사람에게는 상금 5달러(현재 가치 약 195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이에 인근 마을에서 소년들이 몰려들었고, 이윽고 16세의 호먼 월시(Homan Walsh)라는 소년이 연을 폭포 건너편으로 보내는 데에 성공했고, 이렇게 이은 최초의 밧줄을 토대로 다리를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보통 이곳에 여행을 가면 배를 타고 나이아가라를 가까이서 구경하게 되는데 미국 쪽에서 운영하는 Maid of the Mist를 타도 캐나다 폭포이자 위에서 설명한 가장 유명한 말발굽 폭포를 배에서 구경할 수 있다.
물론 멀리서 폭포가 떨어지는 것을 오래도록 보고 싶다면 캐나다에 가는 것이 정답이다. 폭포의 장관을 특히 더 잘 볼 수 있는 곳은 캐나다 쪽에서는 퀸 빅토리아 공원이다.
미국 쪽에서는 아메리카 폭포의 끝에 있는 프로스펙트 포인트와 300m 하류 쪽으로 내려간 계곡에 걸쳐 있는 레인보우 브릿지다. 방문객들은 미국 쪽에서 고트 섬까지 인도교를 통해 건널 수 있다.
폭포 밑까지 승강기를 타고 내려가 떨어지는 폭포수 뒤의 '바람의 동굴'을 찾아갈 수 있다. 신대륙의 랜드 마크답게 슬픈 전설이 하나 서려있다.
먼 옛날, 이곳에 살던 어느 북미 원주민 부족은 1년에 한 번씩 폭포의 신에게 제물을 바쳐야 했는데, 부족의 추장은 제비뽑기로 자신의 하나뿐인 딸이 선택되자, 공정성과 추장으로서의 위엄을 위해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인다.
마침내 딸이 제물로 바쳐지던 날, 그녀는 꽃으로 장식된 작은 조각배를 타고 폭포를 향해 떠밀렸다. 그녀의 슬픈 절규가 물소리에 묻혀버리려던 찰나, 멀리서 그녀의 아버지인 추장이 배를 타고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두 부녀는 손을 맞잡은 채, 함께 폭포 아래로 사라졌다는 슬픈 이야기다. 처음 방문하는 부부는 매표소 부스에서 표를 사가지고 유람선을 타러 들어갔다.
우리는 위에서 내려다본다. '안개 아가씨(Maid of the Mist)'라는 이름의 유람선은 관광객들을 싣고 캐나다 쪽이나 미국 쪽에서 나이아가라 폭포의 물보라 속으로 들어갔다.
이 유람선은 1846년 최초로 운영한 이래 2022년 기준으로도 계속 운행 중이다. 위에 서술한 브루스 올마이티 영화에 등장하는 유람선이 이것이다.
미국 측 유람선은 파란색 우비를 입고 있다. 캐나다 쪽 유람선은 붉은색 우비를 입고 간다. 위에서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폭포를 체험하고 나오는데 약 1시간이 걸린단다.
아내와 폭포도 찍고 건너편 캐나다 빌딩과 타워도 찍고 강 위에 폭포를 향해서 가는 배도 찍는다. 전에는 캐나다로 건너가서 구경을 했다. 함께 했던 순우 가족이 생각난다.
유모차에 태우고 가던 강이가 지금은 중학생이다. 절벽 아래는 크로 네스트(Crows Nest)가 있다. 강가에 있어 매우 습하고 막다른 길이다.
하이킹이라고 부르기에는 짧다. 단지 폭포 꼭대기를 보기 위해 걷는 것이다. 안개 아가씨 호 보트 투어를 마친 후 미국 폭포의 가장자리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보일 때까지 더 멀리 이동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놀라운 장소를 놓치고 그냥 나온다. 여기까지 보고 오기를 바란다. 한 시간 정도를 전망대가 있는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한국 청년 둘을 만났다.
뉴욕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하는 투어버스를 타고 관광 왔단다. 두당 25만원이란다. 식사는 없고 8시간 버스를 타고 30여명이 함께 왔단다. 비용에는 유람선을 타는 것을 포함한단다.
밤 8시에 뉴욕으로 다시 출발한다고 한다. 나이아가라 야경이 멋지다고 한다. 여러 가지 정보를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행이 나와서 함께 주변을 둘러본다.
그린 섬 위에 만들어진 고트 아일랜드 도로를 걸어서 염소 섬(Goat Island)로 간다. 고트 섬은 나이아가라 폭포 주립공원(Niagara Falls State Park)이다.
먼저 루나 섬(Luna Island) 전망대로 걸어간다. 여기서 보는 나이아가라 폭포도 멋지다. 다시 나와 테슬라 동상이 있는 언덕을 오른다.
니콜라스 테슬라(Nikola Tesla Monument), 동상은 1976년 유고슬라비아(?)가 미국에 선물한 것이다.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가 나이아가라 폭포에 최초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세계의 전기화를 시작한 것을 기념하였다.
일론 머스크의 전기자동차, 그 이름 테슬라가 이분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1893년 테슬라는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전기 공급을 하는 발전기를 설계했다.
이 발전기는 교류 시스템을 사용했다. 이는 기존의 직류 전기 시스템보다 효율적이고 저렴했다. 테슬라의 발전기는 전기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다.
전기 사용을 대중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뉴욕시로 공급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교류 전기 시스템이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로 교류 발전기를 실현한 사람이다. 에디슨의 직류 시스템과 경쟁하다가 결국 테슬라의 교류 시스템이 승리를 한 것이다.
테슬라는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났다. 도로에는 Niagara Scenic Trolley가 있다. 하루 종일 트롤리 패스를 구입하고 방문자 센터에서 고트 아일랜드(Goat Island)까지 이동하여 호스슈 폭포, 브라이덜 폭포, 바람의 동굴을 구경한다.
이렇게 하면 다리 에너지가 절약되고 발이 너무 빨리 피곤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래도 우리는 걷기로 했다. 바람의 동굴(Cave of the Winds)로 내려가는 입구가 나온다.
커다란 카페가 나오더니 그 앞에 멋지고 오래되 보이는 대문(The Power Portal- Memorial estate)이 있다. 아래 잔디 정원에는 커다란 거위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다.
테라핀 포인트(Terrapin Point)로 간다. 홀슈스 폭포(Horseshoe Falls)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서려면 우산을 쓰던지 비닐 우비를 입어야 한다.
폭포에서 올라오는 이슬방울이 바람에 엄청 날린다. 꽃들이 참 예쁘다. 걸어서 세 자매 섬으로 들어간다. 강 위에 자리 잡고 있는 3개의 섬이 연결되어있다.
3자매 섬(Three Sisters Islands)은 좁은 길이다. 나이아가라 강이 거칠게 흘러간다. 드러나 있는 암벽 위에는 갈매기들인지 물새인지 많이 앉아있다.
걷다가 토끼도 발견했다. 흐르는 강물을 쳐다보다가 나왔다. 염소 섬을 가로질러 미국 폭포 다리(American Falls Bridge)를 건너간다. 해가 길게 누웠다.
처음 방문했던 인포메이션 앞으로 걸어간다. 첨탑을 갖고 있는 벽돌로 지어진 교회가 있다. 미국 성공회 교회(St. Peter's Episcopal Church)다.
교회 전광판에 시간과 온도가 뜬다. 오후 6시 36분, 화씨 69도다. 섭씨로 20.5도다. 이제 주차장을 찾아간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다 구경했다.
주차장의 차는 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숙소(SureStay Plus Hotel by Best Western Niagara Falls East)로 차를 몰았다. 저녁 7시 30분에 도착했다.
212/213호다. 숙소에 짐을 풀었다. 어제 신발과 옷은 마르지 않았다. 라면을 끓여서 먹는다. 왜 이리 라면이 맛있는 거야. 정말 맛있다. 내일 숙소를 예약했다.
위스콘신 주에 있는 메디슨이라는 도시에 있는 호텔이다(Comfort Inn & Suites Madison – Airport). 지도를 검색해서 알아보니 자동차로 거의 12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내일은 운전한다고 힘든 하루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