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일정, 학생생활 특이점(개인별로 적으면 좋은데, 저도 해보니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쓰기도 쉽지 않고요.), 담임 지도 방침 등을 써서 보내심 될 듯한데요.
전 성적표 뒷면에 출력해서 보낸답니다.
아래 예문 몇개 올립니다.
도움이 되셨길...
>>>>> 인터넷 검색
학부모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학년 반 담임 교사 ○○○입니다.
앞으로 1년동안 댁의 자녀를 가르침에 있어 저의 교육관과 교육활동 계획을 알려 드리는 것이 아이의 성장에 보탬이 될까 하여 편지로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년 월 ○○정보여자고등학교에 새로 부임하여 ○○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제 교육 경력 ○년을 넘기고 있는데, 해가 거듭할수록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소중하다는 것과 함께 어려움도 느낍니다.
매년 하는 담임인데도 몹시 설레는 마음으로 만난 반 아이들의 첫 인상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 살아 움직이는 아이들 하나 하나의 개성을 살리고, 서로 협동하며 나눔의 소중함을 깨달아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아이들로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교육적 관점을 바탕으로 하여 일년간 다양한 학급 활동들을 계획하고 있사오니 학부모님들께서 저의 교육 방침에 동의해 주시고 도와주신다면 더욱 힘이 되겠습니다.
다른 생각이 있으시거나 저의 부족한 점이 있어 지적하고자 하신다면 겸허하게 수용하여 제가 교사로서 더 단련되고 성장하는 데 밑거름으로 삼겠습니다.
아이들의 하루 일과는 다음과 같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08:40~09:10 아침 자율학습, 09:10~09:20 담임 조회, 09:20~3:50(금요일은 7교시 4:50까지 정규 수업
그리고 저희 학교에서는 희망 학생에 한해 학교 급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간혹 급식을 하지 않고 부모님께 돈을 타가는 일이 있습니다. 관심 바랍니다. 또한 특기·적성교육을 빙자해 같은 방법을 쓰는 영악한 녀석들도 있습니다. 이 전통적인 수법(?)도 재발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주십시오. 착하게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모님들의 학교 운영과 아이들의 생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입니다.
더더욱 말씀드릴 것은 아침 제 시간에 학교에 도착할 수 있도록 살펴 주십시오. 잦은 지각과 결석은 교사와 학생 사이에 불필요한 갈등을 나타나게 해 악영향을 줍니다. 부탁만 드리는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함께 보내는 ‘학부모 의견란’에는 학부모님들이 느끼시는 아이들의 학습이나 생활상의 고칠 점이라든지 담임 교사가 특별히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되시는 점, 그 밖의 의견을 적어 보내 주시면 아이들을 이해하고 지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올 한해 동안 댁내에 넉넉한 웃음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다시 소식 올릴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2000. 3. 10
담임교사 ○○○ 올림
학 부 모 님 께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어느새 3월의 끄트머리에 달랑 와 있습니다.
정말 정신없이 보낸 날들이었습니다. 아마 우리 아이들도 저와 비슷한 심정일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별 무리없이 적응하는 데 중점을 두고 한 달 동안 지도를 해 보았는데 어떨는지 모르겠네요. 지난번에 보내 주신 ‘학부모 의견란’은 잘 받아 보았습니다. 정성스럽게 써 주신 답장의 내용들을 제가 충분히 수용해서 실천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3월에 학급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1주(4-9) : 자기소개서 작성, 자리·청소구역 배치, 선관위 구성
2주(11-16) : 학급임원 선출, 학급 급훈 정하기, 학부모 통신, 학급 운영위 회의
3주(18-23) : 모둠짜기, 교실 꾸미기 준비, 편집부원 구성(학급문집 제작을 위한), 종례를 이용한 3분 말하기 시작
4주(25-30) : 아침 자율학습 지도, 복장 용의 지도, 권장도서 추천, 상담, 학부모 통신
계획했던 내용들은 더 많았는데 꼼꼼히 챙기지 못한 점도 있고, 학교 일정에 맞추다 보니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은 열띤 경선을 거쳐 학급임원을 선출하던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선관위를 구성해서 스스로 회의와 선거를 진행하는 아이들의 자세를 지켜보면서 그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지켜 주어야 할 의무를 더더욱 느꼈습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종례 시간에 자신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는 시간을 진행하고 있는데, 모두들 씩씩하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대견스러워 보였습니다. 학급 급훈은 아이들에게 공모를 한 결과 ‘꿈꾸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꾼다’ 라고 정했습니다. 평범하고 당연한 말이지만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생활 속에서 계속 강조할 생각입니다.
물론 여전히 수업 시간에 너무 떠들어서 다른 선생님들께 혼나던 일, 조종례 시간에 잘 집중을 해주지 않아 속상했던 일, 청소 시간에 깔끔하게 뒷정리를 하지 못해서 마음이 찜찜했던 순간 등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아이들과 합의를 거쳐 행동수정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지도할 생각입니다.
4월에는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1주(1-6) : 자리 바꾸기, 주제가 있는 모둠일기 쓰기 시작, 게시판 꾸미기
2주(8-13) : 집단상담, 학급문고 운영
3주(15-20) : 모둠별 대항 학급 체육대회, 독서지도
4주(22-27) : 독서지도, 독서왕 뽑기, 중간고사 대비
이번 학기에 중점을 두고 진행할 모둠일기 쓰기 (표현능력의 신장, 담임과 학생·학생과 학생들끼리의 진지한 의사소통의 공간으로 활용)와 학급문고 운영(독서지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부모님들께서도 충분히 공감하실 것이라고 봅니다)에 대해 아이들과 어느 정도 합의가 되었습니다. 학급문고 구비를 위해서 학부모님들께 도움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아이들에게 읽혀서 좋을 권장도서 목록을 정리하여 이미 알려주었습니다. 학년말에 가지고 온 책은 다시 돌려 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어제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시험을 보았습니다. 부담을 갖지 말라고 설명을 했는데도 굉장히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누구보다 시험을 잘 보고 싶은 것은 아이들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험 결과에 대해 가능한한 격려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애정어린 충고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아이에 대해 또는 학교일로 의논하고 싶으신 내용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학교로 전화해 주십시오(☏ 337-6762) 오후1:00~30, 4:00~5:00에 전화하시면 통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다음에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3월 30일
담임 ○○○ 올림
학 부 모 님 께
봄은 일교차가 심하고 게다가 운동량이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는 감기로 고생하기 딱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번 부부터는 답답한 동복을 벗고 가볍게 조끼만 걸치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제 기분도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이제 중학교 생활에도 어느 정도 적응해서 가벼워진 옷차림만큼이나 가볍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4월에 학급에서 있었던 일들을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자리 바꾸기, 3분 말하기, 모둠일기 쓰기, 학급문고 모집, 환경미화, 단합대회 등이었습니다. 자리는 반 아이들이 서로 사귀고 친해질 수 있도록 번호를 기준으로 일정한 규칙에 의해 정해 주었습니다. 모둠일기는 부서별로 쓰는데 하루에 한 명씩 일정한 주제(4월한달을 돌아보며)를 가지고 쓰게 했는데 글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심한 경우에는 쓰지 않도록 했습니다. 차차 모든 아이들이 참여해서 함께 일기를 쓰면서 마음을 나누고 쓰는 것을 통한 자기표현 능력을 키웠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급문고는 아직도 책이 잘 걷혀지지 않아 모으고 있는 단계입니다. 반 아이들이 모두 힘을 모아 열심히 교실을 꾸미고 깨끗이 청소를 해서 학교 환경미화 심사 결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심사 당일 몇몇 아이들은 ‘우리 반이 제일 환경미화를 잘 했고 꼭 상을 받아야 한다’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무척 대견스럽게 생각되어 흐ant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시간을 애용해서는 아이들끼리 준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체육행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이유로 학급행사에 빠질 것 같은 아이들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대부분 참여해서 신나게 운동장에서 발야구와 인간줄다리기등 공동체 놀이를 하면서 땀을 흘렸습니다. 승부와 관련없이 함께 하는 즐거움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4월을 보내며 아쉬웠던 점은 반 아이들이 아직도 기초적인 생활습관에 익숙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 주위 환경을 아름답게 하려는 마음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서도 지도를 하겠지만 무엇보다 가정에서의 따뜻한 위안과 애정어린 격려와 관심이 중요합니다. 여러모로 힘드시더라도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5월에는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1주(29-4) : 자리 바꾸기-부원끼리 앉기, 모둠일기 주제-우리 부모님, 중각고사(1~3일), 부서별 비빔밥 해먹기
2주(6-11) : 학급문고 운영, 부모님께 편지 쓰기, 벼룩신문 제작-안 쓰는 물건 교환하기, 학급신문 게시(도서부 제작)
3주(13-18) : 모둠일기 주제-스승의 날에 생각해 보는 ‘나의 선생님’, 선생님들께 편지쓰기, 봉사활동-호수공원 주변 청소(자전거 경주), 성적표 배부(중간고사 결과)
4주(20-25) : 진로지도-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 찾아보기, 상담-학습습관 바로잡기, 학교 봉 소풍]
5주(27-1) : 청소왕·독서왕 뽑기, 학부모 통신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합니다. 따스한 봄빛과 함께 아이들의 얼굴에도 홍조가 가득해 볼 때마다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교육의 달이기도 하지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청소년주간 등 우리 교육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는 달입니다. 실업계 학교의 현실은 무척 저를 당황스럽고 힘들게 합니다. 교육은 학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물질의 풍요함보다 가정의 화목과 부모님의 따뜻한 관심이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제 나름대로 학교에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나라도 밝아지겠지요. 바쁜 와중 가끔씩 아이들과 깊넓은 대화 어떻습니까?
다음에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4월 30일 담임 ○○○ 올림
학 부 모 님 께
화창한 봄날인가 싶었는데 어느 새 더위를 느끼는 여름의 초입에 들어서 있습니다. 여학생들이라 땀나는 걸 싫어해서 그런지 활동이 더더욱 줄었습니다. 혹시 전부 살로 가지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너무 움직이지 않아 저 개인적으로는 불만입니다. 신체를 자주 움직여야 정신도 맑아질텐데... 그 바람에 저까지 살이 오르고 있습니다.
낑낑대고 시험 공부를 하더니 성과가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번에 중간고사 반 평균이 69.00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좋아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니 저도 무척 기쁩니다. 열심히 한 뒤의 성취감이 얼마나 뿌듯한 것인지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니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리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개별적으로는 물론 기대한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속상해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상담을 통해 격려와 용기를 주고 공부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 주려고 지금 상담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성적표는 조만간 나갈 것입니다. 인문계 학생들처럼 지나친 성적의 집착도 문제지만 실업계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너무 관심을 갖지 않아 문제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도 몇몇 분을 빼놓고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군요. 고루고루 관심을 갖고 함께 했으면 합니다.
물건을 아껴 쓰고 절약하자는 취지에서 학급 벼룩시장을 해 보았습니다. 몇 가지 문제점도 있었는데 앞으로는 좀더 교육적인 방향에서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날씨도 산뜻하고 아이들에게 봉사 활동 지도도 할 생각으로 자전거를 타고 토요일 오후에 몰운대 공원에 갔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휴지를 땀흘려 주우면서 잠깐 동안이라도 환경미화원들께 감사하는 마음과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몰운대 공원을 신나게 한 바퀴 돌고 나니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학급 도서도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 책 대출을 시작했는데 아침자습 시간에 책을 많이 빌려다 읽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아이들이 느낌을 글로 쓰는 것에 대한 부담(모둠일기 쓰는 것도 잘 안 하려고 함)이 있는 것 같아 읽는 것에 일차적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장점을 찾아보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서 미래의 직업에 대해 써 보는 기회를 가져 보기도 했었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려는 태도는 있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실천 방향 속에서 생각하기 보다는 막연하게 ‘좋아 보여서’ 라는 식이었습니다. 부모님들께서 시간이 되시는 대로 아이들과 장래의 희망과 자기 삶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삶의 목표가 어느 정도 잡혀 있다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닥치더라도 끝까지 참고 견디면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욱 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6월에는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 1주(3-8) : 자리 바꾸기, 상담계속(학습습관 바로 잡기), 벼룩시장, 부서별 체육대회, 모둠일기 주제-20년 후의 내 모습
☞ 2주(10-15) : 부서별 학급신문 만들기, 부서별 비빔밥 해먹기, ‘통일’을 주제로 훈화 교육
☞ 3주(17-22) : 부서별 완성된 학급신문 게시, 모둠일기 주제-시험과 내 갈 길
☞ 4주(24-29) : 기말고사 대비 시험공부, 청소왕·독서왕 뽑기, 학부모 통신
요즘은 아이들보다 교사들이 더 힘들고 어려운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일관성이 있어야 효과가 있는 것인데 갑작스런 교육 행정상의 변화라든가 학교의 변화로 인해 저도 아이들도 적응하기 힘든 상황이 가끔씩 생기게 됩니다. 미약한 이 땅의 한 교사로서 서글플 때도 있지만 제게 힘이 되는 것은 늘 해맑은 ‘아이들 속’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1학기에 차분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것 같습니다. 6월 한 달만 지나면 아이들 앞에 또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모둠일기 쓰기와 학급도서 운영은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차분히 학교 생활을 통해 더욱 의젓하고 성숙한 인격체로 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궁금하신 것이 있다거나 의논하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바랍니다. 오후 1:00~1:30, 4:00~5:00 사이에 전화(☏ 337-6762나 제 휴대폰 017-598-1017)하시면 통화가 될 것입니다.
짙푸른 나뭇잎처럼 더욱 싱그럽고 건강한 하루하루 되시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5월 31일 담임 교사 ○○○
학 부 모 님 께
며칠째 비가 오락가락하는 장마철입니다.
제가 감기에 걸려 한참 동안을 고생하는 바람에 아이들에게 다소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먼저 드는 6월이었습니다.
한달 간에 걸친 아이들과의 상담을 통해 학교 생활에 대한 조언과 장래 희망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게 하려 했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해볼 생각입니다.
땡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했던 반 체육대회 덕분에 저도, 아이들도 얼굴이 까맣게 변해서 반짝반짝해졌을 정도였습니다. 먹는 행사만은 확실히 챙기는 아이들을 보며 비빔밥 해먹는 날은 저도 숟가락 하나 들고 덤벼들지요. 뛰어 노는 것 만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만큼 그렇게 아이들의 학교 생활도 늘 즐거운 나날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들이 쓴 모둠일기 중에 ‘20년 후의 내 모습’을 주제로 쓴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것들을 오히려 귀찮아 할 때가 됐나 싶을 정도로 관심이 줄어들어 속상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란 사실은 내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하지만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언제나 살갑습니다. 39살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쓴 글을 읽으며 ‘그런 행복한 미래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한다~’ 는 식의, 조금은 틀에 박힌 말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갖고 열심히 제 생각을 써 주었습니다.
7월에는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 1주( 1 - 6) : 기말고사(1~3), 자리 바꾸기, 모둠일기 주제-한 학기를 돌아보며
☞ 2주( 8-13) : 부서별 앙케이트 조사, 반 친구에기 편지 쓰기, 선생님들께 감사의 편지 쓰기, ‘으뜸왕’ 뽑기
☞ 3주(15-20) : 한학기 평가서 작성, 방학계획 세우기, 학급 마무리 잔치, 학부모 통신, 방학식
월요일부터 기말고사 시험이 있습니다. 말처럼 그렇게 쉽게 자신의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없음이 아이들에게도 제일 큰 스트레스인 것 같습니다. 끝까지 참고 기다리면서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도록 믿음과 격려로 지켜봐 주는 것이 필요한데 저도 그게 생각처럼 잘 안 되어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요즘은 집에 보내기 전에 저도 모르게 매일 시험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해대고 있습니다. 자꾸 똑같은 말을 듣다보면 좋은 말도 싫증이 나서 하기 싫어진다고 하는데 저 혹은 부모님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중간고사 성적이 안 좋다고 생각되는 아이들은 기말고사에서 성적을 올려보겠다며 굳게(?) 결심을 하던데, 부모님들도 믿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방학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시간아 빨리 빨리 가라’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요즘입니다. 시험이 끝나면 그동안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한 학기를 정리하고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몇 가지 프로그램을 가지고 지도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미리 방학 생활을 계획해서 보람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시키겠습니다. 부모님들께서도 아이들이 방학생활을 짜임새 있게 보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데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월 일 담임 교사 ○○○
학 부 모 님 께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방학입니다. 그러나 막상 방학이 끝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무겁고 허탈한 마음으로 개학을 맞습니다. 계획은 거창하게 세웠는데 실현성이 없었거나 혹은 계획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고 보낸 방학이었기 때문입니다.
기대했던 것만큼 알찬 방학이 되기 위해서는 방학생활 계획을 잘 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직은 절제력과 의지력, 실천력 등이 약한 1학년 아이들이기 때문에 더욱 부모님의 세심한 지도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들도 한달이 넘는 기간 동안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무척 고민이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다음의 몇 가지를 고려하여 부모님과 함께 방학 생활을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게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다양한 경험의 기회 넓히기
얼마 전에 반 아이들에게 방학 중 하고 싶은 것을 조사해 보았더니 대부분 여행, 견학, 독서, 운동 등이었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못했던 운동도 신나게 해보고 싶고, 집을 떠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뎌 보고도 싶은 아이들을 위해 부모님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지요? 일상의 삶을 떠나 폭넓게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여행다운’ 휴가 계획을 아이들과 함께 계획하고 다녀오시는 것은 어떨까요?
학습 계획 세우기
누구보다 공부를 잘 하고 싶고, 좋은 성적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아이들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생활 리듬이 갑자기 바뀌면 혹시나 아이들이 무질서한 생활을 하지않을까 염려되어 여러 개의 학원에 보낼 생각부터 먼저 하시는 것은 아닌지요? 혹은 아이들 스스로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자칫 너무 욕심을 내어 무리한 계획을 세우다 보면 도중에 포기해 버리기 쉽습니다. 부모님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셔서 부족한 과목을 짚어보고, 중요한 한두 과목을 집중적으로 꾸준히 공부하여 배움의 기쁨도 느끼고 성적 향상에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학습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족끼리 함께 하는 시간
학기 중의 바쁜 일과로 아이들과 부모님이 깊이 있는 대화의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의 몇 가지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눠보시면 어떨까요?
☞ 친구동성 또는 이성 친구 이야기, 가장 가까운 친구 초대해서 부모님과 대화하기
☞ 학업좋아하는 과목 싫어하는 과목 이야기, 효과적인 공부 방법은 무엇일까
☞ 진로부모님의 어릴 적 꿈 이야기, 부모님은 왜 현재의 직업을 선택했는가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좋은 비디오 또는 영화 보기, 가사 일 돕기(방학동안 빨래, 방 청소는 스스로 하기, 하루 한번 설거지 하기, 음식 만들어 보기) 등 가족끼리 함께 하는 시간을 계획하여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점들을 참고 하셔서 아이와 함께 짠 방학 생활 계획서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방학 전에 ‘부모님과 함께 세운 방학 생활 계획서’를 아이들과 확인하고 다짐을 받아 두겠습니다. 방학이 끝난 후에 그 계획이 얼마나 지켜졌는지도 아이들과 함께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입니다. 부모님들의 많은 협조를 바랍니다.
2000. 7. 13. 담임 ○○○
학 부 모 님 께
오랜만에 다시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 건강하고 평안하신지요?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보다 이제는 그동안 벌려 놓았던 일들을 정리하며 무엇인가를 거둘 수 있는 ‘가을’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앞서는 마음으로 시작한 2학기였습니다.
이것저것 학급을 정비하는데 분주하게 정신을 쏟다 보니 방학 생활에 대한 꼼꼼한 반성의 시간을 갖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은 전반적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훨씬 성숙하고 커진 듯한 느낌이 들어 보기 좋았습니다.
9월의 생활 목표는 ‘자신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다하기’로 정해 보았습니다. 풀어진 마음을 가다듬고 스스로 책임지고 노력하는 자세로 다시 학교 생활에 열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방학 직전에 한 학기를 돌아보는 평가서를 작성하게 했었는데, 많은 아이들이 반 수업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공부하는 데 지장이 있다고 지적하여 제일 먼저 그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그래서 자리배치도 신경을 썼고 새롭게 구성된 학급 임원들과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 요즘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스스로들 문제점이라 느낀 것을 반 전체가 하나 되어 고치려는 노력을 기울여서 성과가 나타나는 것을 보니 저도 기쁩니다.
실업계 고등학교의 2학기는 남자애들의 군대 생활로 치면 말년에 해당됩니다. 아이들도 학업 보다는 취업에 모든 관심을 갖게되고 또 진학에 관심을 가진 아이들은 어쨌던지 조용한 학급 분위기에서 공부라도 할려고 하는 열성을 보입닝다. 하지만 이것저것 다 만만치 않은게 우리 현실이고 보면 안타까움은 가슴속에서만 맴돕니다. 아이들도 일상적인 일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아 학교 생활이 갈수록 힘들 때이고 교사로서도 힘들 때가 점점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시고 가정에서도 지나친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9월에 다져진 기초를 바탕으로 10월에는 ‘함께 더불어 살기’를 목표로 해서, 다음과 같은 일정을 아이들과 구체적으로 의논해 볼 생각입니다.
☞ 1주(30-5) : 자리 바꾸기, 중간 고사 준비, 공동 일기 쓰기
☞ 3주(7-12) : 소풍 계획 세우기, 학급 문집 편집 회의
☞ 3주(14-19) : 벽신문 만들기, 가을 체육 대회 준비,
☞ 3주(21-26) : 산행 계획, 좋은 책 소개, 벼룩 시장 개최
☞ 3주(28-31) : 청소왕 뽑기, 반 대항 체육 대회, 학습 태도 우수 부서 표창
10월에는 학교의 큰 행사가 많아 아이들이 함께 의논하고 서로 협동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단체 활동을 통해 반 전체가 서로 단결하고 격려하면서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담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에 아이들 용돈 많이 탔는지 궁금합니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 높고 푸른 가을 하늘만큼이나 우리 아이들도 풍성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2000년 9월 30일 교사 ○○○ 올림
학 부 모 님 께
어느새 가을의 정취를 자랑하는 단풍들도 하나 둘 사라져가는 늦가을이 되었습니다.
매달 말일에 쓰던 이 편지가 조금 늦어졌습니다. 저도 분위기에 취해 10월의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낼수 없다는 생각에 그날 귀가 시간이 늦어져서 이제야 컴퓨터 앞에 앉게 되었습니다.
큰 행사가 많은 달이 10월이라 반 전체가 함께 의논하고 서로 협동해야 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가게 된 가을 소풍은 아이들의 장소 선정에 대한 불만을 제대로 해결해 주지 못해 저도 힘들게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정발산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으로는 좋아 부서별로 어울려 몸을 부대끼면서 놀 수는 있었습니다. 곧이어 가을 체육대회가 있어 한 주간 동안은 예선전을 치루면서 조금은 들뜬 분위기였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경기에서 아이들이 좋은 기량을 보여주며 협동단결하는 모습이어서 좋았습니다. 당일날은 아이들 통제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워 제대로 격려도 못해주었는데 모든 경기가 끝난 뒤에 성적을 보니 종합우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몸은 피곤해도 아이들이나 저나 가슴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특히 줄다리기에서 이겼을 때 소리 지르며 기뻐하던 아이들의 그 의기양양한 모습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요즘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저의 의도가 어느 부분에선가 잘못 전달되고 지도되는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기를 한껏 살려주는 것과 버릇없는 태도를 기르는 것과는 분명 다른데 그 선을 구분하도록 아이들에게 제대로 지도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부모님들께서도 그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해 주시고 신경써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중간고사 성적표가 나가던 날 아이들은 행여 친구들이 볼까 가슴에 숨겨 가며 가지고 갑니다. 사실 그 중에 몇 장이 부모님에게 전달이 될지 의문입니다. 부모님도 관심을 갖고 챙겨주셔야 합니다. 성적은 또 다른 사회 생활이 아닐까요. 잘하건 못하건 같이 고민하고 기뻐해 주는 모습에서 또다른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11월 3일은 ‘학생의 날’입니다. 항상 학생을 존중하고 그들의 능력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할 줄 아는 교사가 되어야 하는데, 아이들과 매일 부딪치다 보면 늘 그렇게만 생각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모처럼 아이들에게 경치 좋은 자연 경관 속에서 마음껏 소리치고 땀흘리며 어울려 놀 수 있게 하기 위해 산행을 계획했습니다. 그러나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무공같은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다닌다는 것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오늘 뼈저리게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그렇지만 늘상 반복되는 공간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참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11월에는 ‘공동체 속에서 나를 바라보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계획해 보았습니다. 학급의 일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1주( 4- 9) : 자리 바꾸기, 사진 전시(체육대회), 만화 그리기 대회미래의 우리 학교, 봉사활동 하기,
학급 문집 제작을 위한 글 모으기 시작
☞ 2주(11-16) : 공동 일기 주제나의 이성관, 글쓰기우리반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 봉사활동 하기
☞ 3주(18-23) : 모의 고사, 미완성 문장 완성하기자신의 모습을 점검해 보는 내용, 봉사활동 하기
☞ 4주(25-30) : 청소왕 뽑기, 학습태도 우수 학생 표창
앞으로 차분히 학교 생활 할 수 있는 시기도 이번 달밖에 안 남았습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은 서서히 한 학년을 마무리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반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자신이 어떤 존재였는가를 생각해 보는 한 달이 되도록 기회를 마련해 보겠습니다.
부모님들께서는 특히 아이들이 시간 되는 대로 봉사활동(년 20시간)을 할 수 있도록 챙겨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들 문제로 상의하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학교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11월 3일 교사 ○○○ 올림
학 부 모 님 께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오늘은 두툼한 코트를 꺼내 입고 펭귄같은 모습으로 학교에 왔습니다. 기온이 내려가 교실에 냉기가 휘감는데도 난로 하나 없는 우리 교육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부산은 기온이 낮아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수업도 제대로 될 수가 없어 하루빨리 학생들을 위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따뜻한 난로 옆에 앉아 노변정담을 나누기엔 웬지 아이들에게 옷차림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하기가 부끄럽습니다.
이번 달에는 글쓰기를 많이 시켰습니다. ‘나는 학급에서 어떤 존재인가’, ‘죽음을 앞에 두었다고 생각하고 유서 쓰기’, ‘학교와 학원의 차이점’ 등의 주제였습니다. 영상세대라 그런지 특히 더 글쓰기를 싫어해서 아이들이 장난스럽게 혹은 아무렇게나 마구 쓰면 어쩌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글을 읽어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덜렁거리며 철없이 장난이나 치는 아이들이라 생각했는데, 진지하게 자신의 존재가 어떤 무게를 가지고 있는가, 무엇을 잘못하고 무엇을 깨달았는가, 학교가 변화해야 할 방향이 어떤 모습인가 등등을 솔직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써 내려간 글들을 보며 어느새 아이들이 속 깊고 의젓하게 성숙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바쁘고 정신없다는 핑계로 아이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보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점심 시간에 짬을 내서 아이들과 상담을 했습니다. 자기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친구들과의 원만한 관계 형성, 자기 생각이나 감정 표현하기,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등등의 이야기들을 개별적으로 나누었습니다. 아직도 한 인간으로서의 자립이나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있어 필요한 자세나 방법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음을 느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제한되었지만 아이들 스스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모님들께는 집에서 보내는 아이들의 시간을 좀더 꼼꼼히 점검해 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아이들이 부모와의 대화없이 아이들끼리만 어울리는 것은 아닌지, 혹은 너무 많은 시간을 컴퓨터 오락이나 TV시청으로 써버리는 것은 아닌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시면 어떨까요?
바글바글한 아이들이 좁은 공간에서 마음대로 뛰놀 수도 없고 한 옥타브 높은 선생님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하루종일 보내야 하는 학교 생활이 얼마나 즐거울 수 있는지 물었을 때, 그 답은 답답하고 막막함일 뿐이더군요. 학교 생활이 의미도 있어야 겠지만, 재미도 있어야 할텐데 별로 그런 기회를 만들어 주지 못하는 현실이 속상합니다.
아이들의 쉬는 시간을 가만히 살펴보면 연습장에 꼬물꼬물거리며 무엇인가를 열심히 그리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 할 수 있는 놀이가 바로 낙서와 만화 그리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평상시에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여 자신의 깊이 있는 생각을 곁들일 수 있는 ‘학교 생활을 주제로 한 만화 그리기’ 대회도 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이라 열심히 그려 잘된 작품은 조그만 상을 주고 게시판에 붙일 생각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건과 갈등도 있었지만 저는 아이들과 생활하며 참 즐거웠습니다. 이제는 ‘1년을 돌아보며 마무리 하기’라는 목표로 남은 기간을 보내야할 한해의 끄트머리에 와 있군요.
취업 나간 아이들, 올망졸망 수다를 떨고 있는 교실의 모습은 정겹게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빈 자리들을 보면서 못내 아쉬운 마음 또한 같이 자랍니다. 열악한 환경에 만족스럽지 못한 취업실태 그리고 점점 식어가는 아이들의 의욕을 보면서 담임 역할만 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다시 다잡게 됩니다. 절반 가까운 우리 실업계 아이들, 하지만 대접은 절반의 대접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형편입니다.
꽁꽁 얼어 붙은 계절과는 달리 아이들의 마음은 이제 훈훈하게 녹아 반 친구들과 정이 많이 들었을텐데 곧 아쉬운 한해를 보내고 헤어져야할 날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마무리해야할 날들, 담임으로서 모자람만 새록새록 솟아옵니다.
늘 화목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11월 30일 교사 ○○○ 올림
☃ 학 부 모 님 께
또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학년 반 담임 교사 ○○○입니다.’ 라고 인사드린 지가 얼마전인 것 같은데, 어느새 겨울 방학을 앞둔 한해의 마지막에 와 있으니까요.
처음 부모님들께 ‘통신문’을 보낼 때는 다달이 진행한 학급운영의 내용을 전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으로 했지만, 사실 끝까지 제대로 할 수 있을까가 두렵고 걱정스러웠습니다. 이렇게 서신으로 보내는 마지막 글을 쓰게 되니 한편으로는 무거운 짐을 벗게 되는 것도 같고 또 한편으로는 부끄러움만 쌓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도 듭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자신의 생활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문조사나 평가서 쓰기 등을 했습니다. 자세한 것들은 학급문집을 통해 부모님들께서도 보실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우리반 10대 뉴스 뽑기’에서는 제 생각과 비슷하게, 아이들이 ‘뿌러지고, 찢어지고, 다치고, 싸우고’ 하는 등등의 일들이 제일 먼저 떠올랐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성적이나 환경미화, 체육대회 등에서 상위 입상한 것이 무척 자랑스럽고 뿌듯했던 순간들이라 생각되었나 봅니다. 아이들이 말썽도 많이 피웠지만,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은 늘 활기차고 명랑하며 적극적이고, 서로를 아끼고 도와주려는 그리고 언제봐도 재미있고 웃기는 악동들이라는 점입니다.
오늘은 시간을 내서 학교 생활, 가정 생활, 교우 관계, 자유 생활 등에 걸쳐 1년 동안을 자신이 스스로 객관화 시켜 돌아보는 ‘자기 평가서’를 작성하게 했었습니다. 주관적인 판단이라 아이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진지하게 자신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봅니다.
‘살아 움직이는 아이들 하나 하나의 개성을 살리고, 서로 협동하며 나눔의 소중함을 깨달아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아이들로 키워야 겠다’는 다짐의 말을 첫 3월 학부모 통신에 공개하며 시작했던 저의 학급운영이 얼마나 제대로 실천에 옮겨졌는지는 다영한 방법으로 차분히 검토해 보고 반성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때로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때로는 불만 가득한 눈빛으로 제 학급운영에 대한 반응이 차이가 날 때도 있었지만 나름대로는 옳다는 주관을 가지고 일관된 모습으로 실천해 가고자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 하겠지요.
저의 학급운영에 대해 그동안 지켜봐 주시고 도와주신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생각이 짧아 종종 학부모님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학부모님들의 뜻을 받아안지 못했던 점들은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실업계 고등학교의 현실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가져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서 편지에서 말씀드렸다 시피 가정에서 해야 할 역할과 학교의 역할, 그리고 사회의 역할에 대해 부모님들도 생각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근거없는 편견도 자기만의 비방도 교육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학교와 교사들에게 신뢰를 가질 때 교육의 출발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교사가 흔들리면 아이도 흔들립니다. 우리 정보여고 학생들은 부모님과 저의 아이들입니다.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아이들이나 저나 좀더 여유를 가지고 재충전할 수 있는 방학을 맞이하여, 알차고 신나게 한해를 계획하고 시작할 수 있는 시간들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새해가 되면 또 다시 마음에 희망을 품어 봅니다. 좀더 나은 ‘교사’가 되어야지….
학부모님들 모두에게도 내년 한해가 기쁜 결실을 가져다 주는 그런 보람찬 한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좋은 인연이 새해에도 계속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2000년 12월 23일
교사 ○○○
>>>>> 제가 쓰고 있는 형태예시
가 정 통 신 문
안녕하십니까? 00 학교 0학년0반 담임교사 000입니다. 첫 정기고사를 마치고 나서 성적 및 기타 학교 생활에 관한 내용을 안내하고자 합니다.
2005년 한 해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1. 성적 변화
1학기 정기고사(중간고사)는 이제 시작임을 알리는 첫 시험입니다. 이번 한 번의 성공으로 자만감을 갖지 않도록, 그리고 한 번의 실패로 낙담하여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으로 지도하여 주십시오. 1학년 때부터 꾸준히 공부하는 학생이 바로 당장은 성적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3학년에는 반드시 향상을 가져옵니다.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독려하여 주십시오.
입학성적 1학기
3월 모의고사 1차정기고사
전교등수
학년정원 000명 000명
* 위 석차는 대학입시 성적과는 무관한, 단순히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실 자료입니다.
*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성적은 뒷면의 과목 점수 및 과목등수 등의 자료입니다. 아울러 수행평가, 2차정기고사(기말고사)와 합산된 과목별 점수 및 과목등수 등이 사용됩니다. 이번 시험결과만 가지고 내신이 산출되는 것이 아님에 유의해 주십시오.
2. 학교생활
날씨가 갈수록 무더워 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찬 음식을 많이 먹고 있고, 심지어는 하루에 최소 한 개의 아이스크림을 먹는 학생도 있습니다. 찬 음식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학교에서도 이 부분을 지도하고 있으니, 가정에서도 지도하여 주십시오.
아울러, 해가 가면 갈수록 감기가 여름에도 심각하게 전염병처럼 퍼져서 몇 일 밤을 고생해야 호전되는 경우를 요즘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자녀의 각별히 건강관리를 위해서 신경을 써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학내에서 휴대폰, MP3플레이어 등 각종 전자기기 및 음향기기 등 학습과 관련성이 낮은 물건들은 사용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00학교 교사 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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