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기온 35도 혹서기 400km 익스트림 천리행군, 아~ 끓는다 끓어!>
서해안 10구간 2-2부
(1부에 이어서...)
이번 서해안10구간은
특별 이벤트로 "400km 천리행군"
충남 서천의 춘장대해수욕장에서 출발하여
보령~홍성~서산~태안~다시 서산~당진의 음섬포구까지
총 이동거리 400km
지금 걷고 있는 구간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소근리 마을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사구 방향으로 길잡아 갑니다.
간밤 잤던 곳. 소근리 마을 정자
저녁 먹거리며 길손들에게 도움 주셨던 마을 어르신께
머리 숙여 감사한 마음 전하며...
"잘 쉬었다 갑니다."
8월 3일 목요일.
만대항 물때 확인 새벽5시30분쯤 만조.
지금 시간은 새벽 4시 15분
해안가로는 물이 차오를대로 차올라 있겠네요.
2~3시간은 해안가로는 못갈 듯.
어둠으로 꽉꽉 채워진 신두리 해안사구에 들어왔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자연방파제인 모래 언덕인
신두리해안사구
천연기념물 제431호(2001.11.30)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산 305-1 일원
면적은 170.2ha (육지 100.5ha)
규모는 길이 3.4km, 폭 1.3km
자연의 청소부라 불리는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쇠똥구리
70년대 이후 사라졌다는 그 쇠똥구리를
몽골에서 개체를 도입해 4년간 증식 후
이곳 신두리 해안사구에 방사했대요.
쇠똥구리가 사라진 이유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구충제와 농약 남용
방목식에서 공장식으로 축산 환경이 변경되며
급격하게 그 개체수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쇠똥구리는 순수하게 풀만 먹고 자라는 소의 건강한 변을 이용해 사는 녀석들
신두리 해안사구가 쇠똥구리 번식에 유리한
모래토양으로 구성되어 있대요.
이곳 신두리사구 외에도 정읍, 거제, 청도, 영양 등
쇠똥구리 방사 후보지들이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쇠똥구리들이 아름다운 대한민국 땅에
대대손손 제대로 뿌리 내리며 잘 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새벽 4시 30분이 안된 시간
바닷물이 해안 끝까지 거의 들어왔어요.
해안가로 걷다보니 물이 들어오는 순간마다
깜짝~ 깜짝~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신두리해안사구 바닷물 옆으로 걸어 진행하다가...
물이 많이 차올라 산길로 들어 진행합니다.
걷기 좋게 길이 잘 되어 있더라고요.
태안해안국립공원길, 능파사 절을 지나고~
거북이가 토해내는 맑은 물도 마시며~
신두리해안사구와 먼동해변 사이에 있는 마외 해변을 지납니다.
어느새 물이 해안까지 가득하네요.
만조에서 이제는 물이 빠져나가는 시간
이 많은 물이 모두 어디 갔다가 왔을꼬~
또 어디로 갈꼬~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구름의 형상이 신기합니다. 뭐지??
충남 태안군 원북면 황촌리의 먼동해변
우리나라 해안에 얼마나 멋진 해변들이 많이 있는지...
아마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할꺼예요.
흙길 해변 따라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편하게 걷고 있습니다.
학암포해변 방향으로~
소나무가 있는 곳이 거북바위라 불린다고 하고요.
뒤에 보이는 삼각바위
두 섬 사이로 지는 일몰(낙조)의 모습이 아름다워
사람들이 사진 촬영하러 많이 온다는 먼동해변
이맘때쯤 산길 갈때 꼭 만나게 되죠.
그냥 지나가면 서운할라~ 산딸기도 좀 따 먹고^^
바다라는 그릇에 가득 찬 물~
작은 조약돌 하나도
큰 물결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방울 하나도
커다란 바다가 될 수 있습니다.
저 앞쪽의 해변이 구례포해수욕장.
햇빛은 그렁그렁 모래벌판에 차고 넘치고
뜨끈뜨끈 꼭 사막의 모래밭을 걸어 지나가는 것 같아요.
물길에 막혀 빙~ 둘러서~ 진행.
충남 태안군 원북면 구례포길(황촌리)
구례포해수욕장으로 다시 들어왔어요.
이런 곳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고 싶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내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그래서 걷는 걸까?
머물지 않고 자꾸 뭔가, 아무 것을 찾아서...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유일한 해안국립공원인 태안
태안에는 크고작은 해수욕장이
그 어떤 지역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걸어 지나왔던 해안따라
곰섬해수욕장부터 마검포, 청포대, 달산포, 몽산포,
연포, 갈음이, 파도리, 어은돌,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의항, 구름포,
신두리, 먼동, 구례포, 학암포, 꾸지나무골~
저는 해안길 걸으며 처음 들어본 지명들이 많습니다.
해안길을 걷지 않았다면
평생 이런 해수욕장이 우리나라 서해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아마도 몰랐겠지요.
그래도 좀 번화한 학암포에서 식사하고 갑니다.
편의점 들러 음료수 보충도 하고.
보다 편한 걸음을 위해 발 정비도 좀 해주고.
물집 진물 흡수 마법의 처방~
생리대의 쓰임은 끝이 없어라^^
생리대는 산길에서도 해안길에서도 남녀노소 언제 어디서나 필수품!!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에 있는 학암포해수욕장은
백사장 면적은 40ha, 길이는 2㎞
폭은 250m, 평균 수심은 1.3m
1968년 해수욕장으로 처음 개장했다고 하구요.
원래 이곳은 '분점포'라 하여
조선시대부터 중국 상인들과 교역하며
질그릇을 수출하던 무역항이었다가
학 모양의 바위가 있다 하여 '학암포'라 불렸다고 합니다.
학암포선착장 있는 곳에 섬 이름이
그래서 분점도와 소분점도인가 봅니다.
태안항이 있는 해안으로는
화력발전소가 있어서 진입하지 못하고
이렇게 도로 따라 진행.
아~ 이 뜨거운 여름에 얼음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이 뜨거운 날을 어찌 걸을까?
물은 딱딱하게 얼음이 되기도 하고
수증기가 되어 증발되기도 하고
다시 비가 되어 땅으로 떨어져 물이 되기도 하고...
세상에 물처럼 신기한게 또 있을까?!
녹은 얼음물은 목 뒷쪽에 부어주면~
또 그렇게 시원하고 좋습니다.
갇혀있는 물은 내보내 자유롭게 해줘야 합니다.
태안군 원북면에서 이원면으로 이어지는 3km가량의 원방조제길
이원방조제 안쪽으로 있는 도로와 벌판 저수지 모두 간척되어진 곳들
태안은 예로부터 큰 자연 재해가 없고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먹거리로
삶이 고단하지 않아 지명을 태안(泰安)이라고 했다고 하지요.
안(安)자가 들어간 다른 지명으로는
인근의 천안, 진안, 부안, 무안...
모두 충청도 전라도쪽에 위치한 곳들이네요.
사람이 머물러 살기 참 좋은 곳들.
이원면 관리 해안으로 들어와~
구멍바위를 지나갑니다.
저는 쉽게 통과했는데
방장님은 허리 쪼매~~ 굽히고 통과~
구멍바위 멋지죠?!~
살아서 금방이라도 이 해변을 성큼성큼 걸어 다닐 듯한 구멍바위
저 멀리 걸어왔던 화력발전소와 이원방조제길~
쓸모없이 널부러져 있는 해안의 바위같지만
생명이 있는 어떤 것들에게 곁을 내주며 살아가고 있고
가만히 멈춰 서서 귀기울여보면
생명의 소리가 들립니다.
삽질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예전에는 군대만 떠올랐는데...
해안길을 걷다보니 이제는 삽질이라는 말에
자연스레 해안 갯벌이 떠오릅니다.
고개도 들지 않고 열심히들이신데
뭐 많이 잡으셨는지...
기웃기웃~ 뭐든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어요.
음포해수욕장 갯벌을 지나갑니다.
우리나라의 드넓은 해안 갯벌~
생명이 살아 쉼쉬는 이곳
꿈틀거림이 있어 더 아름답지 않나 싶어요.
직접 세상으로 나가 몸으로 부딪히는 삶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생각이면
더 넓게 경험하세요.
해안은 밀물과 썰물이 왔다 갔다하며 잘 다져져야
멋진 갯벌을 만들고
우리네 인생살이도 반죽을 잘해야
멋진 삶이 만들어집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아름다운 해안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방장님
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방장님은 제게 산같은 분이시고, 물같은 분이시네요.
언젠가 제 뒷 모습도 누군가에게
그리 비춰질 날이 있을런지...
태안군 이원면 관리(음포길) 마을의 해안 갯벌
저 손가락 끝이 가리키고 있는 곳은??
다행히 물때가 잘 맞아서 이렇게 걷지만
물이 가득 차오르면 이곳도 해안으로 걸어가기는 힘들듯
바위들 모습이 범상치 않습니다.
자연 앞에서 사람은 그저 작은 벌레 한 마리 정도
해안의 커다란 바위덩어리는 꼭 부처님 손바닥처럼 거대합니다.
한평생인 100년도 찰나라...
아~ 소중한 시간들
좋은 것들만 보고 살기에도 부족할 거 같은데...
제 남은 인생에서 보다 많은 시간이
행복으로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남 좋은 일에 소중한 시간 허비하지 말고,
내 좋은 일에 소중한 시간 사용하며 살길.
진짜 중요한 것들을 보며 살아가길.
북쪽으로 길게 불룩 튀어나온 이원땅
이원반도라고 지도에 표기되어 있더라고요.
'반도'와 '곶' '만'의 차이 다들 아시려나?
바다 쪽으로 가늘고 길게 뻗어 있는 육지는
‘곶’이라 부르고,
바다가 육지 쪽으로 쏙 들어와 있는 곳을
‘만’이라고 부르지요.
예를 들어
아산만, 가로리만, 천수만
그리고 간월곶, 호미곶
'곶'은 조금 작은 규모로 튀어나온 육지 부분을,
'반도'는 큰 규모로 튀어나온 육지를 부를 때 사용합니다.
신께서 온갖 재료들을 맘껏 쓰라고 주셨음에도
왜 누군가는 제대로 요리하고,
왜 누군가는 제대로 요리할 수 없는걸까?
신께서 주신 자연에서 이렇게 누군가는
돈이 되는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구나.
기적이라는 것은 행동하는 사람에게 찾아오게 마련...
삶은 한 번 밖에 없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 모든 생각들이 모여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내 눈앞에 펼쳐질 수 있도록
한발 한발 나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멋지다~ 아름답다~라는 말들은 어쩌면...
가장 나답다는 말이 아닐런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애쓰지 말고
구름처럼 파도처럼 막힘없이 흐르며
최대한 나답게, 나다움으로 걸어가자.
꾸지나무골해수욕장을 지나고~
거대한 바위를 만나면 넘어가면 되고, 돌아가면 그뿐~
때론 거대한 벽이고 장애물처럼
나를 멈칫하게 만들지만
어느새 모든 것은 내 발 아래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
지금 걷는 태안 해안길은 물 반, 바위 반~
바다처럼이나 끝도 없이 펼쳐진 바위길~
산길 바위 타는 것 좋아하시는 분들~
해안에 와서 한번 걸어본다면 대만족일 듯.
해안선의 단조롭지 않은 굴곡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움
그 굴곡을 빠짐없이 채운 바다의 그 푸른 물빛
잠시 올라서 캠핑하는 곳을 지나 다시 해안으로~
바위가 서 있는 모습이 신기해서 한 컷 담아봅니다.
저 앞에 보이는 바위가 용난굴.
이름도 붙어 있는 것이 지역 명물인가 봅니다.
태안군 이원면 내리의 "용난굴"
이 굴에서 "용이 나와 승천한 곳" 이라 하여
용난굴이라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동굴 속으로 18m쯤 들어가면 양쪽으로 두 개의 굴로 나누어지는데
두 마리의 용이 한 굴씩 자리 잡고
하늘로 오르기 위해 도를 닦았는데
한마리 용이 먼저 굴에 요의발과 꼬리비늘을 남기고 하늘로 승천했고
또다른 용은 승천길이 막혀 승천하지 못하고
굴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동굴 벽에는 핏물자국을 남기고
동굴 앞에서 망부석이 되어
용굴을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용난굴은 간조시에만 동굴 속을 볼 수 있습니다.
용난굴 내부 안쪽 모습
전설에 의하면 명주실 한 타래(약100m)가 들어가는
깊은 동굴이라고 전해져 왔다.
복원되기 전 동굴은 돌과 모래로 반 정도 메워져 있었는데
솔향기길 개척자 차윤천께서는
실제 동굴의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2012년 맨손으로 혼자서 1년동안
돌과 모래를 파내어 복원 후
동굴의 깊이 30m, 폭 5.2m, 높이 4.8m를 확인
용난굴 안에서 바라본 바깥의 모습
한마리의 용이 망부석이 되었다는
용난굴 밖에 있는 돌 모형
솔향기길에 오셔서 해안길 걸어보며
부처바위, 곰바위, 손바닥바위, 거북바위 등
찾아보는 재미도 느껴보세요.
멋진 바위며 숨겨진 커다란 동굴
해안길 즐기기에 딱 안성맞춤인 태안의 파도리 해안과 이원면 해안
태안에 오시면, 꼭 걸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용난굴을 지나 나오면 해안가에 카페가 하나 보입니다.
카페 사장님께서 뚜벅이들 멋지다며
직접 나오셔서 사진 찍어주셨어요^^
갈 길이 먼지라, 잠시 더위 식히다
후다닥 먹고 또 금방 일어납니다.
해안따라 산길로 이어지는 이원반도길~
바다쪽으로는 '여섬'이 보이고.
솔내음 가득 서해안의 바닷 바람과 함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생태 문화 탐방로인
태안의 솔향기길
꾸지나무골-3.8km-용난굴-1.3km-돌앙땡이-2.9km-당봉전망대-2.2km-만대항
만대항 방향으로 북쪽으로 가고 있어요.
조망도 보며 쉬어 갈 수 있는 데크
꾸지나무골에서 만대항까지 이어지는
10.2km구간인 솔향기길 1코스
2007년 12월 7일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원유가 유출되었었는데
차윤천선생께서 기름 제거 작업을 위해
위험한 비탈길과 언덕에 길을 내어
바닷가로 접근 가능하도록 하였다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한 사람의 노력으로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서해안을 만날 수 있는 길이 되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걸어지게 되는 태안의 솔향기길
정말 대단하네요.
이곳은 바다에 들어가고 나오는 길이 좁고 잘록해서
회목쟁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당봉 전망대로 올라~
솔향기길 1코스 안내 지도 참고
꾸지나무골 입구부터 만대항까지
당봉 전망대는 풍어제를 지내던 곳으로
이곳 당봉에서 제를 지내면
독살에 물고기들이 가득 잡혔다고 합니다.
데크 조망터 솔향기길에서 바라본 서해
옆에는 망원경도 있고.
북서쪽 방향으로, 가운데 보이는 섬이 선갑도고
울도-지도-선갑도-문갑도-덕적도
사실 섬이름들이 모두 생소합니다.
안내판이 있는 이곳은 '붉은 앙뗑이'
바다 건너 선명하게 보이는 산은
서산의 '황금산'
삼형제 바위는 보는 위치에 따라서
하나로도 보이고, 둘, 셋으로도 보인다고 합니다.
요녀석이 삼형제 바위인듯 합니다.
방장님 배낭 속 여름 필수품...
방장님 배낭이 무거운 이유들
이런 자질구레한 물품들 때문
커다란 생수 물병은 씻는 용도.
오늘은 각 2병씩 할당. 바로 옆에 마트가 있었어요. 운좋게도^^
저는 어둠속 구석에 가서 씻어야 했는데
발도 너무 아프고 움직일 수가 없어서
그냥 정자에 앉아서 샤워티슈로 몸 요리조리 닦고 잤습니다.
발만 대충 물 뿌려서 닦고.
8월 4일. 금요일 인근 고파도항의 물때 체크하고~
오늘은 만조가 새벽 6시 18분
둘째가 태어났다고 마을에서 현수막을 걸어
축하를 알리는 시대가 오다니...
결혼도 안하고, 아기도 안낳고.
일단 저부터도 이러고 있으니, 걱정은 큰 걱정입니다.
저 멀리 앞에서 고라니 한마리가 지나가는데...
역시 충청도여유~
보통은 고라니들 엄청 껑충거리며 뛰어 다니는데
여기 고라니는 어슬렁 어슬렁~
정말 저리 걷다가 차에 치이면 아쩌나 싶습니다.
내리 1리 마을을 지나고 있어요.
근데 어디선가 달달한 감자 찌는 냄새가 나더라고요.
"아~ 맛있겠다."
제가 이 말을 하니까
옆에 계시던 방장님 왈
이 냄새가 소똥냄새래요.
요 며칠 극심한 더위에 고단하게 좀 걸었다고,
제 코가 후각을 상실했나봐요.
분명 감자 찌는 맛난 냄새였는데...
이야기 듣고 다시 가만히 킁킁거려보니...
소똥냄새라... 이런... ㅠㅠ
순간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옵니다.
정신이 번쩍~
나 방금 전까지 멘탈 나갔던 건가??? 잉...
사목마을, 어찌어찌 걷다보니
거미줄만으로 성에 차지 않았던지
길에서 이런 풀숲을 만나 걷게 되고
넝쿨에 걸려 꽈당~
어이쿠 깽이 죽네~
지도상으로는 분명 선명하게 있는 길이었는데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아
길이 이렇게 풀숲으로 변해버렸더라고요.
우리 해안길은 살아있는 리얼~ 다큐~입니다.
풀숲을 뚫고 올라 도로 위로 나왔어요.
물 속의 바위가 꼭 ET같았습니다.
자기가 온 별을 바라보며 그리워하고 있는 듯.
제방둑으로 물길 옆으로 걸어갑니다.
갯벌에 제방둑을 만들어 가둬 농지를 만들어 사용하고
그래서 갯벌이나 해안의 모습은 없이
제방둑 옆으로는 물이 가득 차올라 있습니다.
해안가에는 망둥어가 물 위를 폴짝폴짝~
만조시간이라 제방둑 끝부분에는 이렇게 물이 차올라 있고~
이야, 물 많다. 물가 옆에 있는 집들은 불안하겠어요.
당산4리 마을회관에서 당산3리 마을회관 방향으로 임도 따라 진행 중~
어디 앉아서 쉬며 아침 먹을 변변한 장소가 없어요.
전날 샀던 찹쌀떡 1봉에 3개
방장님 왈 오늘은 사먹을 곳이 없다시며
이거 하나로 1개씩 아침, 점심, 저녁 먹어야 한다고.
아까워서 어찌 먹나...고민중이십니다.
저는 새벽에 벌써 3개 다 먹어버렸는데
큰일났습니다. 말도 못하고.
정자에 마을 어르신 한 분과 방장님 노송님이 앉아 계시고
제가 도착하자, 방장님 왈
걷는 객들 불쌍히 여겨
어르신께서 라면 끓여먹고 가라고 해주셨다고 합니다. 앗싸~
^^
짜잔~ 마을회관에 들어왔어요.
노란 양은 냄비에 라면 끓여 맛있게~
오늘 어르신 아니었으면
하루종일 쫄쫄 굶을 뻔 했습니다.
냉장고에서 단무지도 꺼내주시고
뭐 부족한거 없는지 앉지도 못하고 내내 살펴 주셨습니다.
먹고 있으니 동네 어르신들이 속속~ 회관에 모여들고
오늘 마을에 뭐 중요한 회의가 있는건지...
설거지까지 깨끗하게 해 놓고
성의 표시로 어르신들 맛난 거 사드시라고
현금 5만원 놓고 왔습니다.
끝까지 그러면 안된다며
어르신들께서 돈 안받으려고 하셨는데
도망치듯 마을 회관을 빠져나왔어요.
너무 감사해서 드리는 거라고 거듭 말씀 드리며^^
라면 먹은 것에 비해 좀 과한 금액이긴 했지만
혹시라도 후에 이 길을 걷게 될 누군가에게 나비효과처럼
시원한 물이라도 한잔 하고 가라고
이 마을 어르신들이 청해주시지 않을까~
그런 바람으로.
라면 끓여먹으라고 해주셨던 남자 어르신께서
마을회관 입구까지 나와
잘가라 굿바이 인사까지 해주셨습니다.
태안의 절경 천삼백리 솔향기길 총 5코스 안내도
마봉산 산길쪽으로~
최대한 해안으로 가까운 길 찾아 갑니다.
태안군 원북면 마산리 갯벌
해안으로 가려면 좀 둘러가야해서 갯벌로 질러 가보는데
들어갈수록 어째 질퍽질퍽 푹푹~ 빠져들고...
이미 들어올만큼 들어서서 되돌아 나가기도 애매합니다.
그냥 전진하는 수밖에~
저는 장화를 신고 갯벌을 건너왔지만
장화 속으로 이미 갯벌의 진흙이 잔뜩 들어왔어요.
지금 장화 발 속은 난리~ 난리~
해안으로 가다보니 숲 안쪽으로 절이 하나 있더라고요.
해안으로 계단도 나 있고.
잠시 올라가 스님께 갯벌에 빠져서 발좀 씻고 가도 되겠느냐고 청하니
친절하게 물가를 안내해 주셨습니다.
발이며 신발 씻고 절 나오기 전에
시주함에 감사의 표시 인사 드리고~
보타락가사(원북면 청산리)
해수관음보살상이 있는 해안가에 위치한 절로
불자들이 방생을 위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한다고 하네요.
발을 씻었으니 발의 물기 말리고 양말도 뽀송한 것으로 갈아신고
물집 다시 한번 체크 하고 갑니다.
깨끗하게 씻어서 정말 다행이예요.
여기서 못 씻었으면 발이 더 난리 났을텐데...
우리가 걷는 길은 찐~해안길로
서해랑길과는 차이가 있고
종종 같은 길을 가게 되기도 합니다.
남에서 북으로 해안길 진행 중이니
늘 왼쪽에는 바다고, 해안이고, 갯벌...
갯벌의 땅을 조금 밟아 보면
이곳이 밟고 지나가도 되는지 안되는지 감이 잡히고,
여긴 질러 갈 수 있는 갯벌이 아니예요.
위로 가면 길이 있으려나?
해안으로 얼마나 더 가야하나?
지도도 자주 살피며 가야하는 해안길
별볼일 없는 사소한 사건이 꾸준히 쌓여
마침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씨앗들이 땅에 떨어지고
꾸준히 시간이 흘러 거대한 숲이 되듯
어느 산 계곡에서부터 흘러내려온 물이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어
마침내 거대한 바다를 이룹니다.
우리가 지금 내딛고 있는 해안길의 한발 한발이...
후에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겠지요.
발자국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수도 있고
더 큰 발자국이 되어 결코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요녀석들은 흰발농게로 수컷
수컷만 한쪽 집게발이 큰 특징이 있어요.
이녀석들은 저 집게발로 가리기만 하면
본인들이 안보이는 줄 아는가봐요.
"얘들아 니들 다 보이거든^^"
흰발농게 바보같아요. 포식자들에게 그냥 잡힐거 같은데...
해안가로 갈때 질퍽질퍽한 갯벌대신
바닷갈대 밟으며 가면 조금 덜 빠져 걷는데 수월하다는 사실~
해안길의 팁입니다.
최대한 제방둑으로 붙어서 걸어야 덜 빠집니다.
돌멩이가 있다면 밟으면서 가면 조금 더 걷기 수월하구요.
태안군 삭선리와 산후리 사이 해안의 골
위로 올라가는 길은 따로 안 보이고...
태안군 태안읍 어은리 525-68 앞 바다의 멋진 바위~
위는 양식장이 있습니다.
제가 앞에 서니 뒤에 보이는 바위가 제법 크네요.
어? 저 트럭은 뭘까요??
이 어르신 TV에도 나왔다고. 인근에서 꽤나 유명하신 분
가지고 계셨던 시원한 물 나눔도 해주셨습니다.
우리의 해안길은 이렇게 동네 어르신 만나뵈며
그 동네 이야기 듣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시원한 그늘에 앉아서
잠시 어르신과 대화하며 쉬었다 갑니다.
태안군 태안읍 도내리에서 이제는 서산시 팔봉면 덕송리로.
구도항에 도착했어요.
아~ 저녁 먹으면서 조금 쉬어 갈 수 있을 듯
완전 녹초가 됐어요.
옷이며 몰골도 말이 아니네요.
냉면 나오는 잠깐의 시간동안 꿈나라로~
멀리 공주 사시는 팔개님께서
식당으로 전화해 식사 금액 내주셨어요.
더운날 걷는다고 어찌나 걱정을 해주셨는지...
말만하면 당장이라도 차 끌고 오실 태세
팔개님 덕분에 국물까지 남김없이 싹싹~
냉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팔개님 감사합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흥~
서산의 아라메길은
바다를 의미하는 고유어인 '아라'와
산을 의미하는 고유어인 '메'를 합쳐 만든 말로
바다와 산이 만나는 서산시 지역 특색을 갖춘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대화와 소통의 공간으로
아늑함과 포근함이 담긴 트레킹 코스
아라메길은 걷기 좋고 푹신푹신~
주벅배전망대 가는 운치있는 대나무숲길~
서산시 팔봉면 호리 아라메길
구도항~호리종점 구간 걸음.
오늘 저녁은 서산시 팔봉면 호리(바다정원펜션) 인근까지 걷고
서산 택시 기사님 택시로 모텔에 가서
충전도 해야해서 편하게 잠 잡니다.
새벽3시 여지없이 움직여,
팔봉면 호리마을에서 다음길 이어갑니다.
방장님은 이른 오전까지 조금 더 걸어주다가
댁으로 돌아가셔야 하고. 그래서 복장 간편하게.
8월5일 토요일. 왕산항 물때 시간 확인 합니다.
이곳이 고향인 분께서 물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계시더라고요.
이곳 물이 빠지면 칠면초 군락이라고 하네요.
사진찍으려고 대기중.
서산시 팔봉면 양길리 바닷가
붉은색 해초 군락, 염생식물인 칠면초는
7~9월 사이 장관을 이룬다고~
이곳도 모두 가로림만인데...
해루질에 이골이 난 주민들도
길을 잃을 만큼 짙은 바다 안개가 자주 껴
가로림(加露林)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해가 산허리에서 붉게 기지개 켜며 떠오르고~
팔봉명 대황리마을에서 이른 아침부터 양파 차에 싣고 계시던
동네 젊은 일꾼 이장님(뒤)과 마을분(앞)
걷고 있는 저희들과 인사 나누고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
갑자기 시원한 물과 커피 음료수를 드려도 되겠느냐며
꺼내다 주셨습니다.
저희야 물론 넙죽~ 감사하지요.
어떤 분들은 이런 호의를 안받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시더라고요.
새벽 부지런한 두 분~ 감사했습니다.
두 분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할매요. 그거 대나무 맞죠?"
능청맞은 방장님 인사에 마을 어르신 맞장구를 얼마나 잘 치시는지...
한동안 할매와 대화하며 덕분에 실컷 웃으며 갑니다.
^^
건강하세요.
쉿!! 고라니 새끼 보이나요?
녀석 그렇게 잘 숨어서 오래오래 살래이~
제방둑 끝부분에 와서 보니
해안으로는 물이 가득 차 있어서 갈 수 없고,
마을 안쪽으로 도로 따라 진행해 갑니다.
이제 장화는 신지 않을 듯 하여 미련 없이 버리고.
새 장화니까 시골 분들 지나가다가 주워 가실 듯.
얌전하게 길 한 쪽에 놓고 가요.
어마~ 귀여운 녀석들...
음메~헤~헤~~~~~~~
안녕 염생이들아~
염생이 이렇게 가까이에서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아요.
헤헤헤~
잠시 웃고 가실께요.
해안길은 즐겁고 신나게 걷는 겁니다.
여기 슈퍼라서 잠시 들러 음료수좀 사고~
이런 작은 구멍가게들은 꼭 들러줘야 합니다.
그리고 돈 계산은 꼭 현금으로 내고.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음료수 하나씩이라도 사먹기.
장사 오래오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후에 걷는 뚜벅이들에게도 좋고요^^
방장님은 서산시 지곡면 중왕2리 마을회관 앞에서
택시 불러 타고 이젠 집으로 가시고
여기서부터는 노송님과 둘이서 걸음 합니다.
방장님 며칠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해안길로 들어와 보니 물은 어느정도 빠져 있는 상태
해안으로 들어가서 걸을만 하겠습니다.
서산시 지곡면 도성리 해안 따라 걷고 있어요.
앞에 보이는 섬은 닭섬
태안의 만대항부터~서산의 황금산까지
육지따라 갯벌이 있는 안쪽 바다를
가로림만이라고 부릅니다.
충남 태안반도의 북쪽에 위치하며
태안군의 동쪽 해안과 서산시 서쪽 해안으로 둘러싸인 만
해안선길이는 161.84㎞, 해역면적 112.57㎢,
입구 폭은 3.2㎞, 남북 폭은 22.4㎞로
바다 입구 쪽은 좁고, 만의 내부가 넓은 호리병 모양.
제방둑이 있는 해안길인데
갯벌이 너무 질퍽거려서 빠지길래
제방둑 위로 올라왔더니만...
위는 풀이 꽉꽉 쩔어서 여기도 걷기 힘들기는 매한가지~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어요.
지나와서 또다른 제방둑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제방둑 들어서기 전에 나무 지팡이 하나씩 만들어 들고
미끄러지지 않게 걸어가보는데...
어휴~ 답이 없네요. 푹푹 빠지고 미끄럽고...
그래서 또 제방둑 위로 올라가서 걸어보는데
역시 풀이며 아카시아 나무가 가득~
걷다가 긁히고 피나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다시 갯벌로 내려서서 걸어갑니다.
아~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았던 험난했던 구간
풀숲에서 쐐기인지 다다다다~ 한번에 5방을 물려서 ㅠㅠ
따갑고 가려워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갯벌로 걸어 왔더니 신발이 대략 엉망진창~
갯벌 진흙밭이며 풀숲을 뚫고 왔더니
몰골이 완전 거지꼴이예요.
신발좀 닦고...
제방둑 풀만 좀 잘라줘도 걷는 뚜벅이들 좋으련만...
동네 사람들도 다니지를 않으니
제방둑의 풀은 나몰라라~입니다.
지곡면 환성리 바닷가를 일부 걸어~
이제는 도로로 길 잡아 올라갑니다.
질퍽질퍽 해안 갯벌에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쳤어요. 헥헥~
피해갈 곳도 없고.
서산시 대산읍 대산리 아파트 단지쪽으로 나와
밥집은 마땅히 문 연 곳이 안보이고
누룽지가 깔려있는 닭요리집이라서
끼니 대용으로 괜찮을 듯 하여 들어왔습니다.
노송님도 오늘 여기까지 함께 걸어주시고 이제는 댁으로.
더 진행해 가면 댁으로 가는 교통편도 안좋고해서.
저 닭고기 사서 먹이고,
인근 편의점 들러 물이며 음료수 사서 배낭에 넣어주고
가셨습니다.
노송님 날 더운데 오랜시간 함께 걸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제부터는 혼자서 마무리하며 가야할 길.
지도를 확대해서 보니 대산리 해안가쪽으로 양식장이 있고
길이 있다고 나와서 안쪽으로 들어가니
양식장이 길을 막습니다.
출입금지라는 말이 보였지만
이젠 막다른 길이라 일단 진입해보는데
안에서 일하는 분께서
여기로 가도 길이 없다고 하네요.
사람들이 다니지를 않아서 풀이 많이 자라서 지나갈 수 없다고
되돌아 나가는 방법 밖에 없다고 하셔서
다시 큰 대로변으로 되돌아나와
도로 따라 진행합니다.
지도로는 분명 길이 나 있어서 갈 수 있을거라 판단했는데...
어휴~~~ 가봐야만 알 수 있는 길이 있어요.ㅠㅠ
대산리 마을에서 대로리 마을로
이어서 기은리 마을 방향으로 큰길 따라 진행
독곶1교차로에서 황금산 방향으로 대로변 따라 걸어들어가는데
큰 차들이 엄청 쌩쌩~ 다니고,
어둠이 찾아듭니다.
황금산도 제법 이곳에서는 유명한 산이라 들어가는 입구길이
멋진 가로수길로 한적해서 걷기 좋을거라 생각했는데
그 기대는 산산히 무너집니다.
황금산 들어가는 입구쪽 도로변에서 본
서산대산산업단지의 모습
번쩍번쩍 뭔가 화려하고 대단해 보이기는 합니다.
낮에 맞은편 바닷가에서 황금산을 봤을 때는
뭔가 기대감을 주는 멋진 모습이었는데...
어둠속에서 만난 황금산의 겉 모습은 왕관의 모습이긴한데
어쩐지 저는 마음이 좋지 않더라고요.
이 밤, 불야성을 이루는 인근 산업단지로 인해
편히 눈감고 쉴수도 없는 황금산이라니...
많이 피곤하겠다~ 많이 지쳐 보이기도 합니다.
꼭 지금의 저처럼...
어쩌냐 황금산아...... ㅠㅠ
황금산 바라보며 걷고 있는데, 차가 한대 옆에 멈춥니다.
서산 택시 기사님이신 전국나그네님이시네요.
이 늦은 시간까지 제게서 연락이 안와,
혹시나 해서 이쪽 구간으로 차를 몰고 와보신거였대요.
황금산까지 지척이라 도착하여
차 타고 모텔로 슝~
발도 아프고 하여 1층으로 방 달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혼자 들어가서 자려니 갑자기 무서움증이 확~ 생겨서
이불 뒤집어 쓰고 웅크리고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중얼중얼 외며
한숨도 못자고 나왔습니다.
다음날 새벽 3시 기사님이 대기하고 계시다가 태워다 주셔서,
다시 들머리 황금산에 내려주고 가셨습니다.
혼자 이 새벽에 황금산 앞에 덩그러니.
트랭글이 작동 오류를 일으키며 이어쓰기가 안되고
전원을 껐다 켰다.. 다시 트랭글 켰다 껐다...
순간 트랙이 모두 날아간건 아닌지 철렁~
다행히 이어쓰기만 안되고
전날까지 트랙은 살아있는데 '정지'가 안되었던가 봅니다.
이만하길 천만다행~
트랙은 정지 후, 별도로 시작.
오늘은 해안으로 안가고 도로따라 이동이라
물때 시간 체크는 따로 안해도 되니 편하네요.
인근 산업단지들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때문일까?
안개가 도로에 자욱하고~
차도 다니지 않고... 쫌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또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을 리듬을 넣어서 노래하듯 외치며
그렇게 홀로 걷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사람이...
저 태워주고 가셨던, 서산 기사님 전국나그네님이
손에 물병 하나씩 아령처럼 들고는
제 뒤에서 뛰어 오고 계시더라고요.
놀라서 물어보니
이 안개 자욱한 길가에 저를 혼자 내려놓고 가려고 하니
발길이 안떨어지더래요.
그래서 차를 돌려 황금산에 다시 가져다 세워두고
저 쫓아서 여기까지 뛰어 오신거였다고 하네요.
오늘 저랑 하루 같이 걸어주신다고.
어둠속에서 '관세음보살'을 외치며 걸었더니
그 소리를 듣고 저를 도와줄 천사를 한 분 보내주신걸까요?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덕분에 이렇게 하루 길동무가 생겼습니다.
삼길포항에서 아침 식사 뼈다귀탕 밥 한그릇씩 합니다.
대호방조제를 지나가려면 속 든든히 하고 가야죠.
전국나그네님도 등산을 좋아하고,
하루 2시간씩 늘 빠르게 걷기 운동 하는 부지런한 운동맨~
대호방조제를 지나며 서산에서 이제는 당진땅으로~
J3를 아주 잘 알고 계시는 분^^
만나서 반갑게 인사 드리며 갑니다.
제가 성함 닉네임은 잘 몰라서...
만나뵙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같이 걷던 일행분이 있어서 서둘러 가셨습니다.
왼쪽 바다의 모습~
대호방조제 안쪽으로는 대호만과 간척되어진 농경지가 자리하고,
대호방조제를 걸으며 진행해 가야할 길~
멋진 세 청년들~ 천안에서부터 걸어왔다고 하네요.
이 걸음이 발판이 되어
그대들을 더욱 행복한 길로 인도하길 바랍니다.
파릇파릇
예쁜 청춘들이여 화이팅!!!
J3클럽에도 가입해서 활동하는 모습 보여줬음 좋겠습니다.
충남 당진 왜목마을해수욕장에 세워져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상징조형물 '새빛왜목' 조형물
가로 9.5m, 너비 6.6m, 높이 30m
국내 해상조형물 중 가장 유명하다는 포항의 호미곶
상생의 손 8.5m보다 높다고 합니다.
당진 왜목마을은 충남 서해의 땅끝마을로
해넘이와 해돋이를 함께 볼 수 있는 곳
왜목마을은
땅의 모양이 가느다란 '왜가리 목'을 닮았다고
왜목마을이라고도 하고
누워 있는 사람의 목을 뜻하는 와목에서
유래했다고도 전합니다.
오전에는 안개가 끼고 날이 선선해서
그래도 걷기 좋은 날씨~
천사가 나타나더니, 오늘은 날씨까지도
제 마지막날 걸음을 도와줍니다.
석문방조제길입니다.
도대체 길이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지도보며 측정해 보니
그 길이가 자그마치 10.6km
당진 석문면 장고항리에서 송산면 가곡리를 잇는 석문방조제
이 방조제길을 걸어가는데 우와~
무슨 그늘도, 의자도 하나 없는지...
이런곳이 다있나 싶더라고요.
서산의 전국나그네님은
오늘 의도치않게 준비없이 저랑 함께 걸어주는 거라서
모자도 없고...
오후에는 날이 많이 뜨거워서
토시 없는 손등 부분이 완전 빨갛게 타셨더라고요.
그리고 하루 2시간씩 매일 걷기 운동은 하지만
하루 60km를 걸어본 적은 없으셨었는데
오늘 이렇게 처음으로 걸어보는 걸음.
어떤 마음이면 잘 알지도 못하는 모르는 사람과 함께
하루종일 땡볕 아래에서 걸을 생각을 하셨을까?!
제가 편의점에서 발 다시 정리하는 모습 보시고 나자
그 발로 어떻게 걷고 있느냐며 엄청 걱정하시더라고요.
이런 흉한 발 처음 보신 듯
으이구~ 진물로 발냄새에
잠시 쉬다가 걸을 땐 절뚝절뚝 30분 이상 시동 걸어줘야
아파도 걸을만은해 지고.
^^
제 배낭 빼앗아서 들어주시기도 했구요.
배낭에 있던 디팩 꺼내서 본인이 물이랑 음료수 넣어서
짐 줄여주겠다며 기어코 들고 가기도 하셨습니다.
어? 무슨 일 있나??? 경찰이 와있네요.
최근 석문방조제가 있는 바닷가쪽으로
소라, 바지락 등이 많이 잡히는 영상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상에 퍼지면서
주말, 휴일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해루질 명소로
급~부상 중이라고 하네요.
저는 사람들 많길래 무슨 행사나 대회가 열렸는 줄 알았습니다.
물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사람들 모습
최근 몇 년간 해루질 하던 사람들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고나
사망 등이 발생하며
고립, 익사 등 사고 위험으로 경찰이 항시 대기 중...
모두들 안전하게 잘 즐기며 놀다 가시길~
이때까지만해도 전체 걸은 키로수를 잘못 측정하는 바람에
석문방조제만 지나가면 400km 걷기 끝나는 줄 알고
얼마나 좋아서 신나게 걸었던지.
트랭글이 오류가 잡혀 있었는줄도 모르고는...
그래서 석문방조제 걸어가면서는
"400km 끝내고, 100km는 더 가도 문제 없을거 같은데^^"
그랬었다니까요.
컨디션이 그정도로 완전 날아갈 정도로 좋았었는데.
이 석문방조제길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ㅠㅠ 완전 절망~
기운이 쫙~ 빠져버리더라고요.
트랭글 오류 잡힌 것 때문에 22km는 더 가야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석문방조제 끝부분에
옥수수랑 음료수 파는 간이 매점이 열려 있더라고요.
덕분에 살았어요^^
사실 석문방조제에서 걷기 끝나는 줄 알고
남아 있던 물이며 음료수 아낌없이 먹어버렸었거든요.
찾아보니 편의점도 한참을 더 가야 있었고.
끝날 때까지 결코 끝난 게 아니었어요.
길고 긴 산업단지 길을 지나 10km정도 남았는데
그때부터 몸에 기운이 급속도로 더욱 저하되면서...
힘들어지더라고요.
전국나그네님도 어느 순간 보니
물집이 잡혔는지 발을 조금씩 절고 있는게 보이고
그래도 힘든 내색 하나도 안하고
아프다 소리 하나도 안하고 걸어 주고 계셨습니다.
아... 어째!!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자꾸 들면서
이 악~ 물고 걸어갑니다.
오후가 되고부터 어제와 다름없이 날은 완전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편의점에 들러 얼음 사서 머리며 목에 대고 열 식히며
도저히 땡볕으로 나갈 엄두가 안나서
그렇게 좀 쉬다가는...
역시 400km는... 휴... 쉽지 않은 길입니다.
어느새 날은 어두워지고~
걷는 길 옆 도로로는 차들이 씽씽~ 큰 소리를 내며 달립니다.
마지막 2.2km를 추가로 더 걸어
당진시 신평면 매산리 음섬포구까지 트랭글 400km 맞춰 걸었습니다.
삽교천방조제 6.5km 직전까지.
생각같아서는 삽교천방조제 앞까지 갔으면 좋겠지만
한걸음도 더 못가겠더라고요.
딱 400km 걷고는 끝!! 만세!!
바로 앞에 회타운 식당 보이길래 여기서 저녁 먹으려고 했더니만
저녁 영업 끝났다고. 휴~~~
당진터미널 인근으로 택시 타고 나와
간단히 마무리 식사합니다.
오늘 종일 저와 함께 60km 땡볕에서 걸어주신 전국나그네님
늘어지지 않게 속도 잡아 주고
같이 걸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꼬!!
트랙1+트랙2+트랙3
[트랙1] 363km는 정지한다고 정지했는데,
정지가 안됐고 택시 이동거리까지 포함되어 오류
다행히 걸음 걷기 끝내고 스캔해놨던 341km[트랙1]가 있어서
거리 측정했구요.
341km+57.1km+2.2km=트랭글 합계 400km
9일간 걸음하며 트랭글 이어쓰기로 빠진 키로수며
중간 오류 정지로 일자(一)로 그어져 버려 빠진 키로수며
실제 걸음한 키로수는 합하면 대략 420km.
트랭글 측에 문의해봐도
이미 올린 자료는 수정이 안된다고 하고.
천리행군 진짜 예쁘게 400km짜리 지도 만들고 싶었는데,
안돼서 쫌 속상합니다.
계산 착오로 57km 걷고 끝난 줄 알았는데...
2km정도가 부족해서 다시 또 걷고...
끝난줄 알았는데 더 걸어야한다고 생각하니 휴~~~
그래도 걸어서 제대로 트랙 합계는 맞춰야죠.
며칠간 긴걸음 같이 걸음해주셨던 방장님과 노송님,
그리고 서산의 전국나그네님
머리 숙여 많이많이 감사드립니다.
걷는 내내 힘내라 응원주고
지원 보내 주신 분들
(순서 관계없이)
동강님, 콜리님, 전국구님,
산이지부장님, 보라님, 지음님, 팔개님,
추산대장님, 핫페퍼님, 청봉대장님,
희망새대장님, 니이케님, 김태형님
문자로, 전화로 응원해주신 그 외 많은 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
덕분에 제 걷기 최장거리인 400km 천리행군 긴 걸음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앞으로도
힘든 순간을 마주하며
"관세음보살님"을 찾으며, 외치며
또 걷고 싶은데...
이를 어쩌나...
^^
첫댓글 한글날 아침
400키로 후기 잘 읽었습니다. 후한 인심, 사람사는 세상을 느끼게 해준 여러 분들의 모습에서 인생살이의 맛이 느껴지네요
후기에 담지 못한 넉넉한 인심들도
참 많았던 해안길이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한바퀴 걸어보니
따뜻핫 분들이 너무 많았어서
행복했었네요.
받았으니 저도 많이 나눠야하는데...
아자자!! 무등중원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건강 행복하세용
깽이님 고생많았네요~
덕분에 해안길 풍경들 사는모습 등등 앉아서 잘봅니다만...
그길을 두발로 걸으며 눈으로 익혀 글로남기느라 두배나 수고수고^~^
덕분에 바다쪽으로 가늘고 길게뻗어있는 육지는 :곶:이라부고. 바다가 육지쪽으로 쏙 들어와 있는곳은 :만:이라부른다.(복습)
해안길 역사책이 될것같으니 잘엮여 보세요~
후기는 방장님 동급입니다ㅎ
해안길 깽이로....
하이디님 지리의 기운으로
화대 걸음 잘 즐기셨지요??
계속 몸이 골골골 거려서
뭐가 그리 분주한지
후기글을 너무 늦게 올렸네용.
이제 졸업분까지 딱 2편 남았습니다.
하이디님의 탄탄한 다리 근육이 부러운 1인. 건강하게 오래오래 아름다운 이 땅 한발한발 즐기시길 응원드릴께요.
감사해요. 하이디님♡~~
꼭 책으로 남기세요~~^^
월간 산에도 나오시고 천리길 걸어시고는
많은게 달라보이기도 합니다. ㅎㅎ
이렇게 정리된 그길 다시 읽어보니
참 좋네요. 다음 후기도 기대할게요^^
학암포 바다수영시 차거운물 나왔을때 잠시만 있어도 화상?
어제 후망지맥 마무리시 돌앙땡이외 해변 지나간 기억이 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참 많이도 걸으셨네
덕분에 해안길 구경잘하고갑니다
수고했어요
이번 구간은 눈에 익은 장면들이 많네요. 나도 절반 정도는 걸어본 길이기도 합니다. 나머지도 구경다닌 곳들이 많아 반갑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는 파도리보다 학암포쪽이 더 멋졌던거 같구요.
무더위에 가만히 있어도 땀범벅되는 나로선 상상도 안되는 거리의 고행길, 인내길이었을텐데 고생많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네요. 후기가 늦은게 부상치료중이 아니었을까도 싶구요. 말리고싶지만 지금은 또 다음 여정을 계획하고 있을거같아 그냥 응원이나 하려구요.
걸음마다 부상없이 즐거운 길 이어나가시길 기원합니다.
힘든 여정
그래도 함께 걸어주는 동지가 있어
천만 다행이었던것 같습니다.
정 말 수고 많았습니다.
몸은 좀 어떠신지 걱정이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