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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연세대학교 총장배 대학동아리 농구대회 우승팀 건국대 아농
매년 11월이면 열리는 연세대학교 총장배 농구대회는 그해 마지막 서울대회로써 그 명성을 쌓아감으로써 대학동아리들이 주관하는 대회중 가장 뜻 깊은 대회로 꼽히고 있는 대회입니다.지금은 리모델링되어 현대화되고 따스한 체육관에서 경기를 할 수 있지만 리모델링 되기 이전에는 경기장에 하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웠는데 특히 밖에 온도보다 더 춥다는 혹한기 대회라는 명칭까지 얻었던 대회여서 해마다 이 대회를 구경갈때 몰래 맥주 2캔 정도를 가지고 가서 본 기억이 있는 스산하면서도(?) 얼큰한 추억이 어린 대회입니다.
예년에는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선배분들이 꽤 있었는데 농구의 열기가 저하되고 그 분들도 생업에 쫒기고 농구에 지쳐가면서 이제는 결승전에 가면 젊은 얼굴들밖에 볼 수 없어 지나간 얼굴들의 기억과 그분들과 나눴던 농담(농구얘기)들이 귀가에서 소소히 들리는 듯한데 체육관은 젊은 그들의 푸르른 열정으로 가득차 후끈한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이번 연대배는 많은 강호들이 참석했는데 특히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들이 줄줄이 탈락했습니다.가장 큰 이변은 국민대배 우승팀인 서울대 새턴이 예선탈락을 한 것인데 메이저 대회로 꼽히는 대회 우승팀이 주전들이 대거 참여하고도 예선탈락했을 정도로 대회의 수준은 평준화된 인상이었습니다.그런 가운데 대회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던 팀이 작년도 우승팀이자 올해 경기대 총장배를 우승한 고려대 서우회였는데 고려대 서우회는 의외로 8강전에 복병이었던 아농에 발목을 잡히면서 무너졌고 서우회를 무너트린 아농은 강호들이 줄줄이 몰린 죽음의 대진표를 받아들었는데 16강전에서 작년 준우승팀인 전통의 강호 경희대 존을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물리치고 8강에 진출해 작년 우승팀인 서우회를 무너트렸고 여기에 4강전에서 4강에 진입한 팀들중 가장 강한 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었던 국민대 쿠바까지 일축하며 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반대조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시립대 스쿠바는 우승을 노리는 강호들이 반대조에 편성되면서 상대적으로 편한 대진을 받아들었지만 역시나 16강전 경기대배 4강에 빛나는 다크호스 경희대 유나이티드를 예상외로 낙승하면서 8강에 진출해 역시 노련한 선수들이 포진한 연세대 에어에 경기내내 앞서가면서 승리한 후 4강전에서 같은 스타일의 빠른 농구를 구사하는 과기대 스파바를 물리치면서 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양팀 상대한 팀들의 면면에서 소위 우승후보들을 줄줄이 탈락시키면서 전력적 안정감을 빛낸 아농이 인사이드의 높이의 우위를 바탕으로 우세로 평가되었는데 스쿠바로서는 대회 내내 거의 두 선수만이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던 쌍포 김정수와 장근석이 경기내내 뛰면서 체력이 고갈됐을 것으로 평가했는데 이 경기에서 얼마나 투지를 불사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건국대 아농은 전통적으로 좋은 선수들을 배출했는데 동호회에서 유명한 선수들인 MSA의 나윤혁과 플래닛비의 김동현과 원종훈등이 졸업한 동아리입니다.하지만 2000년 이후 우승후보군에서는 멀어져 있는 상태였고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되면서 매년 8강에서 16강에 근접한 팀으로만 보아왔던 팀이었습니다.하지만 이번 대회 플래닛비에서 꾸준히 기량을 연마하고 동호회의 기라성같은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기량을 연마한 슛팅가드 이남성이 팀의 핵으로 자리했고 안정적인 리딩과 패스가 좋은 김성준의 투가드에 골밑에 탄력이 좋으며 런닝량이 좋은 아베크롬비 모델을 하고 있는 정영훈과 덩키스에서 활동하면서 더디지만 차분히 성장을 거듭한 190중반대에 팔이 길고 체중도 나가는 센터 강전모등이 버틴데다 살림꾼 최윤호가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여주는등 전체적으로 상당히 밸런스가 좋은 농구를 보여주었습니다.뛰어난 개인기와 빠른 스피드 그리고 재기넘치는 패스를 보여주지만 단신의 아쉬움이 빛나는 안지호가 빠져 전력적 약화를 우려했지만 화려함에 비해 내실은 떨어지는 안지호에 비해 김성준이 안정감 넘치는 리딩과 수비 그리고 패싱을 보여주면서 세트오펜스와 팀을 살리는 능력에서는 오히려 낫지 않았나 할 정도로 좋은 플레이가 인상적인 팀이었습니다.
이에 맞선 시립대 스쿠바는 2000년대 이후 그리 좋은 활약을 보여준 팀은 아닙니다.최성준과 닥터바스켓에서 뛰고 있는 조세윤이라는 득점력좋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전통적으로 취업의 색깔이 강한 시립대의 특성상 농구에서 빛을 발하기는 어려웠습니다.특히나 위의 두 선수들도 개인기가 좋고 득점력등을 갖추고 있었지만 운동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아니어서 확실한 위력을 가진 선수들로 평가할 수는 없었는데 운동능력과 개인기를 모두 갖춘 김정수와 장근석이 동시대에 뛰게 되면서 전체적인 전력의 약화를 확실한 원투펀치로 커버하는 농구를 보여주었는데 문제는 다른 포지션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전체적인 성적은 올해 16강에서 좋게 보면 8강 정도로 보았는데 이번 연대배에서 대진표가 상대조와 비교해서 좋았고 또한 김정수와 장근석이 대학재학 마지막 대회를 투혼을 불사르면서 뛰어 예상외의 결승행을 견인했습니다.
양팀이 결승전에 올랐다는 말에 농구를 잘 아는 관계자분들이 진짜?정말?이라는 말을 연달아 했을 정도로 이 두팀이 결승전에 만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월드컵으로 치면 한국과 일본이 결승전에서 만나는 확률 비슷한 느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팀들의 대결이었지만 아농이 기본적으로 팀 밸런스와 신장의 강세를 보여주는 팀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왜 이 대회이전까지 이 정도의 성적밖에 내지 못했는가가 못내 궁금했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보여주었고 스쿠바는 대학최고수준의 스윙맨들이 2명이나 포진해 몰아치기에 능하다는 점이 강점이어서 최근 대학동아리 농구가 하향평준화 된 점을 비추어보면 성적이 나지 않은 건 이 두 선수가 팀에 적응하기까지의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경기는 치열했지만 건대 아농이 신장의 우세를 앞세운 차분한 득점력이 돋보였습니다.특히 장신센터의 이점을 그대로 보여준 강전모(4번.12점 4R 1AS 1S)은 이번 대회 아쉬운 점도 분명했지만 이전 대회에서 보여주었던 미숙함이 많이 가려진 모습이었습니다.특히 신장의 우세를 이용해 골밑에서 쉽게 쉽게 올려놓는 모습에서 이전의 다급함이 아닌 차분함이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그가 골밑에서 무게를 잡아주면서 스쿠바 두 스윙맨들이 장근석(8번.4점 8R 6AS 1S)과 김정수(12번.19점 3점 4개 3R 1AS 1S)이 골밑돌파를 시도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상대 공격을 외곽으로 몰아내는 장점을 보여주었습니다.
1쿼터에서는 아농의 에이스인 이남성(5번.14점 3점 1개 3R 3AS 3S)이 3점등으로 자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상대를 괴롭혔고 반면 스쿠바의 에이스인 김정수는 던지는 야투가 번번히 림을 외면하면서 추격이 쉽지 않았습니다.하지만 리딩으로 나선 장근석이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어시스트를 내외곽으로 뿌려주면서 인사이드의 마당쇠같은 느낌의 최정욱(3번.8점 2R 1S)과 기대하지 못했던 허준석(14번.5점 3점 1개 3R)의 5득점을 이끌어 내는등 김정수가 주춤해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 있었던 경기를 조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장근석에서 최정욱으로 이어지는 패스의 줄기가 상당히 좋았는데 이 경기전까지 인상적이지 못했던 블루워커 최정욱의 진가를 처음으로 본 쿼터였습니다.아쉬웠던 점은 7:11로 뒤지던 쿼터 종료 직전 속공으로 달려오던 장근석이 돌파로 2득점 OR 자유투 OR 바스켓굿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속공챤스에서 외곽에 김정수에게 3점 챤스를 내주었는데 이것이 불발되면서 버저가 울리게 됩니다.너무 빠르게 좁히려고 하는 조바심과 해주어야 할때 해주지 못한 소심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고 반대로 장근석이 속공을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상황에서 공을 달라며 소리치고 있던 김정수의 자신감 OR 과한 공격욕심도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2쿼터 높이의 부담을 아농이 어김없이 안겨주는데 센터인 강전모가 골밑을 파고들어 4득점을 올려주고 살림꾼 최윤호(27번.7점 3점 1개 2R 1AS 1S)이 3점1개 포함 5점을 올려준데다 탄력맨인 모델파포 정영훈(13번9점 3R 1AS 1S)이 골밑을 부근으로 활발하게 활약해주면서 3,4,5번이 고른 득점을 보여주는데 그 근간에는 포가로 돋보이지는 않으나 팀원들을 살리는데 능한 김성준(6번.5점 2R 6AS 3S)이라는 좋은 포가가 근간이 되어 이남성과 투가드로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이 좋아 결과적으로 상대수비를 허무는데 일조했습니다.여기에 맞선 스쿠바는 에이스 김정수가 노마크 3점을 번번히 놓친데다 속공챤스에서 무위로 끝나고 여기에 캐링더볼까지 범하면서 그야말로 최악의 난조를 보이면서 마차의 바퀴 한축이 떨어져 나간 모습을 보여주면서 조원국(62번.3점 3점 1개)와 정병민(13번.3점 3점 1개 4R)등 의외의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지만 점수차이가 10점차로 벌어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3쿼터 스쿠바는 벌어지는 점수를 지켜보다가 김정수가 서서히 터지면서 점수차이를 좁히게 됩니다.4쿼터를 시작할때 두자릿수 차이와 1자릿수 차이는 받게 되는 심리적 차이가 큰데 김정수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벌릴려는 아농과 추격하려는 스쿠바의 추격전이 불을 뿜습니다.김정수는 그토록 잠잠하던 3점이 터지고 자유투를 4개나 넣으면서 슛팅감을 올리기 시작했고 장근석은 리바운드와 어시스트에 주력하면서 팀을 살리기 시작했습니다.반면 아농은 상대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하자 이남성이 고추가루 3점포등으로 5점을 쌓았고 여기에 강전모가 꾸준히 골밑득점을 이어주면서 결국 9점차로 달아나게 됩니다.아쉬운 점은 3쿼터 장근석이 추격전에서 오펜스 파울과 트레블링을 연달아 범하면서 스스로 추격전을 잡은 형국이 됐는데 이 지점에서 심판의 판정이 다소 민감했다고는 하나 좀더 안정감이 필요했습니다.
4쿼터 승부가 이대로 끝날 수도 있겠다 싶었던 상황에서 이날 초반의 부진에서 서서히 불타오르고 있던 김정수가 터지기 시작하고 반대로 아농은 뭔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마음의 여유 그리고 메인대회 결승에 처음 서 본 팀들간의 미숙함이 보이기 시작합니다.앞서는 아농은 불안해했고 쫒아가는 스쿠바는 옆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김정수가 니친듯이 터지기 시작한 것입니다.특히 김정수는 어렵겠다 싶었던 상황마다 바로 바로 3점을 꽃으면서 추격전을 벌였고 결국 2점차까지 추격한 상황을 만듭니다.기저부터 흔들리는 아농과 많은 응원단의 함성을 업고 스타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김정수의 3점포 퍼레이드는 굉장했습니다.역전도 가능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2점차에서 아농의 공격이 실패한 후 이어진 스쿠바의 공격에서 탑에 위치한 장근석의 패스가 절묘하게 오른쪽 3점라인 45도에서 노마크로 있던 허준석에게 갑니다.마지막이라면 에이스쪽이 낫지 않나 싶었는데 워낙 좋은 자리에 자리잡은 허준석에게 절묘하게 패스를 내어주었는데 허준석이 1쿼터 5점 이후 득점이 아예 없어 좀 불안했는데 그가 노마크로 던진 3점슛이 에어볼이 되면서 다리에 힘이 풀립니다.
아농은 이후 자유투로 차분하게 득점을 이어갔고 막판 3점차에서 스쿠바의 속공챤스가 왔습니다.장근석이 기브 앤 고로 공을 받아 하프라인을 넘어가면서 속공챤스를 잡았는데 야속한 심판이 휘슬을 불게 됩니다.사이드라인을 나갔다가 넘어와서 잡았다는 판정이었습니다.1점차 내지 바스켓굿이라면 동점까지 만들 수 있는 상황이었건만 그 챤스는 그렇게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이후 아농은 차분히 자유투를 성공시키면서 승리를 굳혔고 반대로 추격과 역전의 챤스를 연달아 놓친 스쿠바는 동아리 역사상 최초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놓치게 되었고 전통의 명가 아농은 2000년 이후 최초로 메이저 대학배 우승컵을 안으며 환하게 웃었습니다.경기장을 찾은 스크바의 선배 조세윤의 차가운 한탄이 느껴지는 모습이 보였고 스쿠바의 선배들이 대거 참석해 응원한 반면 선배들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YB가 똘똘뭉쳐 우승을 일궈낸 아농은 상대 대규모 응원단에 비해 응원단이 거의 없는 단촐한 느낌이 있었지만 우승의 기쁨에 누구보다 큰 환호를 질렀습니다.WINNER TAKES IT ALL....이라는 문구가 절로 가슴에서 올라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시립대 스쿠바 : 건국대 아농 = 42:47 건국대 아농 우승
7:11 , 16:26 , 27:36 , 4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