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20년 8월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2021년 11월 1차 시험에 합격을 하게 됐습니다. 2020년에 시험을 한 번 보기는 했는데, 그땐 제가 막 기초 이론반 강의만 들었을 때라 시험장 분위기와 시험 시간, 절차와 같은 아주 기본적인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시험장에 갔었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이런 걸 관광시험이라고 하더라고요ㅎㅎ
저는 사범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지만 입학할 때부터 임용고시 생각은 없었고 졸업 후 다른 일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개인적인 여러 사정 상 뒤늦게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다닐 땐 정말로 임고 생각이 없었기에 졸업한 지 몇 년 지나고 나니 기억나는 게 거의 없는 상태여서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땐 모든 과목이 초면 같은 기분이었어요.
8월 공부를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시험에 대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했는데, 고민은 짧았고 뭐가 됐든 우선 해보자는 생각으로 1~4월 이론 패키지 강의를 수강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하던 일을 그만 둔 상태였기 때문에 온전히 임용고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태였고 관리형 독서실을 다녀서 하루에 10시간이라는 공부시간이 늘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21년 9월 모의고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모든 강의를 인강으로 수강했습니다. 딱히 특별한 공부법은 없었지만 제가 공부하며 조금 고민했거나 마음에 걸렸던 것들을 위주로 먼저 써보겠습니다.
계획
모든 선생님들이 아시겠지만 공부해야하는 내용이 많고 끝이 없는 시험입니다. 심지어 하루에 할 수 있는 양이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저도 공부를 막 시작했을 때는 의욕만 넘쳐서 일주일 계획을 전부 세워놓고 시작했는데 막상 실제로 공부를 해보니 10시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양이 만만치 않았어요. 한 한 달 정도는 플래너를 쓰며 공부를 했는데, 오히려 체크리스트를 전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공부를 대충하게 하게 만들더라구요. 그래서 세세하게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대신 요일 별로 해야 할 과목을 크게 정해두고 공부했습니다.
1~4월 | 5~8월 |
매일: VOCA 30DAYS 월/화: 교육학 수: 영어학 목: 영교론 금: 일반영어/문학 토: 월~금에 다 하지 못한 과목 | 매일: VOCA 30DAYS 월/화: 교육학, 일반영어/문학 수: 영어학 목: 영교론 금: 영어학 원서수업 (TG, AEP, 트포) 토: 월~금에 다 하지 못한 과목 |
대충 이런 식으로 과목을 잡아놓고(커리가 바뀔 때마다, 제 스스로 공부가 더 필요한 부분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과목 배치를 바꾸었어요.) 인강 진도를 따라가며 당일 인강 진도를 완벽하게 복습하는 것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어요. 이렇게 계획을 바꾼 초반에는 인터넷에 많은 선생님들이 꼼꼼하게 계획표를 세우고 공부하시는 것을 보며 나도 저렇게 계획을 세워서 해야 하는 거 아닐까, 너무 헐렁한 계획표 아닐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인강을 빠지지 않고 꾸준히 듣고 선생님들의 커리를 따라 복습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막 시작한 초기에는 여러 방법으로 계획을 짜보시며 “대충 하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최적의 계획을 세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2. 스터디
제가 9월 모의고사 시즌까지 가장 고민했던 게 스터디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것이었어요. 제 느낌상 임용고시 시험 준비는 대부분 스터디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분위기였기에 나 혼자 안 하면 뭔가 불이익을 당하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많이 됐거든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제 공부 성향을 봤을 때 저는 스터디를 한다면 오히려 스터디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 과정에서 시간관리에 대한 부분이나 억지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유희태팀에서 제공하는 자료들도 충분히 많고 복습하기 벅찬데 거기에 다른 무언가를 더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1차 시험을 칠 때까지 스터디는 참여하지 않았어요. 스터디는 정말 개인의 공부 성향인 것 같습니다. 본인이 혼자 하는 공부가 맞고, 하루하루 공부가 밀리지 않을 수만 있다면 (저는 어쨌든 독서실에 매일 가야했기 때문에ㅠㅠ) 스터디를 하지 않는다고 크게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다만 스스로가 매일 밀리지 않고 그날 들었던 유희태팀 선생님들의 강의를 꼼꼼히 복습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2차 시험에는 스터디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3. 이론 단권화
저는 글씨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무언가를 쓸 때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쓰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노트 정리 하는 데에만 오만 정성을 다 쏟는 그런 타입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오래 들여서 정리한 노트는 다시 보지 않습니다. 그걸 쓰는데서 만족을 느끼고 말기 때문입니다. 공부 초반에는 단권화에 대한 고민을 조금 했었지만 저는 이런 저를 알기 때문에 그냥 빠르게 마음을 접고 단권화는 시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쓰지 않으면 외울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에 항상 바인더용 속지를 잔뜩 사두고 매일 공부하며 연습장처럼 사용했습니다. 어차피 적으면서 머리에 한 번이라도 더 넣는 것이 중요해서 그날 복습하면서 중요한 것들을 휘날리듯 몇 장씩 적고 집에 갈 때 미련 없이 버렸어요. 정말 안 외워지는 것들이나 번호를 매겨 간단히 메모할 수 있는 것들은 포스트잇에 적어서 벽에 붙여두었는데, 나중에는 벽도 잘 안쳐다보게 돼서 그냥 책을 한 번 더 보자는 마음으로 책에다만 표시를 크게 해두고 말았어요. 저 같은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단권화 고민하지 마시고 선생님께 맞는 공부 방법을 반복해서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상 세 가지는 제가 공부하며 “다른 사람들은 다 하는데 나만 안하면 어떡하지?” 하고 고민했던 것들입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셨던 선생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합격수기들을 꼼꼼히 읽고 계신 선생님들 모두 각자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가지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험을 보기까지 무수히 많은 공부를 하셨을 테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방법을 알고 계실 거예요. 자신의 공부방법을 의심하지 마세요. 그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만 유희태팀 선생님들이 강조하거나 꼭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들은 반드시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그냥 공부하면서 제가 했던 것들을 조금 적어볼게요.
일반영어/영미문학
공부 초반(20년 8월~21년 2월)에 2S2R기본을 열심히 풀었어요. 지문 옆에 표를 채우면서 문제 푸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저는 관광시험을 봤음에도 21년 9월까지 임고 문제에 대한 정확한 감이 없었기 때문에, 2S2R기본 풀면서 답안을 쓸 때 어떻게 써야 점수를 잘 받을까 이런 건 고민하지 않고 그저 내용적인 면에 충실하게 봤던 것 같아요. 문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부 중반엔 사실 영어학과 영교론이 급해서 일반영어/문학을 조금 소홀히 보기도 했는데 초반에 2S2R기본 문제로 연습을 많이 해둬서 9월에 다시 2S2R유형편과 기출, 모의고사를 풀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단어는 VOCA 30DAYS를 정말 매일매일 봤습니다. 단어장에 있는 유의어 반의어 명사형 형용사형 부사형... 예문 빼고는 전부 외웠어요. 그렇다보니 처음엔 단어 외우는데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리기는 했지만 두 번 정도 돌리고 나니까 속도가 좀 붙더라구요. 세 번째부터는 맨 첫 페이지에 단어 리스트만 보고 뜻을 적은 뒤, 아직도 외워지지 않은 단어들만 외웠어요. 시험보기 전까지 열심히 봤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저는 TED-ed를 자주 봤어요. 밥 먹는 시간에 TED-ed를 항상 켜두었는데 특히 more book recommendations from TED-Ed 라는 재생 목록을 많이 봤습니다. 고전부터 현대문학까지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는 동영상이고 5~6분 정도 길이라 밥 먹으면서 2~3개 정도 볼 수 있으니 문학 공부 겸 재밌는 동영상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보기 좋았어요. 문학 말고도 여러 동영상을 랜덤 재생 해놓고 쉴 때나 밥 먹을 때 종종 보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문학에 흥미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 외에 영어를 들을 때 인토네이션을 파악하고 처음 듣는 단어를 찾아보며 새로운 단어를 알게 되고, 과학이나 철학에 관련된 영상을 보며 일반영어 지문이라고 생각하며 내용 흐름을 따라가는 연습을 해보는 등의 자잘한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2. 영어학
앤드류 선생님의 커리를 따라가며(원서 단과 포함) 하라고 하시는 것 열심히 했습니다. 외우라고 짚어주시는 문장은 인강을 들은 후 몇 번씩 쓰면서 외웠고, 반복해서 보라고 하신 부분은 텀을 두고 반복해서 정독했어요. 저는 학부생 때 영어학 관련 전공 선택 과목을 거의 듣지 않아서 노베이스 상태나 마찬가지였는데, 처음엔 힘들고 어려웠지만 공부 중반기가 됐을 쯤 무료로 제공해주신 syntax&argument 강의를 들을 때부터 어느 정도 틀이 잡히는 것 같았어요.
선생님이 제공해 주시는 자료의 양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고 프린트만 따로 모아도 웬만한 책 한 권 수준이라 처음엔 공부해야 할 양에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중에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말해주시는 것 위주로 꼼꼼히 보면서 이해가 좀 안 돼도 꾸역꾸역 따라가다 보니 나중에는 반복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해서 조금 수월하게 공부했던 것 같아요.
앤드류 선생님께서 강의에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늘 변수가 있고 흠 없는 완벽한 이론이 항상 존재하기가 어렵습니다. 영어학은 보기엔 딱딱한 학문이지만 가장 열린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공부해야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하실 때 본인이 잘 알고 익숙한 영어를 적용하려고 하기 보다는 책에서 학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언어를 설명하고자 하는지 받아들이며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어차피 모든 시험문제는 책을 근거로 출제된다고 받아들이고 본문에서 어떤 식으로 설명을 끌어나가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어? 하고 의아해 하는 부분이나 번개처럼 떠오르는 예외 같은 것들은 앤드류 선생님이 벌써 아시고 반드시 설명해 주시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ㅎㅎㅎ
3. 영어교육론
사실 저는 학부 때부터 영어교육론이 너무 재미없고 힘들어서 졸업시험도 n번이나 다시 봤었어요. 그래서 처음 임고 준비를 시작했을 때 제일 막막하고 하기 싫었던 과목이 영교론이었습니다ㅎㅎㅎ... 하지만 박현수 선생님과 송은우 선생님께서 늘 즐겁게 수업을 해 주셔서 극복할 수 있었어요. 빌드업 이외에 다른 영교론 원서들을 봐야할까 고민했는데, 무료 제공된 PLLT 강의를 들은 것으로 충분했던 것 같아요. 대부분 개념들은 빌드업에 꼼꼼하게 포함되어 있고 빌드업 뒤쪽에 key term들도 함께 정리되어 있어서 저는 빌드업을 여러 번 보았고, key term 부분은 정말 영교론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을 때ㅠㅠㅋㅋ 이론 대신으로 읽었어요.
8월부터 9-10월 모의고사 때는 시험을 보고나면 아래와 같이 개념들을 간단하게 정리해서 집-노량진-집 이렇게 이동하는 동안 반복해서 읽었어요. 모의고사에 출제된 개념들은 선생님들께서 중요하게 여기시는 개념이라고 생각해서 조금 더 신경 써서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어차피 개념 위주로 빠르게 보려고 만든 파일이라서 설명을 길게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4. 9-10월 모의고사
모의고사는 "모의"고사라고만 생각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불안해지는데 눈에 보이는 점수가 나오기 시작하면 스트레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저는 점수가 잘 안 나오는 것은 둘째 치고 점수가 잘 나왔을 때 기뻐하지 않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이정도면 됐겠지 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될까봐 오히려 이건 그냥 연습일 뿐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점수에 연연하시기 보다는 답안 작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는 어떤 순서로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해 여러 방법으로 연습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특히 영교론 답안 작성이 늘 모호해서 매 시험마다 다르게 답을 작성해보려고 했었어요. 그래서 어떤 시험은 답안지 칸이 모자랄 정도로 길게 답을 적기도 했고 어떤 시험은 두세 줄로 답변이 끝나기도 했습니다. 채점 결과가 나오면 꼭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넘쳤는지 확인하며 필요한 정보가 든 답안을 적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문제 풀이 순서도 처음엔 1번부터 순서대로 풀어보고, 영교론-영어학-일반영어-문학 순서로 풀어보기도 하며 시간 내로 빠르게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 했었습니다.
그리고 인강을 들으시는 분들도 9-10 모의고사는 꼭 학원에 와서 푸시는 걸 추천합니다ㅠㅠ 우선 인강 채점 선착순에 들어야 한다는 스트레스 부담을 줄일 수 있고(저는 이동시간 등의 다른 불편 이유보다는 이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ㅠㅠ), 다른 선생님들과 한 자리에서 보는 시험이 실제처럼 꽤 긴장되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으며, 시간을 정확히 지킬 수 있고, 방해요소들 사이에서도(사이렌, 경적, 핸드폰 소리 등) 시험을 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학원에 직접 오셔서 모의고사를 보신다면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되실 거예요.
모의고사는 말 그대로 모의이고 연습입니다. 점수는 그냥 채점을 했으니 당연히 나오는 부산물 정도라고 생각하고 넘기시고 대신 자신의 답안에서 보완해야할 점을 찾아 실제 시험에서 어떻게 더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연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신다면 오히려 문제를 푸는 게 이론 공부보다 훨씬 재미있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정말로 문제 푸는 게 훨씬 재밌고 좋았어요...ㅎㅎㅎ
5. 답안지 작성 연습
웬만하면 5-6월 기출 강의를 들을 때부터 답안지에 작성하는 연습을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답안지에 답을 쓰면서 공부하면 우선 답안 분량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고, 문제를 다시 풀 때 깨끗한 상태에서 풀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답안지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한데, 답안지에 작성하는 연습을 하며 시험장에서 쓸 볼펜도 정하셔야합니다. 저는 시그노 볼펜에 손가락 그립쿠션 여러 개를 끼워서 사용했는데 그걸 아예 시험장에 들고 갈 볼펜으로 정해두고 잉크를 다 쓰면 펜대는 버리지 않고 리필을 하는 식으로 한 볼펜을 내내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장 상황에 따라 형광펜 사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을 들어서 모의고사 볼 때도 일부러 그 검정색 볼펜 하나만으로 시험을 봤습니다. 답안지는 생각보다 크고 미끄럽기 때문에 글씨 크기를 조절해서 쓰는 감각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답안지 작성에 편안한 볼펜을 빨리 찾아 많이 써보세요!
6. 체력/건강
상반기에 틈틈이 운동 하셔서 체력을 많이 쌓아두시기 바랍니다. 저는 2020년에 공부를 시작하고 운동 없이 공부를 계속하다가 3월에 목과 허리에 디스크가 심해져 앉기는커녕 똑바로 서거나 걷지도 못할 정도로 허리가 아팠습니다. 게다가 처방 받은 약이 너무 세서 하루 종일 약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허리가 나아지는 한 달 동안 누워만 있고 정말로 아무것도 못했어요. 그 이후로 8월까지는 독서실 끝나고 밤 10시에 집에 왔어도 무조건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했습니다. 요즘 유튜브에 층간소음 없는 걷기 운동 같은 홈트 동영상이 많으니 격렬한 운동 말고 건강과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운동은 반드시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후반기에는 운동을 할 시간이 없기도 하고 1분 1초가 아깝게 느껴지는데 체력이 엄청 모자랍니다... 그리고 2차 준비는 더 힘들어요... 꼭 상반기에 체력을 쌓아두세요ㅠㅠ
건강을 유지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그동안 몰랐던 온갖 병을 다 겪게 되실 겁니다. 저는 원래 성격이 굉장히 무던한 편이라 평소 감정 기복도 크게 없고 아픈 일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는데 임고를 준비하며 위에 언급했던 디스크, 잦은 배탈, 구순염, 망막출혈 등등 다양한 병명을 겪고 여러 병원을 다니게 됐습니다ㅠㅠ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지체 마시고 병원에 가세요. 지금 공부시간이 아깝다고 병원 가는 일을 미루면 안 됩니다. 바로바로 해결을 해야 더 오래 공부할 수 있으니 아픈 곳이 있으면 참지 마시고 엄살 많이 부리셔서 빨리 치료하고 다시 공부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7. 기타
우선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그냥 개인의 차이라서 이렇게 해도 된다/안 된다를 말하기 보다는 자신이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시라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시험 보기 직전까지도 일요일은 그냥 쉬었어요. 월~토 6일 동안은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일요일은 푹 자고 바깥바람도 좀 쐬고 그랬어요. 그리고 정말 고맙게도 친한 친구들이 제가 필요할 때마다 “XX(제 이름이에요ㅎㅎ) 살리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저와 시간을 보내줘서 간간히 고시 공부라는 무거운 짐을 좀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독서실 점심/저녁 시간에는 간단하게 밥을 빨리 먹고 독서실 주변을 산책하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도 했구요. 이런 식으로 저는 저를 아주 아주 애지중지 다뤄주며ㅋㅋㅋ 공부를 했습니다. 매일 공부를 하다보면 당연히 힘들고 지칩니다. 어떤 날은 공부가 잘 되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정말 한 글자도 눈에 안 들어올 때도 있어요. 기복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입니다. 내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잖아요. 한계가 온 것 같을 때, 슬럼프라고 생각될 때, 조금만 힘들어하시고 빨리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마련해 두어 최대한 본인을 다정하게 달래주는 게 중요합니다.
이건 정말 사소한 루틴에 대한 건데요, 독서실을 다니며 점심을 먹고 나면 너무 졸려서 매일 프렌차이즈 커피 한 종류를 꾸준히 마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반복되다 보니 제 생활 루틴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시험장에 가기 전 날 같은 커피를 사서 아침에 따뜻하게 데운 뒤 보온병에 넣어서 갔어요. 혹시 그 커피에 익숙해진 몸이 점심쯤에 그걸 마시지 못해 졸음을 이기지 못하면 안 되니까요... 이런 사소한 루틴도 놓치지 마시고 시험 날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몸은 생각보다 정말 예민하고 민감합니다ㅠㅠ
특별하게 쓸 말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 말이 엄청 길어졌네요. 짧게 정리하자면 유희태팀 선생님들의 강의를 꾸준하게 잘 따라가면서 복습을 꼼꼼히 하시고, 시험 관련한 루틴을 빨리 만들어서 익숙해지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힘든 공부를 하고 있는 나를 극진히 아끼고 보살피는 일입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본 글 중 저에게 가장 힘이 되었던 글귀로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될 것 같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힘으로 인생이 굴러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나일 때, 가장 힘이 세다.”
아직 2차 시험이 남은 저도, 1차 시험을 향해 달려가시는 선생님들도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