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모시, 명주, 광목 등등.. 좋은 천을 많이 보내주신 분이 계셔서..
그 분께 드릴 선물로 이불을 만들어 보았다.
시간나는 대로, 조금씩 만들기를.. 한달정도 걸렸나 보다.
먹물,감물,소목,울금,황토,쪽 염색을 해서.. 조각을 이어 붙이고..
테두리 흰색은 무명을.. 뒷면은 황토염색한 부드러운 거즈두겹천을 썼다.
들풀을 좋아하고 늘 들풀과 함께 생활하는 분이라서.. 특별히 들꽃을 4장 수놓아 넣었고..
겨울엔 이불속통(솜)을 넣어 사용할수 있도록 했다.
갖춘이불을 만들어 드릴까 생각하다가, 워낙 바쁜 분이라서..
이불 빨 때마다, 뜯어.. 호청 풀먹어 다듬질하고, 바느질할 겨를이 없을듯 하여..
아랫단에 지퍼를 달아.. 봉사이불을 만들었다.
크기는 150cm*200cm
오랫동안 매달려 있던 이불을 포장해서 보내고 나니, 좀 허전..
사립문에 서서.. 길 떠나는 나를 바라보던 엄마의 눈빛을.. 생각했다.
틈틈히.. 그리고 천천히.. 내 이불도 하나 만들어야 겠다..
엄마의 이불을 만들까... 생각하다가..
엄마의 사랑을 헤아려 보게되니.. 내 이불을 만들면 더 좋아하실 것이다.
옛조상들과 우리들 어머니의 지혜를 조금이나마 되새겨보며.. 갖춘이불 하나 지어 봐야지..
아래에,이불에 더욱 관심과 애정을 갖게된.. 글 한쪽을 옮겨본다.
***
<옛 어른들이 덮었던 이불을 '갖춘이불'이라고 하는 데 비하여
요즘 우리가 덮고 자는 현대화된 이불은 '봉사이불' '멍텅구리 이불' 로 불린다.
노인네들은 "요즘 사람들은 봉사이불을 덮고 자서 올곧은 아이가 안 나오고
제대로 되지 않은 아이들이 많이 나온다"며 답답해 하신다.
'갖춘이불'로 말하자면, 몸판이 있고, 몸판 위에 깃이 있으며, 깃 위에 동정이 따로 있는 이불을 말한다.
그 나머지에 전체 이불깃, 즉 호청을 덧대어 입힌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작고 넓게 분할된 면의 리듬을 살렸는데 그 구성이 저고리와 흡사하다.
또한 위 아래를 구분하는 가늠자였던 깃은 하늘을, 몸판을 땅을 상징했다.
조상들은 이불을 단순한 생활용품이 아니라 작은 우주로 본것이다.
그 색깔은 남자용과 여자용에 따라 다르나 넓은 몸판에는 주로 검은색이나 쪽색을 썼다.
이 색은 식물의 푸름을 나타내는 것으로 왕성한 생명력과 자손이 번창하기를 바라는 의지가 배어 있다.
면이 좁은 깃은 밝고 환한 홍색을 많이 썼는데 잇꽃으로 그 색을 냈다.
붉은색에는 부정한 것,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강한 힘이 배어 있고,
생기를 더욱 왕성하게 해주는 활력이 담겨 있다.
이런 까닭에 사방이 캄캄한 어두운 밤중, 만물이 활동을 멈춘 그 시각에도 우리 조상들은
깃과 몸판에서 뿜어내는 왕성한 생명력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 손영학 저 "한국인의 솜씨" 中에서 >
첫댓글 방이 온기가 있어보여요...문에 수를 놔서 가리개를 만드셨네요....참 부지런도 하십니다....
네.. 무명에 수를 놓아서 만들어 보았어요.. 산하님이 훨씬 더 부지런 하시잖아요~~^^
오른쪽 맨 위 빛나는 장독은 혹시... 기나긴 겨울 날 주전부리용 동동주???? .^^*....내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방차림이 바로 저거인,,,,,,,맘만 굴뚝....차운 겨울 날 건강 하세요~~^^*
고니님 저건 물통인데요..^^
연지가 만드는 것 중에 수놓은 것들이 젤로 맘에 드네~~ *^^*
감사합니당^^ 꽃범네님 잘 지내시죠? 거기도 많이 추울텐데..
들꽃이 정말로 예쁘고 단아하네요.. 옛 정취를 느낄수있는 물건과 소품들을 보니 행복합니다~ 저도 배워보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수놓는 것은 아주 쉬워요..^^ 한번 해보셔요~~
수가 나날이 이뻐지네요.그런데 우리나라 이불 사이즈는 160*210입니다.싱글 규격사이즈가요 ^^ 그리고 이불 세탁하면 천연염색이 물빠지면서 서로 이염될텐데...괜찮을까요? 좀 걱정이 되네요. 면에 염색하시면 견뢰도 때문에 꼭 탄닌처리를 해야하는데 어떻게 하시는지도 궁금하구요.
고맙습니다 ^^, 이불안에 넣는 솜은 160*210 가 싱글 규격 맞아요~^^,그런데 이불커버는 그것보다 10cm정도 작게 해야 이불솜을 넣었을때 이쁘답니다^^, 감물,먹물,쪽,황토,오배자 등은 견뢰도가 좋으니, 별 문제가 없고요.. 소목이나 울금은 발효를 시켜서 몇번씩 재염을 합니다. 제가 빨아보니, 물은 조금씩 빠져도 이염은 안 됩니다..
저 붉은 소목색이 그대로 간다니 신기하군요.녕옷을 오배자 염색하여 널어말리다가 생리대 담그어 놓은 물에 바람결에 빠졌는데 철성분 때문인지 완전히 색이 변색되어 옷을 버렸었는데...소목,울금도 탄닌처리를 하지 않으신다는 말씀인가요?
아늑하고 정갈하고...방에서 새로운 정기가 마구 뿜어져 나오는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촌아짐님 감사합니다. _()_
나날이 수놓아진 야생화들이 예뻐집니다. 그리고 더더욱 자연에 내어놓은듯한 모습... 너무 좋습니다.
샤키님~~ 잘 지내시죠.. 고맙습니다 _()_
방 분위기도 너무 좋고. 이불도 넘 이뻐요. 제가 딱 원했던 이불. 저런 이불 시중에서는 구하질 못해서 시집오면서도 이불 한채 안해 왔는데. 저도 태교도 할 겸 슬슬 함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벼락이님.. 아마도 바느질에 태교에 꽤 도움이 될듯 하네요^^ 예쁘게 만들어 보셔요~~
참.. 솜씨도 좋으시네요..게다가 요즘에는 예쁘게 수놓은 모습까지 자주 뵈니 감탄만이 절로 나온답니다. 게으른 저를 탓하게 만드시네요.. 잘 계시죠?
방글님도 잘 계시죠? 저도 좀 게으른 편이여요..^^ 설명절 잘 보내셔요!!!
연지님 잘계시죠 ,참으로 재주도 많아요,,, 솜씨가 너무 좋아서 부럽네요 ,,,연지님은 못 하는게 없으시네요,,,,,,올봄에는 어떤 차을 만들실까,,,궁금하네요,,지난해는 강원도에서 주로 있어서요,,,,올봄에는 민들레차 좀 만들어 주세요,,,,,
유리봉님~ 잘 지내시죠~~? 민들레차 만들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시고.. 따듯한 명절 보내셔요!!
손이 보배여............참 이뿝니더 *^^*
곱고 곱군요.....저 이불을 덮는 이는 꽃이 될 듯합니다. 이불에 그런 뜻이 있다는 걸 첨 알았네요 잘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