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사례_분당 성마태오성당 결백하신 어머니 Pr.
여훈구 안셀모 수원 Re. 명예기자
수원교구 천지의 모후 레지아(단장 정연주 미카엘라, 담당사제 이용기 안드레아)는 2016년부터 교구 지시 활동으로 ‘요양원 신자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서 요양원은 정확하게는 요양원과 요양병원이라고 해야 한다. 두 시설은 약간 다르다. 요양원은 복지 시설로서 1, 2등급의 요양등급을 받은 사람이 ‘입소’할 수 있고, 요양병원은 병원으로서 누구나 ‘입원’할 수 있다.
이 활동은 당시 레지아 담당사제였던 이근덕 헨리코 신부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각 본당마다 요양원이 많은데 계시는 분들이 자주 바뀝니다. 환자 영성체를 갈 때 보고 받은 대로 준비해서 가보면 신자들이 더 계십니다. 레지오에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본당 신부님께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치매 정도, 세례를 받았는지, 영성체를 할 수 있는 몸 상태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성체를 모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2016년 9월 Re. 월례회의)
이 활동을 시행한 지 2년이 넘었지만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요양원 신자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꾸리아나 쁘레시디움은 여전히 드물다.
분당 성마태오성당(주임신부 이철수 스테파노) 희망의 모후 꾸리아(단장 임수연 아나스타시아) 직속 하늘의 문 Pr.(단장 임수연 아나스타시아)의 제12차 사업보고서 (2017.12.보고)를 보면 활동사항에 교구(레지아) 지시 사항으로 요양원 신자 조사 활동이 기재되어 있다. 8개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478회의 활동을 하여, 56명의 신자를 찾았고, 그 중 50명은 환자 영성체가 가능하다고 보고하였다. 이 쁘레시디움이 요양원 방문 활동에서 훌륭한 성과를 낸 비결은 무엇일까.
환자 만나 기도하고, 조사 결과를 관할 본당에 전달
하늘의 문 Pr. 단원이었다가 지금은 결백하신 어머니 Pr.으로 전입하여 단장을 맡고 있는 이순애 바울라 자매에게 구체적인 활동 방법에 대한 취재를 요청했다. 2월20일 오후 4시 성마태오 성당에서 단원들과 만나 분당 연세요양병원과 야탑 성모요양병원을 함께 방문했다. 원래는 조별로 나누어 따로 방문하는데 오늘은 전단원이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몰려다니는 것 보다는 2인1조로 조용히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두 병원은 성당에서 각각 8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모두 다른 본당 관할 지역에 속해있다. 활동하게 된 계기는 본당 신자가 두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두 시설에서 활동하는 다른 쁘레시디움이 없었다는 의미가 된다.
바울라 단장은 가방에 레지오 마리애 월간지와 소공동체 월간지를 여러 권 챙겨왔다. 요양시설에 있는 분들은 이런 책을 접할 기회가 없어서 갖다드리면 눈이 어두우신대도 표지가 닳을 정도로 읽고 또 읽는다고 한다.
연세요양병원에 도착하여 병원 1층에서 활동 전 기도를 바치고 2층 병실로 올라가서 다함께 첫 번째 대상 자매님의 병실을 방문했다. 바울라 단장은 침대 곳곳에 성수를 뿌려드렸다. 단원들과 함께 자매님의 어깨에 손을 가볍게 얹고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바쳤다. 바울라 단장이 조용한 목소리로 기도를 바친다. “주님, ○○○ 자매님에게 필요한 모든 은총을 주세요, …” 단장의 기도가 끝나고 단원들이 함께 영광송으로 마쳤다. 기도가 끝나자 환자의 얼굴에 기쁨의 빛이 감돈다. 다정한 대화가 오가고 준비해간 월간지를 한권 드렸다. 이곳에 8명의 신자가 있어서 한 사람과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이동하려고 하는데 옆 침대에 계신 자매님이 손에 묵주를 들고 계신다. 대화를 나눠보니 요양원에 온지 2주가 됐다고 하신다. 레지오를 40년을 하신 대선배님이시다. 바울라 단장은 같은 방법으로 침대에 성수를 뿌리고 단원들이 함께 기도를 바친다. 연세요양병원에서 활동을 마치고 야탑 성모요양병원으로 이동하여 같은 방식으로 방문을 하였다.
오늘은 새로운 신자 1명과 개신교 신자 1명이 대상자에 추가되었다. 활동 후에는 요양원이 속한 성당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서 신자 조사 결과를 말씀드린다. 다음번에 요양원을 방문을 할 때 확인해보면 성당에서 신부님이 오셔서 환자 영성체를 해주셨다고 한다.
성모님은 당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우리를 인도하셔
바울라 단장은 몇 년을 활동했지만 항상 처음 활동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성모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항상 성모님의 현존을 느낀다. 당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우리를 인도하신다. 하느님의 뜻이 있다면 기도 받을 복이 있는 분들은 연결이 된다. 애쓰지 않아도 대상자가 늘어난다.”고 말한다. 한 번은 어느 자매님이 “나도 신자에요”하고 요양병원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른 적도 있고, 병실을 나왔는데 요양보호사가 쫓아와서 새로 신자가 들어왔다고 알려준 적
도 있다. 옆에서 지켜보던 개신교 신자나 불교 신자가 자기도 기도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송영림 마리아 서기는 “전에는 새로운 신자를 찾는 일을 소홀히 했는데 단장님을 따라서 적극적으로 하니까 더 보람이 있다. 시설에서 근무하는 분들에게 깍듯이 예의를 지키고 봉사하는 티내지 않기 위해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순택 글라라 회계는 “요양원에 계신 분들이 우리 앞날의 모습이라고 느낀다.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김광자 율리아 단원은 “우리를 너무 기다린다. 집에 와서도 생각이 나서 저절로 기도를 바치게 된다”고 한다. 바울라 단장은 “레지오 단원이 찾아가면 병원에서 알고 신경을 더 쓰기 때문에 환자에게도 유익하다”고 말한다.
교본에는 병원 방문 활동 항목에서 그 의미와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다. “단원들이 벌이는 이러한 탐색 방문 활동은 불우한 이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의 세계로 들어서는 단 한 번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358쪽). “레지오 단원이 공공시설을 방문할 때는, 그곳 책임자의 호의로 방문이 허용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447쪽). 교본의 내용이 살아 움직이듯이 마음에 다가온다. 요양 시설의 목적은 편안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뿐만 아니라 최후의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살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요양원 신자 조사 활동이야말로 레지오의 존재 이유를 가장 잘 보여주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